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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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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3에서 만난 이은석 디렉터 "티라노사우르스에 깃털을 다는 것 만큼은..."

이현수 기자 (Valp@inven.co.kr)
[Durango - E3 2017 Teaser]

넥슨의 미국 현지법인인 넥슨M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게임전시회 ‘E3 2017’에서 그들의 신작 '듀랑고: 야생의 땅(이하, 듀랑고)'를 현지 유저들에게 선보였다. 넥슨은 이번 E3 2017 참가를 통해 드넓은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생존, 탐험, 사냥, 사회 건설 등 다양한 플레이를 제공하는 ‘듀랑고’의 게임성을 현지 유저들에게 소개했다. 물론, 이런 행사에 '듀랑고'의 아버지 이은석 디렉터가 빠질 수 없었다.

- 관련기사: [인터뷰] 푸른 눈의 기자와 '듀랑고' 이은석 디렉터의 조우

[부스에서 듀랑고를 플레이하고 있는 이은석 디렉터]


바쁜 와중에도 시연 현장에 몇 번 나온 모습을 봤다. 모바일 게임 중에서 독보적인 관심을 끌었다고 들었는데, E3 2017에 모바일 게임 '듀랑고'를 가지고 나온 느낌이 어떤가.

= 아무래도 E3가 콘솔 중심의 게임쇼이다 보니까 모바일 게임은 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난 느낌은 있다. 그래도 지나가면서 우연히 게임을 플레이해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기대하지 않고 와서는 표정이 좋아진 사람도 봤다.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 많은 인파가 몰린 첫날, 플레이 후 적극적으로 스태프에게 질문하는 사람이 있더라. 서구권 사용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듀랑고'가 그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인 것 같나?

= 사람들이 관심을 주로 보이는 쪽은 세계의 '독특함'이다.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이런 세계를 어떻게 창조하게 됐는지를 많이 물어왔다. 듀랑고의 독특한 느낌이 잘 통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공룡은 한국에서는 저 연령층이 좋아하는 느낌이잖나. 아동 코너나 아동 학습 만화에 나오는. 그러나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 같다.


글로벌에는 이미 공룡과 생존을 테마로 한 게임들이 제법 있다. 이들과 '듀랑고'를 비교했을 때 차별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 같은 게임은 MMO라고 보기 힘들다. 독립된 별도 서버가 있고 그 안에 수십 명의 플레이어가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다른 곳으로 옮겨지지 않는 경험이다. '듀랑고'는 연속된 경험을 제공한다. 하나의 큰 세계로 묶여 있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오며가며 제법 많은 사람들이 '듀랑고'를 접했다.]

MMORPG는 볼륨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

= 애초에 크로스 플랫폼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 기기에 구애받지 않도록 웹 게임으로 구성하고 준비했는데, 만들다 보니 장애물을 만났다. PC 웹과 달리 모바일 웹은 브라우저의 성능이 낮다. 핸드폰 OS 제조사들이 앱 다운로드를 유도하기 위해 브라우저에 기능을 넣지 않다 보니 제한이 너무 많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모바일 앱을 먼저 만들기로 했다.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크로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싶은 의향은 있다. 우선 모바일 앱으로 출시하는게 먼저 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처음의 의도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듀랑고'가 일찍 공개되면서 '플랫폼이 지스타'라는 전설의 게임 대접을 받고 있다. 하반기 출시가 확정되어 있는데 현재 얼마나 작업이 진행됐나.

= 숫자로 말하기는 좀 그렇고, 거의 다 된 상태다. 현재는 여러 가지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예를 들면 LBT 때 지적 받은 '혼자 하는 플레이어'의 밸런스가 그것의 일부다. 이들을 위한 캠프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불안정 섬에 캠프를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사용자가 모일 수 있게 했다. 협동할 수도 있지만, 협동을 좋아하지 않는 플레이어를 위해 마련한 곳으로, 미션을 받아서 수행할 수도 있고 미리 마련된 시설을 활용할 수도 있다. 혼자 즐기는 플레이어도 뒤처지지 않게 하고 있다.


낮과 밤 등의 환경적인 요소가 인상적이다. 환경 모드를 추가할 계획이 있는가. 예를 들면 계절이라든가.

= 계절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 대신 새로 추가한 환경 중에 늪지대가 있다. 독 연못과 독 생물이 있는 환경으로 전반적으로 위험한 곳이다. 또 건물을 지을 땅이 부족한 지형이다. 그러나 좋은 재료를 얻을 기회를 제공하는, 위협과 기회가 공존하는 땅이라고 할 수 있다.



왜 하필 공룡을 소재로 했나.

=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손을 떼고 난 후 '마비노기 영웅전2'을 만들고 싶어서 제안서를 쓰며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대표였던 서민 대표가 "굳이 많이 있는 게임을 우리가 또 만들어야 하나?"라고 대답했고 나는 신나서 당시의 관점으로 보면 이상한 것들을 만들기로 다짐했다.

중세 유럽풍의 판타지가 지겹기도 했고 용과 마법이 나오지 않는 게임을 만들고도 싶었다. 그때는 뭔가 에픽스러운 건 용과 좀비밖에 없었는데 좀비도 지겨워서 하기 싫었다. 그러다 생각한 게 공룡이었다. 실제 고생대의 독특한 느낌을 살리면 좋을 것 같았다. 점점 생각을 발전시키다 보니 원시시대보다는 현대인들이 타임 슬립을 통해 그 시대의 식생을 가진 곳으로 돌아가서 무언가를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그게 듀랑고에 공룡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공룡에 관심 있는 사람이 '듀랑고'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데, '듀랑고'의 고증 수준이 궁금하다.

= 사실 고증을 완벽하게 가져간 경우는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표준 공룡이다. 개발팀도 사용자들도 이에 대해서 건의를 많이 하고 있는데 디렉터로서 기본적인 입장은 '엔터테인먼트 표준'을 지키고자 함이 확고하다. 만약 '쥬라기 공원' 같은 영화에서 깃털 달린 공룡이 나온다면 인정하고 바꿀 의향도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니까.

다만, 최근 과학계의 동향을 반영해서 몇몇 공룡은 깃털도 추가하고 고증에 따르려고 하고는 있지만, 나는 아직 티라노사우르스에 깃털을 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건 정말... 안될 것 같다. 내 마음속의 티라노 사우르스는 그렇지 않다...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일들이 생각나는가.

= 가장 좋았던 건 독특한 게임을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이를테면 테마파크형 MMORPG처럼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명확했다. 듀랑고를 개발하기 전, 테마파크형 MMORPG의 대명사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NPC와 퀘스트를 확인해보니 5,000개 가량 됐다. 지금은 아마 10,000개가 넘지 않을까 싶다.

테마파크 MMORPG는 고정된 콘텐츠를 만들어 사용자의 성장 순서를 러닝머신 마냥 의도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이런 건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샌드박스형으로 만들기로 했고, 이 덕분에 초기에는 좌충우돌하며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프로토타입을 제작했을 때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이것저것 아무거나 막 해보던 시절이었는데 사내 테스트 결과가 무척 좋았다. 정말 별 것도 아닌 것 같았는데 집에까지 들고가서 주말 내내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샌드박스 시뮬레이션 성격이 강해서 밸런스도 안 맞는, 엉망진창 플레이였음에도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트리케라톱스가 티라노사우르스에게 사냥당해 한 무리가 갑자기 다 죽는다든가, 어딘가는 풀이 다 전멸한다든가 뭐 이런 식의 재미있는 사례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걸 본 게임으로 옮기면 밸런스 문제가 되어 쾌적한 경험을 할 수 없으므로 많이 쳐낸 부분이 있다.


해외 사업자 및 파트너 사들에게 '듀랑고'가 어떤 게임이다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모바일 게임에서 완전하게 다른 사용자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전투를 하지 않아도 구실을 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이 절차적으로 생성되는 오픈 월드라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를 공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인터뷰를 했다. 이곳에서는 온라인만 연결되어있는 그런 형태의 게임도 모바일 MMO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모바일 MMO라고 하면 이쪽으로 생각해서 잘 전달이 안 되는 인상을 받았다.

한 두 마디로는 안되니까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트레일러를 차례대로 보여주면서 어떤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는지 설명하니 그제야 이해했다. MMO라는 범주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근본적으로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사용자들이 '듀랑고'를 통해서 어떤 경험을 했으면 좋겠는가.

= '초보자 딱지' 를 벗고 나면 고레벨 섬으로 이주해서 삶의 터전을 닦는다. 그렇게 플레이를 하면서 최고 레벨에 도달하면 전초기지 섬으로 간다. 지금까지 전초기지 섬은 영속적인 섬이었지만, 실제 버전에서 불안정 섬처럼 전초기지도 기간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다른 게임들의 시즌제와 비슷한 느낌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초기지 섬 안에서 플레이하고 얻어낸 재료를 생활 기반이 있는 섬으로 보내는 '전송 장치'를 두고 부족 간의 갈등도 있을 수 있고 합종연횡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사용자들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 이런 구도를 최종적인 형태로 생각하고 있다.

[E3 2017 듀랑고 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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