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L 2017 그랜드 파이널이 진행되고 있는 모스크바에서 워게이밍의 글로벌 컴페터티브 게이밍 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모하메드 파들(Mohamed Fadl, 이하 파들)과 함께 워게이밍의 이스포츠 비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파들은 모스크바에서의 글로벌 리그 첫 도전과 앞으로 워게이밍이 이스포츠에서 나아갈 방향, 그리고 한국 유저에 대한 잠재력에 대해 말했다. 다음은 파들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Q. 만나서 반갑다. 한국 유저들에게 자신을 소개해 달라.

파들 : 워게이밍에서 글로벌 컴페터티브 게이밍 총괄을 맡고 있는 모하메드 파들이다. 모스크바에 온 것을 환영한다.


Q. 앞선 WGL과는 다르게, 폴란드가 아닌 모스크바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파들 : 폴란드에서 리그를 진행하는 동안, 수많은 유저들이 ‘왜 모스크바가 아닌 폴란드인가’라는 의견을 피력해 주었다. 검토 결과, 모스크바에서 더 향상된 리그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모스크바에서 리그를 진행하게 되었다.


Q. 모스크바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그랜드 파이널이다. 다른 지역과 다른 특징이 있을까?

파들 : 폴란드에서는 지난 3년간의 경험이 있으므로 익숙하다. 하지만 모스크바에서 리그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리그 진행에 있어 다소 서툰 부분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봤을 때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최적의 장소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시청자 수가 작년 기록을 깼다는 점이 굉장히 고무적이다.


Q. 모스크바는 '드림핵'을 제외하면 이스포츠 경기가 전무하다. 혹시 워게이밍이 모스크바에 또 다른 이스포츠와 관련된 토대를 만들 계획인가?

파들 : 앞으로의 리그가 어디서 열릴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다양한 유저들의 요청이 있으므로 다양한 국가를 검토 중이다. 다음 WGL의 개최국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유저들의 의견에 따라 조율해 나갈 생각이다.


Q.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올렸는가? 소감이 듣고싶다.

파들 : 솔직히 이렇게 열광적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더구나 모스크바는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기록은 더더욱 예상하기 힘들었다. 처음 폴란드에서 리그를 진행 할 때 협소한 장소에서 600명 정도의 소수 유저들만이 함께 했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현재는 몇천 명이 찾아와도 수용이 가능한 현장에서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는 리그를 진행하게 됐으니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지역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벤트를 기획할 때 더욱 성공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도록 투자하고 노력하려 한다.


Q. 다른 해외 리그의 경우 페이스북과 파트너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번 WGL에서 워게이밍 역시 페이스북을 파트너로 선택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파들 : 페이스북은 이전부터 워게이밍과 많은 협력을 해왔던 업체이고 지금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이 가지고 있는 이스포츠에 대한 비전이 워게이밍과 일치했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쉽이 가능했다.


Q. 이번 WGL을 기획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이 있다면?

파들 : 이번 리그를 8개월 동안 준비하며 수천 가지의 중요한 점이 있었지만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스테이지였다. 현장을 찾아온 관객들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현장을 찾아주신 관객들은 물론 집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만 명의 시청자들이 원활한 경기관람을 할 수 있도록 최적의 스트리밍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주력했다.

덧붙여, 경기를 직접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스테이지부터 대기실, 숙소까지 최고의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했다.


Q. 작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올해에 15:15 리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현재 관련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파들 :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에 있다. 많은 테스트를 진행하였고 대규모 클라이언트를 통해 참여하는 방식을 시도했으며 현재까지도 피드백을 받고 있다. 또한, 오는 7월 중에 월드 오브 탱크 프로팀을 워게이밍 본사가 있는 사이프러스에 초청하여 의견을 듣고 향후 이스포츠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Q. 몇 년 동안 러시아 팀이 최강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단순히 선발주자이기 때문이라고 보기엔 엄청난 성과인데, 러시아 팀이 유독 강한 이유가 있을까?

파들 : 러시아팀이 강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그는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북미팀이 이변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들의 놀라운 선전을 지켜보며 'WGL에 새로운 이스포츠 팀의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Q. WGL에서는 APAC의 시드가 적은 느낌을 받았다. 혹시 APAC의 시드를 세분화하여 더 많은 국가에서 시드권을 확보하게 할 계획이 있는지?

파들 : 아주 흥미로운 질문이다. 이 사안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는 7월에 앞서 밝혔던 프로팀과의 미팅에서 이 안건을 가지고 함께 토의할 예정이다. 아시아는 물론 북미에도 여러 국가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시드를 분배하는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APAC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시청자 수가 러시아와 비등해질 만큼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WGL을 사랑하는 APAC 팬의 숫자가 러시아만큼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ESL이 방송중계팀으로 참가하고 있다. CS:GO 부분에서는 증강현실을 활용하여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데, WGL에서는 ESL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파들 : 사실 오전 리허설에서 증강 현실을 활용한 CG를 테스트했으나 기대했던 만큼의 퀄리티가 나오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다. ESL은 좋은 파트너임이 확실하지만 워게이밍은 개선점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주력하고 있으므로 마냥 칭찬하기보다는 더 좋은 퀄리티의 중계를 위해 독려하는 편이다.


Q. 다음 WGL의 목표가 있다면?

파들 : 매우 중요한 질문인 것 같다. 부디 내년에도 이 자리에서 같은 질문을 내게 해주길 바란다(웃음). 아직은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 말하긴 어렵지만, 다양한 국가에서 개최되길 바라는 피드백이 많은 편이다. 특히나 독일의 유저들에게서 많은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이 주제 또한 7월에 있을 미팅에서 함께 토의하고 의견을 조율하려한다.


Q. 현재 많은 리그에서 채택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에 대해서는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파들 : 크라우드 펀딩 또한 염두에 두고 있는 옵션 중 하나이다. 선수들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은 더 고려를 해봐야 할 사항인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파들 : 한국은 이스포츠 그 자체이다. 우리의 리그가 더 발전하려면 한국의 이스포츠 팬들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것은 한국의 온라인 스트리밍 시청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한국의 유저들이 리그에 참여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으며 어딘가에 숨어있을 '월드 오브 탱크의 페이커'가 나타나주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