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왔습니다. 1년에 한 번, 전 세계 정상급의 리그오브레전드 프로팀이 각자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무대.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입니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프로팀에게 '롤드컵'은 무대이면서 동시에 일종의 목표입니다. LCK, 그리고 LCS 무대를 보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늘 듣곤 하는 말이 '일단 롤드컵에 진출하고 싶어요'일 정도니까요. 그렇게 세계 각국에서 24개 팀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LCK의 대표로 출전한 세 팀도 각각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요.

쉽지 않았습니다만, 롱주 게이밍, SKT T1, 삼성 갤럭시. LCK에서 빛나는 활약을 보여준 세 팀의 감독님들을 함께 찾아뵐 수 있었습니다. 꽤 고민하셨지만, 다른 두 팀의 감독님들이 오신다는 말에 함께 모든 분이 자리를 함께 해 주셨죠. 대화는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평소 서로 자주 뵈는 분들답게 매우 편한 분위기에서 롤드컵을 비롯한 여러 주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섬머 시즌이 끝난 이후 바쁜 시간을 보내온 세 팀의 감독님들. 올해 롤드컵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좌측부터 삼성 최우범 감독, 롱주 강동훈 감독, SKT 최병훈 감독



Q. 먼저 그간의 근황을 좀 듣고 싶어요. 롤드컵이 이제 정말 남지 않았는데, 그간 어떻게들 지냈나요?

강동훈 감독: 적당히 쉬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여러 촬영도 있고 인터뷰도 계속 있다 보니 생각처럼 널널하게 쉬지는 못했어요. 이젠 롤드컵이 얼마 안 남았으니 제대로 연습을 할 생각이에요.

최병훈 감독: 저흰 9월 초까지 해서 휴식은 전부 다 끝냈어요. 이후엔 몇 달 전부터 잡혀 있던 행사들을 소화했고... 이제는 연습에 전념하고 있죠.

최우범 감독: 다른 팀도 다 비슷한 것 같네요. 저희도 국가대표 선발전 끝난 후 좀 쉬고... 인터뷰랑 행사, 촬영 등등 함께 진행했어요. 지금은 스크림 열심히 돌리고 있고요.


Q. 롤드컵에 진출한다는 느낌은 어때요? SKT나 삼성은 그래도 출전 경험이 좀 있지만 롱주는 첫 출전이잖아요.

강동훈 감독: 일단 기대가 커요. 목표로 하고 있던 무대이기도 하고... 꿈에 그리던 무대에 나가게 된 거잖아요? 물론 그만큼 걱정되는 것도 많죠. 삼성이나 SKT 모두 강팀이고 출전 경험도 많으니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도움을 좀 요청하고 싶어요. 여기 두 분이 조언 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근데 안 알려주실 것 같기도 하고...(웃음) 한국팀들 다 잘 되면 좋잖아요.

(웃음)두분 뭐 조언해 주실 거라도 있으신가요?

최우범 감독: 우리가 지도를 받아야지.

최병훈 감독: 1위 팀한테 조언해주면 욕 먹어요.(웃음) 어디~ 1위팀한테 감히 조언을 해주느냐고. 저희도 맨날 롱주 경기 보면서 배워요

그럼 SKT는 올해 기분이 어떠세요?

최병훈 감독: 올해는 섬머 시즌 2라운드 들어서면서 굉장히 불안했어요. 진출 못할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선수들과도 많이 얘기했었죠. 2014년하고 똑같이 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많이 불안해했어요. 그래도 막판에 잘 되어서 다행이죠.

작년에도 진출이 굉장히 간절했는데, 올해도 굉장히 간절했어요. 선수들도 그렇고, 코치진은 더 간절했죠. 2014년의 악몽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요.

삼성은 KT만 두 번을 꺾고 올라갔어요. 작년에 이어 다시 진출하게 되었는데, 어떤 각오로 임하실 생각이세요?

최우범 감독: 저흰 작년이랑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요. 작년에도 16강에서 가장 힘들었던 조였고, 이번에도 꽤 힘든 조에요. 작년하고 좀 다른 점이라면 작년보다 해외팀들이 더 무서워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좀 걱정하고 있어요.

▲ 힘든 대회가 될 것 같다는 최우범 감독

Q. 작년보다 출전팀들의 수준이 올라갔다는 이야기죠? 구체적으로 의식되는 출전팀이나 선수가 있나요?

강동훈 감독: 모든 팀과 경기를 해본 것은 아닌데, TSM 같은 경우는 매년 전지훈련을 오고 함께 연습하거든요. 올해의 TSM은 단단한 느낌이 확실히 들어요. 왜 북미에서 최강인지 알겠더라고요. 작년에도 그랬고 매년 해가 지날수록 격차가 줄어드는 기분인데, 올해는 특히나 LCK와 다른 리그 간의 차이가 현저히 좁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기에 임해서 실수해선 안 되겠죠.

사실 조 편성 때까진 별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같은 조가 아닌 것이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비역슨은 늘 잘한다 잘한다 하는데, 비역슨 뿐만 아니라 하운처도 너무 잘하고, 더블리프트도 라인전 뿐만 아니라 한타 싸움 때 딜을 기가 막히게 넣더라고요. 바이오프로스트랑 스벤스케런도 너무 잘하고요. NA 결승 때 1만 골드 차이를 역전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 어떻게 보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 같아요. TSM은 가장 경계하는 팀 중 하나에요.

최우범 감독: 팀에 구멍이 없어요. 구멍이... 하긴 구멍이 있으면 1등을 못 하죠. 롱주도 구멍 없죠?

▲ 롱주도 구멍이 없으니까 1등 한 거잖아요.

최우범 감독: 롱주 구멍 없잖아? 그런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최병훈 감독: 지역 리그 1위로 올라온 팀들은 다 잘하는 것 같아요. TSM도 그렇지만 G2도 국내에서는 평가가 좀 박한 느낌이지만, MSI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실력이 늘어나는 게 눈으로 보였어요. EDG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이번에 중국에서 진출한 세 팀은 전부 다 아슬아슬하게 접전을 펼쳤는데, 그 상황에서 뚫고 올라왔다는 것은 대단한 거예요. 지역 리그 1위 팀들은 다 진짜죠. 올해는 더욱 그런 것 같고요.

최우범 감독: 중국의 세 팀은 전부 다 잘해요. 그리고 TSM 정도? TSM 경기력은 확실히 한국 팀을 위협할 수 있어요. 중국은 아무래도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다 보니 더 무서운 점도 있고요. TSM에 대해 한마디 더 하면 올해 16강에서 떨어질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아요. 선수로서 눈여겨보는 선수는 '우지'선수, 그리고 G2의 '즈벤' 선수 정도가 무서워요.


Q. 같은 한국 팀에서는 무서운 선수가 있나요?

최우범 감독: 페이커 선수죠. 요즘 솔랭 하는 거 보면 완전 물이 올랐어요. 요즘 메타가 미드라이너가 게임에 영향력을 크게 줄 수 없는 메타거든요. 그런데 페이커 선수 경기 보면 안 그래요. 미드라이너가 게임을 저렇게까지 주무를 수 있나 싶어요. 진짜 잘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전 결승전 때도 페이커 선수가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해요.

롱주도 딱히 구멍이 없이 모든 선수가 다 잘한다고 생각해요. LCK 우승팀이기도 하고... 사실 저희가 제일 문제죠. 우리 바텀듀오 뭐 파워랭킹에도 없고... 우리가 3위 한 게 좀 이상할 정도잖아.(웃음)

강동훈 감독: 솔직히 말하면 섬머 시즌까지 SKT가 제대로 쉰 적이 없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SKT는 휴식기를 가진 후엔 꼭 제자리를 찾는 팀이었거든요. 스프링 뛰고, MSI, 리프트 라이벌즈, 그리고 섬머까지 오면서 SKT가 쉬질 못한 것에 우리가 분위기를 잘 타서 LCK 우승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 푹 쉬었잖아요. 그... 싸이판 갔습니까?

최병훈 감독: 네 싸이판(웃음)


강동훈 감독: 솔로랭크 뛰는 것만 봐도 섬머 때 비해 선수들 기량이 확 올라온 것 같아요. 솔직히 무섭죠. 휴식기를 가진 SKT는 다르다는 걸 알거든요. 삼성도 후반에 좀 힘이 떨어지긴 했지만, 선발전 보면 힘을 또 보여줬잖아요. 단단한 느낌이 확실히 들어요.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팀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높이 올라가기 전까지 두 팀 절대 만나기 싫어요. 해외 팀들도 무섭긴 한데 그래도 한국 팀들이 더 무섭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두 팀 좀 떨어져도 나쁘진 않을 것 같긴 해요. 4강 8강에서 좀 떨어지면... (다른 감독들 웃음) 캐리할게! 우리 팀이!

그럼 특별히 양 팀에서 좀 신경 쓰이는 선수는 없어요?

강동훈 감독: 페이커. 그리고 페이커도 페이커인데 SKT의 바텀 듀오가 독기를 많이 품은 것 같아요. 원체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이잖아요. 페이커에게 여론이 좀 집중되어 있지만 결국 바텀 듀오가 뭔가 해낼 것 같아요. 삼성도 봇 듀오가 진짜 잘해요. 파워랭킹에는 없지만 늘 제 역할을 해주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경기가 풀리는 거죠. 큐베 선수도 늘 제 몫을 하는 선수고... 앰비션은 우리 만났을 땐 체력이 좀 떨어졌으면 좋겠어요.(웃음)

최병훈 감독: 두 팀 다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지만 전 그것보다 훨씬 더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주변 평가보다 실제 실력이 더 좋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한국 팀들과 붙는 게 솔직히 부담되긴 해요. 잘 피해 갔으면 좋겠어요.

강동훈 감독: 최대한 피해서 4강이나 결승에서 만났으면 해요. 우리끼리 붙으면 진짜 한 끗 차이로 갈릴 것 같아요. 실수 조금 하면 지는 느낌이랄까요? 운빨도 좀 있고요.

최병훈 감독: 선수로서는 솔직히 다 잘하는 선수들인데 양 팀의 미드라이너가 평가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해요. 크라운 선수도 보이는 것보다 훨씬 잘 하는 선수고, Bdd선수도 전성기니 뭐니 하지만 그것보다 더 잘할 잠재력을 갖춘 선수거든요. 페이커가 뭐 잘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잘 하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붙으면 걱정이 돼요.

강동훈 감독: 최병훈 감독님 컨셉이 저건가 봐요. 보이는 거보다 다 잘한대. 오늘 컨셉이에요?(웃음)

최우범 감독: 가장 깔 수 없게 말하는 거죠 뭐(웃음)

최병훈 감독: 지금 롱주도 탑과 바텀이 스팟라이트를 받지만 Bdd 선수도 못지않고, 삼성도 큐베 선수가 고평가를 받지만 크라운 선수도 못지않아요.

▲ 무척 겸손한(?) 자세로 인터뷰에 임한 최병훈 감독


Q. 식스맨 선발 과정에서도 꽤 고민이 있었을 텐데, 이번 대회에서의 식스맨 활용 방안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요?

최우범 감독: 일단 저희 같은 경우는 앰비션과 하루가 완전히 상반된 스타일이면서 연습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에요. 한 사람이 열심히 하면, 다른 한 명도 열심히 해요. 누가 정글러로 기용되느냐에 따라 팀의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기도 하죠. 그리고 하루 선수도 지금 기량이 올라오고 있기도 하고요. 하루 선수는 솔랭 점수에 따라 실력이 드러나는 선수예요. 솔랭 상위권을 찍으면 스크림에서 날아다니고, 솔랭 점수가 떨어지면 또 뭐 그렇죠. 스프링 때 1200점 찍을 땐 날아다녔어요. 근데 솔랭 점수 내려가니까 함께 퍼포먼스도 내려갔죠.

롱주는 라스칼 선수를 데려가기로 결정했죠. 라스칼 선수를 뽑은 이유가 있나요?

강동훈 감독: 전 일단 이 6명 로스터가 좀 마음에 들지 않아요. 경기를 직접 뛰는 건 선수 다섯 명이지만, 전체적인 경기는 감독, 코치, 그리고 다른 선수들까지 다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여섯 명밖에 넣을 수 없죠.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남은 선수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이었어요. 실제로 느꼈을 거고요. 너무 미안하고 아쉽죠. 라스칼이 다른 선수들보다 더 뛰어나거나 한 것은 아니에요.

라스칼 선수를 데려가는 이유는 개인 기량도 있지만, 팀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가 라스칼 선수이기 때문이에요. 활기찬 분위기를 함께 만들 수 있는 선수를 고르다 보니 에너지가 더 있는 선수를 선택한 것이죠. 이 얘기만 나오면 지금도 마음이 안 좋아요. 마음 같아선 다 데려가고 싶죠.

최병훈 감독: 예전에도 이야길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식스맨이라는 단어를 안 쓰려고 했어요. 경기를 출전하는 건 다섯 명이지만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브 선수나 식스맨으로 부르는 것보단 같은 팀원으로 부르고 싶어요. 라이엇에서 공개한 로스터에도 서브라는 단어가 쓰이는 것이 좀 그렇더라고요.

로스터 결정 때문에 고민이 좀 많았는데, 팀원이 많다 보니 박탈감도 느낄 수밖에 없을 테고, 일부러 이야기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선수들이 박탈감을 느낄 까봐요. 선수 결정은 경험에 많은 비중을 두었어요. 이야기는 많이 나오죠. 운타라 선수가 결승에서 못해서 안 데려가는 것이라니 뭐니 말들이 많은데, 선수끼리는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해요. 큰 무대 경험과 팀 내부적인 면들을 따져서 정한 결과에요. 가지 못한 친구들에겐 굉장히 미안한 일이죠.

▲ '식스맨'이나 '서브'라는 단어부터가 좋지 않다고


Q. 롤드컵 개최 장소가 중국인데, 식사나 잠자리에 대한 불편함은 걱정되지 않으세요?

강동훈 감독: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식사죠. 식사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선수들이 뭐 먹고 탈 나지 않게요.

실제로 식사 때문에 컨디션 관리를 못 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강동훈 감독: 어디서 경기를 한다 해도 문제 없게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도 중국인 스태프가 있으시니까 한 시름 더실 것 같아요.

강동훈 감독: 네. 저희가 뭔가를 요구하면 완전히는 아니라도 최대한 준비를 해 주세요. 다행이죠.

최병훈 감독: 저희 좀 업혀도 됩니까? (웃음) 작년에도 도움을 많이 주셔서, 올해도 좀 업히고 싶은데...

강동훈 감독: 그래서 작년에 우승했잖아요.(웃음)

최병훈 감독: 먹는 게 가장 힘들 것 같아요. 잠자리는 어딜 가도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는데, 먹는 건 확실히 신경이 많이 쓰이죠. MSI를 갔을 때도 먹는 것에서 부담이 좀 있더라고요. 중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 친구들은 좀 괜찮은데. 중국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은 걱정을 좀 하더라고요.


블랭크 선수는 별로 걱정이 없겠네요.

최병훈 감독: 네 블랭크 선수는 따로 먹고 싶은 걸 주문해서 먹기도 하고 그래요. 페이커 선수나 울프 선수의 경우엔 향신료를 잘 견디지 못해요. 작년에는 피자를 시켰는데 피자에서도 그 향기가 나더라고요. 피자헛 피자였는데...

강동훈 감독: 버거킹 햄버거에서도 그 향기 나요. 메뉴를 좀 정리를 해야 해요. 선수들이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는 것들 리스트를 좀 정리한다던가요.

최우범 감독: 한식도 한식이 아니에요.

최병훈 감독: 맞아요. 김치 제육을 시켰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게 아니더라고요. 중국식으로 현지화되어서 비주얼과 맛이 우리가 생각한 음식하고 달라요. 음식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강동훈 감독: 먹고 자고 이게 진짜 중요한 거거든요.

삼성은 그래도 해외 나갈 때 음식을 꽤 많이 싸서 가지 않나요? 라면이라던가 그런 것들요. 삼성은 잠자리도 좀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요. 크라운 선수도 그렇고요.

최우범 감독: 크라운 선수가 좀 많이 예민해서 잠자리를 신경을 쓸 것 같아요. 식사도 앰비션 선수 같은 경우엔 향신료에 굉장히 예민해서 거의 못 먹거든요. 음식이 중요해요. 큐베 선수는 뭐 다 잘 먹죠. 강동훈 감독님한테 조언을 많이 들어야겠어요. 강동훈 감독님이 중국을 잘 아시니까. 내가 좀 이용을 해야 하지 않을까.(웃음)

강동훈 감독: 일단 중국 음식을 내가 잘 안 먹어서요.(웃음)

최우범 감독: 이제 답이 나왔구먼.

강동훈 감독: 저부터가 잠자리도 예민하고 음식도 예민하다 보니 내 기준에 맞추면 다들 잘 먹더라고요. 내가 먹어 보고 괜찮으면 선수들 먹이고 그러죠.

▲ 음식은 강동훈 감독이 직접 먹어 보고 선수들에게 권한다


Q. 롤드컵 이야기로 좀 넘어가 보죠. 조 편성이 되면서 각각 세 팀은 확정이 되었어요. 현재 조 편성에는 만족하는 편인가요?

최병훈 감독: 작년에 EDG를 만났을 때는 바텀 듀오가 진짜 무서웠어요. 올해는 바텀도 바텀이지만 미드가 더 신경이 쓰여요. 스카웃 선수가 지금 기량이 절정에 달해 있는 것 같거든요. 중국의 경기를 봐도 못하는 경기를 찾기 힘들었어요. 그 친구가 떨지만 않으면 진짜 무서운 선수인데, 올해는 마음이 꽤 편해 보이더라고요. 물론 작년만큼 두렵지는 않아요. 그래도 무서운 상대이긴 하죠. 정노철 감독은 얼마 전에 결혼식에서 만났었는데 또 만나면 좀 지겨울 것 같긴 하네요.(웃음)

강동훈 감독: 저런 사람이 제일 나빠요. 만나면 다 이기면서.(웃음)

롱주는 B조에서 임모탈즈를 만나요. 플레임도 있고 쏭도 있는 팀이죠.

플레임 선수가 잘 할 땐 진짜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래도 저희가 이기지 않을까 싶어요. 스타일이 저희랑 겹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잘 모르겠어요. 좀 도깨비같은 느낌이랄까요? 잃을 게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더라고요. 너무 우리만의 플레이를 하다 보면 페이스를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팀은 다른 두 팀에 비하면 좀 부담이 적은 것 같아요. 다른 두 팀은 같은 조에 중국 팀이 있잖아요. 어우...

최우범 감독: G2도, RNG도 작년보다 많이 좋아져서 좀 힘든 조이긴 해요. 중국팀만은 피해가자 주의였는데 RNG를 만나버려서... 또 홈그라운드가 중국이잖아요. 관중들도 전부 다 중국팀을 응원할 거라 그것도 힘들 것 같아요. 하여간 화이팅!

최병훈 감독: WE가 꼭 B조로....

(웃음)

진짜 삼성은 또 죽음의 조로 갔죠.

최우범 감독: 이번이 훨씬 힘든 것 같아요. G2가 작년에 비해 실력이 많이 늘었고, RNG는 일단 우지 선수가 있으니 약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요즘에 게임 보면 원딜이 못하면 게임을 이기기가 힘들거든요. 근데 G2에 즈벤 선수도 잘하고 RNG 우지 선수도 잘하죠. 점점 더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아요. B조가 좀 부럽네요.

강동훈 감독: 아니 근데 또 우리 조가 임모탈즈도 그렇고 기가바이트 마린즈도 그렇고 전략적인 변수가 많은 팀이에요. 근데 또 삼성은 RNG나 G2나 딱히 질 팀은 없는 것 같거든요. 우리 조는 변수가 좀 있는 편인데.

최병훈 감독: WE가 꼭 B조로...

강동훈 감독: 근데 WE가 B조로 올 확률 되게 높지 않아요? 거의 확정 아닌가?

프나틱 아니면 WE가 들어오겠죠.

▲ WE가 꼭 B조로(?) 합류하길 바라는 최병훈 감독


Q. 그럼 지금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뛰고 있는 팀 중에 같은 조로 올 것 같은 팀이 있나요?

최병훈 감독: 저흰 C9? '레퍼드' 코치한테 연락했거든요. 조에서 만나든 안 만나든 술이나 마시러 가자고 했어요. 근데 만날 것 같긴 해요. C9이 올라오면 좋죠. 임팩트 선수도 만나고.

B조 같은 경우는 페네르바체가 올라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일본 팀이 올라와서 한일전이 될 수도 있겠네요.

강동훈 감독: 어우~ 너무 환영! 일본팀 환영! 램페이지 환영! 저희조는 웬만하면 WE가 올라올 것 같아요. 아니면 C9 정도가 무섭죠. 프나틱은 예전의 프나틱이 아닌 것 같아서 잘 모르겠고요. 홍콩 애티튜드도 가능성은 있을 것 같아요.

프나틱, C9, WE는 다들 유력하게 보고 있죠. 삼성이 있는 조에 북미팀 하나 들어가면 이제 최고의 죽음의 조가 되겠네요. C9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최우범 감독: C9 아니면 플레이인 D조의 한 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뭐 저흰 이미 빡빡한 있는 상태라 이미 조 운은 포기한 상태고요. 우리가 잘해야죠.

강동훈 감독: 삼성 스타일을 보면 질 팀이 없어요. 저희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요. 삼성은 안정감 있고 후반에 가면 운영이 좋잖아요. 단단하고. 불리해도 삼성이 이길 것 같은 느낌?

▲ 저희 조는 이미 빡빡한걸요 뭐


Q. 아까 우범 감독님이 원딜이 강한 팀이 셀 것 같다고 하셨잖아요? 이게 '불타는 향로'의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 롤드컵에서는 어떤 메타가 유행할 것 같나요?

강동훈 감독: 솔직히 의도적으로 향로를 그냥 두는 것 같기도 해요. 결국, 기본 원딜 베이스가 좋은 팀이 불리한 게임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나오겠죠. 바텀이 빨리 무너지면 게임이 빨리 넘어갈 수도 있고요. 바텀이 단단해져야 게임을 잘 끌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국내 팀은 세 팀 다 바텀이 워낙 강해서 큰 걱정은 없어요. 해외팀은 의외로 바텀 기량 차이가 꽤 나는 편이라 거기서 좀 많이 갈릴 것 같아요. TSM같은 팀은 바텀이 매우 단단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대죠. 중국 팀들도 바텀이 굉장히 강한 편이고요.

최우범 감독: 전 솔직히 향로가 너프 먹을 줄 알았어요.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안 하더라고요.

강동훈 감독: 리그별로 기량 차이가 있는 건 있어요. 그걸 엎어버리라고 향로를 그냥 둔 느낌이랄까요? 근데 이게 게임이 좀 이상해요.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역전될 수 있고, 롤드컵에서도 그런 상황이 나올 것 같아요.

향로 전략의 파해법 같은 건 없을까요?

강동훈 감독: 밴 하면 되죠. 향로 쓰는 서포터를.

아니 그런 것 말고요. SKT에서는 생각한 게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울프 보니까 블리츠크랭크 아주 살벌하게 쓰던데요.

최병훈 감독: 초반에 터뜨리자는 거죠.

강동훈 감독: 끌어도 져요. 결국엔.

최병훈 감독: 챌린저스만 봐도 죄다 선향로를 가고 원딜들도 도란 방패만 들고 가고, 서포터는 무조건 향로부터 뽑으려고 하다 보니 딱히 재미가 없는 것 같아요.

▲ 강력한 원거리 딜러가 있는 팀이 유리하다는 생각


Q. 조 편성 결과에 대해 선수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최우범 감독: 저희 같은 경우는 다들 힘들 거란 생각은 해요. 하지만 바텀 듀오가 워낙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들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아요. 오히려 바텀 센 팀하고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감독 입장에서 그런 말 들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선수들이 기죽어 있으면 좀 걱정 되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저희 바텀 듀오가 세계에서 제일 잘 하는 것 같아요. 파워랭킹에는 없었지만...

강동훈 감독: 저도 평소에 삼성을 굉장히 높게 평가해요. 근데 저만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이번 선발전에서 증명한 것 같아요. 이상하게 잘 해도 인정을 좀 덜 받는 기분이랄까요. 조별리그에서 질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기본적으로 잘하기 때문이에요.

최우범 감독: 지금 일단 바텀 폼이 굉장히 좋아요. 말이 안 될 정도로요. 실수를 좀 줄이면 될 것 같아요. 우리 조가 세긴 세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것 같아요. 솔직히 딱 보면 머릿속으로 순위가 나오는 조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나 저희 조는 그게 가늠이 안 되니까. 오히려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해요.

자신감 하면 또 롱주잖아요. Bdd, 칸, 커즈 다 넘치잖아요.

강동훈 감독: 네. 쓸데없는 자신감이요.(웃음) 적당히 해야 하는데, 조 편성이 잘 되었기 이길 거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요. 이 부담을 잘 조절해야 할 것 같아요. Bdd, 칸 이 두 선수 특히나요. 페이스 조절을 잘 해야죠.

최우범 감독: 기가바이트 마린즈 경기 보니까 엄청 싸우는 거 좋아하던데요.

강동훈 감독: 그러니까요. 그 친구들도 우리 못지않게 싸우는 거 좋아하던데, 페이스가 말리면 어쩌나 싶어요.

최병훈 감독: 작년에는 부담이 좀 있었죠. 스크림 유출 사건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올해는 그정돈 아니에요. 그렇다고 부담이 아예 없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엔 선수들이 딱히 부담을 갖진 않는 것 같아요.

강동훈 감독: 솔직히 여기 다른 두 분은 국제무대 경험이 꽤 있잖아요. 우린 늘 TV로 보고 있었고요. 그래서 더 부담이 생기나 봐요. 그걸 의식해서 더 오버할 것 같기도 하고요.

최우범 감독: 올해는 아마 가장 힘든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국팀 간의 결승도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 한국팀과 다른 팀간의 격차는 거의 없어진 상황


Q. 그럼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보고 싶은 경기가 있나요? 5전제 기준으로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경기요.

최병훈 감독: 역시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경기는 G2대 TSM의 경기죠. 아니면 중국 세 팀과 한국도 기대되고요. 지난 MSI 때 중국 팀하고 붙어 봤는데, 당시 현장 분위기를 봤거든요. 와드만 깨도 난리가 나는 마당이라...

강동훈 감독: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4강이 대륙별로 나누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럼 재미도 있고 흥행에도 도움이 되는 구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최우범 감독: SKT와 중국 팀의 결승이요. 리프트라이벌즈에서 이어지는 경기로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중국 팀들에게도 SKT를 이겨야 하는 동기는 충분하잖아요. 보는이로서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우리 팀은 아니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아요.


Q. 보는 재미라면 또 북미와 유럽 경기도 빼놓을 수가 없거든요. 올해 북미와 유럽의 진출팀 중에서는 어디가 가장 강할 것 같나요?

최우범 감독: 북미~는 그냥. TSM.

강동훈 감독: 솔직히 G2랑은 격차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최우범 감독: G2는 조금 도깨비 같은 팀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강동훈 감독: G2가 글로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있는 것은 맞는데, 사실 그 정도 전력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걸 감안 해도 TSM이 더 강한 것 같아요.

두 분은 일단 북미 쪽에 한 표 주셨네요. 최병훈 감독님은요?

최우범 감독: 그러니까 1등만 놓고 봤을 때.

최병훈 감독: 객관적으로 보면 저도 TSM이요. TSM일 수밖에 없어요. 이건 거의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TSM은 다른 북미, 유럽 팀들과는 전력 차가 조금씩 나고 있는 것 같아요. 비단 G2와의 비교를 떠나서도 북미와 유럽의 6개 진출팀 중에서는 TSM이 가장 위에 있어요. 한국이나 중국의 최정상급 팀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아요.

강동훈 감독: 보면 하운처가 진짜 잘해요. 왜 북미 최고의 탑 플레이어인지 알 것 같다니까요. 한 번씩 보면 플레이가 소름이 돋아요. 정글도 보면 팀에서 콜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할 정도로 움직임이 기민해요. 비역슨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요. 더블리프트야 한타에서 감각이 너무 좋고 바이오프로스트도 팀에 들어가기 전부터 봐왔는데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잘해요.

최병훈 감독: 더블리프트가 던지거나 무리한 플레이만 안 하면 무조건 잘할 거에요.

강동훈 감독: 원래 더블리프트가 좀 무리수를 두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게 다 절제되어버린 느낌이에요. 흥에 취하지만 않으면 뭐 잘 할 거에요.

최병훈 감독: 작년엔 좀 진입각이 이상한 경우도 있고 그랬어요. 하지만 올해는 그런 실수만 없다면 진짜 무서운 팀이 될 것 같아요.

▲ 세 감독 모두 TSM에게 표를 던졌다.


Q. 지금까지 여러 팀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이번엔 본인의 팀에 대한 자랑도 좀 들어 보고 싶어요.

강동훈 감독: 우찬이(커즈)가 작년에 시작해서 스크림도 거의 못하고 섬머 시즌에 돌입했어요. 다른 팀 선수들, 우리 팀 선수들 다 포함해서 가장 부족한 상태로 시작한 선수일 거에요. 그럼에도 한 시즌 만에 굉장히 많이 성장했어요. 순위에 상관없이 지금도 성장하고 있고요. 우찬이가 조금만 더 열심히 해주면 정말 좋은 선수가 될 거로 생각해요. Bdd야 뭐 오버만 하지 않으면 좋을 것 같고요. '칸'도 탱커를 못한다는 평가가 있는데, 딜러를 다루는 것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지 탱커를 못하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깜짝 픽이나 카운터 픽은 준비해둬야겠죠. 바텀이야 뭐 말할 필요가 없네요. 다들 너무 잘해서. 고릴라도 작년보다 훨씬 기량이 올라갔고, 서포터 1위 자리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최병훈 감독: 저는 파워랭킹같은거 별로 신경 안 쓰는데 선수들은 또 보더라고요. 아마 신경쓰는 친구라면 페이커 정도? 욕심이 좀 많아요. 물론 욕심이 있으니 그 기량도 유지를 하는 거겠죠. 작년에도 파워랭킹에 꽤 신경을 썼고, 그러면서 본인이 자극을 받더라고요. 현재 우리 선수들은... 'SKT의 TSM'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TSM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게 기량을 계속 유지하고 있잖아요. 저희도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요. 우리 선수들이 그런 면에선 굉장히 자랑스러워요. 외부에서는 저희를 보고 해이해졌다거나, 연습량이 줄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내부에서는 꾸준히 연습 하고 있어요. 사실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럼에도 꾸준히 따라와 주는 선수들에게 늘 고마워요.

최우범 감독: 저희 팀의 장점은 역시 팀워크죠. 솔직히 파워랭킹 분포만 보면 저희 팀이 LCK 3위를 할 팀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3위를 할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저희의 팀워크가 뛰어나다는 것이겠죠. 선수 개개인의 연습량도 굉장히 많고, 최근에 와서는 바텀 듀오가 워낙 잘해주고 있어요. 기대를 걸 만큼요. 가장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의지가 다들 훌륭해요. 솔직히 감독이나 코치가 하는 말 그냥 흘려들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럼에도 본인들이 더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고, 피드백도 빠르게 이뤄져요. 항상 제가 강조하는 것이 팀워크인데, 그런 것들을 잘 지켜주는 것이 저희 팀의 강점인 것 같아요.

▲ 열정적으로 팀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강동훈 감독

강동훈 감독: 어?! 잠깐만...! 나 좀 덜 한 것 같은데..?


Q. 감독님들도 큰 무대를 앞두고 찾아오는 징크스 같은 것들이 있지 않나요? 강동훈 감독님은 앞머리를 올리면서부터 경기가 잘 풀린다는 것 같던데요.

강동훈 감독: 솔직히 말씀드리면 머리를 좀 잘못 잘랐어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올릴 수밖에 없었는데, 머리를 올리고 나니 이상하게 경기가 잘 풀리고 계속 이기더라고요. 그래서 머리를 계속 올릴 수밖에 없었어요. 항상 내리기만 했었는데, 의도치 않게 올리게 된 거죠. 그다음부터는 일부러 올리고 있어요. 뭐 기분 좋은 징크스니까 마음도 편하고 좋죠.

최병훈 감독: 징크스야 워낙 많이 있었는데, 깨지고 생기고 또 깨지고 생기고 하다 보니 이제는 별로 남은 것도 없어요. 신경 쓰이는 것은 있지만, 꼭 해야 한다는 건 또 없어요. 예전에는 정말 별 게 다 있었죠. 아침에 나올 때 어떤 발이 먼저 나오냐부터 해서 뭐 양말을 어느 쪽부터 신냐까지...

▲ 온갖 징크스가 다 생기고 사라지고 합니다

최우범 감독: 만들려면 뭐든 붙여서 만들지(웃음)

강동훈 감독: 그런 자잘한 건 진짜 많아요. 근데 지켜서 힘든
게 아니면 지키면 기분 좋잖아요.

최우범 감독: 웬만한 건 다 깨졌지. 아직 깨지지 않은 유일한 징크스가 있는데 1년 동안 안 깨졌어요.

강동훈 감독: 아아! 그거! 말하면 안 되나?!

최우범 감독: 이건 말할 수가 없어요. 이건 다른 사람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보니 밝힐 수가 없네요.


Q. 그럼 마지막 질문들 드려 볼게요.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겠지요. 이번 롤드컵에 임하는 포부와 각오를 좀 들을 수 있을까요?

최우범 감독: 일단, 가서 후회 없이 하는 것이 목표예요. 시즌 중에는 워낙 저희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잖아요. 그렇게 바닥을 찍고 나서 선수들이 이런 생각을 해요. '아 조금만 더 열심히 할걸', '잠 조금만 덜 자고 게임할 걸'. 그런 생각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에요.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실수도 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실수도 없이 한국 팀이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강동훈 감독: 간절하게 바라고 있어요. 우리가 LCK라 다른 나라보다 앞선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이제 진짜 세계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잖아요. 들뜨거나 자만하지 않고 노력해서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에요. 강팀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야죠. 우린 아직 약팀이니까요.

최우범 감독: 와... 우린 그럼 약팀한테 진 거야?

강동훈 감독: 롤드컵을 우승해야 승강전을 벗어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준비할 거에요.

최병훈 감독: 롤드컵은 모든 팀들이 생각하는 그해의 마지막 무대잖아요. 모두 이 무대를 위해 1년간 노력하고요. 매번 갈 때마다 성적이 좋았다고 올해도 좋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당연한 것은 없지요. 확신하지 않고, 배울 건 배우고, 부족한 건 채우고 오려고요.

강동훈 감독: 최병훈 감독님은 인터뷰를 너무 정석으로 해.(웃음) 저도 배우겠습니다!

최병훈 감독: 롱주에게 크게 무너졌었으니 롱주에게도 배우고, 저희가 이번에도 당연히 잘할 거란 생각은 없으니 노력해서 마지막까지 좀 가고 싶어요. 결승전에 선수들이 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강동훈 감독: 저..저좀 잘 써주세요!

최우범 감독: 강동훈 감독님하고 저는 좀 많이 욕먹어서 두려워요.

강동훈 감독: 우범 감독님은 별로 욕 안 먹잖아요.

최우범 감독: 저도 많이 까여요. 동훈감독님하고 저하고 거의 원탑 투탑 나눌 수 있어요.(웃음)

강동훈 감독: 지훈이형(KT 이지훈 감독)이 지금 좀 사이에 들어왔어

(웃음)

최우범 감독: 에이~ 저는 성적 안 나왔으면 지금 감독 안하고
있을거에요.

강동훈 감독: 롤잘알에 명장이면서

▲ 두 감독님은 인터뷰를 꽤 두려워하셨습니다.

Q. 혹시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도 있으세요?

최병훈 감독: 예전에 인벤에 글이 올라온 적이 있어요. 리프트라이벌즈 관련해서 '클레멘트 추'가 했던 발언인데요, 그걸 보면서 솔직히 어이가 없었어요. 전부 다 거짓말이었거든요. 최우범 감독님도 아시겠지만, 그 내용은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 사람이 대회 서버에 들어와서 스크림을 안 하고 노는 것을 봤다는데, 뭐 방에 들어와서 본 것도 아니고 한국 팀들은 계속해서 스크림을 하고 있었어요. 도대체 무엇을 보고 그렇게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한국 팀이 밤만 되면 놀러 다녔다고 하는데, 그곳 연습실이 밤이 늦으면 문을 닫았어요.

최우범 감독: 10시 되면 인터넷이 끊겼어요. 10시가 되면 연습을 할 수가 없어요.

최병훈 감독: 네 그러면 숙소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그때가 되면 다른 지역 팀들도 전부 나가서 식사하거나 휴식을 취했거든요. 저희도 더이상 연습을 할 수가 없어 휴식을 취했는데 저희가 연습을 하나도 하지 않고 놀러 다닌 것처럼 허위로 말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사무국에 요청해서 이번 롤드컵에 공식 캐스터로 오면 항의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오지 않더라고요. 발언의 모든 내용에 진실된 내용이 하나도 없었어요.

사실 저희는 억울한 부분인데, 팬들 입장에서는 저 말을 한 사람이 가까이서 본 관계자라 생각할 테니 쉽게 믿게 되더라고요. 저희는 우승을 못했으니 뭐라 반박을 할 수가 없었죠. 함께 경기에 출전했던 KT와 MVP 관계자들 또한 굉장히 화가 많이 났어요. 그 점을 좀 알리고 싶었어요. 사실인 내용이 단 하나도 없었어요.

▲ 리프트 라이벌즈 당시 '클레멘트 추'의 발언에 화가 났다고 말하는 최병훈 감독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꼭 저희가 인터뷰에 싣기로 할게요.

최우범 감독: 음... 비난보단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항상 이런 얘길 하긴 하지만, 선수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조금만 부탁드리고 싶어요.

강동훈 감독: 저희는 처음 나가는데요.

최우범 감독: 봐봐 얼마나 부담스럽겠어요.

강동훈 감독: 뭐 프레이랑 고릴라는 여러 번 나갔지만요. 하지만 저는 작년 롤드컵을 스트리밍으로 보았던 사람으로서, 채팅창과 커뮤니티를 보면서 정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정말 무섭기도 해요. 그런 생각 하면. 저희 진짜 열심히 할거거든요. 간절하게.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저는 상관없는데, 선수들도 다 보거든요.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아직 어린 선수들이니까요. 솔직히 그 무대에 나가서 이기고 싶지 않은 선수가 어디 있겠어요. 모든 걸 바쳐서 하는 선수들인데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세 팀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