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의미로는 예술가의 창작 활동이 심혈을 기울여 물건을 만드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예술가를 두루 이르는 말이지만, 어떤 분야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전문가적인 포스를 내뿜는 사람들에게도 '장인'이라 칭하기도 한다.

온상민은 장인이다. 'FPS 해설 장인'. 2004년 데뷔한 그는 2017년 현재 햇수로 14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게임 해설 위원이며, RTS, AOS 장르와 함께 꾸준히 사랑 받아오고 있는 FPS 장르에 대명사가 되었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스페셜 포스, 서든어택 등 선수들 이름은 몰라도 온상민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리고 이번 여름 서든 어택 챔피언스리그가 약 1년 6개월 만에 열리며, 한동안 보지 못했던 온상민 해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열린 리그의 관전 포인트, 서든 어택 리그가 쉬는 동안 새롭게 도전한 '온리뷰', 그리고 오버워치 리그, 유독 FPS 종목 해설에만 집중하는 이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프리랜서로 활동한지도 벌써 4년이다. 예전과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

음.. 일단 가장 큰 장점은 경제적으로 나아진 점이고(웃음), 단점은 오랫동안 함께 했던 OGN 스태프들과 같이 일했던 것이 그리운 점? 예전에는 단순히 캐스터가 아니라 스태프들과 함께 고민하고, 힘들었지만 같이 만들어나가는 느낌이 강했다. 공식적으로 프리랜서 선언 이후에는 아무래도 그런 느낌보다는 출연자로서 더욱 충실해진다고 해야 할까.

모든 게 내가 하는 만큼 성과로 나오기도 하고, 그 책임을 온전히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게 더욱 나를 채찍질하게 되는 것 같다.


Q.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FPS 전문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다른 장르에 대한 해설 욕심은 없는지?

데뷔가 2004년이니, 10년이 넘었다. 예전에는 다른 장르 게임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결정적으로 접게 된 계기가 있다. 도타2다. 예전에 KDL리그를 맡았던 적이 있는데, 도타2는 굉장히 심오한 게임이다. 그런데 섭외가 개막 2주 전에 들어왔다.

그래서 부랴부랴 준비하다 보니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매니아적인 게임인 도타2의 진면목을 시청자들에게 모두 전달하긴 무리였고, 게임 장르마다 표현 방식도 다르고 어려운 점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다.


Q. 그래도 FPS가 기반인 오버워치는 욕심이 날 것 같다.

게임으로는 성공해도 e스포츠 리그로는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박 났더라(웃음). 게임 룰 자체가 계속 리스폰되고, 그런 게 관전 입장에서도 불편하고, 중계진 입장에서도 피로도가 상당할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나도 APEX는 아니지만, 대학 리그와 배틀 로얄, 오버워치 월드컵 예선을 중계하고 있긴 하다. 나의 중계 스타일이 원래 재미 위주로 흘러가는 편인데, 오버워치 팬들은 이걸 싫어하는 분들이 좀 있더라. 다 조언이라 생각하고 내가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Q. 오랜만에 서든 리그가 열렸다. 일반부에서는 아무래도 제닉스 스톰이 강력한 우승 후보인데, 대항마가 있을까?

아무래도 퍼제에서 활약했고 경험이 많은 석준호가 소속된 광주KNC이 대항마가 아닐까 싶다. 팀워크만 잘 다져져
있다면 충분히 4강권에 있는 팀이다. 그래도 역시 우승 후보로는 제닉스 스톰이다.


Q. 여성부는 이번 시즌부터 3:3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한데.

클래식한 맛이 있다. 옛날에는 FPS 대회가 2:2아니면 3:3이었다. 5:5의 틀이 갖춰진 건 카운터 스트라이크 이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2:2나 3:3의 재미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5:5보다 단순해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고. 그래서 경험은 적어도 샷이 좋은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서든 어택 리그를 오래 즐겨온 팬들에게는 깊이가 좀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선수들도 이 맵들을 잘 하지 않고, 여전히 5:5게임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Q. 아직 리그 초반부인 만큼 일반부와 여성부 각각 관전 포인트를 뽑자면?

여성부는 예전에 활약했던 선수들보다는 신인들이 많다. 이선수들을 지켜보는 재미, 즉 샷이 좋은 선수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일반부는 '제닉스 스톰의 독주를 막을 팀이 누가 될 것인가'도 재밌고, NO.2가 누구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Q. 서든 어택이 여전히 온라인 순위 5위권 안에 머무르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일반적으로 많이 즐기는 대회 룰이나 클랜 룰이 아니라도 즐길 모드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실제로 좀비 모드, 웨어하우스만 하는 유저 등 즐기는 유형이 다양하다. 유행이라는 게 돌고 돌기도 하고, 서든 안에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점이 아닐까.


Q. 서든 어택 리그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온리뷰'라는 새로운 콘텐츠도 시도했다.

4년 전에 BJ양띵님이랑 게임 행사를 한 적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1인 미디어나 유튜브가 활성화되진 않았다. 그때 양띵님이 이것저것 친절하게 알려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시장도 엄청나게 커졌고, 어느 순간 나이도 꽤
먹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아재 감성과 뭔가 계속 가르치려 드는 느낌이 있다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에게 어필이 될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나온 게 온리뷰다.

☞온리뷰 링크



Q. 특히 신발(조던)이나 시계, 아트토이는 이른바 매니아층이 꽤 두터운데, 평소에 관심이 있었나?

현재 온리뷰에서 신발, 시계, 아트토이, 선글라스 4가지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모두 전혀 관심이 없던 분야다. 그런데 방송을 하다 보니까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더라. 굳이 제일 관심 있는 하나를 선택하라면 아트토이다.


Q. 온리뷰에서 소개한 아이템 중 가장 고가의 물건은 뭔가?

당연히 시계다. 실제로 6천만 원 짜리 시계를 봤다. 물론 만져보진 않았다. 500만 원 이상은 만져보진 않는다(웃음).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건 아트토이다. 평소에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많아서 더 친숙해 관심이 생겼다.


Q. 마지막으로 온리뷰와 서든 어택 리그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 감사드리고, 요즘 오버워치 리그도 열심히 준비하고 방송에 임하고 있는데,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더라. 노력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일 테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온리뷰 구독도 많이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