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리니지M 인벤에서 다양한 소식과 알찬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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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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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리니지, 광전사의 도끼 하나로 시작한 기사들의 '고물상 창업'

장요한(Roah@inven.co.kr)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 사전예약을 시작했습니다. 원작 리니지1을 즐겼던 많은 유저들이 리니지M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인벤은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 과거의 추억을 함께 되살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 지금은 잡템이지만 한 때는 벌이가 됐던 소중한 아이템


'노가다'는 사실 썩 유쾌한 표현은 아니다. 도카타(dokata)라는 본래 뜻도 긍정적인 의미라 보기 어렵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 입장에서도 같은 일을 반복 수행해야 하는 건 영 탐탁지 않은 과정이다. 그럼에도 유저들이 노가다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조금 더 강해지기 위해, 조금 더 편하게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보통은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단계까지 노가다를 하곤 한다.

리니지 초기에도 참 많은 노가다가 있었다. 레벨업이 엔드 콘텐츠였기에 성장에 기인한 노가다가 인기였다. 오숲 토템 노가다나 개미굴 치투 노가다, 하이네 축순 노가다가 대표적이다. 한 사냥터에서 무려 48레벨까지 올린 이들도 있었을 정도다.

노가다를 하는 이들의 목표는 매우 단순했다. 글루딘 마을의 시세를 휘어잡는 거상이 된다거나, 노가다로 9검을 들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실현하는 허무맹랑한 꿈을 꾸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6검, 아니면 4셋 방어구 몇 개면 충분했다. 채렙에 6검 정도만 돼도 어디서 맞고 다닐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사실 리니지 속 노가다는 반복 사냥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지만, 요즘은 노가다의 범주가 넓어진 것도 사실이고, 사전적 의미에 크게 벗어난 것도 아니기에 통틀어서 '노가다'였다고 추억해도 될 것 같다.

단순히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을 추억할 게 뭐가 있겠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강자지존 약육강식의 법칙이 통용되던 리니지였기에 사소한 노가다 현장에서도 무수히 많은 에피소드와 스릴 만점의 상황이 자주 연출되곤 했다.

오늘은 그때 그 시절의 노가다 현장을 추억해보고자 한다. 워낙 많은 형태의 노가다가 있었지만, 초창기에 유행하고 기자 역시 열심히 고물상 노릇을 하며 아데나를 모았던 '오크족 노가다'를 추억한다.

▲ 한 마리 잘못 건들면 흔히 말하는 '다구리'를 당하게 되는 오크 무리


기사들의 터전이 말하는 섬에서 은기사 마을 근처 숨겨진 계곡으로 옮겨진 게 마냥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기사들의 스승 군터가 말하는 섬에 거주하고 있던 탓에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기사들은 위험천만한 사막을 지나 바다를 건너야만 했다.

사실 이 시절의 기사들의 진정한 목적은 군터가 아니었다. 군터를 찾아가 봤자 허무맹랑한 기사도 얘기와 반왕의 잘못된 역사만 주절댈 뿐, 가장 중요한 강해지는 방법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기사가 말하는 섬으로 향했던 이유는 '고물상 창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보통 허수아비를 졸업한 기사들은 단검 한 자루에 가죽 재킷만 걸치고 은기사 마을 주변에서 난쟁이와 고블린, 오크를 사냥하게 된다. 하지만 동족 인식 탓에 홉 고블린, 난쟁이 전사, 오크 전사에게 영혼까지 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그럼 몬스터 말고 동물이라도 잡아야지"라고 마음먹었다가 멧돼지 한 마리도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목숨을 건 혈투에서 얻는 것이라곤 오로지 1 아데나와 고기 1개. 심지어 멧돼지조차 동족 인식이 강해 한두 마리는 어떻게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나무 뒤에 숨어있던 녀석 때문에 차디찬 바닥을 보게 된다. 근처에 지나가던 레인저와 경비병은 철저하게 모르쇠로 방관만 하던 모습이 야속하게 느껴지곤 했다.

▲ 이런저런 이유로 멧돼지는 수렵 이벤트의 단골 소재다


촐기와 용기를 마셔가며 오우거를 때려잡고, 빨갛고 멀건 빛깔을 내뿜으며 칼질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기사들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물약값 걱정이 덜 한 요정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기자처럼 고집이 센 이들은 '남자는 기사다'라며, 언젠가는 말갱이를 갈아 마시며 칼질하는 꿈을 버리지 못하고 끝끝내 다른 방법을 찾게 된다.

주로 은기사 마을의 남쪽 길을 따라 내려가면 사막 던전을 가려는 이들이 근처에 있는 고블린과 오크족을 쓸어버리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초보 기사들에게는 멧돼지만큼이나 위험한 오크 전사가 꽥꽥 소리를 짖어대며 찢기는 모습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오크 전사의 '피격음'은 때리는 이로 하여금 손맛을 느끼게 할 정도로 귀가 즐거워진다. 그렇게 맞는 소리가 경쾌하다는 이유로 죽는 오크 전사의 수가 매우 많았다. (요즘도 그렇다.)

오크 전사를 쓰러트린 이는 보통 아데나만 줍고 가던 길을 마저 간다. 간혹 우럭하이 방패나 오크족 투구를 떨구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무게 때문에 오크족 아이템은 버려둔 채 아데나만 먹고 휙 가버린다. 바로 이것을 노리는 것이다.

멧돼지 하나 잡지 못할 때부터 자존심은 이미 바닥 끝까지 떨어졌다. 그 상황에서는 장비를 맞추는 건 둘째 치더라도 물약값이라도 마련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래서 바닥에 떨어진, 혹은 남들이 먹지 않은 우럭하이 방패와 오크족 투구를 열심히 주워서 팔아먹을 생각만 할 수밖에 없었다. 간혹 값비싼 오크족 사슬 갑옷이 나오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렇게 조금씩 오크족 노가다, 고물상 창업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잘 아는 어느 정도 성공한(?) 기사들은 아이디가 하얀(몬스터를 잡아 로우풀 수치를 올릴 수 없으니 아이디가 네츄럴 상태인 흰색으로 보이는 것) 기사들, 딱 봐도 "아 이 녀석 허접하겠구나" 싶은 기사들에게 광전사의 도끼를 나눠주기도 했다. 보통은 500~1,000 아데나에 구매해야 했지만 말이다. 라인에 속해있는 성혈이나 반왕, 아니면 최소 은검에 뼈세트 하나 얻을 만한 '지인'조차 없는 흙수저 기사들은 이렇게 고물상을 창업할 수밖에 없었다.

▲ 광도와 함께 보이는 추억의 아이템들, 일도와 뼈셋, 보망, 지도가 보인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무수히 많은 이들이 F4만 누르고 다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광도를 든 이들은 조금 더 빠른 이속 뽐내며, 더 많은 고물을 수집했다. 운이 좋으면 철괴나 촐기 같은 것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근방 사냥터가 작은 편이라 고물 줍는 이들이 많을수록 시간 대비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 그래서 어느 정도 줍기에 통달한 이들은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 더 큰 고물을 줍기를 원했다.

소중한 창업 자금(광전사의 도끼)을 마련한 기사들은 더 큰 노다지 현장인 말하는 섬으로 눈을 돌리곤 했다. 하지만 눈에서 석화를 뿌리는 바실리스크와 독을 내뿜는 스콜피온이 즐비한 사막이라는 난관을 통과해야 했다. 그래도 광전사의 도끼의 헤이스트를 믿고 사막 횡단을 시도하곤 했다. 진짜 공포는 '촐기 먹고 쫓아오는 거대 병정개미'라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나름 머리를 써서 가방에 양초를 가득 담아 가는 이들도 있었다. 혹시라도 죽게 되면 광전사의 도끼 대신 양초를 떨구기 위해서였다. 광전사의 도끼는 생계 수단이자 보증금 같았으니 말이다.

▲ 은기사 마을에서 글루딘 마을까지의 거리가 이렇게 멀다

▲ 장비를 갖춘 고레벨 기사에게도 사막은 위험한 곳이었다


아덴 월드 사정에 밝은 이들은 남쪽 사막 던전 입구 근처에서 리자드 밭쪽으로 우회하여 사막을 건너기도 했다. 길을 모르는 이들은 윈다우드 성 근처를 빙빙 돌기도 했었고. 당시 리니지의 지도는 각 마을에서 물약 상인이 파는 지도를 사야 했는데, 딱 해당 지역만 표기되어 초보자는 직접 가보지 않는 이상 지리를 파악하는 게 매우 힘들었다.

사막을 통과하더라도 포도밭 근처에서 라이칸을 필두로 한 늑대 인간 무리에게 털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운 좋게 우드벡 마을이나 글루딘 마을에서 리스타트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보통 이러한 운이 발동되려면 그 대가로 광전사의 도끼를 떨구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보증금을 잃게 된 기사들은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요정을 키우러 가곤 했다.)

우여곡절 끝에 글루딘 마을에 도착한 고물상 창업자들은 "아 그냥 마지막 왕국이나 바람의 나라를 하러 갈까. 요즘 미르의 전설도 재밌다던데."고 말하는 등 처한 상황을 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루딘 마을 서쪽 입구와 말하는 섬으로 가는 선착장까지 이어진 필드에서 수십 명의 기사가 빨간색과 주황색 등 화려한 빛을 내뿜으며 칼질하는 모습(혈전)에 현혹되어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목표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말하는 섬으로 가는 배표를 구매하곤 했다.

▲ 리자드 밭은 몬스터들의 이속이 느려 그나마 덜 위험했다

▲ 글루딘 마을 밖에서 자주 펼쳐졌던 혈전 구경,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말하는 섬에 도착한 고물상 창업자들은 고물이 가장 많이 널려있다는 남쪽 오크 서식지로 향했다. 개장수(펫을 맡기고 찾는 NPC)의 집 뒤편에는 땔감을 쌓아두는 창고 같은 곳이 있었는데, 울타리와 창고 문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1:1 전투가 가능했다. 오크 궁수와 오크 전사 무리를 약간의 물약으로 모두 처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고물 먹자와 직접 사냥하여 얻은 오크족 아이템을 열심히 팔아 판도라에 반납하는 작업을 반복하며 열심히 아데나를 모았다. 레벨이 오르면서 아이디도 점점 파래질 무렵에는 판도라까지 가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귀환 주문서도 1~2장씩 챙기기도 했다. 혹시라도 마주치게 될 셀로브에게서 확실하게 도망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열심히 고물을 주워다 판 기사들은 뼈 세트를 마련하거나 은장검 혹은 메일 브레이커를 구매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그리고는 이제 좀 살만해졌다고 느끼며, 골밭(글루디오 마을 북쪽 카오틱 신전 근처 해골 밭을 부르는 말)이나 본토 던전 1층으로 향했다.

▲ 공격 성공 +10 때문에 언데드용 무기로 인기가 많았다


3일 계정으로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여 +6 일본도나 +6 레이피어를 마련하는 이들도 있었다. 우럭하이 방패 하나에 45 아데나, 오크족 투구 하나에 75 아데나, 오크족 고리 갑옷 하나에 100 아데나, 오크족 사슬 갑옷 하나에 400 아데나였기에 수십만 아데나를 모으는 건 정말 몇 주 이상을 반복해야 했고, 많은 인내심을 요구했다. 그래서 이들은 장비를 구매할 때 단돈 1천 아데나라도 깎기 위해 열심히 흥정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님, 제가 우럭하이 방패를 수천 개나 주워다 팔았어요. 글말 올 때도 텔비 2천원 아끼려고 배타고 왔고요. 그러니까 제발 천 원만 깍아주면 안 되나요?"

개중에는 이러한 고물상의 사연이 남 일 같지 않다며 6검에 촐기나 용기, 혹은 축순 몇 장을 얹어주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은 사기였다. 서비스 아이템에 시선을 끌게 하고, 실제로는 +0 장비를 올리는 명백한 사기 행위였다. 실제로 이런 수법에 당한 이들도 꽤 많았다.

나름대로 린생(Lin生)의 쓴맛과 산전수전을 겪으며 6검을 구매한 고물상들은 용기를 맥주처럼 마시면서 위풍당당하게 본던으로 향하곤 했다. 이럽피에 대한 소문을 모른 채 말이다.

▲ 노가다로 맞춘 장비를 이럽피에 떨궜던 일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 이미지 출처 :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pla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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