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형 RPG. 얼마나 익숙한 포맷인가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유저는 어떤 게임인지 바로 감이 옵니다. 최근 나오는 게임에 비해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럼 이 게임,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지난 5월 진행한 CBT를 해본 감상으로는 '난투장, 이거 화가 난다!' 였습니다. 동일한 스탯을 가진 캐릭터를 골라서 덱을 짜고, 1대1 대전을 하는 콘텐츠였는데요. 여기서 지니까 '내 덱이 약해서 진 거야' 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더라고요.

'카오스 온라인' 개발사 네오액트의 '카오스 마스터즈'는 3년의 기간을 거쳐 개발된 모바일 RPG 게임입니다. AOS였던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로 가져오면서 RPG로 장르가 바뀌었는데요. 스마일게이트의 장현우 사업팀장과 네오액트의 정극민 PD를 만나 장르를 바꾼 이유에서부터, 오랜 개발 기간 동안 고민해왔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건, 이거 만들려고 이런 시간을 들였냐" 라는 말이라며, "진입 장벽이 낮고, 유저와 함께 커가고 싶었다"는 정극민 PD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스마일게이트 장현우 사업팀장(좌), 네오액트 정극민 PD(우)


허재민 기자 (이하 허재민) : 안녕하세요, 먼저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장현우: 스마일게이트 모바일게임 사업부의 장현우 팀장이라고 합니다.

정극민: 네오액트의 '카오스 마스터즈' PD 정극민입니다. '카오스 온라인'에서도 PD를 맡았고요, 연이어 '카오스 마스터즈'도 개발 총괄을 담당하고 있어요. 이제 벌써 경력 두자릿수를 찍었네요(웃음).


허재민 : 개발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정극민: 15명입니다. 소규모도 아니고 아주 대규모도 아닌, 적당한 규모. 대부분 경력이 8년 차 이상이고 16년 차인 분들도 계세요.


허재민 : '카오스 온라인' 개발팀이기도 한데, 모바일에 대해서도 경험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극민: 없어서 고생했죠. '카오스 온라인'때는 게임이 어려웠어요.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게 게임의 한계였지요. 시대가 모바일로 바뀐 만큼 우리도 모바일에서 새 출발을 해보자! 했던 게 벌써 3년 전이네요. 그때 저희들은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처음 자동전투 시스템을 보고 놀랐던 게 기억나네요.

기술적으로는 환경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우리는 후발주자다 보니까 참고할 레퍼런스도 많고요. 오히려 모바일 게임 현상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막연히 시중에 있는 게임을 베낀다는 건 의미가 없잖아요. 왜 사람들이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는지, 그걸 이해하고 거기에 맞게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부터가 이해가 잘 안 되니까 시행착오가 많았지요.



허재민 : 게다가 대부분 경력이 있으신 분들이었던 만큼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하시는 게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개발 방향성이 잡힌 순간이 있었나요?

정극민: 한순간이 있었던 건 아니고 오래 걸렸어요. 지금은 저희도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거든요. PC 게임은 빠져들어서 게임을 하잖아요. 몰입해서 플레이하는 느낌은 없지만, 모바일 게임은 '재미를 소비한다'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PC 게임은 각 잡고 게임을 시작하잖아요. 게임을 하겠다, 라는 마음을 가지고. 모바일은 화면 자체가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죠.


허재민 : 게다가 모바일은 조그마한 화면만으로 조작도 가능해야 하니까 더 그렇네요.

정극민: 네, 이 조그마한 터치스크린이라니. 가상패드도 있긴 하지만 정말 조작방식을 넣기가 어려워요. 직관성은 있지만, 몰입감은 주기 힘들죠. 플랫폼의 특징이에요. 그렇다고 재미없는 걸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 그 중간지점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먼저 저희는 대전게임을 좋아하거든요. 모바일로 치면 '하스스톤', '마피아 리벤지', '탱고 파이브' 등. 알피지로는 캐릭터 자체와 수집이 중요한 '세븐나이츠', '데스티니 차일드' 정도? 어떻게 보면 '캐릭터를 가지고 논다는 느낌'을 주죠. 모바일은 PC 게임보다 보고 즐기는, 캐릭터들이 놀고 있는 걸 지켜보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허재민 : AOS게임을 모바일로 가져오면서 장르를 RPG로 바꾸셨는데요. 특별히 RPG를 고르신 이유는 무엇인지, 개발 초기 단계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정극민: 물론 잘되는 게임도 있지만 AOS 포맷 자체는 모바일로 옮겼을 때 그 재미를 100퍼센트 옮길 수 있는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판을 몰입해서 하는 AOS는 완결된 승부를 보게 되거든요. 이렇게 소위 '빡세게'게임을 할거면 뭐하러 모바일에서 하나, 그냥 PC에서 하지. 그런 의견이 있더라고요.

우리가 집중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AOS의 재미를 가지고 오고 싶다는 거에요. 다만 그대로가 아니라 모바일 유저들이 선호하는 포맷에 맞춰서요. 영화에서도 '장르 문법'이라는 게 있지요. 그 장르 문법 안에 우리가 아는 재미를 녹여보고자 가장 익숙한 RPG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AOS는 캐릭터들의 상성과 조합으로 이루어지잖아요? 그것처럼 RPG에서도 캐릭터들의 스킬 조합과 상성을 통해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허재민 : 하지만 '워크래프트3' 유즈맵 유저들이 다소 달라진 '카오스 온라인'에 거부감을 가졌다고 언급하셨는데, '카오스 온라인' 유저들은 장르까지 바뀐 '카오스 마스터즈'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는 않을까요?

정극민: 오히려 어설프게 비슷한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AOS장르의 '카오스M'이 나왔다고 생각해보세요. '카오스 온라인'보다 한참 후에 나온 만큼 더 나은 경험을 줘야 하는데 모바일에서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예 다르게 한 겁니다. '카오스 마스터즈'는 캐릭터는 공유하지만, 아예 다른 장르잖아요. 시작부터 아예 다른 게임입니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같지만, 플랫폼이 다르니까 재미를 전달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재민 : 원작의 느낌을 전달하는 데에는 캐릭터를 공유한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하겠네요. AOS의 재미를 녹여냈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점에서 그런가요?

정극민: 네, 캐릭터 위주로 출발했고요. 어쨌든 그래도 AOS 기반으로 만들었으니까, 전투는 재밌게 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재미'라는 것은 아주 폭넓은 의미의 단어기는 하지만요.

보통 RPG 개발을 하면 PVE 콘텐츠부터 만들죠. 저희는 반대로 PVP 콘텐츠가 먼저였어요. 모바일 화면에서의 조작 스트레스는 없으면서 AOS의 재미는 주고 싶었죠. AOS의 재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피지컬적인 부분이 있지요. 조작하고 액션적인 면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심리전과 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은 머릿속에 상대방 스킬쿨이 계속 돌아가잖아요? 하지만 모바일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살리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하나에 집중하고자 했지요.

그래서 심리전과 수 싸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카오스 온라인'도 그렇고 다른 게임도 그렇고, 선수들의 경지로 들어가면 사실 피지컬보다는 수 싸움이 중요하잖아요. '카오스 마스터즈'에서는 피지컬이 부족한 유저도 심리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따라서 스킬을 쓸 타이밍에 시간이 멈추는 거죠.


▲ '카오스 온라인'의 자취는 캐릭터를 통해 전달



■ AOS 전투를 RPG로? - 전략만 있고 전술이 없는 게임은 그만!

▲메인 화면

허재민 : 어떤 타이밍에 어떤 스킬을 쓰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CBT때 해보니 어느 타이밍에 버프를 줘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더라고요.

정극민: 네, AOS를 해보면 대부분 QWER 스킬이 있는 것처럼 '카오스 마스터즈'에서도 QWE 스킬역할을 하는 액티브 스킬이 2개 있어요. 마나를 채워서 보조하거나 딜을 넣거나 매 턴 선택지가 두 개씩 생기죠. 딜 스킬이 두 개인 캐릭터도 단일 타겟인지, 광역인지 다양한 스킬이 있기 때문에 둘 중 무엇을 쓸지가 중요해요.

그리고 AOS의 묘미는 궁극기잖아요? 궁극스킬은 상대 두 명을 한 번에 죽이거나 우리 팀을 살려내거나 하는 극단적인 스킬들을 넣어서 허를 찌르도록 구상했습니다.


▲궁극기는 비장의 한 수가 된다


허재민 : 그런 만큼 시너지가 좋은 캐릭터가 생기고 조합이 중요해지겠군요.

정극민: 네, 캐릭터가 다양하고 개성이 뚜렷한 만큼 어떤 식으로 살릴지가 많이 고민이 되었어요. 다양한 스킬을 이용하는 게 재밌지만, 또 너무 세밀한 디테일이 들어가면 너무 어려워지죠. 그래서 AOS에서 '한타'를 하는 느낌을 주도록,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적당히 조작이 쉬우면서 수 싸움이 주가 되는' 방법으로 구성했습니다.


허재민 : 캐릭터간 밸런스나 조합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AOS의 한타에서처럼 서로의 스킬이 맞물리고 대응하는 게 재미의 포인트니까요.

정극민: 저희가 프로토타입을 카드로 만들어서 했거든요. 턴제 게임에 가장 근접한 게 '매직 더 개더링', 그리고 '유희왕'정도? 이게, 재밌거든요. RPG에서 재미가 '내가 강해지고 전투를 통해 강함을 확인한다'에 있다면 카드게임은 '카드를 가지고 상대의 허점을 어떻게 찌를 거냐'에 있으니까요. 전투의 재미죠. 이걸 카오스 캐릭터들을 가지고 구현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D 캐릭터들을 가지고 스킬을 하나하나 소프트웨어로 만들면 비용과 시간이 드니까, 카드를 통해서 원하는 재미가 나올 때까지 플레이를 해봤어요. 결과적으로 이번 CBT때 해보니 난투장, 결투장 등 실시간 PVP가 원하는 형태로 나온 것 같아요.

▲만든 카드에는 여러번 시뮬레이션을 돌린 흔적이 보였다


허재민 : 전술적인 부분이 카드게임과 어울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카드게임으로 구상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정극민: 카드게임은 접근이 다소 어려워요. 30~40장의 한 덱을 구성하기도 어렵고 하나하나 다 알아가는 것도 어렵죠. 하지만 캐릭터로 구성되면 궁수는 활을 쏠 거고, 탱커는 방어를 할 거고. 딱 보기 쉽죠. AOS 캐릭터들이 가지는 스킬들을 통해 대전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허재민 : 2015년 첫 CBT때는 2대2 전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지금의 5대5 모습으로 변화하기까지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나요?

정극민: 그때가 1차 버전이었지요. 개발기간 3년 중에 1.5년 동안은 '카오스 마스터즈1'을 만들고 1.5년동안 '카오스 마스터즈2'를 만든 셈이네요. 아까 말씀드렸듯 저희 팀이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는 점과 관련이 있어요. 그때는 정말 쉬운 걸 만들고 싶지만 다른 게임과 똑같이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그래서 전투 자체에 포커스를 두고 두 캐릭터가 등장하도록 했어요. 그때는 스킬을 쓰고 바로 공격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카드를 덮어서 내듯이 스킬을 내서 서로의 스킬중에 속도가 빠른 캐릭터가 먼저 공격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심리전에 정말 포커스를 맞춘 거죠. 생각보다 1차 CBT를 플레이하신 분들 중에서 재밌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어요.


▲1차 버전에서는 2대2였다


허재민 : 좀 더 심리전이 고조되는 장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바뀐 이유가 궁금하네요.

정극민: 다만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먼저 상대방의 스킬을 다 알고 있어야 재밌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가위바위보를 한다고 했을 때, '가위, 바위, 보'가 선택지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심리전이 재밌잖아요. 뭐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심리전을 즐길 수 없어요. 처음 우리의 목표는 '어렵지 않은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결국 만든 건 또다시 어려운 게임이었죠.

그리고 AOS 기반인 만큼 한 파티는 나올 줄 알았는데 에게, 고작 두명? 첫인상으로 볼륨이 빈약해 보이더라고요. 또한, 카드는 뒤집는 느낌이 나지만 스킬로 구현하니까 '뭐야, 스킬을 썼는데 왜 안 나가?'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어색하다는 평이었지요. 이건 새로운 것을 만들자고 했지만, 틀을 제대로 구성을 못 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좀 더 익숙하게 모양을 바꾸었습니다.



허재민 : 하지만 5대5의 모습으로 이루어지는 턴제 RPG라, 조금 흔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친숙함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극민: 다른 게임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은 확실히 있었어요. 하지만 1차, 2차 CBT를 해봤을 때 지표가 말해주더라고요. 1차 때는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때마다 유저가 30~40씩 떨어지더라고요. 2차 때는 훨씬 나았어요. 원만한 곡선을 그었죠. 정말, 1차 때는 숨도 못 쉴 정도였어요. 다들 그만두시는데, 어휴.

장현우: 익숙하지만 다른 재미라는 게 정말 어려워요. 아무래도 '카오스 마스터즈'는 PVP 콘텐츠가 중심이다 보니 운영이 중요하겠지요.

사실 제가 생각하는 약점은 아무래도 오래 개발되었던 게임이다 보니 최근 게임들이 보여주는 좋은 '때깔'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CBT를 통해 반응을 보니 게임은 확실히 재미가 있어요. 다만 초반에 다른 게임과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고비인데 이를 잘 넘기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퍼블리셔의 숙제겠지요. 유저에게 잘 전달하는 것, 그리고 그러는 데 필요한 운영. 이 두가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대5 한타 느낌을 주고 싶었다."


허재민 : 확실히 최근 모바일 게임의 화려한 그래픽에 비해 약점이 될 수 있겠군요. 그럼에도 유저가 플레이해야 할 이유, '카오스 마스터즈'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장현우: 하하, 어쩌다 약점을 말하게 된 거죠(웃음)? 서둘러 장점을 말해보자면 먼저 전략적인 재미라는 것이죠. 전략적인 재미라는 게 일반 유저는 자칫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전통적인 전략의 깊이를 담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재미를 느끼기까지의 동선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게임을 배워가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요.

정극민: 전략 모티프를 가진 게임은 사실 많아요. 다만 '배치'하는 전략은 잘 이루어져 있지만, 실제 게임을 할 때의 '전술'은 빈약한 부분을 자주 봤거든요. '전략은 있지만, 전술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전투하면서 시행착오도 있고 상대의 수 하나 때문에 작전이 틀어질 수도 있고. 그런 점이 재밌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이런 부분이 너무 디테일해서 어려워지면 피로도가 높아지겠죠.

'접근하기 쉬운데 마스터하기 어려운' 이라는 게 참 어려운 건데 또 중요한 부분이죠. 우리가 할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만족스럽게 해낸 것 같습니다.



허재민 : CBT때 해보니 '카오스 온라인'의 묘미였던 '안티'와 '디스펠'이 마스터 스킬로서 주요하게 작용하는 게 재밌었습니다. 이렇게 전투에서 중요한 요소에는 무엇이 있나요?

정극민: 먼저 전술에서의 키 포인트는 원하는 스킬을 선택하고 이득을 보는 것이에요. 바둑처럼 수 싸움이죠. 적군이 쓸 스킬을 예측하고 전투를 해야 하죠. 따라서 캐릭터의 스킬을 아는 게 중요해요. 이런 부분은 PVE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알아가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마스터 스킬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투에서는 세 개의 마스터 스킬을 선택할 수 있는데, '카오스 온라인'의 '안티'와 '디스펠'을 꼭 게임 내에서 살리고 싶었어요.

캐릭터 스킬을 배우고 나면 상황이 보이죠. 적의 캐릭터가 어떤 스킬을 가졌는지 아니까. 하지만 그렇게 뻔하면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마스터스킬이라는 세 개의 히든카드를 추가한 겁니다. 마스터 스킬은 캐릭터 스킬과는 다르게 상대방에게 공개되지 않으니까요. '카오스 마스터즈'는 버프 의존도가 높은 게임이에요. 스텍이 중첩되어서 공격력이 급상승하거나 방어력을 떨어트리거나. 이때 '안티'나 '디스펠'을 적절히 써주면 상대의 이로운 버프를 사라지게 하기도 하고 내게 걸린 나쁜 효과를 없애기도 하죠.


▲캐릭터 스킬은 보고 예측할 수 있지만 마스터 스킬은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다

게임의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극단적인 마스터 스킬이 많아요. 체력이 절반 이하가 남았을 때 전부 개구리로 만들기도 하고 아군이 하나 남았을 때 무적으로 만들어주는 마스터 스킬도 잇지요. 최종적으로 랭커들끼리의 싸움에서는 어떤 마스터 스킬을 가지고 갈 것이냐가 중요하게 작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콘텐츠, 실시간 PVP가 묘미! 스페셜 의상도 만나볼 수 있을 것

허재민 : 런칭 기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는 무엇이 있나요?

정극민: 먼저 실시간 PVP인 격투장과 난투장이 있어요. 격투장은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비슷한 공격력의 상대와 1대1 전투로 이루어지고요, 난투장은 나의 보유 캐릭터와는 관계없이 랜덤으로 나오는 캐릭터를 5개 골라서 전투를 플레이하게되지요. 그리고 비동기 PVP인 공성전은 AOS의 '본진'을 형상화한 것인데, 수비팀을 골라 배치하고 적 본진을 공격하는 방식이에요.

▲라인마다 3개 슬롯 중 2개만 수비할 수 있어 한 곳은 구멍나기 마련


장현우: 실시간 PVP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분명 있거든요. PVP가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한 여유로운 콘텐츠에요.


정극민: PVE도 볼륨은 부족하지 않도록 고려를 많이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PVP 대전을 즐기려면 먼저 다양한 캐릭터들의 스킬을 익히는게 중요하니까 그 기회를 주도록 했습니다. 또한, 보스전에서는 공략이 필요하거든요. '이 보스는 시작하자마자 우리팀 HP의 반을 깎아놓고 시작하니까 마스터 스킬 중에 전체 힐이 유용하다' 이런식으로요. 대전을 하기전에 PVE콘텐츠를 통해 전술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허재민 : '난투장'의 경우 진검승부 같은 느낌이 나서 재미는 있었지만, 캐릭터를 모으는 RPG인 만큼 밸런스나 보상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렵게 키운 캐릭터가 있는데 그걸 왜 못써?' 할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가요?

정극민: 넣느냐 마느냐부터 고민이 많았던 콘텐츠에요. 딱 포인트를 짚어주셨는데, 보유한 캐릭터를 가지고 싸우는 게임인데 이런 사이드라인 콘텐츠가 도움이 되느냐는 말이 많았지요.

하지만 RPG 게임에서 PVP 콘텐츠가 있을 때 바로 문제가 되는 게 전투력 차이가 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점이에요. 툭 치면 죽는데. 난투장은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한판을 겨뤄보자는 취지에서 들어가게 된 콘텐츠입니다. 만들기로 결정하는 게 힘들었지 만들고나니까 만족스럽더라고요. 랜덤으로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도 재밌고 저희로서도 밸런스 테스트가 쉽고요. 만들 때 고민했던 게 바보 같을 정도였지요.

과연 유저분들이 좋아하실까 걱정은 됐는데 CBT를 통해보니 신선하다는 평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매칭도 잘될까 걱정했는데, 웬걸, 3초 안에 잡히더라고요.


▲내 캐릭터가 아니라 골라서 플레이하는 난투장


허재민 : 실시간 PVP는 비동기 PVP보다 더 밸런스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전투력 차이가 크면 전술이 의미가 없으니까요. 난투장이야 전부 캐릭터를 골라서 들어가니 상관이 없지만, 결투장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합니다.

정극민: 네, 결투장도 난투장처럼 공정한 게임을 만들고자 하고 있어요. 비동기 PVP의 경우 그냥 상대가 나보다 세면 포기하고 나와버리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실시간 PVP는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다면 플레이하는 것 자체가 바보 같아요. 모바일 RPG유저들은 실시간 PVP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조언을 들었거든요. 근데 전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즐길만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나서 안 좋아한다고 말하라고요(웃음). 실시간인데, 내가 훨씬 약한데, 오픈월드처럼 도망갈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이게 뭐예요. 공정한 환경을 만들고자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결투장에서는 전적으로 전투력만으로 매칭됩니다. 같은 브론즈 단계라도 500만 원 지른 계정과 무과금 계정 차이가 나잖아요? 그래서 전투력을 기준으로 운이나 전술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차이 나는 한에서 매칭이 되도록 했습니다.



허재민 : 그렇게 되면 매칭이 잘 잡힐 수 있을까요? 만약 전투력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정극민: 전투력이 맞는 유저가 없으면 일단 AI 매칭이 우선 되고요, 중간에 다른 유저가 들어오게 되면 AI와 하던 판은 이긴 거로 처리되고 그 유저와 함께 다음 판을 치르게 됩니다. 'Here comes a new challenger!' 이런 느낌이죠.

▲Here Comes a New Challenger!

허재민 : '카오스 온라인'하면 또 떠오르는 게 '스페셜 의상'인데요. '카오스 마스터즈'에서도 다양한 스킨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정극민: '카오스 온라인'처럼 시즌별로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런칭예정이 여름이라, 시작은 수영복으로요. '카오스 온라인'때는 카메라가 쿼터뷰다보니까 예쁜 스킨을 적용하고서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요. 어떤 분들은 가까이 확대해서 보다가 죽기도 하시고. '카오스 마스터즈'에서는 카메라가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아요. 일러스트나 모델링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 그리고 새로운 연출을 보여 드릴 예정입니다. 저희도 기대되네요.

그리고 '카오스 온라인'에서는 한 캐릭터의 스킨이었던 걸 아예 다른 캐릭터로 새로 만든 예도 있어요. 예를 들어 엘딘은 컨셉이 악역 성직자였고, 골든은 엘딘의 스킨이었는데, 힐로 특화시킨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었지요.


▲용암은 어디두고 청량한 바다 요정이 된거니?

허재민 : 출시는 언제쯤으로 예정되어있나요?

장현우: 8월 말 예정입니다. 이번 달을 넘기지는 않을 거에요.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중이라 정확한 날짜가 없어 죄송하네요. 게임을 시작하셨는데 버그 때문에 플레이가 어렵다던가 하는 점이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극민: 만드는 과정보다 폴리싱이 너무 힘들어요(웃음).


허재민 : 마지막으로 포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장현우: 네오액트에서 정말 오랜 기간 공들인 게임이에요. 저도 경력 10년 차인 만큼 공감이 많이 되어서 잘되었으면 좋겠고요. 사실 '최고다!'하는 게임은 아닐 수 있어요. 말씀드렸듯이 요즘 게임은 정말 화려하니까요. 하지만 깊이 있는 정통적인 전략게임이자 플레이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재미있고, 그 '재미'에 대해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정극민: 개발규모가 엄청나게 크지는 않은 만큼 세계 최고 그래픽의 게임은 아니에요. 저희가 갈 길도 아니고요. 저희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재밌다'는 말이에요. 이게 핵심이고 가장 기분 좋고, 힘이 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 게임 내 취향인걸?'이라고 말해주시는 유저분들을 많이 뵙기를 바라고 있어요. 3년 동안 여러 시도를 한 게임이니만큼 유저분들께 얼마나 공감이 될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많은 유저분들을 뵙기를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