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목) 마비노기 영웅전에 캐릭터 밸런스 패치가 이루어졌다. 단순한 수치상의 상향과 하향이 아닌, 캐릭터들의 불편함과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방향의 업데이트였다. 많은 유저들이 밸런스 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기에 시기도 적절한 편이었다.

하지만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이후 특정 유저들, 특히 리시타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격한 분노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이렇게 패치를 할 바에야 차라리 원래대로 롤백을 해달라는 주장이다.

특이한 것은 이번 업데이트로 리시타가 하향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글라이딩 퓨리의 추가 기능인 '앱솔루트 퓨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퓨리 이후 회피로 바로 연계가 되는 등 민첩성 역시 크게 올랐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에 그렇게 분노하는 것일까?


▲ 패치 내용만 보면 리시타는 상향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 리시타는 무엇에 분노하나? 앱솔루트 퓨리의 어두운 단면

◆ '크리티컬 1회 = 250SP', 앱솔루트 퓨리가 가져온 기적의 공식

앱솔루트 퓨리는 기본적으로 글라이딩 퓨리와 동일한 스킬이다. 하지만 다른 공격으로 크리티컬이 발동해야만 사용이 가능한 글라이딩 퓨리와 달리 대시 스매시 이후 스매시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는 것으로 간단하게 발동할 수 있다.

리시타의 스매시 추가타라고 볼 수 있는 글라이딩 퓨리를 간단하게 발동한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사용할 때 250이나 되는 SP를 소모한다는 점은 뼈아프다. 리시타가 주로 글라이딩 퓨리를 이용해 SP를 모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SP스킬 중에는 유용한 스킬이 많다. 대표적으로 버프 스킬인 슬래싱 하이가 있으며, 하다못해 크리티컬이 100% 발동됨에도 잘 사용되지 않는 래디컬 피버 역시 소모 SP가 250으로 동일하다. 때문에 앱솔루트 퓨리에 250SP를 투자하는 것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득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 250SP는 글라이딩 퓨리를 10번 사용해야만 획득할 수 있는 양이다


◆ 기존 딜 사이클을 망가트리는 낮은 조작감

효율이 낮은 스킬은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실제로 많은 액티브 스킬들이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혀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앱솔루트 퓨리가 도입됨으로써 많은 리시타 유저들은 기존에는 없던 불편함을 느껴야만 했다. 조작감이 크게 나빠진 것이다.

앱솔루트 퓨리의 커맨드는 리시타들이 애용하던 대시 스매시 - 글라이딩 퓨리로 이어지는 콤보와 동일하다. 때문에 기존과 마찬가지로 전투를 했을 뿐인데, 의도치 않게 앱솔루트 퓨리가 사용되어 버리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 순간마다 크리티컬이 발동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조심스럽게 글라이딩 퓨리를 사용하거나, 기존 딜 사이클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리버레이트를 사용하는 듀얼스피어 리시타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의도적인 부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대시 중 스매시키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앱솔루트 퓨리가 발동되기 때문이다. 이동하면서 리버레이트를 사용하려 할 때 키 입력 순서가 조금이라도 틀어질 경우 앱솔루트 퓨리가 발동해버리고 만다.

이외에도 회피 이후 대시 스매시가 빠르게 연계되는 변경점으로 생긴 문제도 있다. 회피 이후 리버레이트를 사용하려 하면 대시 스매시가 발동되어 버린다. 거기에 더해 앱솔루트 퓨리로도 연계될 수도 있어, 리버레이트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 앱솔루트퓨리의 현실. 그냥 이거 도로 가져가면 안 될까?? (인벤: 핼팟)


▲ 해결책은 스킬 언트레인? 농담으로만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인벤: 알콜음료)



■ 의도는 좋았지만 현실은... 테스트 서버가 필요할 때

상황이 이런 만큼 리시타 유저들은 패치 이전으로의 롤백을 원하고 있다. 단순히 SP소모량을 감소시키거나 발동 방식을 변경하는 것만으로는 당면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캐릭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상향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XE서버에서는 글라이딩 퓨리와 라이트닝 퓨리를 사용할 때 별도의 크리티컬 조건이 없었으나, 이와 같은 편의성은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었다.

모든 캐릭터를 대상으로 보면 이번 밸런스 패치의 방향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아리샤의 전투 시작 시 마나 보유량 추가나 허크와 델리아의 편의성 증대 등은 해당 캐릭터에게 필요한 부분을 잘 꼬집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리시타를 대표적으로 행동속도 감소가 크게 다가오는 카록이나 소외된 헤기 등 아쉬운 결과도 분명 존재한다.

물론 이런 부분들은 이후 업데이트로 보완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본 서버 적용 전, 테스트 서버에서 피드백을 받았더라면 지금보다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 많은 업데이트 중 테스트 서버에 미리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