SKT T1의 승리를 쉽게 생각하곤 한다. 그들이 한 세트라도 패배하면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결국엔 그들이 이길 것이라 쉽게 단정한다.

SKT T1은 세 번의 월드 챔피언십의 우승자이며, 다섯 번의 LCK 우승자다. 롤챔스 전승 우승, 최다 연승, 최고 승률 등 가장 좋은 기록은 몽땅 가지고 있는 게임단이다. 그래서 다음 경기, 그 다음 경기도 승리할 것이라는 걸 아주 쉽게 생각한다. 패배에 대한 부담감은 모든 게임단이 같을진대, 가슴에 새겨진 세 개의 별 때문에 가끔 그걸 잊어버린다.

2017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에서 SKT T1에 도전하는 kt 롤스터는 SKT T1이 왕좌를 집권하는 내내 그들을 괴롭힌 팀들의 에이스들이 모였다. 2013년 롤챔스 섬머에서 최초로 롤챔스 우승을 차지하던 때 그 반대편에 있던 '스코어' 고동빈, 최초의 패배를 맛보게 한 '폰' 허원석, '데프트' 김혁규, '마타' 조세형. 최근까지 ROX 타이거즈에서 엄청난 위협을 가한 '스멥' 송경호까지.

정규 시즌 두 번 맞붙어 두 번 다 승리를 가져간 SKT T1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 kt 롤스터가 보여준 무서운 경기력과 승리의 바람을 타고 있다는 사실은 왕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 충분하다.

그러나 SKT T1은 결승전에 매우 강하다. 엄청난 부담감과 익숙하지 않은 환경, 시즌동안 쌓아왔던 것들을 짧은 시간에 보여줘야 하는 비선형적 상황에서 SKT T1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한다. 이미 너무 익숙해진 것이다. 2013년부터 쓰고 있었던 왕관은 그들의 목과 어깨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심장을 느리게 뛰게 했다.

SKT T1이 가진 장점도 그것이다. 정규시즌에 단 2패만 거두고 모두 승리한 기본 실력, 결승전에 강하다는 점, 식스맨으로 분위기 환기가 가능하다는 것. 도전자 kt 롤스터에 비해 아주 조금 더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SKT T1의 승리를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그들이 이룩한 것들이 위대하다고 해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역대 최강의 도전자가 눈 앞에 있다. SKT T1의 승리를 보장해 주는 것은 오롯이 경기력이다. 그리고 SKT T1은 그렇게 승리를 보장해왔으며, 이번에도 그럴 생각이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결승 일정

SKT T1 vs kt 롤스터 - 오후 5시(인천 삼산월드체육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