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소 란? - "스.친.소"는 "스타트업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줄인 말이며,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혹은 개발을 위해 모인 야심찬 개발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보고 그들이 추구하는 꿈과 희망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매주 끊임없이 신작 게임들이 출시되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출사표를 던지지만, 워낙 경쟁이 심하다보니 힘들게 개발한 게임이 제대로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스친소는 이렇게 재야(?)에 묻혀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게이머 및 업계 관계자 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고자 준비한 코너입니다.

게이머들에게 내놓을만한 자료가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이제 막 게임 개발을 위한 첫번째 코딩만 되어 있어도 좋습니다. 게임을 개발하고자하는 열정과 각오만 충분하다면 언제든 부담없이 인벤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메일 - desk@inven.co.kr)

▲ 머스트게임즈는 현재 총 7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터뷰에는 이영권 기획팀장, 송석영 프로그램팀장, 이성우 아트팀장, 강백주 대표가 참석했다.

머스트게임즈는 지난 2월 창립, 3개월간 우주를 배경으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 '쉐터드 갤럭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이들은 높은 장르 이해도와 더불어 '10년 이상의 개발자들이 10년을 함께 한 팀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높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의사소통 비용을 최소화하고 결집력을 높였다.

북미 유럽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SF 전략 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해외 유명작가와 협업을 하는 등 스타트업의 조건이라 말하는 '팀'의 초기 단계를 공고히 했다. 아직은 프로토타입뿐이지만,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머스트게임즈를 만났다.


스타트업이 갖추어야 할 요소
괜찮은 아이디어, 적당한 자금, 좋은 팀


강백주 대표: 게임 쪽에서는 99년부터 일해왔다. 한글과컴퓨터에서 워드 관련 업무를 하다가 엔씨소프트로 옮기며 발을 담갔다. 잠깐 일본의 ‘게임온’에 있기도 했지만, 다시 엔씨소프트를 다니면서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어왔다. PC 스포츠캐주얼, 전략 웹게임, 모바일 전략게임을 만들었다. 지금은 지인들과 함께 창업하고 머스트게임즈의 대표이자 PD, PM을 맡고 있다.


이석우 아트팀장: 90년 대 중반부터 만트라에서 ‘프린세스메이커’ 한글화 작업에 참여하면서부터 게임과 연을 맺었다. 후에 콘솔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미국회사에서 콘솔게임 개발 작업에도 참여했다가 엔씨소프트에 입사했고 거기서 강 대표를 만났다. 이후 모본에서 ‘스파이크걸즈’, 넷마블의 자회사가된 에이팀에서 FPS 프로토타입 작업, 턴온게임즈에서 ‘다함께차차차2’, 넷마블 네오에서 PC 게임 라이브 아트 팀 등을 거쳤다. 지금은 머스트게임즈에서 아트팀장을 맡고 있다.


이영권 기획팀장: 2006년 ‘스파이크 걸즈’ 개발 때 강백주 대표와 연을 맺었다. 조이맥스에서 실크로드 모바일을 개발했는데, 아마 이게 국내에서 전략 시물레이션 중 최초의 모바일 게임일 거다. 이후 엔씨소프트에서 아이온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를 개발하다가 “재미있는 게임 한 번 만들어보자”라는 강 대표의 설득에 넘어가 현재 기획팀장을 맡고 있다.


송석영 프로그램팀장: 2008년 초에 병역특례로 게임업계에 처음 들어왔다. 고스트X 프로젝트에 있었고 엔씨소프트에서 언리얼4로 4년 정도 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프로젝트가 드랍 됐다. 지금은 프로그램팀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게임의 개발 및 서비스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현수 기자: 오, 만트라. 추억의 이름이다. ‘영웅전설1’을 구입했다가 실행이 안 돼서 만트라에 전화했더니 플로피 디스크를 바꿔준다고 방문하라고 했었다. 이렇게 말하니 경력이 확 와 닿는다. 그런데 이 정도 나이에 이 정도 경력이면 스타트업에서 새로 시작하기가 쉽지는 않았겠는데, 강백주 대표가 꾀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이영권: 만들고 싶은 걸 만들자는 소리에 솔깃했다. 모바일 게임 중 규모가 큰 게임을 만들 때 나의 의지가 아닌 회사의 논리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경험을 했다. 마음껏 만들 수 없었다. 이런 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아마 대기업에 있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기는 한데, 우리나라에는 경력이 좀 붙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한다고 하면 우려를 하고는 한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트리플A급 게임을 만드는 15년~20년 된 사람들도 자유롭게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들고는 한다. 사실 ‘우리라고 안될 게 뭐야’라는 생각도 있었다.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힘들다.


송석영: 영권팀장이 함께 SF 전략 게임을 만들자고 PT를 했다. 그때 신뢰가 느껴졌다. 그래서 함께하게 됐다.


이석우: 프로젝트를 생각하기 전, 어떤 사람들과 일하느냐가 중요했다. 물론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느냐도 매우 중요했다.

규모가 큰팀에 있을 때는 회사에서 정해준 대로 일해야 했다. 그래서 일하는 과정에서 큰 그림을 그린다든지, 장기적으로 무언가를 추진한다든지 주도적으로 하는 것에 허들이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팀을 끌고 일을 하다 보면 깎여나간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더는 그렇게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것을 꿈꾸지 않나 싶다. 단순히 프로젝트가 재미있다. 없다가 아니라, 같이 하면서 만들어갈 부분이 중요했다.


이현수: 기혼인데, 집에서 반대가 있지 않았나. 게임계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에 다니다가 스타트업에서 고생한다고 한다면…


이석우: 업계는 다르지만, 부인도 아트디자이너다. 평소에도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열정이 생겨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대화를 많이 하고는 했다. 그래서 반대가 없었다. 오히려 응원하고 축하해줬다. 물론 잘 안되면 걱정하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집에서 응원을 받고 있다.


이현수: 10년 넘게 협업해온 멤버들이 팀의 근간을 만들었다. 그런데 사람만큼 중요한 자금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자금이 곧 프로젝트 존속 기간일 텐데.


강백주: 올해 2월 설립했다. 자금은 일단, 엔젤투자를 받은 게 조금 있었다. 거기에 나와 동업자들이 자본금을 마련했고 기술보증기금의 스타트업 패키지 등에서 도움을 받았다. 자금은 프로토타입, 알파빌드, CBT빌드를 만드는 대략 1년 정도 생각해서 준비했다. 이를 잘 운영하고 있고 올해 여름이나 가을쯤에 나올 스타트업 지원책도 기대하고 있다.


이현수: 서로 잘 알고 다들 경력도 붙어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스타트업이다 보니 주니어가 없다. 잡다한 일 같은 걸 서로 미루는 등의 행동은 없나. 뭐 그런 거 있지 않나. "굳이 내가 해야 해?" 이런 거.


송석영: 업무 자체는 그런 일이 없다. 업무리스트를 쌓아두고 하나씩 가져가는 형태다. 빨리 치는 사람이 다 치면 또 하나 가져가고. 그런데 일이라는 게 어떤 상황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뭐가 쉽거나 어렵거나 골라서 한다거나 이런 거 없이 잘 진행하고 있다.


이영권: 신입같이 일하는 10년 차 들이다 (웃음). 다들 대기업에 있을 때 보다 좀 더 만들어보고 싶어서 나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그런 건 없다. 그 때는 오히려 손을 못 대서 분통이 터졌었지. 일이 없으면 일 좀 더 시켜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강백주: 처음에는 솔직히 고민하기도 했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입이나 3~5년 차 대리급들을 많이 뽑아서 일할까, 아니면 10년 차 이상인 정예들과 일을 할까를 두고 많은 생각을 했다. 생각 끝에 핵심멤버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경력자 위주로 초반에 잘 닦아 기초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프로토타입, 알파 빌드 단계에서는 효과가 높을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잘 되어가고 있다.

PD 출신이지만 지금은 대표로서 외부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계약이나 법률 세무, 회계 등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나머지 동업자들이 일정을 만들고 잘 해나가고 있다. 경력자들이 모여서 일을 하고 나오는 결과물들은 아직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진행상황도 남다를 것 같다.

초기 스타트업에는 친해지느라 들어가는 일종의 기회비용이 필요하다. 어느 개발이 그렇듯 스타트업도
치열하게 싸우고 감정이 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함께 해온 시간이 만든 예상치,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기회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스타트업에서는 싸우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서로 업무에 매진한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기대를 안 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아니고, 목표가 생기면 모두 열심히 달려가는 개발 스튜디오다.



해외 스태프와 언리얼엔진4로 만들고 있는.
쉐터드 갤럭시


이현수: 그럼 현재 개발 중인 게임이야기를 좀 해보자. 이름이…

이영권: '쉐터드 갤럭시'다. 장르는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대립하는 거대한 세력들 사이를 오가며 임무를 수행하고, 자신만의 세력을 키우는 게임이다.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의 기본문법을 지키지만, 조금은 다르다. 음 뭐랄까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같다고 해야 할까? 우주전쟁을 중심에 두고 다루는 게 아니라 모험 활극을 다루고 있지 않나. 우리 게임도 그런 느낌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략시뮬레이션이지만 전쟁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다.

같은 전투를 한다고 해도 정면으로 쳐들어갈지, 우회해 갈지, 아니면 항로를 약탈하는 해적질을 한다든지, 다양한 모험의 요소를 게임 안에 녹여내어 우주를 탐험하는 형태로 개발 중이다. 해적질, 교역, 전투
등 다양한 형태의 플레이를 제공한다는 게 장점 중의 하나다.

[프로토타입 스크린샷]

이현수: 과거 '실크로드' 모바일을 개발해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10위에 오르기도 했고 웹 버전 '실크로드 W'를 개발하기도 했다. 전략 시뮬레이션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면서 쌓은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될 것 같나?

이영권: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면 '모바일 스트라이크' 같은 종류를 잘 알고 있고 큰 틀에서 비슷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모바일 전략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사실 모바일에서 발생한 장르는 아니다. 원래 웹 게임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게임 장르다. 개인적으로 1998년 '아크 메이지'부터 웹 게임에 관심이 많았고 실크로드 모바일 버전을 만들 때도 원래 웹 전략 게임으로 만들고 있었다.

실크로드 모바일 서비스 경험은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다. 급하게 출시한 감이 있었고 당시에는 업데이트에 대한 노하우도 별로 없었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분위기가 좋았지만, 갈수록 힘이 빠진 경험을 하면서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업데이트와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지금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운영을 염두에 두고 구조 개발을 하는 방법을 택했다. '쉐터드 갤럭시'는 업데이트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 이벤트 등을 해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다. 사실 아주 기초적이지만 중요하다. '국·영·수'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 다들 알기는 아는데 쉽지 않다.

그러나 한 번 망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체득한 경험을 반영했다. 오랜 개발 경험과 운영 경험 그리고 망해본 경험이 다 있기에 장르 이해도 및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개발뿐만 아니라, 운영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체득했다. 망한 경험이 큰 자산이 되었다고....]

강백주: 기술적으로는 언리얼엔진4를 오래 사용해와서 언리얼엔진4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송석영: 현재 프로그래머는 클라이언트 두 명과 서버 한 명이 있다. 클라이언트 두 명은 둘 다 엔씨소프트에서 언리얼엔진4가 공개되지 않았을 때부터 만져왔다. 4년 넘게 써오다 보니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는 언리얼엔진을 사용하는 경우가 없어서 데브그랜트에서도 가져와서 보여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영권: 언리얼엔진을 쓴다고 하면 예전에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돌리기에는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테스트를 해보니까 요즘 디바이스 사양도 좋아지고 엔진도 많이 개선되어 문제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뭐랄까... 언리얼엔진만 보여줄 수 있는 그...


이석우: 뽀샤시한 언리얼만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영권: 그렇다. 가벼운 리소스로 좋은 퀄리티를 낼 수 있어 좋았다. 영롱한 우주를 표현하는데 굉장히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 때 유니티엔진을 많이 쓰는데 우리가 언리얼엔진을 써보니까 작은 회사에서 쓰더라도 도움이 될 만한 요소가 많은 것 같다.


이현수: 지사장이라든지 엔지니어들이 들으면 에픽게임즈에서 좋아하겠다.


강백주: 실제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에픽게임즈, 엔비디아 등과 함께 무언가를 해보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물론 아직 계획만이다.

[머스트게임즈의 작업물에 데브그랜트에서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이현수: 북미 유럽시장에는 이미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규모가 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많다. 게다가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룩앤필 문제도 있어 접근하기 힘들 텐데. 이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이석우: 계획은 우리가 세우고 해외 스태프들이 원화 등의 작업을 해주고 있다. 북미나 유럽인들이 게임을 봤을 때 친숙하고 익숙한 스타일로 만들기 위해서 마블이나 DC코믹스에서 작업했던 사람들이 '쉐터드 갤럭시'의 아트 디자인을 하고 있다.

마블에서 잔뼈가 굵은, 댄 파노시안을 비롯해 7명이 함께 작업하고 있다. 함선 디자인 같은 경우 러시아 국적의 아트 디자이너가 디자인한다. 그럼 우리는 그림을 게임과 버무리기 위해 언리얼엔진으로 표현한다.

뭔가 엄청나게 신기하다거나 전혀 새로운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북미인들이 지금까지 늘 즐겼던 비주얼로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댄 파노시안의 작품 '슈퍼맨/원더우먼' (출처:아마존)]

이현수: 완전 글로벌 팀이다. 어떻게 이들을 프로젝트에 끌어들일 수 있었나.


이석우: 온라인으로 친분이 있었고 어느 정도의 신뢰도 쌓여있던 상황이었다. 이 사람들은 돈을 얼마 준다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 프로젝트가 어떤 프로젝트인지 흥미를 당기게 설득도 하고 스케줄 조정도 하고... 암튼 힘들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프로세스가 정리되어서 협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주가 배경이다 보니 함선도 캐릭터처럼 주인공이라 볼 수 있다. 공들여 디자인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레트로 퓨처리즘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80~90년대 때 '미래에는 이런 미래 무기가 있을거야'라는 느낌이랄까.

[쉐터드 갤럭시에 등장할 함선의 일부]

이현수: 아직 프로토타입밖에 나오지 않은 게임이라 조금 조심스럽기는 한데, 어떤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하고 있나?


이영권: 플레이 면에서는 다양한 함선과 선원을 배치해서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최적화하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종래의 전략 시뮬레이션들이 숫자 놀음에 가까웠다면 '쉐터드 갤럭시'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기 쉽다.

장르의 골수팬들이야 숫자 놀음을 좋아하겠지만, 그간 그 허들로 인해 가벼운 마음으로 '전략 시뮬레이션을 한 번 해볼까?'하는 사람들을 내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간단하기만 한 건 아니다. 다만 보이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즐길 수 있는 것들은 임무와 약탈의 싱글플레이와 행성, 성계 점령의 소셜플레이를 생각하고 있다. 임무는 일반적인 모바일 전략시뮬레이션에서 자원지를 점령하는 행동을 재미있게 풀어낸 형태다.다른 게임에서는 광산에 병력을 보내는 애니메이션만 나오지만, 우리는 그 임무를 수행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스토리를 담아 보여준다. 로그 형태로 이야기를 풀어주는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를 들면 '무슨 암석군을 지나는데 어떤 조타수가 무엇을 해서 잘 지나갔다'이렇게 시간순으로 떠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전투의 경우에도 기존 전략 시뮬레이션은 운영은 재미있지만, 전투가 어떻게 되는지 시각적인 모습을 빼면 알 수가 없어 아쉬웠다. 그래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어떤 점 때문에 승리를 하는지 패배하는지 알 수 있게끔 전투 애니메이션을 제공한다. 다만 모바일 RPG처럼 전투 안에서 조작하고 그 탓에 승패가 뒤집히는 것 없이 전략 시뮬레이션의 문법에 맞게 구현할 생각이다.

맵도 우주이다 보니까 3D로 구현하여 궤도상을 자유롭게 볼 수 있고 다른 성계로 갈 수도 있다. 2D 맵만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업데이트나 확장을 염두에 둔 디자인이다.

정리하자면 함선과 선원의 성장 등 모바일 RPG의 요소도 일부 따오고 전략시뮬레이션의 아쉬운 부분을 개선한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비슷한 게임이나 비교할 만한 게임이 없다 보니까 잘 설명했는지 모르겠다.

[댄 파노시안 아티스트의 '쉐터드 갤럭시' 원화]


10년을 함께 한 팀워크
"콘텐츠를 쌓아올린, 빛나는 게임 만들고파"


이현수: 플레이 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프로토타입이라 공개할 수 없는 점이 좀 아쉬운 것 같다. 그런데 이 프로토타입을 만드는데 3개월이 채 안 걸렸다.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송석영: 일정 데드라인이 있기는 한데 굉장히 에자일스럽게 일했다. 사실 큰 팀이었다면 힘들었을 거다. 경력이 있다 보니까 대략 서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고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경력자들로 이루어진 게 빛을 발했다. 프로토타입이나 알파 빌드정도까지는 양보다는 개념을 잡고 베이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에 경쟁력 있게 개발하지 않았나 싶다.


이현수: 이제 큰 걸음을 옮겼는데,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강백주: 일단 다음 빌드를 개발하는 중이다. 그리고 팀별로 인력을 뽑을 계획이다. 우리 형편에 40명씩 뽑을 수는 없지만, 대략 언제까지 이 정도 인원이면 할 수 있겠다는 일정과 예산이 나와 있어 거기에 맞춰 채용하려고 한다.

장르의 특성이기도 한데, 액션 RPG는 퍼블리셔나 투자자들이 봤을 때 이해를 빨리한다. 게임을 딱 보면 "예쁘네" 혹은 "멋있네"라는 반응이 단번에 나오고는 하는데,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보니까 그럴 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 사실 화려하고 멋있다기보다는 천천히 게임의 콘텐츠를 차근차근 쌓아올려서 게임 자체로 빛을 발할 수 있게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빌드가 완성되면 공개할 생각도 하고 있다.

한국에는 전략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는 스튜디오가 몇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훌륭한 게임이 나와서 글로벌로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회사를 점점 키워야 하고 게임을 쌓아올리는 것을 목표로 나아갈 예정이다.


* 현재 머스트게임즈는 인력 채용 계획이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강백주 대표(bjkang@mustg.kr)에게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