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출시 후 약 2달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와 관련된 인터넷 방송 콘텐츠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모습입니다. 오픈 초기에 여러 BJ가 변신 카드 뽑기, 무기 상자 까기, 장비 러쉬 위주의 콘텐츠를 선보였지만, 지금은 BJ마다 자신의 특색을 잘 살려 전투(PvP)나 소통 위주의 방송을 진행하는 추세입니다.

그중에서도 적재적소에 화려한 '드립력'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입담을 보여주고 있는 BJ가 있는데요. 바로 리니지1 출신의 BJ '만만'입니다. 아슬아슬한 수위 혹은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표현을 걱정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최근에는 수위에 신경 쓰는 편인 그는 데포로쥬1 서버 전투명가 라인의 총군주 이기도 합니다.

작년부터는 BJ 원재와 함께 2017 LFC(Lineage Fighting Championship)의 공식 해설가 활동을 겸업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광고 영상을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나뮨 나뮨 나뮨"으로 유명한 광고 영상도 BJ 만만이 진행했던 방송 콘텐츠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부쩍 늘어난 시청자 덕에 눈 뜨자마자 강아지 산책을 시키고, 곧장 방송을 키는 게 지금 당장의 목표라고 말한 BJ 만만. 이런 그를 만나 인터넷 방송과 리니지M, 또 전투명가 라인의 군주로써 생각하는 데포로쥬01 서버 필드 구도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나눠봤습니다.



= 리니지M을 통해 만만을 알게 된 분들도 많으신데요. 가볍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18년 동안 리니지를 했었고, 아프리가TV 초기부터 지금까지 방송을 하고 있는 BJ 만만입니다. 중간에 공백기도 있지만 최근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인생을 통틀어 주야장천 리니지만 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제 목소리 때문에 아버지께서 잠을 주무시지 못해 방음 장치까지 설치하면서 리니지를 했었는데요. 군대 가기 전까지는 용돈 벌이로 하다가 전역 후에는 방송과 함께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네요.


= 고향이 제주도 서귀포라고 알고 있습니다. 방송에서도 제주도에 있다고 들었는데...

서울 평창동에 살고 있습니다. (웃음) 군대를 고향인 제주도에서 보내고 본격적으로 타지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기술 좀 배워보려고요. 고향에서는 사실 할 게 없었거든요. 또 군대 가기 전에 용돈 벌이로 했던지라 리니지가 싫었던 점도 있었습니다. 고향에서는 리니지만 자꾸 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서울에서 직장에 들어가니까 다들 리니지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공감대도 형성하고 대화에 끼고 싶어서 다시 리니지를 시작했습니다. 또 타지 생활에 외로움을 많이 느껴서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기도 했네요. 이때 받은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방송으로 풀곤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방송 10년 차네요. 나우콤, 피디박스 시절부터 방송했으니까요.


= 게임 아이디를 평창동으로 만든 이유가 그저 평창동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군요.

제가 서울에서 생활하며 터를 잡은 곳이 평창동이에요. 서울에 올라온 지 7년 정도가 됐는데, 다른 곳 어디를 가봐도 이 동네만큼 편안한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동네에요. 산동네인데 분위기도 좋습니다. 앞으로도 쭉 이곳에서 거주할 계획입니다.


▲ 인터뷰가 진행된 평창동의 갤러리 카페


= 리니지M으로 주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 초반(해골 서버 시절)과 비교하면 시청자도 매우 늘어났습니다. 초반부터 흥행하여 아프리카TV 랭킹도 꽤 올랐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사실 저도 리니지M으로 이렇게 랭킹도 오르고 시청자가 많이 유지되고 있지, 그 전에는 아주 오래전에 1위 1번 해본 게 전부입니다. 변방에 있던 BJ였죠. 사실 어디서 리니지한다고 말하기가 좀 그럴 정도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거든요. 고생 끝에 낙이 온 것 같습니다. 원재도 그렇지만 저도 정말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시기도 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네요.


= 전반적으로 리니지1 출신 BJ들의 시청자 수가 예상외로 낮은 편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초반부터 흥행한 비결이 무엇인가요?

리니지M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BJ 철구가 제게 합방을 제안했었어요. 자기도 리니지M을 할 건데 이에 대한 조언이 필요하다고요. 게임 출시 전에 이렇게 스타트를 끊은 게 꽤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리니지를 하면 주 시청자가 30~40대 거든요. BJ 철구의 시청자는 주로 10대와 20대죠. 덕분에 제 방송도 그렇고 리니지M을 즐기는 유저들도 그렇고 20대가 많이 유입된 것 같습니다.

사실 리니지1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20대는 즐길 수 없는 게임이잖아요. 어느 정도 과금력을 갖춘 30대도 여러 콘텐츠를 즐기는 게 어렵죠. 이러한 가운데 20대가 많이 유입된 것 자체가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려고 저도 준비를 많이 했어요.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고요.

지금 나름대로 파가 나뉘어 있습니다. 리니지를 했던 BJ와 그렇지 않은 BJ들. 보이는 라디오나 먹방, 리니지2 레볼루션을 하던 BJ들이 매우 많은데요. 이런 BJ들이 흥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니지를 안 했던 BJ들의 흥행 성적은 저도 의외라고 생각합니다.


= 시청자가 많은 방송 대부분은 뽑기 위주의 방송이었던 반면, 전화 인터뷰를 통한 혈맹원 모집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전화 인터뷰가 신의 한 수였다고 봅니다. 초반에는 많은 BJ가 시청자를 유입시키려고 카드 뽑기를 많이 했잖아요. 근데 저는 뽑기 방송을 잘 안 했습니다. 돈을 효율적으로 쓰려고요.

제가 사실 리니지에 돈을 잘 안 써요. 진짜 안 쓰는 편이에요. 뽑기 방송하려고 돈을 쓰다 보면 계속 뽑기를 해야되고 악순환이 되는 걸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하루에 100~200만 원 정도를 투자하면 계속 이 수준에 맞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러면 적자를 넘어 파산하게 되죠. 제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요. 실제로 주변에서 대출까지 받아 뽑기 방송을 한 지인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리니지1에 대한 경험, 리니지M 광고처럼 2000년도 초반의 기억을 갖고 계신 분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콘텐츠 위주로 방송을 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바탕으로 소통, 그리고 제 '입'으로 팬덤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20대 시청자도 많이 유입됐지만, 40대를 넘어 50대 시청자도 정말 많은 편이거든요. 이런 분들은 최근 리니지1이 어떤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이분들의 기억은 엔트의 열매 따던 시기에 멈춰있는 거죠. 그래서 정말 말도 안되는 걸 물어보시기도 합니다. 이런 질문에 츤데레처럼 답변해주면 정말 좋아하시고요. 뽑기 방송처럼 돈을 막 쓰지 않아도 팬을 만들 수 있는 거죠.

뽑기 방송 보러 오신 분들은 뽑기를 안 하면 그 방송을 안 봅니다. 방송이라는 미디어가 실시간 채널, 더 재밌고, 이슈가 되고, 어그로가 있는 곳으로 유입되는 건 당연한 거잖아요. 이렇게 이슈성으로 몰리게 되면 이슈가 끝남과 동시에 함께 잠잠해지는 거죠. 그렇다고 원정 러쉬나 원정 뽑기도 무한정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 인터넷 방송이 진행되는 BJ 만만의 스튜디오


= 관록까지 갖췄다는 평도 있습니다.

제가 리니지를 정말 오래 했잖아요. 혁이도 그렇지만 리니지를 오래 한 사람들은 정말 산전수전 다 겪어봤을 겁니다. 이등병 막내 시절부터 유명한 캐릭터 대리도 많이 했고, 또 많은 군주를 모셔 본 적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군주였던 적도 있고, 라인의 총 군주를 했던 적도 있죠. 지금 리니지M에서도 데포로쥬01 서버에서 전투명가 라인의 총 군주잖아요.

그러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봐왔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도 정말 많이 겪었고요. 저와 정말 친하고 제 부모님도 알고 있는 같은 식구라고 부르는 사람이 배신했던 적도 있죠. 제가 기르는 강아지 이름도 알 정도로 저와 가까운 사람이 제 약점을 붙잡고 흔들었던 적도 있었네요. 이런 경함을 바탕으로 이제 어지간한 일은 일처럼 보이지도 않습니다. 아주 잘 단련이 되어 있죠.

저에 대한 평가나 글, 댓글도 잘 안 보는 편입니다. 게시판 같은 것도 잘 안 봐요. 말도 안 되는 부분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스스로 지치고 무너지게 되거든요. 머리도 터지기 마련이고요. 무턱대고 안 좋은 점만 찾으시는 분들하고 다투면 다른 시청자가 더 불편하게 됩니다.

방송을 통해서도 저를 싫어하는 시청자와 설전을 벌이는 것보다는, 저를 좋아해 주시는 시청자와 함께 대화하고 입담을 나누는 걸 더 선호합니다. 그러면서 방송 콘셉과 제가 나가야 할 방향이 딱 정해진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BJ 원재와 리니지1 신규 서버, LFC 광고를 찍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광고 영상이 라이브된 날에는 여기저기서 '나뮨 나뮨 나뮨' 드립이 쏟아져 나왔어요.

이게 제가 초반에 혈맹원을 모집할 때 했었던 전화 인터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거에요. 그냥 제가 만든 혈맹에 무턱대고 가입하는 것보다는 콘텐츠도 뽑고, 또 앞으로 함께할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신뢰를 쌓을 목적으로요. 아무래도 쉽게 가입하면 쉽게 나가는 경향도 있잖아요. 통화를 하다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되니까. 그러면서 방송 분량도 나오고. 대박이 난 거죠.

이걸 운 좋게 아프리카 PD분이 보게 되면서 LFC 광고를 찍어야 하는데 제 방송 콘텐츠처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배우도 만나게 됐네요.


= 광고 촬영에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말씀도 해주시죠.

배우들은 리니지를 잘 모르잖아요. 대본을 봐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모르니까. 이해를 돕기 위해 저와 원재가 실제 전투 지휘를 재현해서 보여줬습니다. 사실 제가 머리가 좋지 않아 대본을 다 못 외워요. 원재도 운동을 오래 해서... 그래서 대본도 대본인데 대부분 애드립으로 했습니다. 대본이 안 외워지는데 어떡합니까. 그런데 결과가 좋게 나왔습니다. 정말 재밌게 촬영했죠. 이게 또 저예산 광고여서 더 뜬 것 같습니다.

이게 잘돼서 다음에는 챌린지 서버 광고를 찍게 됐습니다. 제작비가 무려 10배로 늘어났다네요. 전문 배우로 김수용이 캐스팅되고 촬영 시간도 무려 14시간이나 됐습니다.


▲ BJ 만만, 원재가 찍은 LFC 광고 영상, 화제의 나뮨 나뮨 나뮨 영상이기도 하다


= 해골 서버에서 방송했을 때와 비교하면, 진행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수위 높은 드립과 입담은 여전한데, 여기에 돌직구라는 구종이 추가됐다는 평도 자자한데요.

해골 서버는 조용히 지낼 수밖에 없었던 게 세력이 별로 없었어요. 좀 늦게 시작하기도 했었고요. 힘이 없으니까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거죠. 리니지M은 시청자도 많이 늘어났고 자신감도 붙은 상태입니다. 10년 전에 아프리카 1위 찍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열정이 올라오더라고요. 나름 패기가 생긴 것 같아요.


= 켄라우헬의 무기 상자가 출시 됐을 때, '테임즈를 다시 데려오려고 그런다'는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엔씨가 내년에 테임즈(작년까지 엔씨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용병)를 데려오려면 한 200억 써야 되니까. 잘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이렇게 느낄 수밖에 없죠. 정말로 엔씨가 커쇼(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를 데려올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기 위한 총알 장전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발언으로 팬 가입을 하신 분들도 많아요. (웃음)

사실 좀 그렇잖아요. 게임이 좀 길게 가려면 캐시 아이템이 천천히 나와야 합니다. 저야 리니지를 오래 했고 이런 흐름을 잘 아니까 이후 상황에 대한 그림도 그려지거든요.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몬스터가 드랍해야 하는데 캐시 상자에서 중요한 장비가 다 풀리니까 불만이 많은 거죠. 저는 그 가려운 부분을 드립으로 긁어준 겁니다.

BJ들 사이에서도 진지한 얘기가 많이 오갔던 적이 있습니다. 리니지1 출신 BJ들이 전투 위주의 콘텐츠를 뽑으려면 일단 장비가 뒷받침되어야 하거든요. 이렇게 장비나 스킬북 1개를 사는 데 최소 300~500만 원을 써야 합니다. 감당하기 어렵죠. 우스갯소리지만 엔씨소프트 임직원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 살 것 같습니다.


= 리니지1 출신 BJ들의 시청자 수가 좀 적은 편입니다. 같은 리니지1 출신 BJ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방송을 좀 오래 해보니까 이게 싸이클이 있는 것 같아요. 방송을 했던 10년을 되돌아보면 제가 잘 나가던 시기가 있고, 또 원재가 잘나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리니지1 방송에서요. 지금 드래곤 슬레이어 중에서 가장 약하다는 BJ 꽃태자(영천곤이)도 아프리카TV 랭킹 1위를 찍던 시절도 있었어요. 각자 잘 나가는 주기가 있는 거죠.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는 나름대로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가진 BJ가 있습니다. 하지만 리니지는 없죠. 있어도 이 칭호를 유지하는 주기가 짧은 편입니다. 사건 사고가 워낙 많잖아요. 중간에 이탈되니까 그 흐름을 쫓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또 BJ 불도그가 상승세를 타고 있죠.


= 흐름을 쫓아간다는 게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 같은데요.

일단 방송을 계속, 오래,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시청자가 방송을 보려고 아프리카TV에 접속하면 딱 거기에 있어야 하는 거죠. 시청자가 BJ들 방송하는 시간 일일이 다 기다려주지는 않잖아요. 스케쥴을 시청자에게 맞추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럼 이분들은 다른 방송을 보게 되고, 그 방송에 빠져들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중요한 일이나 집안일이 아니라면 최대한 방송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 제 방송을 봐주시는 분들이 제가 방송 중이 아니라면 다른 방송을 보니까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조금 더 제 방송에 유입되겠죠. 이것도 장기 레이스라고 봅니다.




= 리니지2 레볼루션을 했던 BJ, 또 다른 영역에서 방송하던 BJ가 리니지M에서도 흥행하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리니지1 방송은 외부 유입이 전혀 안 되는 편입니다. 시청자들이 고정되어 있다는 말인데요. A라는 리니지1 BJ 방에 가면 보이는 시청자 B가 있다고 칩시다. 이 시청자 B는 또 다른 리니지1 BJ 방에도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만 돌고 도는 거죠. 그러다 보니 팬덤이 확실하게 굳혀지는 경향도 있고요. 수익적으로 도움을 주는 분을 내 방송에 유치 싶어 하기 때문에 BJ들끼리도 동시에 라이벌이 되기도 합니다. 고착화 되어 있던 거라고 봐야겠죠. 하지만 리니지M을 통해 좀 해소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BJ 철구 방송에 6만 명의 시청자가 있고, BJ 난닝구 방송에 5만 명의 시청자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면요. 전체적으로 리니지M에 대한 인식이 퍼지는 거고 판이 더 커지는 거잖아요? 이런 부분을 봤을 때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내 밥그릇 뺏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야 시청자 유입이 여러 루트로 다양해지겠죠.

다만, 분명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영향력이 있고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BJ들이 리니지M을 통해 보여주는 콘텐츠 대부분이 러쉬나 뽑기 콘텐츠에 편중되어 있다는 겁니다. 리니지1 BJ들이 이렇게 뽑기하고 러쉬하면 잘 안 보거든요. 그분들은 보이는 라디오나 대중성 있는 콘텐츠를 오래 해봤기 때문에 뽑기나 러쉬를 해도 전략적으로 잘 준비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실제로도 흥행이 됩니다. 이런 부분을 리니지1 출신 BJ들이나 일반 게임 BJ들이 파고들기는 사실상 힘들죠. 그래서 더 리니지1의 경험을 살려 전투나 이런 콘텐츠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 향후 방송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를 매일 같이 생각하고 짜내고 있습니다만... 쉽게 떠오르지 않네요. 머리만 아파집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게 부담이기도 하죠. 창의력이 필요하니까요. 모방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사실 거창한 계획은 없습니다. 오히려 게임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어요. 공성전이요. 또 오만의 탑이 나와야 더 치열하게 싸우고 재밌는 콘텐츠가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리니지M을 즐기는 유저들이 어느 정도 고착화된 상태라 혈맹원을 모집하는 것도 조금 힘든 상황인데요. 데포로쥬01 서버의 필드 구도가 더 명확해지기 전에 1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모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전화 인터뷰 같은 콘텐츠를 계속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적극적으로 필드에 임할 때라고 생각하기에 전투 위주 콘텐츠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전투 지향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드릴게요.


= 타 BJ와의 관계는 어떤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속된 말로 'BJ들끼리 짜고 친다'는 말도 종종 나오고 있는데, 또 누구와 누구는 원수 혹은 철저한 비지니스 관계라는 말도 있고요.

다른 BJ들하고 다 친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동생인 BJ, 선배 BJ들하고는 대부분 연락을 하고 지냅니다. 친구로 비유하면 좀 더 가까운 친구, 가끔 연락하는 친구, 연락을 아예 안 하는 친구로 나뉘어 있잖아요. 이런 관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BJ들끼리도 싸우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팬분들이 이간질해서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경우도 있었고요. BJ가 BJ를 언급하는 부분에서 팬분들이 다투면서 BJ들끼리 소홀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뭐, 흔한 경우잖아요. 대부분 만만이가 그랬다 카더라로 시작하죠.

엔씨소프트 공식 해설자로 원재랑 LFC 중계를 하고 있지만, 리니지M에서는 적대 관계잖아요. 이런 부분은 자존심 싸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는 친하지만 싸울 때는 싸워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이름을 걸고 싸우는 거고, 또 많은 분이 보고 계시기에 BJ가 속한 라인과 싸울 때는 좀 더 신경 쓰는 편입니다.


= 데포로쥬01 서버는 여러 BJ가 각 혈맹과 라인에 속해 있기 때문에 자존심 싸움이나 신경전이 더 날카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때문에 관계가 소홀해지기도 하죠. 팬들은 자신이 속해 있거나 응원하는 BJ가 이겼다는 말을 해주시니까요. 그러면서 분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사실 리니지에서는 진 사람이 없습니다. 진 혈맹, 진 라인이 없어요. 명확하게 승패가 결정되는 스포츠와는 다릅니다. 두 라인 모두 서로 이겼다고 말하죠. 팬분들이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스탐 전투니까 보스를 빼먹은 라인이 이긴 거다고 말할 수 있는 거고, 반대로는 더 많은 캐릭터를 죽인 라인이 이겼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보스탐 전투를 놓고 주로 이러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리니지1에서는 오만의 탑 보스 타임 전투가 가장 치열하고 꽤 오랫동안 유지됐기 때문에 보스를 먹는 쪽이 이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메인 음식을 먹었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리니지 전투와 라인 관계가 재밌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졌다고 말하지 않거든요. 진짜 소수로 대규모 인원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졌잘싸'를 보여주기도 어려우니까요. 무엇보다 각 라인이 스스로 졌다고 인정하면 그 라인의 사기 저하, 인원 이탈 등 전력이 감소하는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이런 게 리니지의 묘미죠. 패자가 없는 전투, 끝나지 않는 전투. 이런 게임 또 어딨습니까. (웃음)




= 현재 거의 모든 리니지M BJ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은 상태입니다. 어떤 BJ는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고 나니 시청자가 훨씬 더 많이 유입됐다'고 말하기도 했었고요.

이게 참 안좋은 형태인데 말이죠. 데포로쥬01 서버를 사람들이 강남 서버라 부르더라고요. 왜 강남 가면 외제 차 많이 보이잖아요? 벤츠나 BMW 같은 건 길거리에 널려 있고 포르쉐도 볼 수 있죠. 드래곤 슬레이어가 딱 이렇다고 봅니다. 하이네 가도 보이고. 개미굴 가도 보이고. 데포로쥬01 서버는 드래곤 슬레이어가 개미 잡으러 다닙니다. 슈퍼카 타고 구멍가게 가서 장을 보러 가는 거죠. 괜히 VVVIP 서버라고 부르는 게 아닙니다.

근데 BJ 입장에서는 드래곤 슬레이어가 또 필수적이에요. 모두가 없으면 모를까 옆집 윗집 아랫집 다 드래곤 슬레이어인데 자기만 없으면 초라하잖아요. 식당에 음식이 맛있어야 손님이 몰리는 것처럼, BJ 방송도 드래곤 슬레이어가 있어야 시청자가 1명이라도 더 옵니다. 없으면 없다고 욕먹죠. 또 옆집은 뽑았는데 넌 뭐하냐 식의 비교도 당하고요. 그래서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기 위해 수천만 원을 쓰는 거라고 봅니다. 시청자 수는 광고 수익 같은 금전적인 부분과 직결되어 있으니까요. 씁쓸한 악순환이죠.

근데 또 이게 확률이잖아요. 돈을 마련하는 건 1차적인 거고 가장 중요한 건 드래곤 슬레이어가 나와야 한다는 거에요. 제가 아는 분은 변신 합성을 15번 시도해서 겨우 뽑았습니다. 또 뽑은 사람만 이슈가 되지, 못 뽑은 사람은 그저 불운의 아이콘으로 쉽게 잊히고 묻힙니다. 이게 무서운 거죠.

그래서 너무 과열 현상이 일어나다 보니까 다들 대출까지 써가며 무리하는 점도 있습니다. 마치 최신 핸드폰 같아요. 무조건 있어야 하는. 특히, 방송하는 BJ들에게는 더더욱. 필수품인 거죠. 제가 방송에서 우스갯소리로 드립 섞어서 말하지만, 일반인은 절대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 평소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방송에서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시청자들이 핵 사이다라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시청자분들의 가려운 부분을 잘 캐치해서 긁어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네요.

워낙 기대를 많이 받은 게임이잖아요. 저도 방송이란 측면에서 덕을 보고 있고요. 이게 다 애정이 있으니까 하는 말 아니겠습니까. 시청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는 게 증거죠. 유저들이 즐길 콘텐츠가 천천히 나오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캐시 아이템이 콘텐츠 업데이트보다 빠른 건 좀 이해할 수 없잖아요. 시청자분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 부분입니다. 또 몬스터 드랍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를 캐시 상자 같은 거로 풀어버리니까... 좀 그렇죠.

아시다시피 제가 평창동2를 키우다가 요정으로 갈아탔습니다. 10만 다이아로 무기를 샀었죠. 그런데 또 새로운 무기가 나와서 이게 5일 만에 반값이 된 거예요. 100만 원짜리 아이템이 50만 원이 되어 버리니까 이땐 정말 와 감당이 되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풀린 장비를 안 사면 방송 콘텐츠 뽑기도 어렵잖아요. 일반 유저들은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 느낌이겠죠. 또 사람들이 신상을 쓰고 싶은 심리가 있다 보니 이 과정에서 더 지출이 커지게 되는 것 같고요.

캐시 상자로 아이템이 풀리는 건 좋다 이겁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주기가 너무 짧습니다. 좀 천천히 풀어주면 좋겠고요. 무엇보다 몬스터에게 더 많이 풀렸으면 합니다.


= 데포로쥬01 서버에는 구매력이 강한 유저들이 많습니다. 켄라우헬 무기 상자, 판도라의 유물 상자에서는 정말 많은 영웅 등급의 장비가 풀리기도 했었죠.

리니지도 우리 사회와 같습니다. 철저한 경쟁을 통한 심리가 매우 비슷하죠. 데포로쥬01 서버는 유저가 정말 많은 편이지만, 다른 서버는 그렇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시끄러워야 할 하이네 필드가 조용하고 메뚜기가 뛰어다닐 정도 던데요. 데포로쥬01 서버는 드래곤 슬레이어가 개미 잡으면서 우르르 몰려다니는데 말이죠. 좋게 봐야 할지 나쁘게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시골 서버라 불리는 곳은 그나마 경쟁이 덜해서 이런 점이 덜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제주도가 딱 그렇거든요. 신호 걸리면 다음 신호에 건너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서울은 지금 이 신호에 건너려고 뛰어다니죠. 경쟁 심리가 있으니까. 길 가다가 어떤 사람이 뭘 열심히 쳐다보고 있으면 그냥 쳐다보고 있구나 하잖아요. 근데 여러 사람이 쳐다보면 '어, 뭐지?'하고 같이 쳐다보게 됩니다. 데포로쥬01 서버가 딱 이런 상황인 거 같아요. 시스템 메시지로 득템이 뜨니까요. 실제로는 그 사람이 얼마를 썼는지 모르는데...


= 좀 유명한 캐릭터가 몇 있기도 합니다. 막부, 킹아더 등 이른바 '큰손'으로 불리기도 하죠.

여러 큰손이 있지만, 그 두 분은 리니지2 레볼루션에서도 라이벌이라고 합니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시는 분들인지는 모르겠어요. 리니지2 레볼루션에서 적대 관계였기 때문에 리니지M에서는 좋게 지내자 했는데, 트러블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킹아더 형님이 쇼맨 라인에 합류한거겠죠. 막부 형님은 별도의 라인을 구축했고요.

사실 이런 큰손들의 지원을 받다 보면 늘 뒤탈이 생깁니다. 리니지가 그런 판이잖아요. 아프리카 판도 그렇고요. 큰손이 껴있으면 늘 돈 사고가 났습니다. 그동안의 전례가 그랬거든요.


= 오크 서버에서는 큰손에 의해 BJ가 피해를 보고, 해골 서버에서는 BJ에 의해 큰손이 피해를 본 사례도 있었습니다.

큰손의 스타일에 따라 조건 없이 지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열에 아홉은 탈이나요. 특히, 큰손들은 사람을 돈으로 사는 경향이 강합니다. 사람을 장기 말처럼 쓰는 거죠. 너는 말이니까 이렇게 가고 너는 포니까 저렇게 가게끔 조종하는 거죠. 근데 사실 생계형 BJ들도 많고 또 사람인지라 이런 부분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점도 있습니다. 그저 사건·사고만 없었으면 좋겠네요.



= 통제를 하기도 했었고, 또 당한 적도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통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옛날에는 통제가 그 서버를 장악하는 라인들의 특권이었죠. 우리가 중립보다 돈을 2배, 10배 썼으니 그에 합당한 무언가를 독점하겠다, 이런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며 최고의 사냥터를 통제하는 게 당연시됐습니다.

근데 리니지M은 사람들이 게임을 잘 몰라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통제가 어려운 부분도 있고요. 어느 정도 개선된 상태기에 시스템적으로도 통제가 매우 어렵죠. 무엇보다 통제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과금력을 지닌 사람이 수백 명 필요합니다. 잠을 안자거나 기술자 쓰면서 24시간 전투를 하고, 이때 들어가는 물약값 등 비용적인 측면도 감당할 수 있어야겠죠. 무엇보다 이럴만한 사냥터가 없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합니다. 리니지1에서도 그나마 잊혀진 섬, 오만의 탑 정상밖에 통제가 안 되잖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중립 혈맹이 없으면 그 서버는 망하고, 더 나아가 리니지가 망한다고 생각합니다. 라인의 혜택을 누리면서까지 중립 혈맹이 즐기는 콘텐츠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다만, 보스 몬스터나 공성전은 라인이 가져가는 유일한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은 상징성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도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 공성전은 어떤 형태, 어느 시점으로 나올 것 같나요? 지금은 3성에 붉은 기사단(NPC)이 개입하지만, 과거는 5성, 6성, 7성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옛날 기준으로 모든 성 다 풀어버리고 순수 유저들이 싸워서 점령하는 형태가 좋을 것 같습니다. 붉은 기사단이 나온지는 얼마 안됐잖아요. 일단 유저대 유저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리니지M이 2000년도 초반 배경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정말 2000년도 초반 추억을 안고 플레이하고 있는 거고요. 10년 전, 15년 전에 게임을 하셨던 분들이요. 그걸 철썩같이 믿고 왔는데, 군주 기사 요정 마법사 클래스만 똑같지 다른 부분은 다 요즘 리니지잖아요. 바지는 뭐고, 귀걸이는 또 뭐고, 캐시 상자까지 있고 그러니까 다들 이게 뭐지, 리니지1이 이정도였나?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막말로 이건 음악만 오르간 옛날 음악이고 아재 감성만 자극한거 잖아요.

그래서 최소공성전 만큼은 딱 5성 체재, 하이네 성까지만 있었던 때처럼 적용됐으면 좋겠어요. 뭐, 초반에는 3성으로 가고 지저, 하이네, 아덴 하나씩 푸는 방법도 있겠네요. 공성의 백미는 원래 아덴 성이니까요. 하이네 성은 배경이 참 멋졌었죠. 다들 하이네 지하수로 침투했던 추억들 하나씩 있지 않나요. 이런 추억을 간직한 성으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데포로쥬01 서버의 라인, 그리고 전투명가 라인과 관련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지배자 라인과 임시 동맹을 맺었잖아요. 보스탐도 활발하게 뛰고 있고요. 이후 이프리트와 드레이크를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먼저, 막부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쇼맨이 너무 쎄니까 임시로 칼질을 안했으면 좋겠다고요. 저도 그게 맞는 것 같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3파전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로 좀 엉망이었던 점도 있었잖아요. 저만 생각했다면 동맹을 안했겠지만, 저 따라 혈맹에 가입하신 분들이 맨날 맞고 다니다가 게임을 접기에는 좀 그런 측면도 있었어요. 그래서 동맹 제의를 수락했습니다.

하나의 전력으로 보면 이제 인원이 꽤 나오게 됐습니다. 하지만 막부, 우레 모두 리니지를 잘 모르는 편인이라 실제 전력은 쇼맨 라인과 비등하다고 봅니다. 지금이 딱 재밌는 시기인거 같아요. 보스가 동시에 리젠되서 서로 실리를 챙기고 있는 시기 잖아요. 지금 성이 딱 1개만 나온다면 진짜 더 치열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스크림 1개 가지고 싸우는 격이니까요.

물론,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라인의 총군주는 자기 라인이 우세하다고 말을 해야되는데... 정말 모르겠어요. 리니지에 영원 적은 없고 영원한 아군은 없으니까요. 제 버전으로 말하면 '영원한 님도 없고 영원한 놈도 없다' 입니다. 방금 전까지 형님으로 부르던 분을 '야'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판이 리니지잖아요.



= 막부 라인과 임시 동맹을 하게된 구체적인 배경이 궁금합니다. 알려진 바로는 지배자 혈맹 랭킹 21위 캐릭터의 60여번 사망 이후로 알고 있습니다.

리니지에서 클릭 1번으로 칼질하고 활질하는 게 결국 감정이 실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쇼맨과 막부 라인이 서로 싫어하고 미워하고 감정이 생기기 전까지 몸을 좀 사리자고 오더를 내렸습니다. 리니지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그동안의 경험으로 유추하면 두 라인의 관계가 어느 정도 예상됐었던 거죠.

이러한 와중에 매크로 사건이 터진겁니다. 이거 때문에 굉장히 열받으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전화가 와서 동맹을 맺게 됐습니다. 시기가 좀 빨랐지만 제가 생각한 작전이 나름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일단 내실을 다지면서 정비를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필드가 밀리는 중이니까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사실 이분이 제 스튜디오까지 사버린다는 말도 했었거든요. 아마 농담 삼아 나온 얘기겠죠. 지금은 사이가 좋은 편입니다.

솔직히 저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저만의 팬덤이 있고 세력이 있으니까요. 알려진 것처럼 이분은 돈으로, 저는 팬덤으로 필드를 하고 싶었죠. 이렇게 돈으로 서버를 먹으려고 하다가 돈만 날리고 사람까지 망하는 걸 많이 봤습니다. 만수르가 돈 많이 쓴다고 EPL 우승하는 거 아니잖아요. 그런데 혈맹원을 생각하니 무턱대고 밀리는 싸움을 계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맞고 베르하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이 때문에 게임 접을 때까지 맞고 다니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동맹 후 파도가 잔잔해졌다고 봅니다. 하지만 언제고 태풍이 불 수 있죠. 그럼 님이 아니라 야라고 부르는 관계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뭐, 언제 등에 칼 들어올지 모르잖아요.


= 두 라인 모두 매크로 캐릭터를 처치하기 위한 전투가 치열합니다. 보스탐이 끝나면 서로 매크로 캐릭터를 찾아 하이네 필드에서 썰자를 하고 있는 중인데요. 매크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건 우리도 쇼맨도 막부도 엉망인 거죠. 그냥 흙탕물 싸움입니다. 8년 전이던가요. 리니지1에 있었던 패왕 대첩. 1명이 패왕을 쓰는구나, 칼질이 빠르네, 이속도 빠르네, 뚫기까지 하네, 내가 안 쓰면 진다, 근데 재재가 없구나, 너도나도 패왕... 이런 인식이 깔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패왕이란 오토 프로그램을 쓰게 됐죠. 안 쓰면 경쟁에서 지게 되니까요.

리니지M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저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각 라인 모두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개중에는 캐시 아이템이나 변신 뽑기 이런 부분에 대한 실망감으로 쓰다 걸리면 그냥 쿨하게 접자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리니지1과 흐름이 같아요.

엔씨소프트가 제재한다고 공지는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안 되고 있죠. 사실 모바일 특성상 매크로를 블럭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엔씨소프트가 더 강경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쓴 사람이 바보가 되고 걸린 사람이 운이 나쁜 거다는 저변이 깔리면 안 되니까요.

사회에서 불법으로 돈을 벌었다, 안 걸리면 그만 아니냐, 장땡 아니냐, 이런 인식이 깔리니까 사기를 치고 징역 짧게 살고 나와도 이득이다는 말이 있잖아요. 사회도 그렇지만 게임에서도 억울한 게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걸려봤자 벌금인데, 걸려봤자 7일 블럭인데, 이러면 안 되겠죠. 확실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리니지는 하나만 해야 하거든요. 직장을 때려치던가. 리니지를 때려치던가. (웃음)


= 막부 + 전투명가 라인을 하나의 세력으로 봤을 때의 전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접 지휘(방송)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전투 결과 차이가 좀 큰 편입니다.

솔직히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합니다. 제가 리니지를 병행하면서 군주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고, 또 BJ이기 때문에 제 방송에 출연하거나 저와 함께하기 위해 가입하신 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지휘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좀 큽니다.

이건 상대 라인도 마찬가지라고 보는데요. 어느 혈맹이나 마찬가지죠. 리니지는 지휘가 생명인데, 우두머리가 없으면 우왕좌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BJ가 군주로 있는 혈맹은 더더욱 그렇죠. 해당 BJ가 방송을 안 하면 그 혈맹은 날개를 잃는 거니까요.

그래서 일단 제가 게임을 하고 있어도 일부로 지휘를 잘 안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휘 체계를 좀 정했거든요. 최근 부군주와 총무를 정했습니다. 저 없이도 혈맹이 깔끔하게 운영될 수 있게요. 체계는 계속 보완되고 더 좋아 질겁니다.


= 공성전까지의 흐름이 어떻게 이어질 것 같나요? 또 혈맹 단위로 전력을 평가하자면?

리니지1에서는 공성전 시작 1달 전에 공지를 하잖아요. 신 서버가 열려도 공성전 일정은 항상 최소 1달 전에 공지가 됩니다. 당장은 좀 여유가 있겠네요. 다른 에피소드급 업데이트, 아니면 오만의 탑 같은 게 나오지 않는 이상 지금 이대로 쭉 갈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버티는 혈맹이 승리하는 거죠. 중간에 혈맹원들 이탈 없이 가는 게 가장 이상적입니다.

일단 쇼맨은 인범이를 필두로 모인 혈맹이잖아요. 그래서 인범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좀 크다고 봅니다. 인원수로 게임하지 않나요? (웃음) 사실 인원수가 가장 중요한 전력이긴 하니까요. 성태가 있는 똘끼는 조직력이 좋습니다. 소수 정예라는 느낌이 강하죠. 데포지배자는 원재, 혁이를 바탕으로 그냥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상대하기 까다로울 때가 많아요.

적은 아니지만 철군단도 나름 쎈 전력이라고 봅니다. BJ 용느, 창현 이렇게 해서 드래곤 슬레이어가 2명이나 있잖아요. 용계에서 군사 훈련까지 하고 용느 중심으로 끈끈하게 모여 있습니다.


= 각 라인 모두 격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은 편입니다. 하이네 필드가 자동 사냥터가 되면서 요정들의 강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쇼맨도 그렇겠지만 저희도 요정이 많고 격수가 적어요. 동맹인 엔틱 혈맹도 요정 위주죠. 엔틱보스 형님도 요정이시고. 그냥 리니지M 자체에 격수가 몇 없습니다. 아마 다들 돈이 적게 들어가는 캐릭터라는 인식 때문에 요정으로 많이들 하시는 것 같아요. 또 하이네만 보더라도 요정이 격수보다 몹 잡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죠. 그러니까 요정 랭커들이 많은 거고요.

반면, 격수는 장비가 있어도 사실상 드슬 아니면 랭킹 유지가 어렵죠. 요정이 하이네를 점령하고 있으니까. 마법사도 초반에 엄청 힘들고요. 지팡이 들고 바닥만 쓸고 다니면서 내가 일을 하는지 게임을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니까.




= 이후 추가될 사냥터중, 어떤 곳이 최고의 격전지가 될 것 같나요? 기대되는 사냥터를 하나만 꼽으라면?

오만의 탑이죠. 리니지도 그렇지만 리니지M도 보스를 중심으로 싸울 수밖에 없어요. 라인이 뭐 상대방에게 몇 시에 어디로 통보할 수도 없죠. 장군의 아들처럼 시간 정해서 우미관 앞에서 싸우는 것도 아니고, 보스가 있어야 싸움이 나고 전투가 발발하니까요. 근데 지금 필드 보스는 상황이 조금 불리하면 베르하고 다시 정비해서 올 수가 있는데, 오만의 탑은 이런 부분에 제약이 있어서 더 짜릿하다고 봅니다.

리니지를 하셨던 분들은 아실 거예요. 문 하나 막으려고 오만 짓을 다 해야 하는 오만의 탑. 정말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하거든요. 베르 아니면 죽음. 죽거나 베르. 둘 중에 하나입니다. 분명 오만의 탑 이동 주문서가 엄청 비쌀 거에요. 리니지1에서는 군주들이 서버에 있는 모든 이동 주문서를 모조리 사버리는 경우도 많았죠. 적 혈맹이 못 오게 하려고요. 그래서 제한된 공간에서 철저히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전투가 치열하게 펼쳐지곤 합니다. 베르하면 그건 지는 거니까요. 오만의 탑에서 전투하려고 리니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오만의 탑이 나오면 드레이크, 오단, 영웅 제작 비법서 그냥 내주면 됩니다. 적이 먹어도 상관없어요. 오만의 탑에 올인해야죠. 나이트 발드의 양손검 등 클라스가 다른 아이템을 양보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마 오만의 탑이 나오면 모든 라인이 진짜 목숨 걸고 싸운다는 생각으로 전투에 임할 겁니다. 이때, 라인의 시선이 오만의 탑을 향하면 중립 혈맹은 필드 보스를 노려볼 수 있겠죠.


= 오만의 탑이 단층으로 나오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정말 1~100층 규모로 나오는 게 좋을까요?

당연히 100층 규모로 나와야죠. 제 생각에는 더 높이 쌓아야 합니다. 한 200층까지요. '야, 198층으로 지원 좀 와줘' 이렇게 말하는 상황이 생기면 웃기겠네요. 근데 진지하게 정말 재미는 보장될 겁니다. 층이 많아야 숨는 재미도 있고, 또 찾는 재미도 있죠. 보스도 더 많이 풀리니까요.

그래서 철저하게 오만의 탑 저층은 일반 필드 수준의 난이도로 과금을 적게 하시는 중립 분들이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노력으로 아이템을 맞추는 재미도 있어야죠. 득템 지수가 높아야 합니다. 이뮨이나 주문서 같은 거 먹고 팔아서 장비도 좀 맞추는 형태로요. 아, 감시자 같은 것도 있어야겠네요. 라인 몰래 보스 잡는 재미도 있어야 하니까요.


= 궁극적으로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 궁금합니다. 인생의 목표도 있을테고, 또 BJ로써의 목표고 있을 테지요. 전투명가의 군주로써의 목표도 있을 거고요.

리니지... 제가 반평생 청춘을 바친 게임이죠. 그래서 정말 게임이 망할 때까지 계속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게임하고 열심히 방송하려고 합니다. 최대한 쉬는 날 없이, 명절에도 시간이 되면 방송을 키려고 합니다.

물론, 건강도 좀 챙기면서요. 이게 밤에 방송하니까 낮에 밖에 나오면 몸이 녹더라고요. 밤만 되면 세지는 언데드처럼요. 나이를 먹고 햇빛을 못 보니까 이러는 거 같아요. 몸은 말라가는데 배만 나오고... 근데 또 밤에 방송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에 대한 목표, 꿈은 BJ 엔터테인먼트를 차리는 겁니다. 현재 그낭 구상만 하는 건데요. 방송 스튜디오를 카페처럼 꾸미고, 서로가 모여서 알콩달콩 방송하며 수익 고민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모임 같은 거죠.

지금 제 모든 생활이 방송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일어나면 강아지 쓰담 좀 해주고 밥 주고 똥 치우고 산책 갔다오고... 그리고 방송을 시작합니다. 중요한 약속이 아니면 무조건 방송 먼저예요. 늦은 새벽이나 아예 밤새고 일찍 만납니다. 몸이 버티는 한 계속 이렇게 방송 위주의 삶을 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