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상암 e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7 롤챔스 섬머 37일 차 2경기, SKT T1와 에버8 위너스가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에버8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SKT에게 벼랑 끝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SKT는 리프트 라이벌스 후에 내리 4연패를 기록하면서 9승 5패로 4위에 머물러있고, 5위 아프리카 프릭스와 단 한 경기 차이다. 이대로 계속 무너져 내리면 현재 7승 7패를 거두고 있는 진에어에게도 따라잡히지 말라는 법이 없다.

SKT가 포스트 시즌을 확정 짓기 위해서, 지금부터 2승을 더해 11승만 거둬도 충분하다. 진에어가 남은 네 경기에 모두 승리를 해야 11승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SKT가 4경기 중 2경기만 승리하면 포스트 시즌 진출은 걱정이 없다.

평소 같았으면 통산 승률 70%를 가볍게 상회하는 SKT에게 하나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 조건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SKT의 폼이 안 좋아도 너무 안 좋다. 세트로 내리 8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저력을 보여준 경기가 단 한 경기도 되지 않을 만큼 경기력이 좋지 않다.

게다가, 뒤만 볼 것이 아니라 앞도 봐야 한다. SKT는 적어도 결승전까지는 가야 자력으로 롤드컵 직행을 확정 지을 수 있다. 갈 길이 바쁘다. 최대한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는 에버8를 만났다는 점이다. 구만리 같은 앞길에 빛을 틀 기회다.


SKT에게도 좋은 기회이지만, 똑같이 에버8에게도 좋은 기회다. 그리고 반드시 잡야만 하는 기회다. 강등권 다툼을 하고 있는 bbq 올리버스와 MVP도 같은 날 경기를 치른다. 이 의미는 곧 두 팀 중 한 팀은 무조건 승리를 챙기고, 에버8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에버8은 SKT를 무조건 잡아내야 미래를 그릴 수 있다. 만약 패배한다면, 8위와 두 경기 차이로 벌어지게 된다. 26일 일정 후에는 세 팀 모두 3경기만을 남겨두는데, 여기서 두 경기 차이를 잡기란 사실상 어렵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SKT를 만났다면 1패를 이미 당한 것이나 다름 없어, 절망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SKT는 그 정도의 상대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충분히 잡을 수 있다. 상대는 세트 8연패를 하고 있는 팀이다. 승리 하나에 팀의 운명이 갈릴 수 있는 간절한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있을까.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37일 차 일정

1경기 MVP vs bbq 올리버스 - 오후 5시 (상암 e스타디움)
2경기 에버8 위너스 vs SKT T1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