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최초로 모바일 매니지먼트 야구게임 '넥슨프로야구마스터'를 개발한 넵튠이 그간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신작 매니지먼트 야구게임 '레전드라인업'을 들고 돌아왔다.

한편, 넵튠의 야구게임 정수가 모였다는 '레전드라인업'이지만 시장의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들이 초창기 발을 내디뎠던 때와 비교하면 이미 수많은 매니지먼트 야구게임이 있는 상황. 더욱이 시스템적으로 유사할 수밖에 없는 스포츠 게임은 선점 효과가 다른 게임보다 더 크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넵튠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만만해 보이기까지 했다.

한국 프로야구 시즌이 한창인 이때, '레전드라인업'이 다소 늦된 스타트를 한 이유는 뭘까. 그리고 후발주자인 '레전드라인업'이 앞선 매니지먼트 야구게임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한 전략은 뭔지에 대해 넵튠의 전상환 기획 총괄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나눠봤다.

▲ 넵튠 전상환 기획 총괄


Q. 우선 가볍게 '레전드라인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레전드라인업'은 실제 선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매니지먼트 야구게임이다. 이쯤 되면 다른 매니지먼트 야구게임과 뭐가 다르냐고 의문이 들 텐데, '레전드라인업'은 유저가 시합 중간에 개입할 수 있다. 이른바 승부처인 순간에 유저가 직접 개입함으로써 도루한다거나 안타를 치거나 해 더 나은 기록을 낼 수 있다. 매니지먼트 요소에 이런 개입 요소를 넣음으로써 타 매니지먼트 야구게임과 차별화를 꾀했다.


Q. 개입 요소는 신선하지만, 선수를 양성하고 경기 결과를 보는 '매니지먼트' 요소와는 다소 안 어울리는 거 같다.

일리 있는 말이다. 확실히 선수를 양성하고 이후 경기에 대해서는 결과를 보는 게 매니지먼트의 핵심이긴 하다. 하지만 장르적 요소보다는 유저가 게임을 즐길 수 있냐는 부분을 고려해야 했다. 매니지먼트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것만으로도 충분할까?' 싶었다. 매니지먼트 게임의 경우 너무 매니지먼트에만 집중하다 보니 유저가 제3자의 관점에서 경기를 지켜본다는 느낌이 있었다. 우리는 유저가 개입함으로써 좀 더 게임에 다가가길 원했다. 아무래도 유저가 체감하기에도 보기만 하는 것과 직접 개입하는 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경기 중간 유저가 타자나 투수로 플레이해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Q. 개입 요소는 어떻게 진행되나? 유저가 아무 때나 개입할 수 있는 건가?

경기 중에 팝업되는 식이다. 그리고 개입이라고 했지만 무조건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귀찮거나 그냥 진행하길 원한다면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이왕이면 무시하지 말고 개입하는 걸 추천한다. 예를 들어 안타나 도루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공한다면 분명 이득이지만 실패한다고 해서 딱히 패널티가 있는 게 아니다. 즉, 해서 손해 보는 건 아니니 꼭 개입하길 바란다. 이렇게 유저가 개입함으로써 약 1할 정도 승률을 올릴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원래는 패널티 요소를 넣을까 고민했었다. 손해가 없으면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을까 고민했었는데, 아예 도전을 안 하는 경향이 더 많았다. 그래서 몇 차례 테스트 끝에 패널티가 없는 지금의 형태가 됐다.


Q. 캐치프레이즈로 수싸움을 강조했는데 개입 요소 외엔 어떤 시스템이 있나?

전략적인 부분이라면 역시 라인업 구성을 들 수 있다. 구단 선수를 구성한다든가 할 경우 일종에 버프가 발생한다. 하지만 터무니없이 강력한 버프는 아니다. 너무 좋으면 좋은 데로 특정 선수로만 라인업을 구상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 정석화된달까? 그래서 전체 효율로 보면 라인업 선수의 능력치를 10% 올리는 정도에 한했다. 0% 정도는 구단 선수 외에 여러 선수를 조합하면 충분히 메꿀 수 있는 수치인 만큼, 자신만의 라인업을 만들길 바란다.


Q. 선수를 강화하는 아이템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하다.

별도의 아이템이 없는 대신 스킬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 서브 스킬 시스템인데, 선수의 능력을 더 강화해주는 요소다. 이를테면 어떤 선수는 발이 빠르고 또 어떤 선수는 홈런을 잘 친다는 등의 특징이 있을 텐데 이런 특징이 메인 스킬로 부착된 상태다. 여기에 서브 스킬을 장착해 능력치를 강화하는 식이다.


Q. 강화하는 측면에서 볼 때 아이템이랄 수 있는데 혹시 등급이 있나?

1에서 7등급까지 나누어져 있다. 기본적인 효과는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등급이 높을수록 발동 확률이 높은 정도다. 스킬들의 경우에는 조합을 통해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다. 또한, 인게임 보상으로도 원하는 서브 스킬을 얻을 수 있도록 과금 요소는 최대한 배제했다.

▲ 하위 등급 카드를 모아 상위 등급 카드를 만들 수 있다


Q.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전신사진을 사용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많은 매니지먼트 야구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선수 카드가 이쁘고 화려하면 왠지 더 애착이 갔다. 물론 능력치가 더 좋았던 것 역시 사실이었다. 그래서 선수들을 좀 더 돋보이게 해주고 싶었다. 사실 이런 스포츠 게임은 선수를 수집한다는 점이 큰 강점 아니겠나. 거기에 전신사진을 통해 한눈에 보이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 역동적인 선수들의 사진을 통해 유저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Q. 많은 야구게임이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동시에 출시,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레전드라인업'은 어찌 보면 시기를 놓친 걸 텐데 많이 아쉬울 것 같다.

당연히 맞추면 좋았을 텐데 내부사정상 좀 늦어졌다. 최근 야구게임들이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맞춰서 준비들을 해놨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시즌과 맞추진 않았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그 부분을 간과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다소 아쉬울 따름이다.


Q. 매니지먼트 게임이라 하면 정석화된 시스템이 있다. 즉, 게임별로 비슷하단 건데 이 때문에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힘들다. 이를 위한 '레전드라인업'만의 비장의 한 수가 있다면?

아무래도 다른 게임과 비교해서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무릇 게임이란 경쟁 요소를 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강해지고 다른 사람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게임을 하고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하면 독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게임은 선수 카드가 수천 개나 돼서 덱을 구성하기도 힘들고 확률도 낮은데 '레전드라인업'은 이 부분에서 피로도를 확 낮췄다. 구단별 35명의 선수에 10개의 구단, 선수별 3가지 등급이 있어서 총 선수 카드가 1,000개 정도밖에 안 되고 확률도 공개했다. 거기에 선수 간에도 능력치를 어느 정도 평준화시켰다. 작년 우승팀이 강하긴 하지만 압도적이진 않다는 얘기다. 이것 외에도 전체적으로 유저들이 스트레스받는 요소들을 최소화했다.

콘텐츠의 경우 상시로 즐길 수 있는 싱글 리그와 유저끼리 경쟁하는 랭킹전 외에도 다양한 모드들이 준비됐는데 한 번에 모든 콘텐츠를 공개하는 대신 매주 다양한 콘텐츠가 순환하게 했다. 아무래도 너무 많은 콘텐츠가 있으면 유저들은 그것만으로도 질리기 마련이라 매주 공개되는 콘텐츠를 즐김으로써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양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해주고자 한다.



Q. 리그 진행이 자동인 타 매니지먼트 야구게임과는 달리 ‘레전드라인업’은 리그 진행이 수동이다. 경기가 한두 개가 아닌데 너무 번거로울 것 같다.

앞서 개입 요소를 통해 유저가 게임에 더 몰입하도록 기획했다고 했는데, 수동 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자동으로 리그가 진행되다 보니 다른 게임에서는 유저가 게임을 즐긴다는 감각을 받기 어려웠다. 뭐라고 할까, 결과를 통보받고 끝난다고 해야 할까. 우리는 좀 더 유저가 게임을 즐기고, 자신이 직접 즐긴다는 느낌을 받길 원해 수동으로 리그를 진행하게 했다. 물론 다소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한 경기당 30초에서 1분 정도밖에 안되서 실제로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거로 생각한다.


Q. 세로 화면 모드를 채택한 이유가 있나?

아무래도 매니지먼트 장르 특성상 액션이 필요한 조작이 거의 없다. 단순한 조작으로도 충분한 만큼 구태여 잡기 힘든 가로 모드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Q. 매니지먼트의 핵심은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정교하게 예측하는지가 중요하단 건데, 어떤 시뮬레이션 엔진을 쓰고 있는지 알고 싶다.

자체 제작한 시뮬레이션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넥슨프로야구마스터'부터 사용한 엔진으로 튜닝을 거듭해 지금에 이르러선 여타 시뮬레이션 엔진 못지않은 성능이라고 자신한다.


Q. 홈런더비라는 모드도 있던데, 이건 어떤 모드인가? 이것도 유저가 직접 개입하는 어떤 요소인가?

그렇지는 않다. 홈런더비는 일종에 미니 게임 콘텐츠라고 보면 된다. 홈런더비라는 이름답게 타자가 돼서 공을 치는 모드다. 단순히 치기만 하는 건 아니고 칠 때마다 일종에 미션이 부여돼 그 미션을 해결하면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매니지먼트에 지쳤을 때 기분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드다.



Q. 프로리그 원년 선수들도 만나볼 수 있을까?

지금 이 자리에서 '프로리그 원년 선수들도 추가할 예정이다!'라고 밝히긴 어렵다. 언젠가는 넣는 것도 좋겠고, 유저들이 원한다면 추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지만, 너무 선수가 많아지는 건 유저들에게 있어서도 안 좋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사실 선수가 많아지면 개발사로서는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수집할 요소들이 늘어나니 유저들이 더 오래 게임을 할 테고 우리가 판매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수가 과도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예상과 다르게 자체 서비스를 해서 의아했다. 카카오와 함께할 줄 알았는데?

오랫동안 야구게임을 개발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최근 마케팅 전술이 바뀌면서 직접 서비스해도 해볼 만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가 하고 싶은 방식대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자체 서비스하는 이유가 됐다.


Q. 곧 출시하는데 목표에 대해 듣고 싶다.

일단 매출보다는 평점이 5점 만점에 4점 이상이면 좋겠다. 사실 매출 순위에 대해서는 좀 조심스럽다. 과금에 대해 이렇게 유저 스트레스를 낮춘 게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면 보상을 통해서 다이아를 거의 퍼주다시피 지원하는 만큼, 순위에 대해서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Q. 마지막으로 '레전드라인업'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레전드라인업'은 지금까지 매니지먼트 게임과 비교해 유저들에게 스트레스 주는 요소를 최소화했다. 과금도 심하지 않고 유저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끌어내렸다. 이런 우리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유저들이 '레전드라인업'을 통해 즐거움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