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팀은 올해도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게임스컴'에 특별 취재팀을 보냈다. '게임스컴'은 유럽에서 열리는 최대의 게임 박람회로 유럽'이라는 단어가 주는 신비로움에 뭇 게이머들이 선망을 품는 게임쇼기도 하다.

하지만 지리적인 특징을 빼더라도 '게임스컴'은 뼛속까지 게이머인 인벤 기자들에겐 가장 행복하게 취재할 수 있는 게임쇼로 꼽힌다. 게임 팬들에게 비슷한 규모의 관심을 받는 'E3'가 소니, MS, EA 등이 대형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신작을 쏟아내 정신없이 기사를 쳐내야 하는 '바쁜' 게임쇼라면 '게임스컴'은 공개된 게임들의 첫 시연품이 올라오는 '즐기는' 게임쇼니 말이다.

여기에 기자라는 신분을 잠시 잊고 흥이 넘치는 유럽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가는 곳마다 눈에 밟히는 고퀄 코스프레를 보며 눈 호강 제대로 하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또 남들은 아직 해볼 수 없는 게임을 그 누구보다 먼저 즐기는 순간만큼은 국내 게이머들의 대표라도 된 듯한 짜릿한 무언가를 느끼기도 하고.

하지만 '게임스컴'이 열리는 독일 쾰른은 매년 '아시아 끝에 있는 반도 국가의 기자를 쉽게 받아들여 주지 않는 도시'라는 악명 아닌 악명을 지닌 곳이기도 하다.

영어 없이 독일어로만 알려주는 기차 편 정차 소식 탓에 취재 간 기자들이 잠깐 정신을 놓친 사이 쾰른 대신 네덜란드까지 갈 뻔한 일은 지면이 아까울 정도로 흔한 일. 작년에는 기껏 쾰른까지 잘 도착했건만 체크인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호텔에는 발도 들여다 놓지 못한 채 자정이 다 될 때까지 거리를 방황하며 빈방을 찾으러 다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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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작년에 체크인 거부로 노숙의 위협을 몸소 겪었기에 올해는 정말 다를 거라는 다짐을 수도 없이 했더랬다. 미리 독일어 표현도 외워두고 입국 심사도 혼자 묻고 답하며 완벽하게 준비했다. 스트리트 뷰로 둘러보듯 머릿속으로는 작년에 헤맸던 쾰른의 그 길을 수도 없이 되새겼고.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올해 독일행은 더없이 순조로웠다. 출/입국 수속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고 독일 안내원들의 친절한 설명 덕에 기차까지 수월하게 탈 수 있었다. 기내 서비스 영화를 4편이나 보고 밥을 두 끼 먹고, 잠을 질리도록 자도 채 도착하지 않은 머나먼 여정이었다는 점만 빼면 그야말로 완벽한 첫날이었다. 그 덕에 일정 체크는 물론 행사장까지 미리 한 번 여유롭게 둘러보고도 시간이 남았다. 유럽 더위를 날려준 보슬비가 내린 라인강 가녘에서 소시지와 가슴 뻥 뚫리는 맥주 한잔은 덤.

출발이 유난히 좋은 게임스컴2017. 부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처럼 끝 맛이 씁쓸하지 않고 끝까지 행복한 취재가 되길 바랄 뿐이다.

▲ 영화 4편. 식사 2끼. 여기에 잠 제대로 자도 도착 못 하는 먼 거리가 최대 고비.

▲ 나가는 길을 머릿속에서 수십 번도 더 오갔다.

▲ 긴 줄이 선 입국 심사대에서 내심 놀랐지만, 생각보다 빨리 처리돼 안심.

▲ 작년에는 1시간 걸려서 온 플랫폼을 5분 만에 왔다.

▲ 기차도 문제없이 탑승! 심지어 연착도 없다니!

▲ 이럴 리가 없는데... 그래도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 숙소 체크인도 완벽합니다.

▲ 장정 둘이 한 침대를 쓰는 일은 더 이상은 NEVER.

▲ 낮 같은 저녁 8시. 저녁을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 일찍 오니 먹을 시간이 다 생기는군요.

▲ 이 맛에 독일 가는 거 아닙니까?

▲ 무지갯빛 미래만 가득하기를...


▶ 독일 쾰른에서 보내는 생생한 현장 이야기 - 게임스컴2017 취재 일지 '쾰른24시' 함께 보기
[쾰른24시①] 게임스컴에 전해! 올해는 당하지 않는다고!
[쾰른24시②] '데브컴', GDC 이름 뗀 체인점이 보여준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