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2주 차,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선택은 무엇일까.

12일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2017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2주 차 일정이 시작된다. 2주 차의 시작은 B조의 6경기로 진행된다. 다른 조들에 비해 B조의 8강 진출팀은 그 윤곽이 비교적 뚜렷해졌다. 하지만, 그 어떤 조보다 B조의 경기가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기가바이트 마린즈가 속해있기 때문이다.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1경기는 그야말로 '꿀잼' 그 자체였다. 2015년 포탑 관련 패치 이후로 사라져버린 라인 스왑 전략을 가져왔다. 향로-탱커 조합의 후반 지향하는 메타가 지배하고 있는 올해 롤드컵에서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라인 스왑은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소아즈'의 마오카이를 무력화하며 난타전을 펼쳤고, 녹턴과 트리스타나의 화력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불과 24분의 경기였지만, 양 팀의 킬 총합은 무려 33킬이었다.

2경기 역시 준비된 전략이 있었다. 무난한 조합을 가져가는 듯 하더니, 마지막으로 모데카이저를 픽하며 라인을 꼬았다. 기발한 전략이었지만, 롱주 게이밍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어진 임모탈스와의 3경기에서는 지금까지의 경기와 달리 비교적 일반적인 픽을 선택했다. 하지만, 점화-회복을 선택한 '네반'의 룰루가 집중 공격당하고 케인을 픽한 '리바이'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패배했다.

모든 경기에서 전략픽을 선보인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선택에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전략의 참신함은 인정하지만, 그것을 굳이 모든 경기에서 사용해야 했을까? 굳이 매 경기에서 전략픽을 보여주기보다 템포를 조절하며 경기를 풀어갔으면 어땠을까. 실망은 기대와 비례하기에, 마음의 준비를 마친 팬들에게 3연속 전략픽은 아무런 재미도 감동도 줄 수 없었다.

또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지난 MSI에서 WE, TSM, G2를 한 차례씩 꺾은 경험이 있고, 일부 멤버를 교체한 후에도 2017 GPL 서머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을 차지해 동남아 대표로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한 강팀이다. 전략을 통한 승리도 의미가 있겠지만, 롤드컵 무대에서 메이저 지역의 강팀들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치는 것은 승패를 떠나 그들에게 큰 의미가 되지 않을까. 또 정면 승부가 어중간한 전략보다 승산이 높을 수도 있다.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2주 차 일정에서는 날마다 8강에 진출하는 두 팀과 올해 롤드컵 일정을 마쳐야 하는 두 팀이 결정된다. 기가바이트 마린즈에게 남아 있는 전략이 있는지, 그 전략을 언제 사용할 것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롤드컵을 후회 없이 마칠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 그들이 가진 모든 기량을 쏟아내야 할 것이다.


2017 LoL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5일 차 일정

1경기 임모탈스 vs 기가바이트 마린즈 (오후 1시)
2경기 롱주 게이밍 vs 프나틱
3경기 프나틱 vs 임모탈스
4경기 기가바이트 마린즈 vs 롱주 게이밍
5경기 기가바이트 마린즈 vs 프나틱
6경기 임모탈스 vs 롱주 게이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