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2017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에치고야 카즈히로 프로듀서는 '30년 이상 지속되는 IP의 창조와 전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후 이어진 미디어 인터뷰에서 에치고야 프로듀서는 넥슨과의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의 협업을 중심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에치고야 카즈히로 프로듀서는 '삼국지' IP브랜드와 '무쌍' 시리즈, '진삼국무쌍', '삼국지 조조전'의 개발 및 서비스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에치고야 카즈히로 프로듀서는 "바쁜 시간 내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 게 있으시면 질문하시고 최대한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 에치고야 카즈히로 프로듀서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등 코에이 IP를 넥슨에서 서비스하는데, 현재까지의 게임들에 대한 내부 평가가 궁금하다.

=일단 '삼국지 조조전'이나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두 게임의 결과가 좋다. 코에이 내부에서도 상당히 좋은 결과라고 보고 있고, 두 게임 다 마켓 10위권이라 이 정도면 대성공이 아닌가하고 생각하고 있다.


2016년에 브랜드제로 조직체제를 변환했다. 2017년 현시점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얻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브랜드 제도로 바뀌고 나서 성공한 게 ‘인왕’이라는 콘솔게임이다. '팀닌자'라는 브랜드에서 성공시킨 타이틀인데, 구체적인 것까지 개인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기존에는 콘솔과 온라인 게임이 분리되어 상호 간 리소스와 자료공유가 어려웠다. 현재는 같은 IP로 분류되어 편하고 빠르게 리소스와 자료 공유가 이루어져서 개발속도와 퀄리티가 향상되었다.


'삼국지 조조전'의 검수가 상당히 까다로웠다고 알고 있다. 이런 부분은 자칫 개발자의 독창성을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검수 단계가 엄격한 이유가 무엇인가.

=검수에 관해서 코에이 원작 타이틀의 리소스를 어떤 식으로 재해석하고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에 대한 체크가 들어간다. 캐릭터가 어떤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고 어떤식으로 게임에 구현되는가를 검수하는 것은 아니고, 그림체나 그림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성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체크한다.

(넥슨 측에서는 "원작의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지만 그림이 20년 전의 것이라 모두 새로 그려야 했다. 다시 그리는데 코에이와의 협업이 처음이라서 코에이 측에서 원하는 화풍이나 원작에서 묘사했던 포인트를 개발 측에서 이해하고 제작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번 그 과정이 형성되고 나서는 검수가 어렵거나 힘들진 않았다." 라고 추가 설명했다.)


'삼국지 조조전'의 경우 넥슨 직원이 성우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검수가 까다로운 일본 기업의 특성상 이례적인 것 같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일단 나(에치고야PD)도 오래전에 어떤 타이틀인진 밝히진 않지만, 성우로 참여했던 적이 있다. 전문 성우든 아마추어든 캐릭터와 어울리는 목소리와 일정수준의 퀄리티만 보장된다면 개의치 않는다.

(넥슨 측에서는 '삼국지 조조전'에 성우로 참여한 직원들은 장기간 전문 성우 훈련을 받은 후에 참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치고야PD(좌)와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김규만 사업PM(우)

넥슨과 협업을 하면서 넥슨이라는 기업에 대한 에치고야PD 개인적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기본적으로 게임을 만들 때 상당히 철저하게 만든다는 인상을 받았다. 런칭 전에 테스트 버전을 직접 플레이해보면서 단계별로 과정을 진행했는데 기본적으로 게임 어플리케이션 상태가 굉장히 완성도 높고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던 것이 인상 깊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창피할 수 있지만, 본사에서 모바일 게임 제작할 때 테스트 버전이 작동이 안 될 때도 많았기 때문이다. 넥슨은 꼼꼼하게 제작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클로즈베타테스트를 두 번 했는데, 내부 테스트를 하면서 코에이 측과도 리뷰도 하고 상담도 하면서 진행했다. 이 과정의 단계가 명확해서 노하우가 많은 회사구나 하고 생각했다.


'삼국지 조조전'의 과금 모델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의 경우 온라인 과금 모델과 별 다른 점이 없고 과한 과금모델이라는 평가가 있다. 코에이 내부에 정해져 있는 과금 모델이나 가이드라인이 있는가

=우선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의 경우 브랜드가 달라서 직접 말하기가 어렵다. '삼국지 조조전'의 경우 테스트 단계부터 과금 설계에 사업팀과 개발팀, 코에이측 간의 많은 논의가 있었다. 게임 시스템과 잘 맞는 과금 모델이라서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 실제로도 한국에 서비스하면서 유저 평가가 긍정적이었다. 과금 모델에 관해서 특별히 고집부리는 요소라던가 가이드는 없다.


넥슨 측과의 협업에서 중점적으로 요구한 게 있는가.

=우선 중점적으로 요청한 것은 계속성이 있는 게임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끝나버리는 게임은 IP로서의 가치도 낮고 유저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래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달라, 이것을 강조했다.


'삼국지 13'의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많다. 파워키트까지 합하면 10만 원을 훌쩍 넘긴다.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비싸네요(웃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삼국지' 시리즈는 제작비 규모 자체가 다르다. 다른 게임과는 다른 소프트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삼국지' 넘버링 시리즈가 제작비가 제일 많이 든다. 비단 코에이 게임들뿐만 아니라 포괄적으로 봐도 독창적인 기술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비싸진 것이다. 하지만 비싸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넥슨과 추가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 있는가? 그리고 넥슨 IP도 이용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넥슨과의 추가 프로젝트는 검토하고 있다. IP의 경우도 현재 상태로 말씀드리자면 실무적으로 나오는 말은 없다. 경영측에서 있을 순 있지만, 아직 실무 상까지 전달된 바는 없다. 현재로서는 확정된 계획은 없다.


'진삼국무쌍 7 VR'에 관해서 묻고 싶다. IP사업 중에서 VR 사업으로 진행하거나 확장할 계획이 있는지, 그리고 VR 산업 전반에 대한 에치고야PD의 의견을 듣고 싶다.

=VR을 활용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 프로젝트화는 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리고 저번에 코에이에서 시연을 공개한 VR 센스를 직접 해보았는데, 오감을 자극하는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코에이 내부에서는 VR센스에서 냄새까지 구현해보자는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이런 기능이 구현되면 일본 게임 센터나 VR체험관에 새로운 어트랙션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VR센스에 대해서 다른 업체와 연락이 되거나 그런 단계는 아니다. VR 시장에 대한 것은 개인적으로 VR센스 데모기기를 체험해보고 답한 것이고, 관련 VR 부서가 따로 담당하고 있다.


'삼국지 조조전'과 같이 다른 삼국지 시리즈나 '징기스칸' 시리즈도 리메이크할 계획이 있는가.

=현재 실제 프로젝트로 실행되는 것은 없고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징기스칸'을 포함해 과거 게임 IP의 리메이크가 실제로 승산이 있을지 비즈니스적으로 계산 후에 이루어질 것이다. IP를 가능한 한 넓게 전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보충해서, 과거 작품을 그대로 재출시한게 스팀에 9개 정도 있다. 계속해서 원작들과 구작품에 대한 활용은 넓혀 나갈 예정이다.


제작에 소홀하게 임한 타이틀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항해시대'의 경우 패키지판으로 원한 팬들이 많았는데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내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소홀해졌다기보다는 '대항해시대'의 경우 현재 시대에 맞게 만들자는 입장이었다. 온라인으로도 나왔고, 브라우저,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에 맞는 형태로 발전시킨 게 '대항해시대'다. 실제로 '대항해시대' '리즈시절'이라고 할 수 있는 패키지 때보다도 지금이 실제 유저수는 훨씬 많아졌다.


넥슨을 통하거나 자체적으로 코에이가 자체적으로 선보였던 다른 게임들을 한국에 출시할 생각은 있는지 궁금하다.

=명확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삼국지 조조전'과 '진삼국무쌍: 언리쉬드'가 연속 히트를 했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작품뿐만 아니라 새로운 게임들도 생각하고는 있다. 일본에서 출시했던 모바일 타이틀의 경우 일본 한정으로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검토는 되고 있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국 출시도 가능하다.


구작품들의 스팀 출시에 대하여 한국어판도 지원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우선 스팀에 구작품들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코에이로서는 일종의 도전이었다. 계속해서 구작들에 대해 플레이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은데, 정확히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서 유저의 반응, 다운로드 수와 같은 유의미한 수치들을 아직 체크 중이다. 만약 유저의 니즈가 충분히 많다면 물론 한국어판으로도 지원할 것이다.


'삼국지' 시리즈 중에서 한국에서는 2, 4편 정도를 명작으로 꼽는다. 에치고야PD의 개인적인 '삼국지' 시리즈 명작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우선 '삼국지 1'이 개인적으로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가장 오래 했던 타이틀이다. 그다음으론 '삼국지 7'인데,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삼국지 7'을 하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태합입지전' 개발에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코에이 사내에서 어떤 게 가장 명작이냐를 두고 분분한 논쟁이 있다. 본인이 유저일때 재밌게 했던 넘버나 본인이 프로젝트에 참여했기 때문에 등등 여러 이유로 다양하게 꼽는다.


'태합입지전 5'에 이어 6은 출시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넘버링 타이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태합입지전'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성이 어렵고 자유도가 높아서 검수 작업이 상상 이상이다. '태합입지전 4'의 경우 1년 동안 개발하고 1년 동안 검수 작업을 거쳤다. '태합입지전 6'은 물론 머리로는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하지만 코어 팬들의 니즈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고 내부에서도 검토 중이다. 돌아가서 타케다 브랜드장을 만나서 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달해 주겠다.


'삼국지 인터넷', '삼국지 배틀필드' 이후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은 딱히 출시되지 않았다. 앞으로 출시할 예정이 있는가.

=굉장히 추억에 젖은 타이틀 이름이다. 현재 상태로는 계획이 없다.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아직 좋은 기획안을 보지 못했다. 좋은 기획안이 생기면 충분히 검토할 의향이 있다.


='삼국지' 프로젝트는 실제 역사를 재구성한만큼 제한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보여줄 '삼국지' 타이틀에서는 어떤 점을 강조할 생각인지.

지금까지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다. 앞으로의 방향성은 역사와 시뮬레이션을 각각 분리해서 독자적인 세계관을 갖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역사의 고증을 조금 더 고집하면서 다양화하거나, 꼭 역사와 결합하지 않은 다른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30년의 노하우를 살려 이런 방향으로 장기적 전략으로 세워나갈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에치고야 프로듀서는 "오랫동안 코에이의 여러 게임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역사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게임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