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치고야 가즈히로(Echigoya Kazuhiro) 삼국지 IP 프로듀서

세계적으로 게임 시장은 격렬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안에서 오랜 시간 동안 고객의 지지, 신뢰를 얻기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이치고야 가즈히로(Echigoya Kazuhiro) 삼국지 IP 프로듀서는 '삼국지'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신뢰와 지지를 얻는 방법을 소개하고, IP를 창조하고 전개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IP

코에이테크모게임즈는 현재 6개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IP 중심의 브랜드 제(制)로 조직 체제를 이행하고 있다. '삼국지'나 '신장의 야망'으로 유명한 시부사와 코우를 비롯하여 오메가포스, 팀 닌자, 가스트, 루비파티, 미다스를 소유하고 있다.

시부사와 코우 브랜드는 '삼국지', '대항해시대', '신장의 야망'을 소유하고 있으며 AKB48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AKB48의 야망'을 선보인 바 있다.

오메가포스는 '진삼국무쌍'과 '토귀전' IP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액션 게임브랜드로 '진격의 거인'과 콜라보레이션를 하고 있다. 팀닌자는 작년 전 세계에서 100만 장이 팔린 '인왕'을 탄생시켰으며 '데드 오어 얼라이브'로 유명하다. 이들은 '젤다 무쌍'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바 있다.

그외에 '네오로망스' 시리즈, '아틀리에' 시리즈, '밤이 없는 나라' 등의 다양한 IP를 전개하고 있다

▲ IP를 가진 브랜드끼리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IP 창조와 전개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IP 창조의 첫걸음이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는 게임을 히트를 시켜 가치를 올리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이렇게 '토귀전', '인왕'을 새로운 IP로 창조했다.

IP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시스템, 음악, CG와 같은 리소스도 IP로 포함할 수 있다. 이 모든 요소를 유니크한 형태로 만들기 위해 기획자 및 프로그래머는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정신 이념이다. 덕분에 삼국지는 가장 오래된 IP로 결과적으로 30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

IP를 창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전개하는 것이다. IP를 전개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 플랫폼 전개 ▲ 게임 장르의 전개 ▲ 콜라보레이션의 전개가 있다.

플랫폼 전개는 플랫폼 자체를 확장하는 것이며 이식작품 등이 이에 포함된다. 게임 장르의 전개는 장르를 확장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삼국지 영걸전' 시리즈가 있다. 삼국지라는 작품에서 파생된 '삼국지 영걸전' 시리즈는 하나의 IP로 자리 잡았다. 콜라보레이션은 삼국지와 요괴워치가 합쳐진 '요괴 삼국지' 같은 작품이 있다. 이 또한 새로운 IP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요괴 삼국지

삼국지는 1985년 첫 작품이 나왔다. 2편, 3편 후속작이 나오고 나서 게임보이용으로 플랫폼 전개를 시도했다. 원래는 PC 게임이었는데 당시로써는 최신기술로 다른 기종으로 이식에 성공했다. IP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삼국지5'가 출시될 무렵 코에이테크모게임즈는 신기한 삼국지를 만들고 있었다. 업무시간에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삼국지 만화만 읽던 이치고야 가즈히로를 필두로 '삼국지 영걸전'을 만들었다. 삼국지 IP에서 처음으로 장르를 확장한 순간이었다.

삼국지 영결전은 당시 본편의 시뮬레이션과 많이 달랐다. 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을 섞어놓은 형태였다. 초기 버전은 지금과 많이 달랐고,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를 반복했다. 장르를 전개함에 많은 시행착오가 따랐다. 이치고야 가즈히로는 '삼국지 영걸전'의 모든 대사를 썼다.

▲ 장르전개의 좋은 예, 삼국지 영걸전 시리즈

97년에는 '삼국무쌍'을 선보였다. 3D 대전 격투 게임으로 IP를 대전 격투까지 확장했다. 98년에는 '삼국지 영걸전'의 후속작인 '삼국지 조조전'을 출시하며 영걸전 시리즈는 완전한 하나의 IP로 자리 잡았다.

2000년, 삼국지에서 파생된 삼국무쌍에서 삼국무쌍과는 조금 다른 '진삼국무쌍'이 탄생했다. '진삼국무쌍'은 비즈니스적인 성공도 거뒀다. 사실 이 당시 내부에서는 버전별로 중간 평가를 했는데 '진삼국무쌍'은 정말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가 제품판 직전 '아주 작은' 변화를 줬고 이것이 주효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다. 자세히 밝히지는 못하지만, 아주 작고 심플한 변화로, 작은 차이로 큰 재미가 생기는 것을 보았다.

이 모델은 파생작에서 파생작이 나오는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IP 전략 모태가 됐다. 완벽히 새로운 독립된 IP로 발전했다고 봐도 되는 부분이었다. 창조 ->전개 ->재창조 흐름이 확립된 시기였다.

▲ 진삼국무쌍(우)의 모태가 된 삼국무쌍(좌)

이 시기에 삼국지 IP도 변화의 시기를 맞는다. '삼국지7'은 시리즈 최초로 장수제를 채택하며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꾼다. 기존 작품들은 군주를 중심으로 한 전략 시스템이었는데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는 형식으로 변화했다. 당시 기획 회의 때 논쟁이 엄청나게 심했고 엄청나게난 찬반양론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무장제가 채택됐고 상업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2002년에는 별도 장르로서 '삼국지 전기'가 만들어졌다. 이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삼국지 터치'로 플랫폼을 확장하기도 했으며 소셜게임의 유행에 따라 '100만인의 삼국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100만인의 삼국지'는 소셜게임으로, 전혀 새로운 IP로 진화한 사례다. 현재도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요괴 삼국지', 넥슨과 협업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도 장르를 확장해 새로운 IP로 진화하고 있다.

IP를 만드는 과정의 핵심은 '유니크'다. 단순히 유니크하게 낳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펼쳐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IP가 자리를 잡기까지 효과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최근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나온 게임도 새로운 IP로서 영향력을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IP를 창조하고 이를 키우다 보면 새로운 IP를 창조하는 '연쇄 작용'이 일어난다. 새로운 것이 새로운 것을 만든다.

그러므로 처음 실마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 번의 탄생에 멈추지 말고 연쇄작용으로 발전하는 것이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경영 방침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닌다. 대표적으로 삼국지 시리즈에서 삼국무쌍이, 그리고 전국무쌍이 파생된 것이 좋은 예다.


■ 성공하는 IP의 조건

'오리지널리티'를 만들라고 한 마디로 축약할 수는 있지만, 사실 말처럼 간단한 게 아니다. 삼국지도, 신장의 야망도 이미 코에이테크모가 그려왔던 이미지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일단 캐릭터의 개성을 확실히, 독립적으로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시스템도 유니크 해야 한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는 내부적으로 '진삼국무쌍'시리즈를 '택틱컬 액션'이라 부르고 있다. 단순한 액션에서 벗어나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따라 전황이 좌우되는 시스템을 가미했기 때문에 '택틱컬 액션'으로 부르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적 유니크가 IP의 성공을 이끌었다.

전국무쌍은 '택틱컬액션'을 좀 더 바꾸는 과정에서 태어난 작품이었다. 진삼국무쌍의 액션 부분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단순 버튼 연타 대신 전략적인 살벌함과 긴박함을 살리고자 했고, 진삼국무쌍과 다른 삼국무쌍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 전국무쌍은 파생작인 진삼국무쌍에서 파생됐다.

전국무쌍을 완벽한 작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진삼국무쌍과는 구분되는 차별화된 게임성으로 새로운 IP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만약 캐릭터 성만 바꾸고 액션을 그대로 뒀다면 지금처럼 자리 잡은 IP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단순한 스핀오프로 그쳤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게임 시스템, 게임성 측면에서 유니크하게 만드는 것이 성공적인 IP를 만드는 제 1조건이다.

IP가 되지 못한 걸 실패한 IP라 할 수 있다. 이 결과는 나중에서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노력을 그만하면 IP까지는 가지 못한다. 얼마나 유니크함을 철저히 추구하느냐가 팁이다.

다른 IP와 접목하면서 더 큰 IP가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캐릭터 성이 있고 독립적인 게임성이 있느냐에 달렸다.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또 다른 맛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맛이 나지 않는다면 그 IP는 거기까지가 한계인 IP다.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하다. 유니크함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느냐가 IP를 창조하는 데 있어 중요하며 IP를 창조하고 싶다는 의욕이 있다면 철저하게 노력하여 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