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각자 특색은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MOBA 장르라는 점이다. 이런 MOBA 장르는 e스포츠의 부흥과 함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취급을 받았다. 실제로 e스포츠하면 이제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이 아닌 MOBA 장르를 떠올릴 정도가 됐다.

그래서였을까.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며 하나둘 모바일 MOBA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묻지 않아도 명확했다. 아직 미개척지인 모바일 e스포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 라이엇게임즈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의 e스포츠화와 동시에 폭발적인 성장을 거둔 만큼, 모두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제 2의 라이엇게임즈가 되고자 하는 거다.

하지만 아직도 모바일 게임 e스포츠 왕좌는 비어있다. 많은 게임들이 도전했으나 끝내 왕좌에 오르진 못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몰입도가 낮다는 점도 있고 PC MOBA 게임이 있는데 굳이 모바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들려오곤 한다. 결국, 모바일 MOBA는 PC MOBA 게임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PC MOBA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기존의 모바일 MOBA는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던 중 지금까지의 모바일 MOBA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 등장했다. 지금까지의 모바일 MOBA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스템을 들고 온 게임, 띵소프트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탱고파이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독특하지만 그럴듯하다! 실시간 턴제 MOBA
실시간과 턴제가 자아내는 전략과 조작

실시간 턴제 MOBA. '탱고파이브'를 한마디로 요약하는 단어다. 단, 일반적인 턴제 방식은 아니다. 무려, 실시간 턴제 방식으로 모든 유저는 각기 자신만의 턴을 갖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내가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는 내 턴에 상관없이 행동한다는 얘기다.

이런 '탱고파이브'의 시스템은 처음에는 어색하게 다가온다. MOBA 장르가 갖는 선입견으로 인해 실시간 턴제는 MOBA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런 어색함은 처음뿐. 한두 번 빠른 대전을 하고 나면 어색함은 사라지고 실시간 턴제라는, '탱고파이브'의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매력은 캐릭터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 쿨타임과 행동에 따른 미묘한 딜레이가 핵심인데, 이로 인해 턴제면서도 실시간 못지않은 전투가 펼쳐진다. 이를테면 적의 움직임과 쿨타임을 예측해 스킬을 쓴다든가, 적이 공격하기 전에 시야 밖으로 도망가는 식이다. 덕분에 전투의 템포가 빠르지 않음에도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긴장감과 박진감을 제공한다.

▲ 행동의 미묘한 딜레이로 인해 적의 공격을 회피할 수도 있다
(사실은 그냥 회복키트를 먹으려고 한 건데...)

거기에 주변 엄폐물이 명중률에 영향을 끼치는 점 역시 전략을 극대화하는 요소다. 명중률에 따라 입힐 수 있는 대미지가 다르며, 95%를 넘을 경우 치명타를 입힐 수 있기에 무턱대고 싸우는 것보다 엄폐물을 끼고 싸우는, 당연하지만 여타 게임에선 보기 힘든 전략이 필요하다.

자, '탱고파이브'의 전략적인 시스템은 그럼 이걸로 끝일까? 그렇지 않다. '탱고파이브'에서 스킬은 범위형 공격이 많은데 아군과 적군 모두 공격이 가능하다. 이른바, '아군사격(Friendly Fire)' 시스템으로 무턱대고 스킬을 난사하다간 앞서가는 아군을 공격할 위험이 있다. 만약 빨피 상태에서 아군의 공격을 맞는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 아군과 적군이 모인 한복판에 떨어지는 포탄...


개성만점! 흡입력 있는 16명의 캐릭터
십인십색의 개성 넘치는 스킬들

'탱고파이브'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로 16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외형만 개성 넘친다는 게 아니다. 16명의 캐릭터는 외형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 조합에 따라 승패가 극명하게 갈리기도 한다. 이를테면 주윤발을 닮은 드래곤의 패시브 스킬 '용의 의지'는 죽을 정도의 피해를 입어도 죽지 않고, 이후에도 5 미만의 대미지를 무시하기에 강력한 생존력을 보인다.

이런 드래곤을 처치하기 위해선 연속으로 공격을 펼쳐야 하는데 이는 2명의 턴을 소비하는 것인 만큼, 아군으로서는 턴을 이득 보는 셈이다. 결국, 드래곤은 살든 죽든 '용의 의지' 덕에 아군에게 큰 보탬이 된다.

▲ '용의 의지'는 드래곤이 살든 죽든 아군에게는 큰 보탬이 된다

여기에 저격수 타입의 폭스나 고스트, 거점을 지키는데 특화된 블랙스미스, 은신으로 아군의 눈이 돼주며 저격수와 최고의 케미를 자랑하는 어쌔신까지. '탱고파이브'에는 이렇듯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해 대전마다 색다른 조합과 전략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처럼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있는 '탱고파이브'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처음에 주어지는 캐릭터가 3명밖에 없고 이마저도 중복 선택이 가능하며, 총 캐릭터 수가 16명밖에 안 된다는 건 다양한 캐릭터가 핵심인 MOBA 장르 특성상 아쉬운 부분이다.

향후 게임을 계속 서비스하고 업데이트하면서 이런 부분은 분명 해결될 테지만, 아직은 너무 적은 캐릭터 수로 인해 상대와의 밸런스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부분은 아쉬울 따름이다. MOBA 근간에는 공정한 승부가 깔린 만큼, 자신이 쓸 수 없는 캐릭터가 있어 승패가 갈리는 상황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일일, 혹은 주간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쓸 수 있게 한다면 이런 아쉬움이 조금은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 처음에 주어지는 3명의 캐릭터는 너무 적다


더 이상의 과금은 없다! 실력으로 얻어라
승수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스킨 시스템

콘텐츠 외적으로 '탱고파이브'를 하면서 가장 의아했던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스킨이었다. 많은 MOBA 게임들은 주 수익 모델로 캐릭터와 스킨을 판매하곤 한다. 이는 MOBA 장르로서 갖는 장르적 한계에 의한 수익 모델이었다. 애당초 강화같이 밸런스를 해칠 요소가 없어야 하니, 자연스레 캐릭터와 스킨을 판매하는 수익 모델이 형성된 거다. 하지만 '탱고파이브'는 달랐다. 캐릭터는 자유롭게 살 수 있지만, 스킨은 아니었다.

스킨을 사기 위해선 해당 캐릭터로 일정 승수를 달성해야 하는데, 이는 스킨이 곧 유저 실력의 척도라는 개발자들의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스킨에 대해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스킨의 퀄리티랄까. 현재 공개된 스킨들은 단순히 텍스쳐만 바꾼 개성 없는 스킨들이기에 좀 더 개성 넘치는 스킨들을 구현해 유저들의 목표의식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

▲ 좀 더 개성 넘치는, 매력적인 스킨들이 나오길 바란다


신선함이 재미를 불러올 수 있을까?
모바일 시장이라는 호숫가에 던져진 돌멩이, '탱고파이브'

지금까지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많은 MOBA 장르의 게임들이 등장했다.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내세우며 해외에서 인기를 끈 '베인글로리'부터 익숙한 디자인과 시스템으로 유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펜타스톰'이나 넥슨의 '아레나 마스터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 게임들 속에서도 유독 '탱고파이브'는 돋보였다. 화려해서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다. 비슷한 게임들 속에서 '탱고파이브'만이 달랐기 때문이다.

▲ 지금까지 모바일 MOBA 게임들은 PC MOBA 게임들의 특징을 그대로 답습했다

물론 그렇다고 '탱고파이브'가 다른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특출난 게임이란 얘기만은 아니다. 분명히 말해 '탱고파이브'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다. PC 버전으로 즐길 경우 정교한 조작이 가능하다지만 모바일에서는 여전히 클릭 미스가 발생하는 일이 잦고 모바일에 특화된 짧은 플레이타임은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탱고파이브'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넥슨이라는 대형 개발사답지 않게 여러모로 도전적인 시스템에서부터 과도하지 않은 수익 모델까지, 과금이 아닌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는 그 의도가 느껴져서다.

과연 '탱고파이브'는 모바일 시장이라는 호숫가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까. 그저 잠깐의 파문으로 끝날지 거대한 파도가 될 지 아직 확답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탱고파이브'라는 돌멩이가 모바일 시장에 신선함이라는 파도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