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 사전예약과 사전 캐릭터 생성을 진행중입니다. 원작 리니지1을 즐겼던 많은 유저분들이 6월 21일(리니지M 출시)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인벤은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 과거의 추억을 함께 되살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게임 내에서는 시스템적으로 규정된 악(惡)이 있다. 악이지만 허용되는 룰. 해킹이나 사기 같은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허용되는 PK, 제조, 통제 등을 의미한다. 리니지의 역사를 말할 때, 위 세 가지를 뺀다면 아마 게임의 30%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세 가지의 악 중 사람들에게 가장 크게 체감되는 것은 PK(Player Killer)다. 게임 캐릭터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폭력. 사람들은 왜 PK를 하는 것일까? 재미나 자신의 강함을 알리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예전에는 아이템을 획득하는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죽을 경우 일정 확률로 아이템을 떨구기 때문에 사냥보다 쉽게 재화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위한 PK가 기승을 부렸다.

엔씨소프트에서는 악질 PK를 막으려고 이런저런 패치를 진행했지만, 유저들은 이를 피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다시 PK를 시도했다. 이렇게 새로운 방법의 PK가 개발되하게 상대를 PK할 수 있는 방법 중 고 막히는 것이 반복되기를 20년. 긴 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PK가 나타나고 사라졌다.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던 것부터 진짜 저런 것이 가능한 건지 의문이 드는 PK까지. 다양했던 PK 종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벨피(부활피)

죽은 캐릭터를 부활시킬 수 있는 '벨록스 넵(부활 주문서)'. 이 주문서를 활용해 PK를 하는 방법도 있었다. 게임 초반에는 부활 주문서를 죽은 사람에게 사용하면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채 바로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이것을 이용해 잠수하고 있는 캐릭터를 죽이고 죽은 캐릭터를 부활 주문서를 이용해 계속 일으켜 세우고 죽이고 반복해서 계속 아이템과 경험치를 다운시키는 악질적인 PK였지만, 이 방식은 죽은 사람이 부활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라지게 된다.

▲ 살아날 때, Yes or No를 입력해야 하는 이유가 악질 PK때문이다.



장로피

변신 주문서가 없고, 단풍나무 막대와 변신 조종 반지만 있던 시절. 대상을 랜덤 몬스터로 변신시켜주는 단풍나무 막대에 변신 조종 반지가 합쳐지면 원하는 대상으로 변신을 할 수 있었는데 이때 가장 좋은 변신은 '장로'였다. 장로로 변신하게 되면 마법사의 5단계 마법 '콜 라이트닝'을 MP 소모 없이 일반 공격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당시 캐릭터들은 MR(마법 저항력)이 높지 않던 시절이라 한방이 꽤 아프게 느껴졌다.

이렇게 장로로 변신한 사람이 5명 이상 모여 PK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특히 말하는 섬 던전 지역에서 장로피가 출연하면 그때부터 채팅창은 "말섬 던전 입구 장로피 모여있어요! 입장 금지" 등의 경고 메시지로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당시 변신 조종 반지만 있다면 손쉽게 장로로 변신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점점 장로 PK가 기승을 부렸고, 결국 장로로 변신해서 공격을 할 때 MP를 소모하거나 흑단 막대(번개 소환 막대)를 요구하게 바뀌면서 장로 PK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 장피가 등장하면 남는 것은 시체뿐.



흑단피

장로피가 없어진 이후, 몇몇 사람들은 장로가 쏘는 콜 라이트닝에 대한 로망을 잊지 못했다. 로망을 되살리기 위해 콜 라이트닝 효과를 내는 흑단 막대를 대량으로 구입해 PK를 한 것이 흑단피의 시초이다. 일부 흑단피를 하는 유저는 일부러 장로로 변신하기도 했다.

꼭 단체 PK에 사용을 하지 않아도 흑단 막대는 근거리 클래스가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전투 및 사냥 보조에도 많이 활용됐다. 2014년까지 흑단 막대는 PK 및 전투에 계속 활용되어왔다가 2014년 이후 흑단 막대와 비슷한 아이템인 '백단 막대'가 등장하면서 흑단 막대의 설자리는 좁아지게 된다.

▲ 번개 이펙트는 다 흑단 막대다.



눈피(괴물 눈피)

당시 괴물 눈의 공격을 맞게 되면 즉시 마비 효과가 걸리게 되고 마비 시간도 상당히 길었다. 괴물 눈의 마비 공격을 피하려면 반사 방패가 있어야 했지만 가격이 상당해 초보들이 반사 방패를 마련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런 괴물 눈의 즉시 마비 기능을 PK로 활용하는 방법도 유행했다. 한 명은 괴물 눈으로 변하고 다른 사람들은 숨어있다가 괴물 눈으로 얼리고 난 후 마비가 걸리면 공격하는 방식으로 하거나 테이밍 몬스터를 배운 마법사는 아예 괴물 눈을 테이밍해서 마비를 걸고 죽이곤 했다.

하지만 이 방식도 오래가지 못했다. 괴물 눈의 즉시 마비가 서서히 마비되는 걸로 바뀌면서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그 사이 귀환이나 텔을 할 수 있게 되어 눈피는 사라지게 된다.

▲ 마비 기능이 있는 괴물 눈의 공격


얼피

눈피가 초창기의 얼피로 분류됐다면, 눈피가 막힌 이후에는 커스 패럴라이즈+아이스 랜스를 이용한 얼피가 유행하게 된다. 우선, 몬스터를 잡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커스 패럴라이즈를 건다. 그리고 커스 패럴라이즈에 성공했다면 아이스 랜스까지 걸어 얼리면 끝. 나머지는 몬스터가 처리해준다.

보통 얼피는 카오들이 많이 몰려있는 화전민 마을 근처에서 실행됐다. 풀라우풀 캐릭터보다는 아이템을 떨굴 가능성이 높은 연한 라우풀이나 카오틱 캐릭터를 노려 얼피가 진행됐다.

이 얼피는 아이스 랜스의 효과가 중복되지 않게 바뀌면서 막혔지만, 유저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요정의 정령 마법 '어스 바인드'를 활용한 커스+어스 바인드 PK 방법까지 나오면서 얼피는 다시 유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진 않았다. 어스 바인드가 풀릴 때, 커스 패럴라이즈도 같이 풀리게 되면서 막히게 된다.

▲ 얼피는 커스 패럴라이즈부터 이어진다.


버그피

7단계 마법 '서먼 몬스터'를 배운 마법사는 몬스터를 소환해서 일정 시간 동안 끌고 다닐 수 있었다. 당시 서먼 몬스터로 소환할 수 있는 최고의 몬스터는 버그베어로 마법사가 몬스터를 향해 에너지 볼트를 날리면 버그베어는 우르르 몰려가 몬스터를 공격했고, 마법사는 그저 빙빙 돌면서 버그베어가 몬스터를 잡는 것을 구경만 하면 됐다.

버그베어의 무서움은 PK에서도 적용됐다. 마법사가 지나가는 사람을 공격하면 버그베어는 무자비하게 사람을 공격했고, 버그베어의 공격을 버티면서 도망 다니는 마법사를 치기에는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귀환을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헤이스트를 받은 버그베어는 속도까지 빨랐기 때문에 더욱 아팠다.

버그피는 한동안 유행하다가 소환수가 플레이어를 공격할 때 입히는 피해량이 1/8로 감소하는 패치가 진행되면서 버그피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개피

버그피와 비슷한 시대에 유행한 PK 방식이다. 마법사가 서먼 몬스터를 이용한 PK를 진행했다면, 그 외 클래스는 개(늑대, 도베르만 등)를 데리고 다니면서 PK를 진행했다. 버그피와 다른 점이라면 버그베어가 소환되는 레벨이 고정되어 있던 반면, 끌고 다니는 개들은 레벨업이 가능했기 때문에 40레벨 이상 육성한 개들은 버그베어보다 더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특히 개피를 할 때 개가 막타를 치게 되면 플레이어는 카오가 되지 않고 개가 카오틱 상태로 변했는데, 이렇게 카오틱 상태로 변한 개를 죽일 경우, 플레이어의 라우풀 수치를 빠르게 올릴 수 있어 비싼 값에 판매되기도 했다.

개피 역시 소환수가 플레이어를 공격할 때 입히는 피해량이 1/8로 감소하는 패치가 진행되면서 버그피와 함께 종말을 고하게 된다.

▲ 개피의 결과. 비글도 무서웠던 시절이다.

▲ 카오푸는데 인기만점인 '카오 펫'


젖소피

리니지 마을 근처에는 젖소나 돼지 등. NPC형 가축들이 돌아다녔다. 이런 가축들은 마을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슬라임처럼 주위에 떨어진 아이템을 먹는 특징이 있었고, 아이템을 먹은 가축들을 제거하려면 ctrl 키를 눌러서 강제 공격으로 죽여야 했다.

이런 가축의 특징을 살린 PK도 한때 유행했다. 우선 캐릭터 닉네임을 가축이랑 비슷한 '짖소' 등으로 만들고, 레벨을 올리지 않은 상태로 변신 주문서를 사용해 젖소로 변신한다. 그리고 경비 주위에 500~1,000 아데나 정도 가치를 가지고 있는 템을 주위에 떨구고, 사람이 지나가는 타이밍을 노려 그 아이템을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 지나가는 사람은 저 젖소를 죽이면 해당 아이템을 먹을 수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강제 공격을 키고 젖소를 죽이려고 칼질을 하는 순간, 1레벨 '짖소' 캐릭터는 바로 사망하게 되고, 지나가던 사람은 카오가 돼서 경비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게 된다. 카오가 된 상태에서 죽었기 때문에 아이템을 떨굴 확률이 급격히 상승하게 되고, 주위에서 망을 보고 있던 다른 유저는 그 아이템을 줍고 유유히 사라지는 방법이다.

당시 가장 창의성 있다고 평가받은 PK 방법이지만, 사람들에게 해당 PK 방법이 널리 퍼짐으로 인해 가축을 무턱대고 치는 일이 줄어들어 보기 어렵게 됐다.

▲ 젖소피 방식(출처 - 조D님 네이버 동영상)



무게피

리니지는 무게 시스템이 존재한다. 무게 게이지가 50%가 넘어가면 HP와 MP가 회복되지 않고, 83% 이상 넘어가면 공격 및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시스템을 악용한 PK 방법도 존재했다. 우선 싼 가격에 쉽게 구하면서도 무게를 많이 차지하는 '고기'나 '화살'을 많이 준비한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벤토리에 있는 고기나 화살을 드래그 앤 드롭으로 방식으로 옮기면 해당 아이템이 전달됐다. 무게치를 최대로 만들고 공격을 하면 그 사람은 전달받은 아이템을 버리거나 할 때까지 반격도 못하고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무게 시스템을 악용하는 것은 PK뿐 아니라 사기에도 적용됐다. 우선 주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멀리 떨어져 있을 테니 장비를 떨궈서 보여주면 돈을 준다는 식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유혹하는 사이에 잠시 붙어서 드래그 앤 드롭으로 고기나 화살을 최대 무게로 옮겨놓고 yes를 입력하지 않고 있다가 멀리 떨어진 이후 yes를 누르면 멀리 있는 상태에서도 아이템을 전해줄 수 있었다.

이것을 이용해 상대방이 아이템을 떨굴 때, 고기나 화살을 전해줘서 최대 무게로 만들어 떨어진 아이템을 집을 수 없는 상태로 만들고 그 사이 유유히 다가가서 떨어진 아이템을 줍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교환창이 아니고서는 아이템을 전해줄 수 없게 바뀌었고 무게를 이용한 PK와 사기는 사라지게 된다.
▲ 싸고 무거워서 무게피에 자주 활용됐던 '고기'


에볼피

마법사가 처음으로 배우는 공격 마법 '에너지 볼트'. 가장 처음 배우는 마법이기 때문에 위력은 약했지만 많은 인원이 모이면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에너지 볼트를 활용해 몬스터를 잡는 법사촌도 곳곳에 생겨났지만, 이를 활용한 PK 단도 곳곳에서 출몰했다.

수십 명의 저레벨 마법사들이 일점사하는 에너지 볼트의 위력은 40레벨 이상의 기사 클래스가 아니면 귀환할 틈도 없이 땅바닥에 눕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다 가끔 정말로 에너지 볼트를 물약으로 버티면서 칼질 한 두방에 마법사를 제거하는 고레벨 기사가 등장하면 텔레포트도 배우지 않은 법사들은 모두 떼죽음을 당했다.

특히 에볼피가 유행했던 배경으로는 사람을 죽여 카오가 되면 장비를 떨굴 확률이 올라가는 등.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에볼피는 4레벨 마법사 캐릭터에 에너지 볼트만 배우면 PK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캐릭터로 마법사를 만들어서 에볼피를 조직해 활동하곤 했다. 에볼피를 하다가 카오가 되면 4레벨 캐릭터는 부담 없이 삭제를 하고 다시 만들어서 활동해도 되기 때문.

이러한 에볼피는 2001년 용의 계곡이 생기고 유저들의 장비와 레벨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사라졌다. 저레벨의 에너지 볼트를 맞아도 죽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되었기 때문. 또한 위력을 발휘하려면 많은 인원을 모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제한이 컸다.

▲ 저레벨도 뭉치면 무섭다.

▲ 법사촌 학살의 현장


이럽피

마법사 레벨 24가 되면 배울 수 있는 6단계 마법 '이럽션'. 당시에는 '디스인티그레이트' 및 '선 버스트' 마법이 없던 시기라 이럽션이 단일 대상으로 한 가장 강력한 마법이었다. 땅이 갈라지는 화려한 이펙트도 동반됐기 때문에 말하는 섬 같은 곳에서 이럽션을 보여주면 주위 사람들이 "우와" 하는 환호성과 부러움을 자아냈다.

이럽션을 배운 마법사가 여러 명 모여 던전 입구에서 대기한 다음, 던전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동시에 이럽션을 날리면 던전에 들어온 사람은 로딩 중이기 때문에 대처할 시간이 없었다. 로딩이 끝나면 던전 땅바닥에 자신이 누워있는 화면만 바라보게 될 뿐. 로딩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명의 법사가 날리는 이럽션을 버틸만한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누울 수밖에 없었다.

이럽피는 리니지 PK 하면 떠올리는 가장 상징적인 방식 중 하나였지만 게임사의 칼질을 피해 갈 순 없었다. 동시에 마법을 맞으면 피해 효과가 감소하는 패치가 이루어지면서 예전만큼의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게 됐고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 가장 유명한 이럽피 사진 중 하나


활피

법사가 모여 에볼피나 이럽피를 조직했다면 요정은 활피단이 있었다. 약간 다른 점이라면 레벨이 낮은 요정은 활피단에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어느 정도 레벨과 장비가 갖춰진 요정만 활피단 가입이 가능했다. 여러명의 요정이 모여 일점사하면 정말 아팠기 때문에 이건 빠르게 텔이나 귀환하는 것만이 답이었다.

다만, 법사의 에볼피는 이럽피는 피할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순간딜이 강력했지만, 활피는 순간딜은 약해 도망갈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지속딜은 강력했기 때문에 순간딜이 필요한 PK보다는 지속딜이 필요한 공성전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다. 보통 성문을 막고 있는 튼튼한 캐릭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속딜이 필요했고 이 때문에 활피단이 필수로 운용됐다.

▲ 소규모 활피단

현재의 리니지에서도 활피단은 매우 중요하다. 화살을 3번 연속해서 날리는 '트리플 에로우'라는 정령 마법이 추가되자 활피단의 위력은 인원이 모일수록 배로 증가했다. 그러면서 전투에 아무런 쓸모가 없었던 군주 캐릭터가 부각되어 본격적인 '지휘' 개념이 생겨나게 된다. 군주 전용 마법 '트루타겟'을 이용하여 정확한 대상을 콕 찝어내 수십 명의 요정이 트리플 에로우를 난사하는 형태다.

활피단은 요즘 리니지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지휘하는 군주 캐릭터의 역량과 활피단원의 빠른 타겟팅과 트리플 집중력에 따라 인간 드래곤이라 불리는 랭커들도 순간 삭제시킬 정도의 위력이다. 일점사를 지휘하는 캐릭터와 또 활피단을 운송하는 마법사(매스 텔레포트)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 공성전에서 필수였던 활피단


낚시

예전부터 마을 입구나 상점 문 앞 등, 사람들이 많이 지나 드는 곳에는 컴뱃 존(combat zone)으로 지정됐다. 고의적으로 길을 막는 사람을 제거하기 위해 지정된 곳인데, 이곳에서 공격을 하면 경비가 인식을 하지 않았고 죽여도 카오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을 악용한 방법도 있었다. 마을 입구 컴뱃 존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툭툭 때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것을 낚시라고 불렀다. 여기에 걸려들어 반격하려는 순간 컴뱃 존에 있던 그 사람이 다른 존으로 한칸 이동하거나 순간이동해서 노말 존으로 가버리는 것이다.

그럼 공격이 노말 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인식되어 반격한 사람은 주위에 있던 경비의 공격을 받아 순식간에 죽어버리고 만다.

▲ 경비병 옆에서 치다가 한방에 뻗는 경우가 많다.


변피

단풍나무 막대를 활용한 PK 방법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변신시켜서 PK 하는 방법이다. 일부 변신하는 몬스터는 장비를 장착할 수 없고, 공격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변신 시킨 후 공격을 하면 속수 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변피는 변신을 받는 캐릭터의 MR(마법 저항력)이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서서히 줄어들다가 변신 주문서가 등장하면서 사라지게 된다. 상대방이 애써 변신을 시켜도 변신 주문서로 다시 변신하면 되기 때문.

▲ 단풍 나무 막대 정보



악검피

1999년 6월, 게임에 새로운 장비가 하나 추가됐다. 그 이름은 '악운의 단검'. 이 무기는 무시무시한 발동 효과를 지니고 있었는데, 이 무기를 장착하고 적을 공격하면 1% 확률로 즉사시킬 수 있었다. 놀라운 발동 효과 때문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악운의 단검을 활용해 PK를 시작했고, 결국 한 달 후인 7월에 발동 효과가 즉사에서 HP 2/3감소로 바뀌게 된다.

HP 2/3 감소로 바뀌었지만, 효과는 여전히 강력했기 때문에 악운의 단검을 활용한 PK는 이후에도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악운의 단검이 발동하게 되면 무기가 증발하는 패치가 시행되면서 매물을 구하기가 힘들어 이를 활용한 PK는 조금씩 잠잠해졌다.

그래도 악피는 현재까지도 활용되고 있는 PK 방법 중 하나로, 요즘에는 근접 공격 클래스가 악운의 단검을 발동 시키면 같이 있던 법사가 디스인티그레이트 같은 강력한 대인 공격 마법을 날려서 순식간에 제거하거나 다크엘프가 악운의 단검을 사용하고 파이널 번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 증발하기 전에는 강화해서 PK용 무기로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가디언피

요정의 숲에는 '엔트'나 '판', '페어리' 등 NPC가 존재한다. 이들은 요정에게 재료 및 제작 시스템을 지원하는 한편, 요정의 숲 주위를 돌면서 근처에 오는 요정 외 다른 클래스가 접근하면 외치기를 하면서 공격하는 가디언의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이 가디언들을 계속 끌고 다니면서 마을에 데리고 오면 그때부턴 난리가 났다. 끌고 온 장본인이 텔이나 리스를 하면 가디언들은 타깃을 바꿔 마을에 있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기 시작해 학살을 시작했다.

가디언들은 거의 경비병급의 체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거하기도 쉽지 않았다. 따라서 끌고온 가디언이 많으면 GM인 메티스까지 출동해서 마을을 정리해주기도 했다.

가디언피는 요정족 NPC가 요정숲 일정 지역을 벗어나면 텔레포트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패치가 진행되면서 없어지게 된다.

▲ 기란 마을을 요정숲으로 착각한 '페어리'


소막피

소나무 막대는 사용하면 무작위로 몬스터를 소환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를 악용해 마을에 소나무 막대를 계속 사용해 몬스터를 풀어놓은 후, 잠수를 하고 있는 유저를 죽이는 방법이다.

일부 유저들은 말하는 섬과 글루디오 마을을 오가는 배에 몬스터를 잔뜩 풀어놓아 배를 타고 건너는 초보유저들의 아이템을 노리기도 했다.

보통 낮에 사용하기 보단 캐릭터를 세워두고 잠수타는 유저가 많은 새벽대에 소막피가 많이 발생했다. 그래도 마을에 소환하면 정리가 빨리 되는 편이라서 큰 피해는 없었지만 나중에 밀폐된 아지트에 풀어놓는 '아지트피'로 발전되어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다.

▲ 소나무 막대 정보


아지트피

아지트를 소유한 군주가 활용한 PK 방법이다. 아지트에 소나무 막대를 이용해 몬스터를 잔뜩 풀어 놓은 후, 채팅창을 통해 혈맹 가입을 유도한다. 혈맹 가입에 성공하면 아지트를 구경해보라며 혈맹 귀환 주문서를 주고 사용을 유도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혈맹에 가입한 플레이어는 아지트로 귀환을 하자마자 아지트에 갇혀있는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게 되고, 리스타트를 하더라도 혈맹 아지트에서 하기 때문에 다시 또 사망하게 된다. 결국 혈맹을 탈퇴한 후에 리스타트를 해서 다른 쪽에서 재시작을 해야만 벗어날 수 있는 악질적인 PK 방법 중 하나다.

▲ 장로를 풀어놓고 카오만 가입시키는 혈맹도 있었다.


헤이피

지나가다가 누군가가 몬스터에 둘러싸여 열심히 물약을 먹으면서 잡고 있을 때, 몬스터에게 헤이스트를 걸어주는 PK 방식이다. 헤이스트를 받은 몬스터는 더욱 빠르게 공격하기 때문에 물약으로 피가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 결국 텔이나 귀환을 선택하게 된다.

만약 그래도 버티면 커스 패럴라이즈(마비)나 슬로우 마법을 플레이어에게 거는 유저도 있었다. 몬스터로 하여금 플레이어를 죽게 만들어도 자신은 카오가 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카오 위험 부담도 없어 은근히 괴롭히는 유저가 많았다.

현재까지도 몬스터에게 헤이스트를 걸어주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헤이피는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은 PK 방식 중 하나다.

▲ 드레이크 잡는데 헤이스트 주는 사람도 있었다.


매스피

마법사가 배우는 마법 중 '매스 텔레포트'를 활용한 PK다. 매스 탤레포트를 사용하면 주위 2칸 안에 있는 혈원과 함께 텔레포트를 하는데 이걸 이용해 혈맹 아지트로 잠수하는 혈원 근처에서 매스 텔레포트를 사용. 필드로 이동시켜 죽이는 방법이다.

2011년 발생한 '진명황의 집행검' 증발 사건도 매스피로 발생했다. 매스피는 같은 혈원의 배신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실행은 어렵지만, 한번 실행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 매스피의 흔적. 같은 혈원들이 누워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투망피

모든 PK에 파생될 수 있는 투망피. 투명 망토를 입게 되면 남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볼 수 없었다. 이것을 이용해 투명 망토를 입고 숨어있다가 공격하는 방법이다.

장로피, 이럽피, 얼피 등. 상당수의 전문 PK는 투명 망토가 있다는 전제하에서 실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투명 망토가 있으면 기습+선제 공격의 이점 때문에 상대방은 도망갈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뒤늦게 귀환 키를 연타해도 이미 누워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투명 망토를 활용한 PK가 극성을 부리게 되자 게임사에서는 투명 망토를 벗게 되면 3초 동안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게 되면서 투망피는 사라지는가 싶었지만, 유저들은 투망피를 텍피로 발전시켜 게임사의 예측을 피해 갔다.

▲ 다른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은 기습 공격의 큰 이점이 된다.


텍피

투명 망토를 벗으면 3초 동안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없게 바뀌자, 유저들은 이 페널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디텍션'을 이용하는 것이다. 투망을 입고 숨어있는 근처에서 다른 사람이 '디텍션'을 사용하면 3초 페널티 없이 바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찾아낸 유저들은 투망피에서 텍피로 선회했다.

우선 투명 망토를 입은 파티원들이 목표 대상을 포위한 후, 근처에 있던 사람이 디텍션을 사용하면 투명이 풀린 사람들이 한꺼번에 공격을 하는 방식으로 PK를 한 것이 바로 '텍피'다. 텍피가 활성화 되고 부터는 '텍피를 잘하는 혈맹이 전투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 텍피 전투 방식(출처 - 이명훈님 유튜브 채널)

텍피의 시작은 '설계'다. 고레벨 카오틱 캐릭터(요정)를 미끼로 적을 도발하며 유인하는 과정이다. 카오틱 상태에서 사망 시 아이템을 1~4개 드랍하는 페널티는 리니지 유저라면 잘 알고 있는 사실. 바로 이점을 노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레벨 캐릭터는 그 서버 내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인이다. 맞아봤더니 엄청 아프다, 여러 명이 때리는데 꽤 잘 버티더라 등 구전을 통해 장비가 좋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게 된다. 그런데 그런 캐릭터가 카오틱 상태로 혼자 돌아다닌다는 제보가 들려온다고!? 아마 대다수의 적 혈맹은 카오 다이를 노리고 바로 추적조를 보낼 것이다.

주로 이렇게 설계되는 장소는 용의 계곡이다. 큰 뼈 구역을 기준으로 위쪽과 왼쪽, 오른쪽은 보스 몬스터인 드레이크가 리젠 된다. 이곳을 카오 요정 캐릭터가 순간 이동 반지로 계속 날아가면서 미끼를 '유인'한다. 그러면 적 캐릭터 역시 순간 이동 반지로 따라가 칼질을 하려 한다. 미끼를 덥석 문 것이다. 미끼 역할을 한 카오 요정 캐릭터는 바로 옆 장소로 순간 이동을 하고, 미끼를 문 캐릭터는 따라가는 '추노'가 연출된다. 이때 외창으로 상대를 도발하며 심리적인 공격을 병행하기도 한다. 보통은 어스 바인드로 홀드 상태로 만들어 짜증을 유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용뼈는 설계의 장소

추노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카오 요정 캐릭터는 일부로 마치 렉이 걸린 듯한 행동을 취한다. 그래서 붙어서 공격을 당할 때 '디텍션'을 사용하여 투명 망토를 입고 대기하고 있던 캐릭터와 함께 온갖 마법과 기술을 콤보처럼 연계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다.

디텍션이 '땡!'하고 사용되는 순간 대기하고 있던 기사 캐릭터는 '쇼크 스턴'을 넣고, 요정은 '이레이즈 매직'으로 대상의 마법 방어력을 낮춘다. 마법 방어력이 낮아지면 마법사는 '캔슬레이션'으로 모든 버프 효과를 무로 되돌린다. 다크엘프는 악운의 단검과 함께 '파이널 번'으로 한 방 대미지를 노린다. 3~4명의 요정은 일제히 트리플 에로우로 일점사하고, 마지막에는 마법사의 필살기 '디스인티그레이트'를 꽂는다.

최소 8명 이상의 인원이 스킬을 연계하며 마지막에 디스인티그레이트가 꽂힐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딱 4초. 쇼크 스턴이 지속되는 동안에 이러한 과정이 깔끔하게 연계되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과정이 '텍피의 정석'이다. 1번의 죽임을 위해 판을 짜고 설계하여 확실하게 죽이는 것. 이 과정에서 고의로 제조(닉네임이 비슷한 저레벨 캐릭터로 죽어주는 행위, 상대를 카오틱 상태로 만들기 위함)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텍피는 1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활용되는 PK 방법이다. 파티원 모두 투명 망토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확실하게 죽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마법과 기술 연계 등 혈맹원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텍피를 잘하는 혈맹이 전투를 잘한다는 말은 지금까지도 통용된다. 재밌는 점은 리니지M 역시 텍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 리니지M의 텍피. 스턴+이레+캔슬+트리플+디스까지 연계가 가능하다.


※ 이미지 출처 :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play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