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각으로 11월 5일, 블리즈컨 2017 패널 사이드에서는 오버워치 게임 총괄 디렉터인 제프 카플란(Jeff Kaplan)과 어시스턴트 아트 디렉터인 아놀드 챙(Arnold Tsang)이 진행하는 '오버워치 아카이브'라는 이름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이번 시간은 오버워치에서 새롭게 공개된 영웅 '모이라'나 신규 전장 '블리자드 월드'의 이야기가 아닌, 오버워치 팀이 그간 오버워치를 만들기 위해 걸어온 발자취를 타임라인 순으로 되짚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각각 초기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부터 실제 개발 시작 단계, 그리고 2014년 블리즈컨에서 오버워치를 처음으로 선보이기 위해 최종 개발을 진행했던 시기까지 총 세 단계로 설명이 진행되었다.



■ 초기 아이디어 구상 단계 - 2013년 5월 ~ 2013년 7월



팀은 먼저 새로운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단계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총 6주의 시간 동안 2주 간격으로 3개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기로 계획했는데, 그중 가장 호응이 좋았던 것은 외우주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아이디어였다. 이는 기존 블리자드 프랜차이즈에는 없던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이기도 했다.

아이디어가 선정된 이후, 곧바로 이를 실제로 구체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작업들이 진행되었다. 최초 아이디어 전개 당시 아홉개 가량에 지나지 않았던 클래스는 최종적으로 48개까지 늘어났고, 수많은 컨셉 아트워크들이 그려졌다. 아놀드에 따르면 이때 그려진 컨셉아트들은 최근 출시된 오버워치 아트북에서도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오버워치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후 제프와 아놀드는 이때 구상되었던 여러가지 아이디어들 중 일부를 관중들에게 보여주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다만 문제는 이 아이디어와 컨셉들을 액티비전-블리자드에게 제안했을 때 이를 수용해주는가에 대한 여부였는데, 다행히도 액티비전 측은 해당 컨셉아트 슬라이드들을 보게 되자 "여태까지 이런 캐릭터들을 본 적이 없다. 이는 정말 훌륭한 세계관이 될 것"이라며 크게 만족해했다고 한다.


▲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나왔던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의 RPG 게임 컨셉아트


▲ 제프 굿먼이 구상해낸 클래스들, 이후 이 클래스들이 현재의 영웅이 된다


▲ 아이디어가 확정되자, 최초 10개도 되지 않았던 영웅 컨셉 수가 48개까지 늘어났다


▲ 12개 지역의 컨셉아트, 현재 오버워치 전장과 매우 흡사한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 액티비전 측이 특히 마음에 들어했다는 컨셉아트, 윈스턴이나 토르비욘 등이 보인다



■ 본격적인 게임 개발 단계 - 2013년 8월 ~ 2014년 3월



게임의 전체적인 방향과 컨셉이 정해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주된 인게임 개발이 이어졌다. 이 과정은 과거 '타이탄'으로 불렸던 프로젝트를 대거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혹자는 '오버워치는 타이탄 프로젝트의 스케일 다운 버전'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제프는 이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제프에 따르면 이를 위해 기존 타이탄을 위해 만들어졌던 프로그램 코드중 총 360만개 가량의 코드를 삭제하고 그중 76만개 가량만 남겨야만 했다고 한다. 그밖에도 모든 아트 어셋들을 새로 만들고, 게임 구축과 렌더링 과정을 새롭게 진행하는 등의 작업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어서 제프와 아놀드는 이 과정에서 있었던 중간 작업물들을 관객들에게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기간 동안에는 트레이서와 위도우메이커, 리퍼, 파라의 4명의 영웅들이 개발되었고, 아누비스 신전 맵이 만들어졌다.


▲ 폐기되었던 타이탄 프로젝트를 수정 보완하는 방식으로 테크 리부트가 진행되었다


▲ 최초 작업 단계, 총을 쥐어주지 않아 손만 떠다니고 눈에서 총이 나가는 형태였다고..


▲ 2013년 11월 작업물, 손이 총을 제대로 쥐었으며 간단한 게임플레이가 가능했다


▲ 다만 트레이서만을 작업했기에 위도우메이커도 트레이서처럼 총을 쥐고 뛰어다녔다


▲ 아누비스 신전 맵을 만들면서 물리 엔진 테스트를 함께 진행하였다


▲ 파라의 최초 모습, 모델링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아 트레이서처럼 로켓을 쥐었다


▲ 트레이서는 뛸때마다 머리가 위아래로 너무 흔들려 헤드샷을 안맞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 2014년 1월이 되어서야 트레이서만으로 어느정도 제대로 된 게임이 가능했다


▲ 24일 뒤에는 상당히 그럴듯한 느낌으로까지 개발이 되었다


▲ 초기 리퍼의 죽음의 꽃 모션이 소개되면서 방청객들로부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 초기 위도우메이커의 저격 모드 모습


▲ 2014년 2월 개발 당시 모습, UI가 갖춰지고 그래픽 수준이 올라갔다


▲ 실루엣을 디자인하지 않아 위도우가 궁을 쓰면 화살표로 위치가 표시되었다




■ 블리즈컨 발표를 위한 완성 단계 - 2014년 3월 ~ 2014년 11월



새 게임 개발이 한참 진행되는 와중에, 오버워치 팀은 자신들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2014년 블리즈컨을 통해 발표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단순히 게임의 컨셉이나 아트워크를 소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참관객들로 하여금 시연이 가능할 정도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주 목표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실질적인 내용물들을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최초 네 명 뿐이었던 영웅은 열 두명까지 늘려야만 했고, 전장 또한 아누비스 신전을 포함해 왕의 길과 하나무라까지 총 3개를 완성해야만 했다.

제프와 아놀드는 이 과정에서 오버워치 개발팀 리더였던 레이 그레스코(Ray Gresko)의 역할이 컸다고 얘기했다. 그는 오버워치 개발이 시작되는 단계에서부터 '우리는 내년 블리즈컨에 이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며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팀원들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했고, 결국 2014년 블리즈컨에서 성공적으로 오버워치를 선보이는 것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제프는 마지막으로 2014년 초부터 블리즈컨 발표 직전까지의 오버워치의 개발 과정 영상들을 선보이면서 세션을 마쳤다.


▲ 초기 한조의 모습, 어설펐지만 음파 화살이나 갈래 화살이 모두 구현된 상태였다


▲ 초기 용의 일격의 모습, 용이 한마리였기에 히트박스가 균일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 라인하르트의 초기 모습, 화염강타 대신 망치를 던지는 스킬이 있었다고 한다


▲ 돌진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지 않아 라인하르트가 직접 달려가는 모습


▲ 초기 메르시의 모습, 공격력 증가 광선이 지금보다 훨씬 강렬하게 빛났다


▲ 메르시의 초기 힐은 녹색이었는데, 독 같은 느낌이 들어 이후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 초기 화물의 모습, 트럭 모양에 시바견 아이콘이 붙어있는 형태였다


▲ 초기 윈스턴의 모습,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지 않아 사람처럼 뛰어다녔다고 한다


▲ 영웅 선택창 프로토타입, 한조의 포즈가 만들어지지 않아 리퍼 포즈로 대체했다


▲ 바스티온의 초창기 모습, 변신 로봇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 전면부 쉴드가 있던 시절의 바스티온, 나중에서야 자연스러운 변신이 가능했다


▲ 시메트라의 초기 모습, 터렛 디자인이 만들어지지 않아 토르비욘 터렛으로 대체했다


▲ 최초 겐지는 무제한으로 용검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초기 로드호그의 모습, 무기가 디자인되지 않아 리퍼의 샷건을 들고 있었다


▲ 마침내 블리즈컨에서 선보일 캐릭터 선택창이 완성되었다


▲ 개발을 마치고 블리즈컨에서 오버워치를 발표한 뒤 촬영한 오버워치 팀의 단체 사진



블리즈컨2017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김지연, 양영석, 이현수, 장민영, 닉 도라지오(Nick D'Orazio)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