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2017 리프트 라이벌스 LCK와 LPL의 결승전 4세트에서 RNG가 MVP를 꺾고 세트 스코어 3:1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치열한 접전이었지만, 하드 캐리 투 원딜 조합을 택한 RNG가 극후반에 강점을 드러내며 승리를 거뒀다.

초반 분위기는 MVP가 좋았다. 탑과 미드에서 라인 우위를 점하며 상대를 압박했고, 특히 '이안' 안준형의 신드라가 '시아오후'의 코르키를 상대로 CS 격차를 쭉쭉 벌렸다. '비욘드' 김규석의 엘리스와 함께 선취점까지 가져간 신드라는 분당 10개에 육박하는 CS를 챙기며 빠르게 성장했다. 상대와의 CS 차이는 30개 이상 벌어졌다.

RNG도 저력이 있었다. 탑 3인 다이브를 통해 '애드' 강건모의 뽀삐를 잡아내며 손해를 만회했고, 봇에서도 'y4'의 케이틀린이 힘을 내 '마하' 오원식의 애쉬와 차이를 벌리며 성장하고 있었다. 'mlxg'의 그라가스가 미드 기습을 통해 잘 크고 있던 신드라를 한차례 잘라내기도 했다.


양 팀은 계속해 한 수 씩 주고 받았지만, 미세하게 MVP가 조금 더 앞서고 있었다. 탑-정글 2대 2 싸움에서 1킬을 추가했고, 기세를 몰아 미드 1차 타워를 철거하고 포탑 선취점을 가져갔다. 뽀삐가 잘린 상황에서 화염 드래곤을 챙겼고, 시야 우위를 통해 협곡의 전령까지 손에 넣었다.

사이드 라인에서 뽀삐가 한 번 더 전사했다. 일방적인 RNG의 이득이었고, 스노우볼을 굴려야하는 MVP 입장에서는 노란 불이 켜지는 상황이었다. 운영에 제동이 걸린 MVP의 선택은 20분 햇바론이었다. RNG의 수비도 빠르긴 했지만, 바론은 이미 MVP의 손에 들어갔다. 이어진 전투에서도 MVP가 집중력을 발휘해 포커싱을 잘 하면서 2:2 킬 교환에 그쳤다.

RNG 입장에서 기분 좋은 요소는 후반 캐리력이 높은 코르키와 케이틀린이 킬을 몰아먹으여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사이드 라인 주도권을 꽉 쥔 카밀이 스플릿 푸시를 통해 MVP를 흔들어댔다. 37분 경, MVP가 과감하게 바론을 두드렸다. 잠시 빈틈을 보였던 RNG는 바론을 내줄 수밖에 없었고, 전투에서도 신드라에게 얻어 맞은 코르키가 전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이득을 보지 못했다.

탑에 빅웨이브를 몰아 넣은 MVP가 압박을 가하자 이번에는 RNG가 장로 드래곤을 두드렸다. 장로 드래곤이 RNG의 손에 들어가면서 전투가 열렸다. MVP가 위기에 몰리는 듯 싶었지만, 애쉬와 신드라가 발군의 카이팅을 보여주며 오히려 승리를 거뒀다. MVP 입장에선 시간을 벌 수 있는 전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RNG 조합의 강력함이 빛을 발했다. 코르키의 강력한 포킹에 체력을 잃은 MVP는 바론을 내줄 수밖에 없었고, 상대의 추격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바론 버프를 두른 RNG는 봇으로 진격했다. 타워는 솜사탕처럼 녹아내렸다. MVP가 마지막 전투를 열었지만, 화력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결국 세 개의 억제기가 모두 파괴됐다.

슈퍼 미니언 대군과 함께 장로 드래곤까지 두른 RNG가 진격했다. MVP가 젖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호수비를 펼쳤고, RNG는 한 턴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바론을 수비하기 위해 MVP가 자리를 비운 사이 카밀이 순간이동으로 쌍둥이 타워로 향했고, 백도어를 통해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