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 사전예약과 사전 캐릭터 생성을 진행중입니다. 원작 리니지1을 즐겼던 많은 유저분들이 6월 21일(리니지M 출시)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인벤은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 과거의 추억을 함께 되살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리니지가 서비스를 시작한 시기는 1998년. 약 19년 전 일이다. 지금은 수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적인 세계관을 따르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만화에 있던 스토리를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풀어나갔다. 시즌1 피의 맹세(The Blood Pledge)가 그렇다. 데포로쥬가 켄라우헬을 무찌르고 왕이 되는 이야기.

신일숙 작가가 집필한 만화 리니지는 문학적인 성격이 강했다. 군주 데포로쥬와 그를 따르는 수많은 영웅들이 반왕 켄라우헬, 마녀 케레니스와 대적하며 아덴이라는 왕국을 구해내는 이야기다. 이에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 게임의 모티브가 된 리니지 원작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또 어떤 부분을 차용해 게임에 녹여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 왕 듀크데필의 죽음과 켄라우헬의 왕위 계승, 그리고 데포로쥬의 역경.

- 내가 비로소 왕이다.

신일숙 작가의 원작 스토리는 아덴 왕국을 통치하던 국왕 듀크데필이 사망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주인공인 데포로쥬 왕자의 나이는 매우 어렸고 어머니 가드리아 왕비도 19세에 불과했다. 장례식 날, 아덴 왕국에는 스스로를 듀크데필의 먼 친척이라 주장하는 이가 방문한다. 바로 켄라우헬. 가드리아 왕비는 켄라우헬의 수려한 외모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 이후 켄라우헬은 가드리아와 혼인하고 듀크데필의 피가 섞였다는 이유로 아덴 왕국의 새로운 통치자가 된다.

켄라우헬을 탐탁치 않게 여겼던 듀크데필의 혈맹원(대마법사 하딘, 의리의 기사 발센, 트리아의 어레인, 시멜린의 캐스톨, 엔데의 세바스찬)은 아덴 왕국의 적통은 데포로쥬 임을 주장하며, 데포로쥬가 성인이 됐을 때 왕좌를 물려줘야 한다는 약속을 받는다. 하지만 야욕이 강한 켄라우헬은 엘모어 노비로 꾸린 검은 기사단을 비밀리에 조직하고, 내연녀인 마녀 케레니스와 함께 듀크데필의 혈맹원을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 켄라우헬의 내연녀 마녀 케레니스, 그녀는 하딘의 제자였다


이 과정에서 어레인은 케레니스 흑마법에 당해 죽고, 세바스찬은 흑마법으로 자살을 종용당했다. 캐스톨은 오랜 도망 끝에 은거하여 목숨은 부지하지만, 케레니스의 환술 때문에 미쳐버리고 만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 됐다고 판단한 가드리아는 듀크데필의 혈맹원 중 하나인 발센에게 데포로쥬를 맡긴다. 아들 데포로쥬를 켄라우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발센은 데포로쥬와 자신의 아들 아툰과 함께 말하는 섬에 은거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발센의 집에 켄라우헬이 보낸 검은 기사단이 습격한다. 발센은 데포로쥬를 구하기 위해 혼자 남아 싸웠고 결국 목숨을 잃게 된다. 검은 기사단에 쫓기던 데포로쥬는 달의 기사 질리언의 도움을 받아 하딘의 은신처에 몸을 숨긴다. 그러면서 하딘의 제자인 행운의 조우를 만난다.

하지만 대 마법사였던 하딘도 케레니스에게 죽임을 당한다. 케레니스는 하딘을 가장 고통스럽게 죽였다. 자신에게 흑마법을 알려주고 저주를 받게 한 원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딘은 죽임을 당했지만 영혼은 생전에 요정의 숲에 심어둔 나무에 숨어 데포로쥬의 앞길을 밝혀준다.

하딘은 죽기 직전 데포로쥬와 조우를 군터에게 보낸다. 그곳에서 데포로쥬는 불패의 기사 군터에게 기사 수업을 받으며 성장한다. 리니지 초창기 시절 말하는 섬에서 군터의 지도를 받고, 붉은 기사의 검을 얻는 과정처럼 말이다.

▲ 하딘의 흑마법은 자신의 스승 베레스를 봉인하고 얻은 것



■ 데포로쥬의 혈맹 붉은 기사단, 피의 서약을 맺은 5인의 기사

"라라... 기사의 조건은 세가지. 검과 정의와 사랑. 아무리 앞의 두 가지를 갖춘 훌륭한 기사라 할지라도 사랑이 없다면... 라라... 사랑이 없다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라라... 기쁨은 무엇일까 지킬 그 아무것도 없다면... 기사는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가. 라라... 기사는 무엇을 지키는가" - 데포로쥬의 다섯 기사

성인이 된 데포로쥬는 말하는 섬을 떠나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한다. 상업의 도시 기란과 호수의 도시 인나드릴, 더 나아가 디온 공국의 공작들에게도 인정을 받으며, 아덴 왕국의 순수 혈통임을 공인받는다. 이 과정에서 글루디오 지역을 지나가던 중, 켄트의 백작이 켄라우헬에게 숙청을 당해 황폐화가 되어버린 곳을 발견하기도 한다. 바로 이곳이 원작에서 골밭이라 불렸던 '죽음의 폐허'다.

달의 기사 질리언은 어린 데포로쥬를 구해주며, 그가 듀크데필의 적자임을 알게 되자 피의 맹세를 통해 데포로쥬를 군주로 받든다. 원작에서 그는 보름이 될 때마다 4일동안 달빛의 요정 '오웬'으로 변하는 보름의 속박이란 저주를 앓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는 리니지 게임 내에서 요정의 모델링으로도 활용됐는데, 남요정이 질리언이고 여요정이 오웬이다.



철의 기사 아툰은 의리의 기사 발센의 아들이다. 아버지로부터 뛰어난 대장 기술을 이어받아 화승총을 개발하고, 원거리 전술에 특화된 인물이다. 말하는 섬에서 검은 기사단의 습격을 받을 때, 아버지 발센이 요정족 질리언과 맺은 계약 덕에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이때만 하더라도 아툰은 데포로쥬 때문에 아버지를 잃은 것이라며 시기하지만, 그와 검을 섞고 신념을 확인하고 나자 깨달음을 얻어 데포로쥬를 따르게 된다.

윈다우드에서 만나게 된 그림자의 기사 크리스터는 듀크데필의 혈맹원인 시멜린의 캐스톨의 아들로 동방의 아벨라 왕국에서 온 인물이다. 그는 밤마다 사라지는 독특한 캐릭터인데, 이는 마녀 케레니스의 암투를 막기 위한 전략적인 행동이었다. 군터에게 훈련받은 데포로쥬와 무예를 겨루고, 아버지의 맹세에 따라 그 역시 데포로쥬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크리스터의 극 중 복장은 이슬람 세계를 모티브로 삼은 듯 중동풍으로 묘사된다. 리니지 게임 내 사막과 윈다우드 성이 있는 지역도 이 크리스터를 통해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백조의 기사 이실로테(로엔그린은 남장할 때 사용한 가명)은 호수의 나라 인나드릴의 공주로 데포로쥬의 약혼녀다. 남군주의 모델링이 데포로쥬라면, 여군주의 모델은 바로 이 이실로테다. 당차고 똑똑한 성격으로 데포로쥬의 옆에서 군사 역할을 맡았다. 원작에선 케레니스의 마법을 백조를 활용해 저지, 데포로쥬의 목숨을 구한다. 이실로테는 후에 데포로쥬와 혼인하여 아덴 왕국의 왕비가 된다.


▲ 신일숙 작가 원작 만화 리니지 일러스트의 모습, 이실로테와 데포로쥬


마법의 기사 조우는 대 마법사 하딘의 제자로 데포로쥬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우다. 마법사로서의 능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특유의 행운 덕에 위기를 벗어나는 능력이 있다. 본토에서 데포로쥬와 헤어지지만 질리언 덕분에 다시 데포로쥬와 만나게 된다.

조우는 케레니스를 상대하려면 '흑마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그는 스스로 눈을 희생해 스승 하딘이 남긴 자료와 윈다우드 베레스의 저주를 탐구하여 흑마법을 체득한다. 그리고는 다크스타 조우라 불리게 된다. 이 능력을 바탕으로 마녀 케레니스를 저지하며 큰 활약을 한다. 리니지 게임 내 남법사의 모델이 바로 조우다. 여법사는 마녀 케레니스.

리니지는 게임에서도 혈맹을 가장 중요한 시스템으로 부각시켰다. 이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데포로쥬를 따르는 다섯 기사(붉은 기사단)의 피의 맹세에서 따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신일숙 작가 원작에서의 모습(좌측부터 크리스터, 데포로쥬, 아툰, 질리언)



■ 엘모어 왕국의 노비 '아스테어'와 물의 여신 에바의 딸 '케레니스'

"당신은 한 번도 내게 진실은 말한 적이 없지만. 나의 아스테어여... 천한 노예로 태어났지만 어느 귀족보다도 꿋꿋이 하늘을 향해 머리를 세운 사람. 지상 최고로 교만스런 남자. 그런 당신이 무너지는 모습이 보는 것이 너무다 두렵습니다." - 마녀 케레니스

다섯 명의 혈맹원을 만나며 왕좌를 되찾기 위한 데포로쥬의 성장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그와 적대 되는 켄라우헬 이야기도 매우 중요하다. 사실 인기는 켄라우헬이 더 많았다.

아덴 왕국의 왕이 된 켄라우헬은 6년 동안 수많은 전쟁을 벌였다. 데컨 왕 시절 발발한 전쟁과 분쟁의 씨앗을 듀크데필이 겨우 종식 시켰는데, 켄라우헬은 무력으로 주변국을 침략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패배를 경험하지 않았다. 뛰어난 전술과 전투 능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덴 왕국의 영토가 크게 확장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켄라우헬의 궁극적인 목표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는 엘모어 왕국을 정벌하려 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켄라우헬'은 왕족이 아니다. 본인이 주장한 듀크데필의 먼 친척도 아니다. 본명은 '아스테어'로 엘모어 왕국의 귀족 '아리아드 켄라우헬'의 노비였다.



노비지만 남들보다 영특했던 아스테어는 노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던 중 아리아드 켄라우헬은 아스테어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엘모어 전투 대회에 우승하면 자유를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에 아스테어는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켄라우헬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는 자신을 능욕한 모든 귀족과 아리아드 켄라우헬을 죽여 참아왔던 분노를 터뜨린다. 노비는 가축과 동일하다는 현실에 마주한 것이다. 그리고는 켄라우헬을 사칭하여 아덴 왕국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아리아드 켄라우헬의 형제인 마팅겔은 몸에 낙뢰가 떨어져 하반신은 뱀, 상반신인 여인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물의 여신 에바의 딸이었지만 하딘에게 배운 흑마법 때문에 마녀가 되버린 케레니스가 강림한 것이다. 이렇게 아스테어와 첫 만남을 가진 케레니스는 분노에 휩싸인 그를 사랑하게 된다.

켄라우헬을 사칭한 아스테어는 아덴 왕국으로 가 듀크데필의 먼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가드리아와 혼인하여 아덴 왕국의 왕이 된다. 그리고는 케레니스와 함께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반왕이 된다.

▲ 켄라우헬을 향해 무한한 사랑을 보낸 케레니스


사실 케레니스도 처음부터 나쁜 인물은 아니었다. 본래 물의 여신 에바의 딸로 물의 요정이었다. 하지만 대마법사 하딘의 욕심으로 흑마법을 배우게 되고, 저주에 걸려 타인에게 깃들어야 하는 몸이 된다.

여러 몸을 떠돌다가 켄라우헬 앞에 강림한 케레니스가 '마녀'로 묘사되는 이유는 켄라우헬이 왕이 될 수 있도록 행한 마법과 음모 때문이었다. 켄라우헬의 사랑을 끝없이 갈구하며 듀크데필의 혈맹원을 죽이고, 데포로쥬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자신이 가장 사랑한 켄라우헬을 위해서.





■ 마녀 케레니스와 반왕 켄라우헬의 죽음

"검은 기사들아! 어디, 자신이 있으면 내 목을 노려보려므나!! 너희가 찾던 듀크데필의 아들이 바로 여기에 있다!! - 군주 데포로쥬

"아느냐 데포로쥬..내가.. 내가 조금만 더 이 아덴에 대한 애정이... 없었더라면... 이 나라 따위 어떻게 되건 상관없었다면 너를 길동무로 삼을 수 있었다.... 나는 내게 진 것이 아니다... 난... 아덴에 굴복한거다. 나의 왕국에...게..." - 반왕 켄라우헬

자신의 야욕과 복수를 위해 엘모어 왕국과 전쟁중이던 켄라우헬은 데포로쥬가 살아있고 주변국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잠시 전쟁을 멈춘 그는 데포로쥬가 어른이 되던 날, 기사 토너먼트를 열어 그의 참가를 유도해 처치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데포로쥬는 자신의 혈맹원 이실로테, 조우, 질리언의 도움으로 당당히 토너먼트의 우승자가 되고, 아덴 왕국의 진정한 혈통이 귀환했음을 알린다.

케레니스는 켄라우헬을 돕기 위해 가드리아 왕비를 죽일 계획을 세우고, 배후를 데포로쥬에 씌웠다. 왕비 살해 미수 용의자로 지목된 데포로쥬는 아덴 성을 탈출하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질리언이 포로로 잡혀 온갖 고문을 당한다. 그럼에도 질리언은 데포로쥬에 대해 일언의 이야기도 하지 않으며 올곧은 충심을 보였다.

분노에 찬 데포로쥬는 기란과 인나드릴, 아벨라 등 여러 공국의 도움을 받아 거병하여, 아덴으로 진격한다. 켄라우헬은 질리언을 인질로 함정을 파지만, 데포로쥬는 이를 역으로 이용하여 자신이 정당한 왕국의 계승자임을 알린다.



본격적으로 데포로쥬와 켄라우헬의 전쟁이 발발하자, 이실로테가 준비한 특수한 독으로 케레니스의 본 모습을 들춰낸다. 이에 조우는 하딘의 영혼에게 배운 흑마법으로 케레니스와 혈투를 벌여 치명상을 입힌다. 이후 케레니스는 켄라우헬 곁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케레니스를 잃고 분노에 찬 켄라우헬은 데포로쥬에게 일기토를 신청한다. 월등히 뛰어난 무예 실력을 지녔지만, 전투 끝에 데포로쥬의 부러진 칼날이 켄라우헬의 이마에 박히게 된다. 승기를 잡은 데포로쥬는 창으로 켄라우헬의 심장을 찔러 죽인다. 반왕 켄라우헬의 쓸쓸한 종말이다.

아덴 왕국의 왕이 된 데포로쥬는 국왕의 예우를 다해 켄라우헬의 장례를 치렀다. 질리언은 왕가의 수호 기사가 됨으로써 속박이 풀리게 되고, 크리스터는 아벨린 공국으로 돌아간다. 아툰은 엘모어 왕국의 공주와 혼인하게 된다. 케레니스와 일전을 치렀던 조우는 흑마법 때문에 두 눈을 잃게 된다.

데포로쥬는 인나드릴의 공주 이실로테와 혼인하여 아덴 왕국을 다스린다.



리니지 원작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게임 리니지에서는 케레니스와 켄라우헬의 부활 등 다양한 형태의 추가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원작에서 있었던 다섯 기사와의 피의 맹약, 이는 혈맹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게임과는 다르게 의리와 신의로 똘똘 뭉치게 만드는 게임의 핵심 요소가 됐다. 또한, 원작에 있었던 인물들을 활용해 만들어진 리니지의 캐릭터들은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아바타로서 영원히 게임 속에 남게 됐다.



※ 이미지 출처 :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plaync, BU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