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명승부와 명장면을 남긴 2017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한국 챔피언 롱주 게이밍은 유일하게 전승으로 8강 무대에 올랐고, SKT T1과 삼성 갤럭시도 뒤따라 합류했는데요. 중국은 EDG를 제외한 RNG-WE가 나란히 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올해 역시 북미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반대로 그들의 라이벌 유럽은 프나틱과 미스핏츠가 선전한 모습입니다.

한중의 강세와 유럽의 선전 그리고 북미의 여전한 부진에 대해 '캡틴잭' 강형우 코치-'러스트보이' 함장식 코치가 분석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류' 유상욱-'애로우' 노동현-'갱맘' 이창석도 함께 자리했는데요. TSM이 탈락한 이유, 한국팀들의 불안요소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8강 대진표 추첨에 따라 롱주 게이밍-삼성 갤럭시, SKT T1-미스핏츠, RNG-프나틱, WE-클라우드 9이 4강 자리를 두고 격돌하게 됐습니다. 인터뷰에 참석한 현역 선수 및 코치들은 각 팀의 특징, 강점과 약점 그리고 한국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Q. 벌써 16강 그룹 스테이지가 모두 종료됐네요. 지금까지 어떻게 지켜보셨나요.

'애로우' 노동현: 이번 롤드컵 경기가 초반에 뒤처져있다가 후반에 확 역전하는 걸 두고 '향로 했다'고 하잖아요. SKT T1이 EDG를 상대로 초반부터 고전하길래 경기가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두 번이나 역전승을 하니까 괜히 'SKT 했다'는 말이 나온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굉장히 감명 받은 경기였어요.

'류' 유상욱: 저는 프나틱의 경기가 생각나요. '레클레스'의 트위치가 4킬이나 먹고도 경기를 끌던데,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G2 같은 경우는 스크림 성적이 좋아서 잘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 탈락하니 많이 아쉬웠고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재미있게 본 경기는 많은데,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프나틱과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1주 차 경기가 인상 깊었어요. 저희가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실험용 쥐였거든요(웃음). 팬분들이 보시기에는 임모탈스랑 롱주 게이밍의 첫 경기도 꽤 재미있을 거예요.

'갱맘' 이창석: A조와 B조는 제가 예상한 대로 흘러갔고, C조랑 D조는 조금 생각했던 거랑 달랐어요. 삼성 갤럭시는 이대로 가면 위험하겠구나 싶더라고요.

'캡틴잭' 강형우: EDG의 탈락 빼고는 제가 생각한 상황이 나온 것 같아요. 재미있던 건 아무래도 SKT T1과 EDG의 경기였죠. 강한 팀들의 대결에서 그런 대역전 경기가 나왔으니 가장 강렬하지 않았나 싶어요.


SKT T1의 역전 일화라고 하면 '류'가 빠질 수 없잖아요.

'애로우' 노동현: 전에 일본 여행을 같이 갔는데, 어떤 남자분이 저희를 알아보더라고요. 그런데 함께 온 여자친구분은 잘 몰랐는지, 남자친구분이 '류'가 '페이커'에게 죽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얘가 쟤야'라고 설명하더라고요.

'류' 유상욱: 여전히 죽고 있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아요(웃음).


Q. SKT T1이 역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였을까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이번 EDG전 SKT T1의 역전 상황을 보면 올해 내내 보인 패턴이에요. 자세히 보면 우선 '페이커'가 세 라인을 돌아다니면서 CS를 수급해요. 이후 수비에 집중하고, 그 시간에 '뱅'이 세 라인을 먹어서 코어 아이템을 갖추거든요. 그때까지 타워를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다 내주고, '후니'가 상대 시선을 자기 쪽으로 돌려서 팀원들의 성장 시간을 벌어요. 분명 EDG는 충분히 괜찮은 조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경기는 '페이커'가 정말 잘했어요.

'캡틴잭' 강형우: EDG가 '스카웃'의 르블랑이 조금 제약이 걸릴 수 있다뿐이지 나쁜 조합은 아니었어요.

'류' 유상욱: 역전 상황이 만들어진 장면에서 EDG의 마오카이 플레이가 많이 아쉬웠죠.


그 한타가 끝난 뒤에 '아이보이'의 트리스타나가 다소 무리한 모습도 있지 않았어요?

'캡틴잭' 강형우: 그 장면만 봤을 때는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플레이였기에 충분히 이해는 됐어요.

'류' 유상욱: 이미 '스카웃'의 르블랑이 별 성과 없이 죽고, 한타까지 패한 상황에서 끝난 거였어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한타에서 패한 것 자체가 나쁜 상황이었던 거죠. 그때 '아이보이'의 트리스타나가 크리티컬률이 50이 넘긴 했어요. 계산 대로면 오리아나를 잡을 수는 있었을 거예요.

'캡틴잭" 강형우: 애초에 점멸까지 계산했는지 모르겠는데, '아이보이'의 플레이가 성공적이었다면 양상이 살짝 달라졌을 수는 있었죠. 플레이가 나빴다고 하기는 어려운데, 그전에 인장을 띄운 게......그런데 개인감정을 떼고 보면 '아이보이'가 진짜 잘하는 선수예요. 그 친구가 트리스타나 W 스킬을 실수하지 않아요. 상대 스킬을 맞은 다음 안전하게 써요. 그게 은근히 타이밍 잡기 어려운데도 신예 선수가 상당히 침착하고, 피지컬이 좋더라고요.



Q.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나 아쉬웠던 선수가 있나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A조는 '아이보이'죠.

'류' 유상욱: 원래 잘하기도 하지만, '옌슨'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특히 신드라로 상대 갱킹을 회피하면서 압박 주는 게 무척 어려운데, 고난도 플레이를 잘했어요.

'애로우' 노동현: '스카웃'이 '페이커'를 상대로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류' 유상욱: 라인전을 잘한 건 맞는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실수가 있었어요. '스카웃' 선수 때문에 패한 경기들은 아닌데, 시작점이 된 부분이 조금 있죠.

'애로우' 노동현: '플레임' 선수도 기억에 남아요. 상대 뒤쪽에 순간이동을 참 잘 쓰더라고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B조로 치면 '프레이' 선수죠. 잘할 줄 알았는데, 더 잘해서 놀랐어요. 그리고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노웨이' 선수도 꽤 좋았고요.

'캡틴잭' 강형우: 그 바루스는 잊지 못할 거예요. 반대로 '옵티머스' 선수는 좀 아쉬웠어요. 1주 차에는 참 잘했던 것 같은데......

'애로우' 노동현: 제가 응원했던 '코디 선'이랑 '레클레스'는 개인적으로 기대했는데, 많이 활약하지 못해 안타까웠어요.

'류' 유상욱: 저는 대체로 잘했던 선수들은 이름값을 했다 생각하는데, '옵티머스'는 너무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갱맘' 이창석: 선수들보다 SKT T1이 이전처럼 압도적인 기량이 나오지 않아서 해외팀과의 격차가 좁혀진 건가 아니면 '벵기'의 빈자리인가 생각했어요.

'캡틴잭' 강형우: '벵기'면 너무 옛날이야기 아니야?

'러스트보이' 함장식: '벵기'가 있을 때보다 임팩트가 줄어든 게 맞지만, 현재 SKT T1의 정글러들이 원래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니까 오히려 '벵기'화 됐다고 봐야 맞지 않을까요.

'캡틴잭' 강형우: 롤드컵이라 그런지 잘한 선수들이 꽤 많네요. '우지'도 소문답게 엄청 잘했고.

'갱맘' 이창석: 미스핏츠의 '알파리'가 진짜 잘해요. 이건 '세체탑'이에요. 미쳤어요.

'류' 유상욱: '크라운' 선수는 지난해보다 조금 힘이 떨어진 느낌이에요.

'애로우' 노동현: '카사'랑 '스벤스케런'은 억울할 수 있지만, 보기에 못한 모습이었어요.

'갱맘' 이창석: '하운쳐'도 좀 못하지 않았나.

'러스트보이' 함장식: 나쁘지 않았는데.

'류' 유상욱: 제이스 픽은 좀 아니었어. 그 외에는 괜찮았고.

'갱맘' 이창석: 볼 때마다 죽는 것 같아서 그렇게 느꼈나 봐. 그럼 TSM이 전체적으로 부족했던 거네.



Q. 현재까지 롤드컵을 봤을 때, 한국은 여전히 강했잖아요. 그 뒤를 중국과 유럽이 따르고 있고, 북미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정말 한국팀과 해외팀의 격차가 좁혀진 게 맞을까요.

'갱맘' 이창석: 북미는 똑같아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이제는 해외팀들이 2013년이나 14년처럼 라인전부터 지지 않잖아요. 엄밀히 따지면 라인전 한정으로 격차가 좁혀진 건 맞아요. 하지만 판을 짜는 능력과 그것을 운영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나죠.

'갱맘' 이창석: 북미는 그때도 라인전은 괜찮지 않았나.

'류' 유상욱: 운영 면에서는 평생 안 될 것 같아요. 다섯 명이 다 잘해야 가능한 부분이라......

'캡틴잭' 강형우: 실력도 그렇겠지만, 용병을 사용하는 팀들은 진짜 한국팀들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 같아요. 디테일한 콜이 많이 달라요.

'갱맘' 이창석: 팀에 운영할 줄 아는 용병이 와도 전달하기가 어려워요. 소통이 안 되니 혼자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합이 잘 맞겠어요.

'류' 유상욱: 게임 할 때 한국말이 진짜 편해요. 무슨 뜻이냐면 '각 좀 봐줘'라고 하면 많은 게 내포돼 있잖아요. 예를 들어 안 될 것 같으면 빠지자, 될 것 같으면 싸우자 다 포함된 표현이에요. 이걸 한국말로 하면 서로 쉽게 이해하거든요. 그런데 영어나 중국어 등의 외국어는 이렇게 간단하게 전달하기가 힘들어요.

'캡틴잭' 강형우: 많은 분이 해외에 오래 활동하다 보면 소통 문제는 핑계 아니냐 하실 수 있는데, 진짜 그 무엇보다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에요.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해도 발생하니까 우리끼리라도 먼저 이해하자는 의미로 자국 선수-용병끼리 나눠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어요.

'갱맘' 이창석: 저는 그래서 트위스티드 페이트 같은 챔피언 할 때 세밀하게 말하기 어려우니까 항상 'If'를 붙여요. 만약에 상대가 나한테 몰려오면 바론을 쳐라. 이런 식으로 오더하죠.



Q. 북미의 2주 차 징크스는 정말 존재할까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재작년부터 계속 처참했죠. 적응이 느리다고 봐요. 1주 차에는 보통 각 지역의 메타가 서로 격돌해요. 거기서 북미팀들은 자신들의 메타가 통하면 그대로 가는 거고, 다른 지역팀들은 1주 차 데이터를 가지고 대처를 하죠. 그러다 보니 변화가 적은 북미팀들은 2주 차에 들어 당황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갱맘' 이창석: 북미팀들은 그런 것도 있어요. 상대랑 연습해보고 좋아 보인다 싶으면 자신들에게 맞지 않아도 그냥 써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그런 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너네랑 우리랑 다른 미국인가 봐(웃음).

'갱맘' 이창석: 그런가? 1위 팀은 다르긴 하네.

'캡틴잭' 강형우: 중국팀은 케이틀린, 한국팀은 구인수의 격노검을 정석 아이템으로 사용하는 바루스 등 각자 빠르게 장착한 무기가 있는데, 북미팀은 그런 부분에서 조금 부족했어요.

'갱맘' 이창석: 그래. 내가 CJ 시절부터 구인수의 격노검 좋다고 밀었잖아.

'캡틴잭' 강형우: 심하네. 그건 너무 앞서간 거지.

'애로우' 노동현: 바루스한테 구인수의 격노검이 좋긴 한데 너무 비싸서 이 정도로 대세 아이템이 될 줄 몰랐어요.

'갱맘' 이창석: 그래서 내셔의 이빨이 있잖아. 누구는 오리아나로도 가던데 뭐.



Q. 그럼 이번에는 정말 다를 것 같았던 TSM의 탈락 원인은 무엇일까요.

'애로우' 노동현: 트위치로 터진 경기 하나 있지 않았나.

'러스트보이' 함장식: 저희가 터진 게 좀 많아요.

'캡틴잭' 강형우: TSM 코치님께서 직접 말하셔야겠네.

'러스트보이' 함장식: 메타 적응 속도가 컸던 것 같아요.

'류' 유상욱: '비역슨'이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봐요. 보통 미드-정글의 힘으로 상대를 압박하는데, 그게 잘 안 나왔어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각 지역의 대표 메타가 있단 말이에요. LMS 지역은 정글러들의 초반 와드가 돌거북 쪽인데, 그걸 저희 팀원들에게 알려줘도 습관 된 플레이가 있어서 바꾸기 쉽지 않았어요.

'캡틴잭' 강형우: 이건 코치나 선수 탓을 하기가 어려워요. 코치는 당연히 정보를 넘겨주고, 선수는 그걸 가지고 판단해서 플레이해야 하는데 결과는 열어봐야 아는 법이니까요.

'갱맘' 이창석: 조도 너무 어렵지 않았어요?

'캡틴잭' 강형우: 한국팀이 없었으니까 어렵진 않았던 것 같은데.

'갱맘' 이창석: 미스핏츠, WE, 플래쉬 울브즈면 엄청 세지. 나는 미스핏츠가 삼성 갤럭시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아, 북미팀들이 부족한 점이 있어요. 낚시 플레이를 하잖아요. 상대가 다가오면 레츠 고 외치죠. 그럼 너도나도 스킬을 마구 던지니까 불필요한 스킬 소모값이 커요.

'류' 유상욱: 잘 모르겠는데.

'러스트보이' 함장식: 2부 리그라서 그런 거 아니야?

'애로우' 노동현: 잘하는 선수들은 다 이야기하고 스킬 연계 하는데.

'갱맘' 이창석: 나는 대체로 신예 선수들이랑 해왔잖아......

'류' 유상욱: 지능적인 유형의 선수가 많지는 않아요.



Q. 유럽은 프나틱이 자존심을 살리고, G2는 또 탈락하고 말았잖아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G2는 대진운이 지나치게 없었어요. 1주 차 때는 손이 덜 풀렸던 것 같아요. 소문에 의하면 연습 때 롤드컵 진출팀들을 상대로 거의 안 졌다고 하더라고요.

'갱맘' 이창석: 그 팀은 10분까지 와드 위치도 다 정하고, 각 포지션마다 역할도 뚜렷하게 정해져 있어요. 그렇게 톱니바퀴가 맞아 떨어졌지만, 다른 팀들이 잘하는 데다가 본인들 실수가 잦았죠.

'애로우' 노동현: 프나틱이 올라간 것 자체가 신기하지 않나요.

'캡틴잭' 강형우: 2승 4패에서 재경기 통해 8강에 진출한 게 재미있긴 하죠.

'러스트보이' 함장식: 저도 프나틱은 진짜 의외였어요.

'류' 유상욱: 프나틱은 조가 괜찮아서 올라갈 만 했던 것 같아요. 정규시즌 때 임모탈스를 만나보니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어요. 저희가 지긴 했지만요. 우리는 더 못 했으니까(웃음).

'러스트보이' 함장식: 기가바이트 마린즈가 욕심을 좀 덜 부려서 롱주 게이밍한테 썼던 미드 스왑 전략을 다른 경기에다 사용했으면 8강 진출을 노려볼 만 했을 텐데 아쉬워요.

'캡틴잭' 강형우: 저도 그 전략은 한국팀한테는 통하기 어려웠다고 봐요. 우리나라 팀들은 라인 스왑 관련해서 매뉴얼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거든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설령 신예인 '커즈'가 당황하더라도 롱주 게이밍에는 '프릴라' 듀오가 있잖아요. 어떤 전략을 걸어도 그 두 사람은 바로 대처했을 가능성이 커요.



Q. 1시드 팀들이 부진하고, 2-3시드 팀들은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신기하지 않아요?

'갱맘' 이창석: 헝그리 정신이랄까?

'애로우' 노동현: 1시드라해서 2-3시드랑 실력 차이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결과 같아요.

'캡틴잭' 강형우: 뭐가 됐건 간에 승부의 신에서 예측이 틀린 분이 엄청 많지 않을까 싶네요.

'갱맘' 이창석: 저는 EDG 탈락 예상했는데?

'러스트보이' 함장식: EDG를 거르고 C9에 걸었다고?

'갱맘' 이창석: 롤드컵에서 꾸준히 잘 해왔고, '임팩트'가 진짜 똑똑하게 잘하니까. '스카웃'이 아직 확실한 한방이 없는 느낌이랄까.

'류' 유상욱: '스카웃' 라인전 진짜 잘하던데.

'갱맘' 이창석: 약간 2015년의 'Bdd' 같은데.


플레이 메이킹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봐야 할까요?

'갱맘' 이창석: 그걸 시도하다가 그르치는 거죠.

'캡틴잭' 강형우: 2주 차 경기에서 르블랑으로 W-W-존야의 모래시계를 썼는데 돌아가지 못하고 죽었던 그런 플레이들이 아쉬운 기억으로 남는 거죠.

'류' 유상욱: 여전히 '페이커' 같이 메이킹을 잘하는 선수가 많지는 않아요.



Q. 한국팀들은 전원 8강에 진출했지만, 불안 요소도 있지 않던가요.

'애로우' 노동현: 우선 SKT T1의 강점 중 하나가 봇 라인이 밀려도 데스가 적어요. 다른 해외팀들은 이런 부분에서 약점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엄청 큰 걱정은 안 돼요.

'류' 유상욱: 미드 라인에서 피즈 말고 더 공격적인 챔피언을 뽑아도 좋아 보여요. 충분히 운영을 잘하고, '페이커' 선수 자체가 라인전을 못하는 게 아닌데 너무 후반 지향 조합이 아닌가 싶어요.

'캡틴잭' 강형우: SKT T1 조합이 후반까지 끌고 가면 지지 않기는 해요. 그렇게 버티는 게 힘들기는 한데, 아마 연습 결과를 토대로 그걸 베스트 조합으로 정한 게 아닐까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삼성 갤럭시는 어떻게든 극복을 하는 것 같은데, SKT T1은 롱주 게이밍과 결승전 할 때 보면 크게 손해를 본 구간이 있거든요. 롤드컵에서도 같은 실수가 나오는 거 보니 아직 보완이 덜 됐다는 뜻 아닐까요.

'캡틴잭' 강형우: '페이커'도 라인에 힘을 주는 챔피언이 아니다 보니까 상대가 계속 봇 라인 압박을 넣거든요. EDG도 '스카웃'의 르블랑이 계속 밑에 쪽으로 움직이려고 모션을 취해요. 그러니까 초반에 조금 약세를 보이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트위치-잔나가 타워를 엄청 빨리 내줘서 논란이 됐잖아요. 그런데 8분 안에 타워가 파괴되는 게 맞긴 해요. 애초에 그 조합 자체가 전 라인 1차 타워를 모두 내준다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해요. 물론 SKT T1이니까 그렇게 버티고 역전을 하는 거지만요.

'류' 유상욱: '페이커'가 상대 발을 묶어주는 챔피언을 하면 될 것 같아요.

'애로우' 노동현: 삼성 갤럭시는 팬들이 '큐베' 선수가 캐리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하잖아요. 그런 부담을 덜어주려면 '앰비션'-'크라운'이 잘해줘야 해요. 탑이 항상 이길 거라는 보장이 없거든요.


원래 '크라운'은 라인전을 빡빡하게 하는 편 아닌가요?

'갱맘' 이창석: 그렇게 빡빡하진 않아요. 저랑 있을 때도 라인전에서 1.5인분만 하자라는 마인드였어가지고.

'캡틴잭' 강형우: 1.5인분이면 너무 잘하는 거 아니야?

'애로우' 노동현: 그냥 라인전만 가지고 캐리하는 건데.

'갱맘' 이창석: 미드 라이너랑 원거리 딜러는 라인전 무난하게 가면 1.5인분 하지 않나?

'러스트보이' 함장식: 그럼 너가 옛날에 1.5인분을 했다고?

'갱맘' 이창석: 나도 무난하게 갔으면 뭐. 다시 삼성 갤럭시 이야기하시죠.

'캡틴잭' 강형우: 확실히 탑과 봇 라인에 문제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글-미드가 힘을 내지 못하면 탑과 봇에 영향이 가잖아요. 분발할 필요는 있어요.

'갱맘' 이창석: 원래 '크라운'이 문제없이 잘 버텨주고, 그걸 바탕으로 '앰비션'은 정글 한 캠프를 더 돌아서 성장 차이를 만드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죠.

'류' 유상욱: '하루'가 나오면 초반 강점은 있는데, '앰비션'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운영을 잘 하는 선수는 없는 것 같아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앰비션' 선수를 제외하면 다들 경력이 많지는 않거든요.


6전 전승인 롱주 게이밍에도 부족한 점이 있을까요?

'캡틴잭' 강형우: 워낙 활력이 넘쳐서 걱정은 안 돼요.

'갱맘' 이창석: 작년 ROX의 상위호환 느낌이에요.

'류' 유상욱: 이번 메타와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서 특별히 약점이 없어 보여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롱주 게이밍이 밴픽도 진짜 잘해서 더 무서워요.


Q. 반면 중국팀들은 유독 '불타는 향로' 메타에서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류' 유상욱: 저는 중국팀들이 불타는 향로를 가장 적극적으로 먼저 사용했던 거로 기억해요.

'캡틴잭' 강형우: 사실 시작부터 중국의 접근은 달랐어요. 중국팀들은 불타는 향로를 먼저 완성하기 위해 빠르게 시야석을 배제했거든요. 하지만 한국팀들은 검증이 되기 전까지 쉽게 바꾸지 않아요. 의심이 많은 거죠.

'러스트보이' 함장식: 불타는 향로 때문에 봇 라인전이 수비적이라 해서 중국팀은 그대로 따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걸 후벼 파니까 한단계 진화한 셈이죠. 그리고 케이틀린이 사장된 상황인데도 꺼내잖아요. 원래 트위치도 평가가 좋지 않았는데, 중국팀들은 이전부터 많이 사용했어요.

'류' 유상욱: 불타는 향로가 자리 잡기 전에 WE 같은 팀들은 코그모를 선픽하기도 했어요.

'러스트보이' 함장식: 중국팀들은 지금 자주 사용되는 원거리 딜러를 불타는 향로 이전부터 사용했으니 지금 메타에 대한 이해도가 남달라요.



Q. 8강전을 앞두고 혹시 팀들에 대해 더 언급하고 싶은 내용 있나요?

'갱맘' 이창석: 미스핏츠는 코치가 진짜 능력도 있고,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편이에요. 또 '알파리'가 잘 풀리면 세 라인을 다 컨트롤해요. 인원 분배부터 세세한 오더를 다 해주고, 심지어 밴픽에도 큰 영향을 끼쳐요. 그들의 도전을 지켜봐 주세요.

'캡틴잭' 강형우: 약간 CJ 블레이즈 시절 '플레임' 생각나는데...... 혼자 탑 다 먹고 귀환해서 봇도 가겠다고 하고.

'러스트보이' 함장식: 그래서 우리가 미드 라인 가면 '앰비션' 형이 화내고.

'류' 유상욱: 다시 말하면 SKT T1이 봇 라인에 후반 캐리를 맡기고, 초중반 균형을 '페이커'가 잡아주도록 조합을 구성하면 더 무서워질 것 같아요. 프나틱도

'캡틴잭' 강형우: 아무래도 C9-WE 매치가 흥미진진할 텐데, 과연 '임팩트'가 북미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활약할 수 있을지 지켜보면 좋겠네요.


Q. 끝으로 8강 대진표를 보고 한번 승부를 예측해 볼까요?

'캡틴잭' 강형우: 롱주 게이밍은 무조건 올라갈 것 같아요.

'갱맘' 이창석: 스타일상 삼성 갤럭시가 이기기 쉽지 않아 보여요.

'애로우' 노동현: 아무래도 롱주일 가능성이 높죠.

'러스트보이' 함장식: 어쩔 수 없네요. SKT T1도 미스핏츠 꺾고 올라가는 데 무리 없어 보이고요.

'갱맘' 이창석: 그 매치도 SKT T1이 이기겠죠? 아무래도 미스핏츠는 삼성 갤럭시랑 비슷한 느낌이에요.

'캡틴잭' 강형우: 그다음 매치업까지는 다 같은 의견이네요. 롱주 게이밍-SKT T1-RNG. 체급 차이가 있어요.

'류' 유상욱: WE랑 C9은 잘 모르겠어요. 누가 케이틀린을 가져가냐 싸움인가.

'갱맘' 이창석: 나는 그냥 '미스틱' 믿고 가는 거야.

'류' 유상욱: '콘디'가 봇 라인을 봐주는 걸 잘해서 WE가 이길 것 같긴 한데.

'애로우' 노동현: 그렇다면 저는 '임팩트'를 믿겠습니다.

'러스트보이' 함장식: 저도 C9이 WE랑 할만할 것 같아요.

* 사진: 남기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