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학생이 공부와 놀이를 병행하는 것도 그렇고, 직장인이 업무와 취미활동을 함께 집중하는 것도 힘든 일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기가 더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 혹은 먼저 해야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토록 쉽지 않은 일을 잘 해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다양하게 해내면서도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바로 게임 캐스터 겸 배우 이동진. 그는 영화와 공연, 드라마는 물론 OGN의 게임 캐스터로 활동 중이죠. 그리고 모든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기도 합니다. 참 대단하죠?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2인자'라고 칭하면서도 오히려 활짝 웃었습니다.

얼마 전에 이동진 캐스터는 펜싱 국가대표와 결혼을 발표해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독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걸 보면 이동진 캐스터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사랑 모두를 잡은 진정한 '승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모습에 한 번쯤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기쁜 소식을 알려온 이동진 캐스터와 냉큼 자리를 만들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점은 '이 사람 정말 유쾌하고 대단하다'였죠. 이 기분을 저만 느낄 순 없으니 그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합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독자들을 위한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해볼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OGN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겸 캐스터 겸 MC 이동진입니다. 반갑습니다.


Q. 포털 사이트에 이동진 캐스터를 검색해보니 직업이 '배우 및 방송인'으로만 뜨던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요?

최근에는 펜타스톰 리그를 중계했어요. 사실 이전에는 OGN에서 MC 느낌이 강했죠. 벌써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으니까. 그때는 예능 진행을 맡았었고, 군대 다녀오면서 본격적으로 리그에서 캐스터를 하기 시작했어요. LCK가 그 시작이었는데 지금은 사정상 참여하지 못하고 있네요(웃음). OGN 안에서는 이제 MC라기 보다는 캐스터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요.


Q. OGN 활동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정말 길게 말할 수도 있고 한 마디로 압축할 수도 있어요. 간단히 말하면, '선배 때문에 우연히 하게 됐다' 고요, 길게 얘기하자면... 정말 긴데(웃음).

대학교 선배 중에 송지영이라고, 과거에 게임 자키 활동을 하고 있던 분이 있어요. 당시 게임 자키 중에 송지영 선배랑 길수현 씨가 가장 인기있었거든요. 이 두 명과 각 게임 자키의 팬 한 명을 초빙해서 '4자 토크'를 하는 방송을 OGN에서 기획했다는 소식을 들었죠. 송지영 선배가 저한테 "너가 말을 잘하니까 출연해서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달라"고 권유했어요.

방송 녹화 전에 작가들과 사전 미팅을 하잖아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떠들었어요. 길수현 씨의 팬은 제 기세에 눌려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 정도였으니까(웃음). 한 시간을 제 얘기만 들으면서 작가들이 그야말로 뒤집어졌어요.

그런데 미팅이 끝나고 돌아가려는데 당시 김현주 PD님이 "길수현 씨 팬은 녹화 때 오시고, 동진 씨는 안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당황스러웠죠. 제 얘기에 한 시간 동안 웃어놓고 왜 녹화 때 부르지 않느냐고 따졌어요. 그랬더니 그 분이 "동진 씨는 여기 출연하는 거 말고 다음에 내 프로그램의 MC로 출연시키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실제로 김현주 PD님이 그 분의 프로그램에 저를 MC로 발탁했죠. 그렇게 데뷔하게 됐습니다.


Q. 우연찮은 기회로 데뷔하셨군요. 그렇게 활동을 이어가시다가 이제는 다양한 게임 리그를 중계 중이시죠. 준비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2인자나 3인자는 어쩔 수 없더라고요(웃음). 1인자들은 메인 리그 중계를 맡고 단기간의 리그들은 다른 사람이 맡는 게 당연해요.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메인 종목이 아닌 것들 역시 게임 이해도가 매우 중요해요. 1인자가 이 모든 걸 커버할 수 없으니 다른 사람들이 짧고 다양한 종목의 중계를 맡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어찌 보면 저에게는 2인자 자리가 잘 맞아요. 신이 저에게 저주를 내린 한 가지 영역이 있는데, 그게 바로 게임 센스거든요. 손이 제 말을 듣질 않아요. 예전에 스타크래프트로 게임을 처음 접했는데 당시 제가 (임)요환이 형이나 (김)동준이 형의 현역 시절 못지 않은 연습량을 보유했어요. 실제로 동준이 형과 술자리를 갖게 되면 아직도 이 얘기를 해요. 눈 떠서 감을 때까지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만 했어요. 15시간 연속으로 했던 적도 있었다니까요. 저는 프로게이머가 연습을 12시간 정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난 더 많이 하는데?" 하면서(웃음).

그런데도 전 게임을 정말 못해요. 그러다 보니 게임 이해도가 일정 수준이 되면 더 깊어지지 않더라고요. 대신 얕은 지식은 빨리 익히는 편이었죠. 1인자의 경우에는 중계하는 게임이 워낙 깊은 이해도를 요구하기에 관련 지식이 깊어야 해요. 그런 점에 있어서 저는 2인자에 어울리는 인재가 아닌가 싶네요(웃음). 그리고 저는 배우 생활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장기간의 리그 중계를 맡는데 어려움이 있어요. 이런 점도 제가 단기간 동안 펼쳐지는 리그 중계를 맡기에 적합하지 않나 싶어요.



Q. 아무리 그래도 메인 리그 캐스터 욕심은 없나요?

원래 없다가 최근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전 항상 2인자가 꿈이었어요(웃음). 드라마에서도 주연을 빛내주면서 재미있는 조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요. 캐스터 자리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다가 최근 결혼을 앞두면서 생각이 바뀌게 됐어요. 여자친구의 영향도 컸죠.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는데요. 캐스터라는 직업이 경기 내용에 몰입해서 상황을 극적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자주 해야 하잖아요. 이런 점에 있어서 배우라는 직업과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게임에 대한 애정만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연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감정에 대한 '몰입'이 매우 중요하잖아요. 게임에 관심이 없는데 게임에 대한 애정을 '연기'하려고 하면 그건 무조건 들켜요. 반대로 게임을 좋아하고 즐기면 그 애정에 대한 몰입은 저절로 따라와요.

제 중계 스타일이 전용준 선배님처럼 극적인 상황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하진 않거든요. 그런데도 가끔 과몰입해서 목이 쉬는 경우도 생기더라고요. 최근 펜타스톰 리그 중계에서도 '내가 이런 말을 했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흥분이 된 상태가 됐어요. 결승전에서 '패패패승승승승'이 나왔거든요. 이러다 보니 흥분을 안할 수 없었죠. 제가 재미있었거든요. 결승전 중계 끝나고 이틀 간 목소리가 거의 안 나왔을 정도였으니까요.

연기도 마찬가지죠. 내가 맡은 인물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몰입할 수 있어요. 게임 중계 역시 게임이 재미있어야 목이 쉴 정도로 흥분 상태에 돌입하는거죠. 이런 걸 보면 서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Q. 게임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느껴지네요. 그럼 실제로 어떤 게임 장르를 좋아하시나요?

제가 게임을 못해서 그렇지 모든 장르를 좋아해요. 예전에 포트리스랑 팡야는 잘했어요. 둘 다 상위 랭커였으니까(웃음). 그런데 기피하는 장르가 하나 생겼어요.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 중인데요. 제가 원래 FPS를 정말 좋아했어요.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서든어택을 자주 즐겼고,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경우에는 예전 '치팅데스' 시절 때 한창 좋아했어요. 이것저것 막 입력하고. 아직도 몸이 기억하네요.

그러다가 최근 오버워치를 시작했는데 FPS 멀미 증상이 생기더라고요. 과거 듀크 3D 이후에 처음 겪는 일이에요. 30분 정도 게임을 하면 온 몸이 식은땀 범벅이 될 정도죠. 그런데도 재미있으니까 꾹 참고 2시간 정도를 해요. 그럼 밥도 못 먹을 정도로 몸상태가 이상해지고요. 그래도 재미있어서 계속 하는 중이에요. 모니터를 바꿔보려고 해요. 지인들은 게임 화면 설정을 바꿔보라고 조언해주기도 하더라고요.


Q. 그럼 조금 더 세세하게 들어가서 최근 가장 재미있게 즐기는 게임은 무엇인가요?

펜타스톰이요. 아무 곳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모바일 AOS는 화면이 작아서 즐기기에 어려움은 없나요? 그것에 따른 묘미가 또 있어요. PC에서 즐길 수 있는 AOS에 비해 너무 게임이 단순화되어 있긴 하죠.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만큼 모바일에서 즐기기에 최적화되어 있기도 하다는 말이거든요.

재미요소를 함축시켜놨다고 해서 그 재미요소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봐요. AOS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의 핵심은 여전히 남아있으니까. 그리고 아무 곳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최고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즐기기에 더 좋은 것 같아요. 저 역시 출퇴근 하는 동안 꾸준히 즐기고 있죠.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도 많이 해요. LoL은 그냥 일상생활처럼 하고 있고, 클래쉬 로얄이나 클래쉬 오브 클랜도 재미있어요. 정말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모두 판수가 엄청나요. 클래쉬 로얄 같은 경우에는 승리의 절반 이상이 '3크라운'이거든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 해보지 않은 사람이 보면 잘 모르죠(웃음).



Q. LoL을 일상처럼 즐기시는군요. 그런데 과거 '나는 캐리다'에 출연해서 '압도적인' 블리츠크랭크 실력을 선보였는데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LoL이 출시됐어요. 그래서 남들보다 1년 정도 늦게 시작한 셈이죠. 제대 후에 '한판만'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가 생겼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카메라 앞에서 중계만 해봤지 게임을 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첫 방송 때 선보인 제 실력은 정말 그때 제 실력이 맞았어요. 그래서 나름 정말 열심히 게임 연습을 해서 실력을 좀 늘렸죠.

어느 정도 실력이 향상된 걸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너무 긴장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한판만' 다음 녹화 때 카메라 앞에서 손을 덜덜 떨면서 또 게임을 망쳤어요. 그때부터 아무리 연습을 하고 가도 한 번 긴장하기 시작하면 멘탈을 놓게 되더라고요. 그 다음 주에는 녹화장에 가기가 싫었을 정도였죠. 하차하겠다고 먼저 말했던 적도 있었을 정도니까. 이상하게 연습할 때 실력이 한 번도 촬영장에서 발휘된 적이 없었어요. '연습실 페이커'네요(웃음). 네, 그렇죠(웃음).

그때 너무 아쉬웠기에 '나는 캐리다'에 나가서 제 진짜 실력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아무리 말로 해봤자 한 번 보여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이건 완벽한 계산 착오였어요. '한판만'은 그나마 녹화 방송인데 '나는 캐리다'는 생방송이었거든요! 현장에서 스태프가 "방송 들어갈게요! 5, 4, 3..."을 외치는데 그때부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더니 땀이 나기 시작하고 이명까지 들리더라고요(웃음).

아까 말한 '압도적인' 블리츠크랭크 게임은 어느 정도였냐 하면, 처음 라인으로 갈 때 아이템을 안 사고 갔어요. 그걸 보고 옆에서 "너 아이템 안 샀잖아"라고 말하는 순간, 멘탈이 무너져서 스킬이 사방으로 날아다니기 시작했고요. 생방송이지, 옆에서는 계속 구박하지... 이러다 보니 과거 '한판만'을 하면서 핍박받았던 게 막 떠오르고 난리도 아니었죠.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그 게임에서 '저항 공성기'를 샀더라고요(웃음). 게임을 하면서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는 아이템이었는데 말이죠.

당시 PD님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 분이 제가 연습할 때 같이 듀오를 했었는데, 제 실력을 보고 잘한다고 평가까지 했던 사람인데요. 제가 생방송에서 말도 안되는 실수를 연발하니까 "저 친구 콘셉트 잡고 있네" 라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그 말이 저한텐 더 스트레스였죠(웃음). 저는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날 이후로 그 계정으로는 접속을 해본 적이 없어요.


Q. 이제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넘어와보죠. 최근 기사를 통해 기쁜 소식을 전하셨어요. 직접 소개해주시죠.

오는 10월 29일에 펜싱 국가대표 김지연 선수와 결혼식을 올립니다. 예비 신부가 세계 랭킹 3위에 런던 올림픽 아시아인 최초 금메달리스트인데요. 별 건 아니고요(웃음). 이번 시즌에도 총 메달 수 10개 내외에서 4개의 메달을 땄고, 국내 대회에서도 얼마 전에 우승했어요.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고,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도 입상했죠. 뭐... 별 건 아닙니다(웃음).


Q. 김지연 선수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예전에 엠넷에서 연예계 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친해졌던 후배 중에 왕배 씨가 소개팅을 주선해주겠다고 했죠. 그런데 제가 한 번도 소개팅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막상 소개팅 날짜가 다가오니까 너무 긴장되서 안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소개팅을 못할 것 같다고 했더니, 왕배 씨가 "2주 전에 소개팅을 한다고 해놔서 이틀 전에 갑자기 못한다고 말할 수가 없다"고 했어요.

고민 끝에 소개팅 자리에 양 쪽 친구들을 불러서 다같이 모이는 식으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모인 자리에서도 서로 소개팅 자리였던 걸 알고 있으니 많이 어색했죠. 그래도 김지연 선수가 그 자리에서 저를 보면서 많이 쑥쓰러워 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귀여웠어요.



Q. 김지연 선수가 매체 인터뷰에서 "예비 신랑의 외조가 정말 대단해서 항상 감사하다"고 하셨더라고요. 어떤 도움을 서로 주고 받는지도 궁금해지네요.

사실 저는 깜짝 놀랐어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서 보양식도 챙겨먹고 식단도 신경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라면도 수시로 먹고 영양제 하나 챙겨먹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몸 관리를 도와줬어요. 저도 예전에 운동을 좀 했었고, 체육관도 잠시 운영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지금 제 팔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반인은 아니죠(웃음).

아무튼 그때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서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종합 영양제 같은 것들을 수시로 챙겨줬어요. 그리고 휴가 때는 근육이 많이 풀려있기 때문에 같이 체육관에 가서 운동도 하고, 재활도 배워서 그 부분에서도 도움을 줬어요. 그리고 주제 넘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펜싱에 대해 조금 공부를 해서 경기 흐름에 대한 나름의 피드백도 해주는 편이에요. 게임에서 얕은 지식을 빠르게 익혔던 것처럼 펜싱에서도 공부를 했더니 경기 흐름이 살짝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뭐 제 말을 듣겠나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웃음).

반대로 저도 도움을 많이 받죠. 드라마의 배역을 맡게 되면 대본 연습도 같이 해주고, 새로운 게임 리그의 중계를 맡게 되면 그 게임을 같이 즐기면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해줘요. LoL은 어렵다면서 배우다가 포기하더라고요. 제가 출연한 '켠 김에 왕까지' 프로그램도 다 봤대요. 그걸 보면서 정말 답답했다고 했어요. 그러더니 플레이스테이션 4를 직접 사주더라고요. 연습 좀 하라면서(웃음).


Q. SNS를 통해 공개한 웨딩화보를 보니 펜싱 선수 콘셉트의 사진이 있던데, 누구의 아이디어였나요?

제 아이디어였어요. 정말 참신하다고 생각했던 콘셉트였는데 모든 펜싱 선수 남편들이 생각해오는 콘셉트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제 직업에 맞게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진도 촬영했어요. 그런데 사진 찍어주시는 분이 신부가 마이크를 들고 있으니 예쁜 그림이 잘 안나온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만 마이크를 들고 찍었는데 그것도 그렇게 그림이 예쁘진 않더라고요.


Q. 서로 스케줄이 정말 많으실 텐데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 어떤 남편이 되고 싶나요?

다행히 제가 어떻게 활동을 해도 예비 신부가 더 바빠요. 사실상 주말 부부죠. 주말에 만났을 때 잘 챙겨주는 남편이 되는 것이...(웃음) 제가 조금 더 배려하고 많이 챙겨줄 수 있는, 배려심이 많은 남편이 되고 싶어요.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남편 말이죠.


Q.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이나 고인규 해설위원 등 유부남 중계진이 방송에서 망가지는 콘셉트를 보일 때마다 항상 '가장의 무게'라는 표현이 뒤따르죠. 앞으로 느끼게 되실지도 몰라요(웃음).

그건 겪어봐야 안다고 하더라고요. (이)현우도 그렇고 (오)성균이도, '단군' (김)의중이도 다들 직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안했던 것 같아요. 유부남 중계진 모두가 그랬어요. 저도 결혼하고 나면 바로 그런 무게를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 중이긴 해요. 제가 직접 옆에서 그 사람들을 지켜봤으니까(웃음). 그래서 주변에서 '가장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면 전 최대한 말을 아껴요.


Q. 다양한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풀어주셨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사실 제가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에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한 일이죠. 저는 살면서 제일 좋아하는 연기와 게임 두 가지를 다 하려고 하다 보니까 집중하지 못하고, 어느 곳에서도 걸출하지 못한 사람이고, 나 자신만 행복한 삶을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낯설어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이 다가가고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배우와 게임 캐스터 모두에 소홀함이 없게 노력할테니 많은 관심과 열린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Q. 예비 신부에게도 한 마디 해주시죠!

홍진호만 '2'가 아니라, 저도 '2'가지 일을 하다 보니(웃음) 항상 2인자를 꿈꿔왔어요. 1인자를 원하지 않았죠. 그런 만큼 가정에서도 2인자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부부싸움에서 여자가 남자를 함부로 때리고 그러는 건 굉장히 비겁한 행동이에요. 여자가 남자를 힘으로 제압하려고 하는 건 정정당당하지 않아요. 말로 승부를 해줬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리고 이 멘트를 보고 화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웃음). 항상 사랑합니다!

* 사진 : 박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