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 사전예약과 사전 캐릭터 생성을 진행중입니다. 원작 리니지1을 즐겼던 많은 유저분들이 6월 21일(리니지M 출시)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인벤은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 과거의 추억을 함께 되살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통제도 리니지의 일부다."

엔씨소프트 김택헌 부사장이 지난 5월 16일 진행된 리니지M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통제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한 답변이다.

리니지에서의 통제란 다른 유저가 접근할 수 있는 장소를 특정인이나 세력이 장악하고 독점하는 행위를 말한다. 좋은 사냥터를 통제해 독점하게 되면, 그곳에서 많은 경험치와 재화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서버 내 강한 세력들은 통제를 통해 자신의 세력을 강화시키고 상대방의 세력을 약화시켜왔다.

하지만 통제는 게임 내에서 많은 부작용을 가져왔다. 통제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접는 한편,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하는 작업장 사무실도 하나의 서버를 통제해 빠져나갈 수 없는 감옥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리니지M에서도 통제가 진행될까 우려하고 있다. 통제는 어떻게 시작됐고 진행됐는지. 또, 리니지M에서의 통제는 실현될 수 있을지 알아보자.


■ 최초의 통제 - 먹자 방지를 위한 '바포방 문지기'의 탄생

최초의 통제는 말하는 섬 던전 2층에서 등장하는 ‘바포메트’부터 시작됐다. ‘바포메트’가 등장하는 곳을 유저들은 ‘바포방’이라고 불렀다. 유저들은 ‘바포방’ 근처에서 ‘바포메트’의 리스폰을 기다렸다.

바포메트를 잡으면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보니 많은 유저들이 바포방으로 몰렸다. 또한, 당시에는 누가 몬스터를 잡아도 다른사람이 바로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먹자 캐릭터들도 몰렸다. 유저들은 그런 먹자 캐릭터를 차단하고자 ‘바포방’ 입구를 지킬 문지기를 뽑았다. 이 문지기는 한 명만 지나갈 수 있는 문을 막고 오가는 유저들의 스펙을 검사했다.

검사 방법은 이러했다. 문지기가 일정 횟수를 공격한다. 이때, 죽지 않고 버티는 사람만 ‘바포방’에 입장할 수 있었다. 죽게 되면 아이템을 떨구고 경험치도 깎였기 때문에 먹자 캐릭터들은 쉽게 도전할 수 없었다. 이 당시 먹자의 심각성을 유저들도 이해하고 있었기에 상호 동의하에 시작된 통제라고 볼 수 있다.

▲ 최초의 통제가 시작된 바포방



■ 혈맹/연합 단위 통제의 시작 - 데포로쥬 Dragon Knights 혈맹의 본토 던전 5~7층 통제

바포방 통제가 상호 동의하에 시작된 통제라면 이때부터는 일방적인 통제의 시작이다. 당시 데포로쥬 서버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의 전투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이유로 Dragon Knights(이하 DK) 혈맹 대부분의 캐릭터가 카오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DK 혈맹의 군주인 전사의숨결(수희안녕)은 혈원들이 안전하게 사냥할 곳이 필요하다는 명분하에 본토 던전 5~7층을 독점하여 일반 유저들과 상대 혈맹들의 진입을 차단했다. 당시 본토 던전 5~7층에는 보스 몬스터인 '네크로맨서'와 '데스나이트'가 등장했다. 많은 유저들은 보스를 사냥해 일확천금을 꿈꿨지만, DK의 통제로 이룰 수 없게 됐다.

▲ 데포로쥬 'DragonKnights' 혈맹 군주 전사의숨결

DK 혈맹이 본토 던전 통제를 선언하자 DK의 적대 혈맹인 Man of the Way 혈맹도 혈원들의 사냥할 곳이 필요하다며 용의 던전 6층 통제를 선언했다. 하지만, 본토 던전에 이어 용의 던전까지 통제 당하자 일반 유저들의 반발이 거세졌고, 결국 Man of the way 혈맹은 용의 던전 통제를 해제하고 DK 본토 던전 통제를 억압하는 선봉 역할을 했다.

수천 명의 일반 유저들과 여러 적대 혈맹이 DK의 본토 던전 통제를 해제하기 위해 나섰지만, 수백 명의 DK 혈맹은 3년 가까이 본토 던전을 통제하는데 성공한다. 결국 유저의 힘만으로는 DK의 본토 던전 통제를 해제할 수 없게 되자 유저들은 게임사에 거센 항의를 했다.

▲ 데포로쥬 일반 유저들은 몇년 동안 본토 던전 5층 이상을 갈수가 없었다.

게임사는 처음에는 유저 간의 전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항의가 거세지자 입장을 바꿨다. 운영자인 '메티스'를 출동시켜 본토 던전에서 PVP를 하는 유저는 이유를 불문하고 마을로 귀환시켜 버렸고, 공격을 할 수 없게 되자 자연히 유저들이 본토 던전에서 사냥을 하게 되면서 통제가 풀리게 된다.

운영자에 의해 통제는 풀렸지만 DK는 아직 건재했고 유저들은 DK를 두려워했다. 그 일화로 통제가 풀린 후 본토 던전 6층에서 데스나이트가 출몰하자 DK 혈원과 일반 유저들이 함께 잡아 '축복받은 일본도'가 나왔다. 하지만, 유저들은 '축복받은 일본도'를 먹을 시 DK 혈맹의 척살 대상이 될까 두려워 DK 혈원이 아이템을 먹을 때까지 아무도 먹지 않았을 정도로 DK는 데포로쥬 서버의 절대적 강자로 한동안 군림했다.


■ 작업장의 통제 - 서버 공동화에 이은 감옥 서버의 탄생

DK 혈맹을 시작으로 서버 곳곳에서 혈맹들의 잊혀진 섬, 오만의 탑 통제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강함을 억제하기 위해 시작된 통제였지만 통제를 하다 보니 던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되고, 리니지에서 아덴을 팔아 현금으로 돈을 버는 '작업장 사무실'도 여기에 가담하기 시작한다.

이런 통제는 진명황의 집행검이 등장하고 나서 극에 달하게 된다. 진명황의 집행검의 가격이 현금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자 '진명황의 집행검' 재료가 나오는 라스타바드 던전은 당연히 통제가 되기 시작했고, 일반 유저들은 라스타바드 던전은 구경해보지도 못하고 지나가게 된다.

▲ 라스타바드 통제

▲ 샌드웜 막자 현장의 사진

'작업장 사무실'은 성을 차지하는 거대 혈맹과 동맹을 맺거나 직접 공성에 참여해 성을 먹는 등. 아예 서버 지배를 시작한다. 이로 인해 생긴 불운의 서버가 있으니 바로 '아우라키아' 서버다.

아우라키아 서버는 2008년에 오픈한 서버다. 처음에는 신규 서버의 효과로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작업장 사무실이 아우라키아 서버의 모든 성을 점령하고 사냥터를 통제하자 결국 일반 유저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모두 떠나갔고, 작업장 사무실만 남은 유령 서버로 전락했다. 이때, 아우라키아의 동시 접속자 수는 500~600명으로 다른 서버에 비해 매우 적었다. 이마저도 상점 구역에 있는 캐릭터들을 생각하면 실제 유저 활동은 반의반으로 줄었다.

▲ 당시 아우라키아 서버 기란 마을 현황. 가장 붐벼야하는 곳이지만 텅 비어있었다.

아우라키아 서버의 작업장 사무실도 유저들이 없다 보니 상황이 난처하게 됐다. 좋은 아이템은 나오는데, 막상 유저가 없어 판매할 수가 없던 것. 실제로 2012년 리니지 파워북에서 조사한 디스인티그레이트 마법서, 카운터 배리어 기술서 서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서버 물량의 1/5을 아우라키아 서버에서 독점하고 있었다.

보통 저런 마법서 같은 경우에는 바로 배우는 것이 좋기 때문에 전투가 활발한 서버에서는 매물을 찾기 힘들지만, 아우라키아 서버에서는 살 사람도, 배울 사람도 없어 몇십 권의 마법서들이 그냥 잠들어 있었다.

▲ 2012년 공개된 디스, 카배 통계 현황. 압도적인 물량을 자랑했다.

저런 통계가 공개되고 나자, 다른 서버 유저들은 절대 아우라키아 서버를 다른 서버와 통합해서는 안된다며 반대했고 다른 서버가 캐릭터 서버 이전 서비스가 활성화될 동안, 아우라키아 서버는 서버 이주가 불가능하게 된다. 결국 2014년에 아우라키아 서버는 비슷한 처지인 할파스 서버와 통합되어 오림 서버로 바뀐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서버에서 오림 서버로 이주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나오는 것은 불가능한 감옥 서버 신세로 전락한다. 작업장 사무실이 만든 서버 공동화 현상에 이은 감옥 서버의 탄생이었다.


■ 행동에 나선 게임사 - 막자 방지를 위해 입구 텔레포트 NPC 설치, 던전 제한시간 도입

대다수 서버가 통제되는 상황이 이르다 보니 유저 간의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임사도 다시 개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예전 DK 사례처럼 직접 개입이 아닌 업데이트로 통제를 할 수 없게 막는 간접적인 방침으로 접근했다.

통제를 할 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던전 입구를 막을 캐릭터를 여러 명 세워 바리게이드를 치는 방법이었다. 유저들은 바리케이드를 친 캐릭터를 죽이게 되면 필연적으로 카오가 될 수 밖에 없었고, 카오가 된 상태에서 사냥터에 진입하면 통제 혈원들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게임사에서는 이런 바리케이드를 쳐서 입구를 막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냥터 입구에 텔레포트 NPC를 배치했다. 꽤 먼 거리에서도 NPC를 클릭하면 입장이 가능하게 되면서 바리케이드는 더이상 통하지 않았고 입구 통제는 풀리게 된다.

입구 통제는 풀렸지만, 던전 안에서 사냥을 하다가도 통제 혈원이 순찰을 돌면 귀환 해야 하는 것은 여전했다. 따라서 게임사에서는 던전에 입장 제한 시간을 두어 던전에서 오랜 시간 있을 수 없게 패치를 해버렸고, 이로 인해 통제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면서 던전 입장 제한 시간이 있는 곳에서의 통제가 풀리게 된다.

▲ 텔레포트 NPC를 배치해 막자를 소용없게 만들었다.

▲ 인기 사냥터엔 제한 시간이 추가됐다.



■ 리니지M에서의 통제, 실현 가능성은?

리니지M이 공개됐을 때, 한창 이야기가 나온 것이 바로 통제다. 엔씨소프트 김택헌 부사장은 지난 5월 16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통제도 리니지의 일부'라며, 유저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는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통제에 대한 걱정을 하는 유저들이 많지만 일단, 리니지M 초창기에는 통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에는 서버에 많은 인원이 몰리기 때문에 소수가 통제하고 싶어도 밀려 들어오는 인원들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리니지에서도 신서버의 경우, 최소 한 달 가량은 일반 유저들의 힘이 강해 통제를 하기 어려웠다.

다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유저가 빠지고 서버의 라인이 굳어지게 되면 인기 사냥터의 경우 통제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다만, 통제하는 사람들도 명심해야 한다. 통제가 심해지면, 유저가 빠지는 현상이 심화되어 리니지의 아우라키아 서버처럼 서버 공동화 현상과 함께 다른 서버로 탈출 불가능한 감옥 서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초창기에는 파티단위로 통제하기엔 사람수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play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