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단은 선수 다섯 명의 합,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스포츠 종목에서 팬들이 팀을 응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박지성, 손흥민처럼 자국 선수가 소속되어 활약하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토튼햄을 응원하는 팬들이 있는 반면, 야구 종목의 롯데, 한화, 두산 등과 같이 지역 연고가 있거나 팀 자체가 좋아서 응원하게 되는 경우도 있죠. 전자의 경우는 선수가, 후자의 경우는 구단 자체가 중심이 됩니다.

e스포츠의 경우에는 프로게임단보다는 선수가 팬 문화의 중심에 가까운 듯 보입니다. 많은 팬이 선수와 그 선수들이 만드는 스토리에 관심이 있으며, 그에 비해 소속된 프로게임단 자체를 좋아하는 팬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게 느껴집니다. 2015년 롤드컵 준우승을 기록했던 락스 타이거즈의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진 뒤에도, 여전히 똑같은 마음으로 '프로게임단' 락스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팬은 당시만큼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미 LCS 프로게임단 임모탈스의 오너 노아 윈스턴은 프로게임단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선수가 바뀌더라도,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팀을 응원해줄 수 있는 팬을 위한 프로게임단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그가 꿈꾸는 프로게임단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임모탈스 숙소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21살 젊은 나이에 북미 프로게임단 임모탈스의 오너가 되셨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e스포츠 관계자가 아닌 팬의 입장에서 처음으로 e스포츠를 접했습니다. 롤드컵 시즌3가 진행되는 당시에 LCK 해설가 몬테 크리스토가 SKT T1을 빗대어 기차 흉내를 내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게이머로서 즐긴 것도 롤드컵 시즌3 경기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팬으로서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나서 보니, 프로게임단들이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프로게임단들이 팬들의 지지를 얻을 만큼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죠. 그래서 저는 제가 직접 팀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저는 대학에서 스포츠 통계학을 전공하고 있었고, 이를 이용한 승부 예측으로 커뮤니티 내에서 굉장히 유명해졌습니다. 이를 통해 L.A에 있는 투자자와 연결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e스포츠 업계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Q.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그 일이 싫어지기도 합니다. 팀을 창단하고도 이스포츠를 여전히 즐기고 사랑하는지 궁금하네요.

전보다 더 구체적이고 여러 방면에 걸쳐서 e스포츠를 즐기게 됐습니다. 제가 e스포츠 팬으로 계속 남았다면, 방송에 보이는 것이 e스포츠의 전부였을 겁니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e스포츠의 구조나 기능 등에 관해서는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고, 방송이 어떻게 준비되고 송출되는지도 굳이 알 필요가 없었겠죠. 하지만 프로게임단의 오너 입장에서는 e스포츠와 관련해서 여러 방면에서 깊이 있게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덕분에 보는 관점도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e스포츠 선수에게 스포츠 선수 비자를 정식으로 발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팬으로서 이 소식을 접했다면 '오! 멋진데? 미국 정부도 e스포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네'라고 생각할 정도의 일입니다. 하지만 프로게임단의 오너 입장에서는 이 뉴스가 지난 2년 동안 있었던 일 중에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이 일로 인해 북미 프로게임단들이 해외에서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었으니까요.

팬으로서 예전처럼 방송을 보며 즐기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게임단 오너로서 다른 여러 가지 즐거움을 찾았기 때문에 여전히 e스포츠를 즐기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Q. 게임단을 운영하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즐거웠고,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요?

처음 임모탈스를 창단했을 때, 저는 게임단주가 고용인, 선수는 피고용인의 관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단을 운영해보니 부모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e스포츠 선수들이 아직 어리고, 배울 것이 많다 보니 선수들이 자라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알려줘야 했습니다. 또한, 무엇이 선수들에게 좋은지, 무엇이 나쁜지도 직접 알아가야 했습니다.

정말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같았습니다.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때면 기쁘고 행복하지만, 가끔은 아이들이 속을 썩이더라도 이를 견뎌내야 하죠. 일반 회사라면, 피고용인은 일을 잘 못 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해고를 하면 됩니다. 하지만 e스포츠의 경우에는 더욱 끈끈한 관계가 요구되고 결과를 묻기보단 옳은 방향으로 가르치게 되죠.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임모탈스에서 뛰었던 '후니' 허승훈의 LCK 스프링 시즌 우승을 지켜본 일입니다. 그가 이제 임모탈스의 팀원은 아니지만, 성공적인 커리어를 맺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기쁩니다.


Q. 선수들의 교육까지 신경 쓴다고 하셨는데요. 최근 있었던 인종차별 및 선수들의 인성 이슈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계실 듯 합니다.

저희도 이번에 벌어진 일에 대해 팀 차원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브라질에서 일어난 이야기와 2014년 롤드컵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을 포함해서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선수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단지 무엇이 더 나은지 모를 뿐이죠. 선수들에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이야기해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화의 차이로 인해 일어나는 오해들도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저희 게임단에서 '고릴라' 강범현의 가짜 유니폼을 만들어 쟁점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서양 문화에서는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굉장히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저희가 어떤 나쁜 의도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어떻게 비칠 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이를 통해 문화에 대한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Q. 선수의 교육과 관련된 문제를 위해 라이엇이나 게임단 조합 등의 단체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라이엇은 선수를 위한 컨퍼런스를 매 시즌마다 진행하고 공지를 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있지만, 정기적으로 교육할 여건은 되지 않아 보입니다. 제 생각에 라이엇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선수 교육과 관련된 부분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라이엇이 나서는 것보다 팀 단위로 상호 간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Q. 미국에도 프로게임단 협회(Proffesional e-Sports association, 이하 PEA)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PEA는 어떻게 창설이 되었고 어떠한 일을 하고 있나요?

프로게임단 협회가 창설되었지만, 아직은 뚜렷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는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연맹(L.ACE) 등과 같은 종류의 협회가 정부와 함께 일을 하면서 여러 가지 성과를 얻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계약 조항을 정립하거나 프로게임단이 e스포츠와 관련해 협력이 필요할 때 그 역할을 하고 있죠.

PEA 창설도 북미 프로게임단이 하나의 연맹으로 묶여 e스포츠의 발전을 도모하고 프로게임단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버워치 리그 창설과 라이엇 게임즈와의 영구적인 협력 등 장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기까지는 10~20년 정도의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머지않아 PEA와 관련한 좋은 소식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Q. 이번에는 프로게임단의 재정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데는 많은 돈이 들고 선수들의 연봉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게임단(SKT, KT, 진에어 등)과 클럽 형태의 게임단(MVP, 에버8 위너스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 게임단이 수익이 많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북미의 프로게임단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한국에는 두 가지 형태의 게임단이 있지만, 북미나 유럽 시장에는 클럽 형태의 프로게임단만이 존재합니다. 현재 북미 시장 대부분의 프로게임단들은 수익보다 지출이 더 많은 상태이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부분 게임단이 새로운 오버워치 리그가 개막하고 라이엇이 약속한 경기 중계 수익이 나뉘는 등 e스포츠 산업이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 예상하면서, 2~3년 동안은 계속 지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처음 소수의 프로게임단만 존재했을 때는 대다수가 수익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저희(임모탈스)와 같은 프로게임단들이 e스포츠 산업에 뛰어들고, 발전 가능성을 믿고 지금의 산업 규모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선수와 코치에게 더 큰 비용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팀들도 따라서 더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됐습니다.

당장은 수익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의 목표는 e스포츠 산업을 키우는 일이기에 눈앞의 수익보다는 더욱 먼 미래를 바라보는 중입니다.


Q. 중국 LPL 리그가 2018년부터 프랜차이징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도 이 시스템을 도입하길 기대하고 있나요?

이 문제는 팬과 게임단 오너의 시각이 다를 겁니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강등이 사라지기 때문에 경기의 질이 떨어지거나 선수들의 태업을 걱정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징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생기는 장점, 구조의 안정화에 대해서는 다소 신경을 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팬들은 선수들이 더 많은 연봉과 나은 환경에서 활동하길 바라지만 이런 부분은 e스포츠 산업이 안정화되었을 때에 가능한 일입니다. 프랜차이징 시스템의 도입과 강등의 폐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라이엇과 함께 오랫동안 일할 동업자를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 유럽, 한국 등 다른 지역에 프랜차이징 시스템이 적용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북미 e스포츠 시장에도 한국처럼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로게임단이 등장할까요?

저는 비관적이라고 봅니다. 한국은 야구, 축구 등 기존 스포츠단의 운영을 대부분 기업이 직접 운영해왔습니다. 그렇기에 e스포츠 게임단도 기업이 운영하는 데 거부감이 없었죠. 하지만 북미나 유럽, 혹은 중국까지 포함한 나라의 기업들은 게임단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후원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것이 자회사를 광고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CJ를 예로 들어보죠. CJ 엔투스는 오랫동안 훌륭한 팀이었지만 강등됐습니다. 만약, CJ가 프로게임단을 운영하지 않고 팀을 후원하는 데만 그쳤다면 CJ는 지금도 다른 성적이 좋은 프로게임단에 후원하면서 팀을 홍보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대기업이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게 되면 그 팀이 잘해서 좋은 효과를 얻든지, 못해서 역효과가 나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Q. 한국에서는 선수 매니지먼트와 관련한 에이전트 활동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어떻습니까?

미국은 에이전트 활동이 금지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 이병권과 '루키' 송의진이 중국 진출 당시 곤란을 겪어 에이전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에이전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계약에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에이전트의 존재가 필요하죠.

선수들이 계약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대개 돈과 계약 기간입니다. 그래서 20장에 가까운 계약서의 세부적인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죠. 에이전트는 선수를 대신해 불리한 조항과 불필요한 조항을 미리 선별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선수가 계약 사항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때에도 에이전트를 통해서 더욱 편하게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게임단 오너의 입장에서도 에이전트의 존재는 필요합니다. 선수가 계약에 어긋나는 일을 하는 경우에도, 선수에게 직접 피드백을 주는 것보다 에이전트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Q. 에이전트의 활동은 선수들의 연봉을 인상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한 면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선수들에게 돈을 덜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마치 SKT T1처럼 선수들이 돈을 떠나서 '가고 싶은 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에이전트라고 생각합니다.


Q. 게임단을 운영하는 오너로서 임모탈스가 어떤 프로게임단이 되길 바라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저희 프로게임단 임모탈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장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팬들을 확보해 임모탈스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는 것보다, 소수라도 임모탈스에 헌신할 수 있는 팬을 얻고 싶습니다. 단순히 경기에 많이 승리했기 때문에 팬층이 두꺼운 거라면, 언젠가 그들이 계속 패배하게 될 때, 팬들은 떠나게 될 겁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우리 팀이 지고 있을 때도 우리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팬들입니다.


Q. 북미 LCS 결승전에 가보니 많은 팬이 프로게임단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있었습니다. 프로게임단 관련 상품들이 구단 수익에 도움이 되고 있나요?

TSM이나 C9의 경우에는 구단 수익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저희 팀과 같이 팬층이 적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죠. 하지만 저희가 프로게임단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단순히 구단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물론 수익도 좋지만, 팬들이 프로게임단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팬들과 우리가 동질감과 유대감을 가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Q. 게임단을 운영하다 보면 팬들과 게임단 간의 이해관계가 달라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임모탈스 오너로서 팬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애로 사항이 있나요?

비시즌 동안 팀의 로스터 변경이 있을 경우에 팬들이 만족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모든 시즌마다 많은 고민을 통해 최선의 선택으로 로스터를 구성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팬들이 로스터를 보고 실망하기보다는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한 시즌 동안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도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참아주셨으면 합니다. 스프링 시즌에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해서 팀 운영진의 실력이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좀 더 장기적으로 바라보면서, 우리 임모탈스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팬이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Q. 선수가 아닌 프로게임단을 응원하는 팬들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하셨는데요. 현재 e스포츠 시장은 전통 스포츠에 비해 프로게임단 중심이 아닌 선수 중심의 팬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클 조던이 있으므로 시카고 불스를 좋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마이클 조던이 팀을 떠난 후에도 시카고 불스를 응원하는 팬들도 많죠. 하지만 만약 '페이커' 이상혁이 SKT T1을 떠났을 때에도, SKT T1이 그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이런 선수 중심의 팬 문화에서 나아가 게임단 중심의 팬 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도 선수 중심의 팬 문화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 선수가 팀을 나가게 되면, 그의 팬들도 함께 다른 팀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상혁이 은퇴를 하면, 더는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를 보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선수 개개인의 팬들도 중요하지만 프로게임단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없어도 팀 자체를 사랑하고 응원해줄 팬들이 필요합니다. 프로게임단이 그런 팬들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선수들이 만들어 내는 것 이상의 가치를 프로게임단이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SKT T1은 선수의 합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프로게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페이커' 이상혁이 팀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SKT T1은 모든 선수가 재능이 있고 서로 발전하면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게임단 임모탈스의 경우에는 비디오 콘텐츠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팬들에게 다가가고, 프로게임단이 선수들의 합 이상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임모탈스 프로게임단의 오너로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저희 팀에 많은 한국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저희 역시 한국의 여러 가지 노하우를 배워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특히, e스포츠와 관련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의 이스포츠 체계를 배우려는 움직임은 다소 부족합니다. 저희는 이런 부분을 더욱 배워서 팀의 새로운 멤버들에게 계속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저희 임모탈스의 브랜드가 완성되면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 팬들이 저희 선수들에게 많은 간식거리를 보내주시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진 = 석준규(Las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