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디소프트 윤세민 대표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메틴2의 PD/개발총괄을 담당하였고 2013년 잔디소프트를 설립하였다. 현재는 HTML5 크로스플랫폼 MMORPG 매드월드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웹을 기반으로 한 HTML5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게임별을 오픈하며 HTML5 기반 스낵게임 사업을 본격화할 것을 천명했고, 신생 게임사인 모비게임도 HTML5 게임 전용 포털인 모비게임닷컴을 오픈하며 시장을 선도하고자 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 또한 메신저에서 즉시 구동할 수 있는 인스턴트 게임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잔디소프트 역시 HTML5의 가능성을 보고 이를 이용해 MMORPG '매드월드'를 개발 중이다. 단, 한가지 앞선 사례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인스턴트 게임이 아닌 MMORPG라는 점이다. 잔디소프트는 왜 많은 엔진을 놔두고 HTML5로 MMORPG를 개발하고 있는 걸까.

HTML5의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하고 그 가능성을 토대로 새로운 라이징 스타가 나오길 바란다며 이번 강연을 한 이유를 밝힌 유세민 대표. 그가 생각하는 HTML5의 가능성과 MMORPG '매드월드'를 개발 한 이유를 이번 강연을 통해 들어보자.



■ 강연주제 : HTML5, 크로스플랫폼, 그리고 MMORPG feat. 매드월드

⊙ HTML5란 무엇인가?


HTML5란 무엇일까. HTML5는 2008년부터 논의가 시작돼 2014년 확정된 HTML의 최신 표준을 뜻한다. 무려 6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초기에는 너무 안 좋았다. 그러다 2011년 최종 초안이 나오면서 구글, 페이스북 등에서 최고라고 호평했는데 브라우저 호환성이 떨어지다 보니 잊혔다. 그러다 2014년 최종 표준안이 확정되면서 크롬은 거의 100% 호환하고 그 외 브라우저에서도 80~90%의 호환성을 보이며 극적인 재기에 성공했다.

이런 HTML5의 장점으로는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고 별도의 플러그인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설치가 필요 없다는 건 큰 장점인데, 과거 모바일 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금방 설치할 수 있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에 HTML5는 금방 설치하는 걸 넘어 링크만으로도 바로 게임을 할 수 있다.


거기에 멀티플랫폼을 뛰어넘는 완벽한 크로스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단 점 역시 HTML5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니티와 언리얼에서도 멀티플랫폼과 크로스플랫폼 기능을 지원하지만, 별도의 작업을 거쳐야 하고, 대부분 게임은 크로스플랫폼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HTML5로는 별도의 작업 없이도 완벽한 크로스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느낌상으로는 컨트롤러 작업 정도만 신경 쓰면 될 정도다.

또한, HTML5는 하드웨어의 성능을 이용할 수 있어서 과거 조악한 퀄리티의 웹 게임이 아닌, 클라이언트 베이스 게임의 퀄리티를 구현하는데도 무리가 없다. 여기에 웹의 장점도 갖고 있다. 웹의 장점이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접근성은 게임에 최고의 무기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정리하자면 브라우저에서 실행되고 파일을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으며, 모든 플랫폼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 HTML5의 장단점


HTML5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이쯤하고 본격적인 HTML5의 장단점을 얘기하고자 한다. 사실 장점은 앞서 다 말한 것 같지만, HTML5의 장점으로는 노 설치, 노 패치, 노 플러그인을 들 수 있다. 물론 노 패치라고 해서 아예 패치를 안 한다는 건 아니다. 패치를 하지만 유저가 알아채지 못한다는 얘기다. 네이버도 업데이트를 꾸준히 하지만 누구도 패치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이런 웹의 장점을 HTML5는 갖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링크만으로 실행할 수 있는 접근성과 확산성이라고 생각한다. 설치도 필요 없으니 모바일 게임 그 이상의 접근성을 보유하고 있고, 링크만으로도 쉽게 공유할 수 있으니 그 확산성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모든 것도 설치가 필요 없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양한 호환성도 무시할 순 없다. 브라우저 즉, 인터넷만 지원한다면 어떤 플랫폼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고 함께 즐길 수 있다. 다만 '매드월드'를 대상으로 얘기하자면 아직 콘솔은 대응하고 있지 않지만, 최종적으로는 모든 기기에서 크로스플랫폼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사실 크로스플랫폼에 대해 말하자면 HTML5로 개발하지 않았다면 감히 도전하지 않았을 거다. 자본도 인원도 부족했기 때문에 가능할 거라 생각도 할 수 없었고 만약 한다면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희생될지도 짐작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HTML5로 개발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모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HTML5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모든 건 장단점이 있는 법. 웹 기반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의존성이 상당히 강하다. 그래서 한국 일본 같은 네트워크가 좋은 환경에선 괜찮은데 동남아같이 네트워크 환경이 안 좋은 곳에선 잦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느린 퍼포먼스 역시 문제다. PC는 말할 것도 없고 유니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모바일 게임과 비교해도 퍼포먼스가 낮다. 하드웨어의 성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말 잘 쓴다고 해도 PC를 대상으로 할 때 50% 정도밖에 못 쓰는 걸 감수해야 한다.



⊙ HTML5 그래서?


그래서 HTML5로 게임을 만들기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이 판단은 개개인에게 맡기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네트워크 의존이 심하다는 것과 낮은 퍼포먼스는 치명적인 단점일 수 있으나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장점들을 인디 게임의 독창성과 결합하면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과적으로 HTML5는 하나의 도구인 셈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잔디소프트에서는 이런 HTML5의 다양한 기능들을 이용해 MMORPG '매드월드'를 개발하고 있다.


⊙ 크로스플랫폼 그리고 MMORPG (feat. 매드월드)


HTML5로 MMORPG '매드월드'를 개발한 이유는 단순했다. HTML5가 MMORPG의 이상향에 다가가기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MMORPG는 사람들이 한데 부대끼고 어울려 채팅만 해도 재미있는 그런 게임이었다. 어떻게 보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최신 MMORPG의 트렌드와는 달랐지만, 적어도 윤세민 대표의 생각은 그랬다.

그러다 알게 된 게 HTML5였고, 크로스플랫폼을 이용한다면 꿈꾸던 MMORPG를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결과 잔디소프트는 HTML5의 다양한 기능들을 이용해 '매드월드'를 개발 중이다.

MMORPG의 최대의 재미는 사람들이 부대낄 데 생기는 거라고 말한 윤세민 대표. 그는 크로스플랫폼으로 인해 콘솔과 PC의 벽이 무너지고 다양한 유형의 유저가 엮임으로써 지금까지의 MMORPG에선 보지 못한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할 거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너지가 이어짐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다.

어느덧 정체기에 빠진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뛰어넘어 새로운 플랫폼으로 대두될 HTML5에 많은 개발자가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