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7에서 '피파 온라인4'의 시연 버전이 일반에 최초 공개되었습니다. 신작을 해볼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팬분이 현장으로 모여들기도 했는데요. 이중에는 반가운 얼굴인 피파 온라인3 프로게이머 '정재영', '신보석' 두 선수도 자리에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전작인 피파 온라인3는 과도기를 맞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차기작 발표 소식은 유저들은 물론이고 프로게이머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죠. 대회의 존속, 승계 부분도 불투명한 상태고 스포츠 게임의 특성상 엔진이 바뀌는 만큼 다른 게임을 하는 것과 다를 게 없을 테니까요.

정재영, 신보석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음 주 있을 피파 온라인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맞붙게 될 라이벌입니다. 평소와 같았으면 시작 전부터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을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지만 분위기가 예전 같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 합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연습에 충실함은 물론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피파 온라인4에 대한 관심과 준비도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였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스타에서 만난 피파 온라인4에 대해, 두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결승전을 앞둔 선수들를 한 자리에서 인터뷰 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인데요. 우려와는 달리 두 선수는 정말 열변을 하며 신작에 대한 느낌을 서로 공감하고 유저분들에게 전하고 싶어 했습니다. 인터뷰를 넘어 토론에 가까웠던 두 선수의 피파 온라인4 이야기,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피파 온라인3 프로게이머 신보석(左), 정재영(右)


Q. 피파 온라인4의 첫인상, 어떠셨나요?

재영: 엔진 자체가 최신 버전이잖아요. 피파 온라인3랑은 차이를 크게 느꼈고 '새로운'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석: 기존엔 피파 온라인3의 트레일러 영상 같은 걸 봐도 멋있다는 느낌보단 어색하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이번엔 '자연스러워요'. 어색함이 없었어요.


Q. 이번 지스타 와서 플레이는 많이 해보셨나요? 대표적인 플레이 체감이나 선수들이 전작과 비교해서 어때요?

재영: 많이 했죠. 10판 이상?! 팀은 PSG, 맨유, 첼시, 맨시티, 레알 마드리드 해봤고, 뮌헨만 못 해봤어요.

보석: 저는 옆에 부스에서 방송도 하고 줄 서서 시연까지 했는데 맨유밖에 못 해봤어요. 방송 계정은 그렇다 쳐도, 하필 또 시연장 가서 했는데 그 자리도 맨유 더라고요...(웃음) 자주만진 '미키타리안' 선수의 플레이를 마스터 할뻔했죠.

재영: 미키타리안은 나는 별로더라.

보석: '마샬'이 더 좋았어요. '레시포드'랑.

재영: 개인적으론 레알 마드리드랑, 맨시티가 좋았어요. 맨유는 좀 덩치있는 선수가 많은데 체감이 둔해요. 아무래도 지금은 강화가 0 단계로 낮으니까 체감 쪽에서 부족한 부분이 느껴지는데, 맨시티나 레알은 '호날두', '모드리치' 같이 키 큰 선수도 있고 작은 선수가 섞여 있으면서 대체로 체감이 좋아요. 저는 키 작은 선수가 좋더라고요. 공을 주고 싶은 느낌? 큰 선수들한테는 공을 주고 싶지가 않았어요.

보석: 저는 좀 의견이 달라요. 제가 재영 선수랑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패스 플레이를 자주 하다 보니까. 이번에 볼을 가지고 등지는 기술이 생겨서 덩치 큰 선수들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마티치'나 '포그바' 같은 선수들이 등을 지니까 볼 간수가 100% 더라고요. 제 스타일론 작은 선수로 드리블하는 것보다는 큰 선수로 등지고 볼을 간수하는 플레이를 하는 게 좋았어요.

그래도 피파 온라인4가 이런 게 좋은 것 같아요. 옛날에는 키 작은 선수는 무조건 배제되고, 피지컬 좋은 선수가 최고였는데, 이제는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누구는 작고 빠른 스타일을 사용하고 누구는 피지컬 좋은 선수를 활용해서 점유율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점이요.



좀 더 공감되도록 피파 온라인3와 피파 온라인4에서 현재 함께 중점적으로 지켜보고 있는 점을 비교해서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3와 비교했을 때 피파 온라인4에서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인 선수 성장, 속도감, 크로스 플레이, 개인기, 세트피스, 그리고 새로 도입된 '택티컬 수비'(전술 수비) 시스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볼 수 있었습니다.


# 선수 성장

재영: 만약에 피파 온라인4도 선수 레벨이나 강화가 무분별하게 올라가게 되면 이 밸런스가 또 무너지고 개성이 깨질 것 같아 우려돼요. 피파 온라인3의 문제점이 그거였잖아.

보석: 맞아요. 피파 온라인3의 문제점이 뭐냐면 '마티치'같이 큰 선수도 성장 때문에 빠르고 마티치가 사이드에서 말도 안 되는 드리블로 뛰어다니니까 작은 선수들이 개성이 없어지는 거죠. 성장으로 적정 수준까지 능력치를 계속 올릴 수 있으니까.

재영: 선수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레벨이 어느 정도 있는 것도 괜찮은데 너무 높게 만든다든가 하는 게 덜했으면 해요. 사실 레벨이 없는 게 가장 좋은데. 레벨을 없에고 강화만 있는 게 그나마 나을 거에요.

보석: 솔직히 말해서 강화도 별로고 인폼 형식으로 선수가 나오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아요.

재영: 온라인 게임이다 보니까 강화가 없을 순 없겠지만, 좀 타협을 봐서 레벨만 없애는 쪽으로도 가도 솔직히 좋지 않을까요? (웃음)


# 속도감

재영: 피파 온라인3는 게임 자체가 밸런스 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유저분들의 의견을 많이 받아들였잖아요. 이 때문에 너무 아케이드화된 게임으로 변해버렸어요. 이미 이 부분이 피파 온라인4에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속도감은 저는 딱 괜찮다고 봐요. 근데 또 앞으로 바뀔게, 강화나 레벨이 들어가서 능력치가 올라가면 더 빨라질 수도 있을 테고. 그때는 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걱정이 돼요.

보석: 예를 들어서 비교해볼게요. 피파 온라인3의 속도감이 어느 정도냐면, 우리가 선수를 보고 공을 주거나 하는 게 아니고 파워 게이지를 보거나 우리 머릿속의 타이밍을 보고 줘요. 그만큼 빠르기 때문에 우리가 보고 주는게 아니고 주고 보는 느낌이거든요. 피파 온라인4는 그런 게 없어져서 좋은데, 저는 더 느려져도 괜찮을 것 같아요.



보석: 아케이드성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자면 옛날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하는 게임이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같이 빠르고 캐주얼하게 즐기는 게임들이 인기가 많았어요. 대신 요즘엔 '배틀그라운드' 같이 좀 더 사실성 있는 게임이 더 유행하고 있죠.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제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아케이드보단 리얼리티를 많이 찾는다는 증거 같거든요. 더 이상 피파도 옛날에 맞춰서 아케이드성을 추구하기보단 스포츠 게임이면서 시리즈의 기조대로 리얼리티에 맞춰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재영: 우리나라 사람들이 게임에 대한 적응력은 1등이거든. 다 할 수 있을거라 봐요. 콘솔 시리즈인 피파 17, 18 같은 경우도 1년 마다 출시되는데도 결국엔 다 적응하고 재밌게 하고 있어요. 피파 온라인 모든 유저에 입맛에 맞출 순 없겠지만 솔직히 피파 온라인3는 너무 아케이드성이 강한데, 이제 다가올 테스트를 통해서 의견을 듣고 아케이드성과 리얼리티를 잘 조정할 필요성이 있어 보여요.

보석: 아케이드성을 중요시하는 분들이 하는 이야기가 뭐냐면 '온라인에서 5분-10분 잠깐 하는 게임인데 빠른 게임이 좋지, 내가 너무 많은 공을 들여야 하나.' 라고 많이 하세요. 전 이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게임이란 게 계속해서 생각하고, 연구하고, 계속해서 경기를 플레이하는 마음이 들게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경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 경기는 빠르게 조금만 하고 전설의 선수 금카만드는데 더 노력하고 환호하고 있어요. 이건 잘못된 거죠.

재영: 맞아. 이번에도 아케이드성이 높아 버리면 다음도 그렇고 그다음도 똑같을 거야. 아케이드성이 짙고 게임이 쉬우면 결국 사람들은 금방 질려해요.

여태까지 피파 온라인을 겪으면서 봐온바론 이런 게 있어요. 피파 온라인이 지금 시리즈를 통틀어 보통 2년 주기로 엔진 업데이트를 하고 크게 변하잖아요. 그때마다 어려워졌다 이야기는 계속나와요. 게임성이 달라지고 발전하면서 새로워지는데 프로게이머들도 포함해서 당연히 다 어렵죠. 익숙하지 않으니까. 헌데 처음부터 어렵다며, 안한다, 게임을 옛날로 돌려라, 바꿔달라는 피드백이 나오고 그거에 맞춰서 빠르고 쉽게 가기까지 하니깐, 결국엔 또 끝을 너무 빨리봐서 사람들은 지루해하고 떠나더군요. 하나하나씩 배우고 연구를 하면서 재미를 찾았으면 좋겠는데 많이 아쉬워요.

보석: 결국엔 아케이드성 존재 여부를 이야기 하기보단 지금 속도에서 키보드 유저를 위한 컨버팅을 뛰어나게 해주면 이런 이야기가 안 나올 거에요. 피파 시리즈가 패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보니까 키보드화 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거든요. 키보드 조작 정도만 만족스럽게 만들어줘도 리얼리티와 아케이드성의 비교는 의미가 없어요. 발전할수록 리얼리티를 추구해야죠. 아케이드로 갈 거면 불꽃슛 나가는 축구게임을 해야지. 사실 어렵다 쉽다는 이야기도 의미가 없어요.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해요. 전 세계 넘버원분들이기 때문에 그 어떤 난이도가 나와도 다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



# 크로스

지스타 시연장에서 주 득점원인 '크로스'가 어려워졌다는 평이 많았어요.

재영: 제가 플레이해봐도 크로스는 어려운 거 같아요. 근데 어차피 나중에 가잖아요? 크로스 잘하는 법이 결국 나올 거에요. 지금 어려운 거는 '몰라서'가 맞아요.

보석: 맞아. 몰라서 그래 몰라서.

재영: 결국 크로스하는 법도 별의별 게 다 나올꺼고 나중에 보고 판단하는 게 맞아요. 그리고 원래 우리가 크로스가 너무 잘되는 게임을 하기도 했고. 저는 지금이 딱 적당하다고 봐요.

보석: 테스트겸 일부러 크로스 골을 넣어보려고 저도 한 경기에 계속 크로스만 해봤는데 단 한 골도 못 넣었어요. 생각해보면 이런 거죠. '크로스가 안된다, 어렵다' 라고 말씀하시는 수준이면 피파 온라인3를 많이 즐기셨다는 이야기거든요. 물론 크로스 확률이 떨어진 부분도 있겠지만 기존의 크로스 방식이 이번 작에서는 먹히지 않는다고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또 방법을 찾아낼 거고, 피파 온라인3가 크로스가 잘 안통할 때도 있었는데, CA크로스는 상상도 못했잖아요. 결국엔 다 방법을 찾게 돼 있어요.

재영: 처음에 게임을 해보고 '아 어렵다' 이런 건 말이 안 되는 거야. 당연히 어려운 거예요, 당연히. 프로게이머들도 처음엔 다 힘들어요. 일반 유저분들은 얼마나 어렵겠어. 리그 오브 레전드를 예로 보면 해보면서 배우면서 공략도 찾아보고 하면서 재미를 느끼잖아요. 피파도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 게임이 깊이가 있었으면 해요.


# 개인기

보석: 몇 개 추가된 거 외엔 대부분 비슷한데, 커맨드가 조금 다른 게 있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재영: 개인기도 느려졌어요. 근데 느리다고 해서 막기 쉽겠네! 이게 아니야. 수비가 역방향이 걸려요. 피파 온라인3는 한 번 속아도 다시 돌아와서 막을 수가 있는데, 4는 한 번 속으면 실제 축구처럼 못 따라가요. 이게 맞잖아요. 원래. 실제 축구에서도 한 번 속으면 끝나는 거거든. 요즘 유행하는 'Q부스터' 이런 비기도 아직 없어요. 말이 안되는 기술이기도 했지 이건.


# 세트피스

재영: 이제 세트피스에도 세부전술이 생겼어요. 경기중에 설정할 수 있는데 '원포스트로 올리는 전술', '가까운 포스트'로 올리기 등의 전술을 선택해서 킥을 찰 수 있어서 더 재밌어졌죠. 저희도 이제 막 플레이를 해봤기 때문에 코너킥 골을 많이 넣어보지는 못했어요. 한 두 번? 정도 넣어봤는데 헤딩 경합도 중요하고 볼을 올리는 위치도 중요한 것 같아요.

보석: 피파 온라인3와 가장 큰 차이점이 여기 또 있어요. 이전엔 공이 사람을 따라가는 느낌이라 성공률이 높기도 했는데, 4는 공간으로 공을 보내고 내가 사람을 집어넣는 느낌이에요.

▲ 세트피스의 변화, 공이 떨어질 위치설정, 세부전술 추가로 강화되었다!



# 택티컬 수비

피파 온라인은 여태까지 '레거시 수비' (자동 수비)라고 부르는 키보드 D키(압박)를 누르고만 있어도 공을 가진 선수에게 접근하기만 하면 알아서 공을 뺏어주는 방식의 수비 시스템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피파 온라인4에선 피파 시리즈에서 채용 중인 '택티컬 수비'(전술 수비) 시스템을 도입, 레거시 수비와 선택 사용할 수 있게 되었죠. 이에 대해선 많은 유저분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요. (택티컬 수비는 압박 버튼을 눌렀을 때 공을 가진 상대 공격수에게 끝까지 돌진하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 다시 스탠딩 태클 버튼을 눌러주어야 타이밍이 맞을 경우 공을 뺏는 방식)


보석: 이기기 위해선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기존에 쓰고 있던 레거시 수비 방식이 좋아 보여요. 수비수의 AI따라서 자동으로 수비가 되는데 AI가 향상돼서 나쁘지만도 않아 보였어요. 하지만 진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택티컬 수비를 하는 게 맞아요.

재영: 참고로 콘솔 피파 시리즈는 레거시 수비를 안 써요. 멀티 플레이할 때는 아예 못쓰게 제한되어 있거든요. 저는 둘 다 하는 입장으로서 레거시 수비는 게임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헬퍼'같은 프로그램을 합법적으로 쓰고 있는 느낌이에요. D키만 누르면 수비수가 알아서 달라붙고 공을 뺏어오잖아요. 이건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택티컬 수비 방식은 심리전을 요구하면서 좀 더 사실적인 수비를 추구하게 하는 방식이고, 이걸로 인해 실력 차이가 많이 갈리고 있어요.

▲ 택티컬 수비시 키와 움직임이 기존과 달라진다


보석: 레거시 수비를 원하는 사람도 물론 많이 있을 거예요. 타협점을 찾자면 피파 시리즈처럼 개인 플레이나 친선전 정도에는 레거시를 허용하고, 실력이나 경쟁이 필요한 랭킹전에서는 택티컬 수비를 강제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피파 시리즈도 택티컬 수비가 도입되면서 리얼리티가 많이 생겼다고 생각돼요.

재영: 택티컬 수비를 통해서 실력 차이가 분명해져요. 레거시 수비가 있으면 실력이 많이 차이나는 사람이 잘 하는 사람을 이길 가능성이 많이 생겨버리죠. 저희도 아마추어분들과 게임을 해보면 아, 이분은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구나 수준 차이가 느껴져요. 근데 우연히 질 때도 많고 쉽게 못 이기죠. 레거시 수비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돼요.

보석: 레거시 수비는 수비하는 목적이 1차원적이에요. '자리만 잡자, 공을 뺏자' 이 생각. 근데 이게 택티컬 수비로 바뀌게 되면 하나하나가 다 심리전이에요. '라인을 맞추는 것, 라인을 끌어올리는 것, 발을 뻗는 타이밍, 저 선수를 따라갈 것인가' 등 여러 가지 선택지를 생각해야 하고, 단순히 수비가 내가 공격을 하는 데 필요한 귀찮은 과정이 아니라 정말로 경기를 운영하고 풀어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 되어요. 다르죠. 쉽게 말해서 수비 잘해서 우승한다는건 지금 엔진에서는 말이 안 돼요. 지금은 수비수를 많이 두면 수비를 잘 할 수밖에 없어요. 택티컬 수비는 정말 수비를 잘해서 이기는 상황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이외에 플레이하면서 새롭게 재밌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보석: 글쎄요. 저는 진짜 재밌게 했는데, 특히 심리전. 선수의 행동 하나하나를 생각하면서 해야 되고, 게임을 하면서 생각할 게 많아졌다는 점이 더 몰입감을 높여주고 좋은 것 같아요.

재영: 게임적인 부분은 만족하고 있는데, '선수 개인 세부전술' 시스템이 생긴 게 가장 맘에 들어요. 예를들면 이 선수가 원래는 타겟터가 아닌데 타겟터로 쓸 수 있고 역할을 지정해줄 수 있으니까. 진짜로 내가 감독이 되면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전략 게임 FM과 피파 시리즈의 합작품 같은 느낌이에요. 피파 17, 18버전에도 있지만 온라인화가 되었으니까 정말 환영해요.

보석: 사실은 이렇게 축구 전술을 짜는 게 맞잖아요. 단순히 선수에게 '너는 위로 올라가지마' 라고 말 한마디만 하면 되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올라가지 않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구현하기 위해서 선수 참여도 설정은 물론이고 말도 안 되는 형태의 포메이션 위치가 나오고, 말도 안되는 CDM, LDM 같은 동시 포지션 기용 같은 것을 해왔어요. 이제는 개인 세부전술을 통해서 더욱 다양한 전술을 만들어낼 수 있어 행복해요. 더해서 선수의 고유 참여도도 쉽게 바뀌면 안 되지, 감독이 선수의 성향을 어떻게 바꿔. 아니면 이 선수로 100판을 하거나 따로 지옥훈련을 시켜서 참여도를 한 칸 바꿀 수 있게 되거나 하면 모르겠네요.(웃음)

▲ 새로 도입된 개인 전술 설정으로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할 것



Q. 추가로 피파 온라인4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재영: 아까도 이야기됐던 부분인데 순위경기 같은 랭킹전 같은 경우는 택티컬 수비에 제한을 걸고 컴퓨터나 친선전 정도엔 레거시나 택티컬의 선택지를 풀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대회도 자연스럽게 택티컬 수비로 돼서 볼거리가 많아지고, 아마추어 유저분들도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고 싶어질테니까요. 한 마디로 보는 재미와 하는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과 대회가 되었으면 해요. 이게 프로게이머로서 바라는 점이에요.

보석: 저는 게임의 콘셉트를 명확하게 갔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피파 온라인4를 해본 입장에서는 굉장히 놀라워요. 피파 온라인3에서 느껴본 적이 없는 감정들을 많이 느꼈고, 이렇게 말을 열심히 하는 것도 기대감이 생긴 거에요. 아.. 이제 게임 수준이 많이 올라왔구나, 우리가 원하는 세계적인 게임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되요. 국내 온라인 게임의 틀을 벗어나 줬으면 합니다.

예를 들면 단어 선택 하나하나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선수인데 '강화'라는 표현보다는 선수의 '성장'이라던지 '인폼'이라던지 좀 격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봐요. 굴리트라는 전설의 선수를 +8 강화 카드라고 어떻게 불러요, 칼과 방패도 아니고.(웃음) 국내 유저분들의 눈도 많이 높아졌는데 넥슨의 지금까지 이미지를 깰 수 있는, 수준에 맞는 웰메이드 게임이 되었으면 해요.



재영: 또 있어요. 좀 더 클랜이나 클럽 시스템이 강화되었으면 해요. 지금 EACC대회 할 때마다 개인전 아닌 팀전 방식으로 진행되잖아요. 팀이라는 것 때문에 돈독해지고 게임이 느낌이 달라요. 피파는 사실 1:1 게임이라 꼭 2:2, 3:3 팀플레이를 하자는 건 아니고, 팀 대회처럼 승자 연전 방식으로 클럽원 간 서바이벌 모드를 만든다든지 팀원들이 연대감을 느끼게 해주는 게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대회도 팀전으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고.

보석: 맞아요. 같이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1차원적으로만 생각해서 그렇다고 11:11 이런 걸 만들지 말고, 3:3롤플레이 모드도 좀 그렇고, 한 번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같이하는 스포츠라는 것을 생각하고 팀원들이 연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콘텐츠와 시스템이 필요해요. 머리 좋으신 분들이 만드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거 이상의 것을 만들어주실 수 있겠죠.




Q. 게임을 많이 연구하고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보석, 재영: 이건 연구를 해야 해요. 그분들은 이런 생각을 안 하는 거 같아요.(웃음)


Q. 챔피언십 결승도 앞두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인사와 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려요.

재영: 피파 온라인4에 대해서 기대감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계신 데 그 기대감 잘 간직해주시고요. 곧 있을 CBT나 OBT 때 게임을 해보고 느낀 점이나 피드백 등을 잘 표현을 해서 피파 온라인4가 유저와 함께 만들어가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한 명의 유저로서 방송에서도 많은 이야기 드릴 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아... 곧 있을 피파 온라인3 챔피언십 결승, 피파 온라인3의 마지막 대회가 될지 모르지만... 옆에 있는 보석이와 함께 시청자분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경기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보석:(재밌게 볼 수 있는 경기 하겠다는 말에 대해 웃으며) 아니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데 어이가 없잖아. 정말 이치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이가 없네. 진짜.

재영: 난 이 말이 제일 웃겨. 게임이 그냥 하고 보는게 재밌어야 되는데, 우리는 우리가 재밌는 경기를 하려고 노력해야 되요.(슬픔)

보석: 웃긴 게 뭐냐면 e스포츠 선수들이 이기려고 노력을 막 하잖아요. 다른 게임도 이기려고 노력하는 부분에서 재미가 나오는데, 우리는 이기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골도 안 나오고 재미가 없어진 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정말 어려워요.

제가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피파 온라인4를 해보니까 생각보다 잘 만들어지고 있는 거 같아요. 근데 지금 관심들이 피파 온라인4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피파 온라인3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이냐, 아니면 보상 쪽에 더 쏠려있는 것 같은데요. 같은 유저로서 공감하고 감정이 가라앉기는 어렵겠지만, 피파 온라인4 자체가 유저분들께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잘 만들어져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렇고 유저분들과 함께 이야기하면 이제 말도 잘 듣겠죠.

재영: 이건 솔직히 지금까지 피파 온라인3가 문제였어. 경기보다 카드나 재화에 더 관심이 많고 관련 콘텐츠가 우선되니까, 신작이 나와도 관심이 그쪽에 쏠리는 거 같아요.

보석: 맞아. 피파 17에서 18에서 바뀔 때는 1년밖에 텀이 안되는데도 사람들이 '우와~' 하는데, 아쉽습니다.

▲ 피파 온라인4에서도 함께해요!


※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재영, 신보석선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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