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게이머로서 모바일, PC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가장 듣기 싫은 소식이라 하면 서비스 종료에 대한 소식일 겁니다. 모바일 게임도 그럴진대 짧게는 3~4년에서 길게는 10여 년 가까이 서비스하는 PC 온라인 게임은 말할 것도 없겠죠.

비록 서비스 종료하는 게임이 그만큼 인기가 없을지라도, 남들이 그래픽도 안 좋고 재미가 없다 할지라도 오래도록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기 마련입니다. 그들에겐 얼굴은 몰라도 매일 대화하던 사람들이 있던 또 다른 공간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서비스 종료하는 게임들을 다시 만날 순 없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서비스 종료한 게임이 리빌딩돼 돌아오기도 합니다. 바로, 지금 소개할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같은 회사 덕분에 말이죠.

아직은 생소한 게임 리빌딩.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가 이 게임 리빌딩을 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 거라면 직접 개발하거나 퍼블리싱하는 방법도 있는데 말이죠.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를 방문했습니다. 그들이 게임 리빌딩을 하는 이유, 한 번 들어보시죠.

▲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 고중선 본부장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저희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는 게임을 리빌딩하는 걸 전문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사실 리빌딩이라는게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표현일 거예요. 근데, 쉽게 말하자면 이렇게 이해하시면 돼요. 아파서 서비스를 종료했던, 종료할 위기의 게임들을 치료해주는 거라고 말이죠. 실제로 저희가 서비스 중인 게임들은 하나같이 서비스 종료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부활한 게임들입니다.



Q. 치료라고 하셨는데 어떤 식으로 치료하는 거죠?

콘텐츠 적인 부분을 손보는 겁니다. 그런 표현이 있잖아요? 없데이트라고, 오래됐거나 서비스 종료가 가까워지면 별다른 업데이트 없이 밸런스 부분만 건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나마 있던 기존 유저들도 게임에 정이 떨어지기 마련이에요. 물론 이런 경우 외에도 개발사가 미처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희는 이런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파악, 추가해 게임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Q. 콘텐츠를 추가한다는 건 게임의 소스코드도 다 건드린다는 말씀이신가요?

예 물론이죠. 단순히 밸런스만 조작해선 제대로 된 리빌딩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근데 쉽기만 한 일은 아니에요. 저희가 직접 개발한 게임도 아니고 오래됐으니까요. 하지만 20년 경력의 베테랑분들이 다수 있는데 워낙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셔서 게임의 근간부터 최신 트렌드에 맞게 콘텐츠를 추가해주시고 계십니다. 근데 이렇게 콘텐츠를 추가해주는 건 치료보다는 코디에 가깝겠네요.(웃음)



Q. 그래도 그런 시선이 있겠네요. '원래 개발사보다 얼마나 잘 알겠어?' 하고 말이죠.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는 부분이죠. 사실 그런 의혹 어린 시선이 당연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희가 이러쿵저러쿵 반박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직접 보여주는 게 더 좋으니까요. 그리고 앞서 개발력이 충분하다고 했는데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빌딩하게 되면 처음 3개월 동안은 게임을 파악하는 데만 전념합니다. 전 개발자가 직접 게임을 즐기면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알아가는 거죠. 물론, 사전에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 분석을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유저들이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지 파악하는 건 또 다른 거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3개월간 고쳐야 할 점을 찾았으면 이후에는 업데이트, 운영 등의 기획을 잡으면서 본격적인 리빌딩을 시작합니다.

▲ 대표작 '온라인삼국지2' 역시 직접 플레이하며 문제점을 파악했다


Q. 그 많은 게임 중 리빌딩할 게임은 어떤 식으로 결정하나요?

여러 지표가 있지만 1:1 문의 및 자유게시판 같은 유저 커뮤니티를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은 결국 유저가 있어야 존재 가치가 있고, 유저가 있어야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어떤 콘텐츠를 넣을지 기획할 수 있거든요. 결국, 유저야말로 리빌딩을 할지 말지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리빌딩한 '지구별'이나 '온라인삼국지2'같은 경우가 가장 적합한 게임이랄 수 있겠네요. SNG와 RPG는 유저들 간에 커뮤니티가 핵심이니까요.


Q. '지구별'이나 '온라인삼국지2'가 대표적으로 리빌딩한 게임인데 간단한 지표라던가 알 수 있을까요?

'지구별'은 리빌딩 후 유저 수가 무려 50%나 증가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비판도 거의 없어졌고요. '온라인삼국지2'의 경우 오랫동안 서비스한 RPG다보니 아쉽게도 유저 수 자체는 거의 변함이 없었지만, 유저들의 접속 시간이 전보다 더 길어졌습니다. 당연히 두 게임의 매출도 증가했고요.

▲ '지구별'은 무려 유저 수가 50%나 증가했다


Q.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가 리빌딩이라는 생소한 사업을 하는 이유는 뭔가요?

전에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이호형 대표님은 신작처럼 자기 손으로 낳은 자식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있고 재밌어하는 오래된 게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정말 이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저도 게임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 여러 게임과 개발사에 대한 소식들을 듣곤 하는데 정말 아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자에게 있어선 자신이 개발한 게임은 단순한 상품일 수도 있지만, 자식같이 여겨지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임이 서비스 종료된다는 건 자식이 죽어가는 걸 보는 심정인 거죠. 또, 그 게임을 즐긴 유저들에게도 아쉬울 따름이고요.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가 리빌딩을 하는 이유는 그런 아쉬움을,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혹시 자체 개발이나 퍼블리싱 계획은 없나요?

아직까지는 그런 쪽으로의 계획은 없습니다.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의 사업 방향은 리빌딩이니까요.


Q. 모바일 게임의 경우 여러 사정으로 서비스 종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사실 흔할 지경이죠. 모바일 게임도 리빌딩 가능성이 있나요?

왜 없겠어요. 당연히 있죠. 사실 그렇잖아요. 서비스 종료한 모바일 게임 중에선 시스템도 괜찮았고 퀄리티도 높았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유저 수가 급락한다던가 서버 문제로 갑작스럽게 서비스 종료하는 사례가 더러 있죠. 그런데 그런 게임들을 사라지게 놔둔다는 건 너무 아깝고,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도 지금 준비하고 있고요. 조만간 재미있는 모바일 전략 디펜스 게임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 아쉽게 서비스 종료한 모바일 게임은 너무 많다


Q. 리빌딩할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

어려운 점이요? 음, 게임을 분석하기도 어렵지만 사실 원래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던 개발사와 계약을 하는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희와 계약을 한다는 건 그 게임의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건데 개발사로서는 아쉬움이 남으니 좋은 조건을 제시합니다.

문제는 그런 상황이 길어질수록 개발사에 계속 채무가 쌓인다는 거예요. 그리고 채무뿐 아니라 시기를 놓치는 것도 문제입니다. 게임이든 뭐든 때라는 게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도약의 때를 놓치면 저희에게도, 그 개발사에도 안 좋은 거죠.


Q. 지금껏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는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그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역시 유저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 같습니다. 리빌딩한다고 해도 유저분들이 관심을 주지 않았다면 이런 성과는 낼 수 없었을 테니까요. 물론, 유저분들이 그런 관심을 보일 수 있도록 게임을 리빌딩하는데 최선을 다한 개발자분들의 열정 역시 빼놓을 수 없겠네요.



Q.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의 사업 로드맵에 대해 알려주세요.

조만간 글로벌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동남아 현지 중심으로 지사를 만들고 있고요. 그렇게 영어를 사용하는 동남아 국가에 진출한 후 일본, 북미, 유럽 쪽으로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Q. 해외 게임 중에서도 아쉽게 서비스 종료한 사례가 더러 있죠. 이런 게임들도 리빌딩 가능할까요?

기회만 된다면야 저희 쪽으로선 마다할 일이 없죠. 저희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 어쩌면 해외 게임을 리빌딩할 수도...?


Q. 끝으로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의 포부 한마디 부탁합니다.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는 아마 국내 최초의 게임 리빌딩 전문 회사일 겁니다. 그런 만큼, 자부심도 있고 앞으로 사업에 대한 비전 역시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게임이 나오는 국내 게임 시장, 하지만 아쉽게도 서비스 종료하는 게임은 살아남는 게임보다 더 많습니다. 그런 아픈 게임들, 저희가 한번 살려내 보겠습니다. 그리고 살려낼 자신도 있습니다. 이대로 끝내긴 아쉬운 게임이 있다면 저희 코스모스 엔터테인먼트의 치료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