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쉽에서 구축함이라고 하면 유저들이 보통 떠올릴법한 이미지가 있다. 작고 재빠른 기동성과 어지간한 거리까지 근접하지 않으면 위치조차 찾기 힘든 은폐력, 그리고 주포의 화력은 보잘것 없지만 어뢰라는 강력한 한 방을 지니고 있어 항상 긴장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 함종이다.

특히 함선의 스펙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저티어에서는 상대적으로 구축함들의 활약할 여지가 많은데, 이는 저티어 특유의 작은 선체로 인한 은폐성과 회피력이 아직 주포의 집탄조차 좋지 않은 타 함종들과 시너지를 일으켜 무적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5티어까지 이런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대개 이 시기의 구축함들은 주포는 장식이고 어뢰가 주력인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저티어 공통의 어뢰정 특징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이단적인 트리가 있다. 바로 소련의 구축함 트리다.


▲ 구축함이라기에 너무 큰 그대! 바다의 무법자 소구축




■ 구축함과 순양함 사이의 그 무엇? 독특한 소련 구축함만의 특징

최근 추가된 범아시아 구축함 트리까지 더불어 미국 / 일본 / 독일 / 소련 등 총 5종류의 정규 구축함이 존재한다. 이중에서 다른 구축함들은 그래도 서로 역할이나 특징이 비슷한 면이 많은 반면 소련 구축함은 처음부터 이들과 다른 운영법과 특색을 갖추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기본적으로 저티어 시절 만나는 구축함은 위에서도 상술했듯이 대개 뛰어난 피탐지를 바탕으로 한 어뢰 플레이가 주력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구축 유저들이 처음에 어뢰를 주력으로 삼아 구축함 운영의 최중요 사항인 피탐지를 배우게 되고, 이후 연막을 활용한 전법이나 섬 뒤에 자리 잡기 등을 배우는 테크트리를 밟게되지만, 소련 구축만큼은 이들과 성장 과정이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보통 구축 입문자들은 5~6티어까지 어뢰정으로써의 운영을 하는것이 보통이다



■ 어뢰는 장식? 전국가 최약의 뇌격 능력

소구축의 가장 처음 겪을 특징으로 구축함 중에서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떨어지는 뇌격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1~3 저티어야 어느 국가던간에 뇌격 능력이 높은 편은 아니므로 그리 큰 차이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4티어부터 점차 성장하는 타국가의 뇌격 능력에 비해 소련 구축함은 무려 7티어까지 기본 사거리 4km의 눈물나는 사거리를 유지한다.

심지어 어뢰의 속도도 느린편인데다 대미지마저 가장 낮아 구축함중에서 최악의 어뢰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질적으로 피탐지 거리를 이용한 어뢰 투사로 적 함선의 침몰을 노리는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상대의 시야에 걸리지 않은채 어뢰만으로 운영하길 바란다면 타지 말것을 추천할 정도. 애시당초 소구축은 최후의 발악 아니면 3번 무장키를 누를 기회조차 적은 함종이다.


▲ 말 그대로 어뢰는 섬뒤에서 갑툭튀해서 쏘는게 아니면 장식이다



■ 구축함은 은밀함이 생명? 하지만 소련이라면 다르다

피탐지도 전 국가중에서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 작은 몸집에 속한 저티어대를 제외하면 기본 7km를 넘는것은 물론이고 최종 10티어인 하바롭스크에 가면 기본 피탐지 거리가 10km라는 초월적인 크기를 볼 수 있다.

그나마 2차 트리의 최종형인 그로조보이는 7.6km대로 준수한 편이지만 이외의 함선들은 전부 피탐지는 내다버린 모습을 보여준다. 괜히 우스개소리로 불곰국에서는 순양함이 구축함을 탄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닌 셈이다.

큰 덩치와 비례하여 굼뜬 선회력도 발목을 잡는 요소중 하나다. 10티어 구축함인 하바롭스크의 기본 전타 시간은 11.1초이며, 2차 트리를 제외한 나머지 티어도 대개 7~8초대에 묶여있는 모습이다. 선회반경도 평균 700미터를 가볍게 찍는 모습이라 좁은곳에서의 기동이 매우 불리한 편이다.


▲ 순양함 피탐거리가 아니다. 구축함 피탐 거리다!



■ 최속의 고속정! 바다위를 질주하길 바란다면 소구축을 타자

하지만 이런 단점들을 차지하고서라도 소련 구축함만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들이 있다. 우선 첫 번째 장점으로 타국가의 함선과 차원을 달리하는 속도다.

4티어까지는 타 국가트리와 별 차이가 없지만 5티어 포드보이스키부터 기본 속도가 42노트로 확 상승하는데, 이후 편차가 조금 있긴 하지만 42~43노트를 유지한다. 깃발과 엔진 부스터를 조합하면 47노트쯤은 가볍게 찍는다.

타국가에서 한 두대만 30노트 후반대의 속도를 가지고 있을뿐, 평균적으로 30대 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진 5~10노트 이상의 속도가 차이나는 것이다. 이같은 속도를 이용하여 아군이 밀리는 라인을 도와주거나, 혹은 본진이 점령당할 위기에서 발빠르게 진화에 나설 수 있다.

실전에서는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타 함종에서 소구축을 제대로 맞추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선회나 조타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을 속도로 보충하는 케이스인 셈이다.


▲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속도 자체로 회피 능력이 높은 편인 소구축


▲ 마음먹고 추격한다면 그 어떤 배도 소구축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다



■ 순양함도 잡아먹는 위력? 강력한 주포 성능

소구축의 아이덴디티 중 또 하나는 바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강력한 성능의 주포를 들 수 있다. 5티어부터 130mm 주포를 장착하여 10티어까지 사용하며, 빠른 탄속과 저각으로 맞추기가 매우 쉽다.

대미지도 동티어대에서는 가장 강한 편이며, 연사속도도 하바롭스크 기준으로 5초마다 주포를 뻥뻥 쏠 수 있다. 또다른 포격전의 황제라 할 수 있는 미구축과 비교하자면 단순 연사력과 포회전속도는 미구축이 앞서지만 소구축은 좋은 대미지와 투발수, 그리고 저각이라 맞추기 쉽다는 점에서 서로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물론 주포가 다소 약한편인 일본이나 고폭탄의 대미지가 낮은 독일과는 비교조차 불허할 정도로 주포의 성능차가 난다.

사거리 또한 한 번 하향이 될 정도로 긴 편이며, 함장 스킬과 더불어 13km대까지 늘린다면 빠른 속도와 더불어 멀리서 끊임없이 탄을 쏴대는 고속정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 구축함 중에서 최고의 주포 성능을 지니고 있다!



■ 구축함 중 최강의 탱킹력! 높은 내구도와 장갑

동티어와 비교하여 어느 트리와도 밀리지 않는 높은 체력도 소구축많의 매력이다. 당장 내구력이 낮은 일본이 겨우 1만을 넘길때 소구축은 이미 1만 5천을 찍고 있는 상황이며, 10티어 하바롭스크는 어지간한 경순양합급인 22500에 함장 스킬을 곁들이면 26,000이라는 탈구축함급 체력을 지닐 수 있다.

물론 동티어 순양함 상대로는 아무래도 기본 대미지나 함급 차이 때문에 맞딜이 힘든 편이지만, 같은 구축함이나 저티어 순양 상대로는 감히 타국가가 범접하기 힘든 튼튼함을 지녔다.


▲ 겁없이 스톡 함체로 올라온 7티어 순양함인가 착각할만한 체력 보유!




■ 소구축 운영법! 빠른 속도와 주포의 성능을 살린 플레이가 필요

상기한 특징들을 종합하자면 결국 소구축은 빠른 속도와 강력한 주포, 그리고 튼튼한 체력이 가장 돋보이는 장점이다. 반면 심각하게 짧은 사거리의 어뢰와 높은 피탐지, 굼뜬 선회력이 눈에 띄는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이 둘을 합치면 결국 은폐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며 어뢰를 투발하는 플레이는 버리고 강력한 주포와 속도를 살려 주포로 적에게 지속 피해를 입히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소구축을 몰기 위해 기억해야 하는 것은 3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무리한 캡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다. 팀에 자신밖에 구축함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앞서 선행 정찰을 해야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아군 주요 함정들과 발맞추어 전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탐지가 크기 때문에 타국가의 구축처럼 캡 싸움을 하거나 정찰을 나서는데에 적합하지 않으며, 구축과 순양함 사이의 라인에 위치해 있다가 상대 구축의 위치가 파악되거나 아니면 아군 구축이 자리한 곳으로 접근하는 상대를 저지하는 플레이가 효율적이다.


▲ 전함은 구축 입장에서 딜 자판기니 과감하게 주포를 쏴주자



두 번째는 좁은 곳보다 넓은 곳을 찾아 다니자. 선회 반경과 속도의 문제로 좁은 곳보다는 넓은 곳이 기동에 도움되며, 10km 이내가 아니라면 자신의 회피 기동을 믿고 과감하게 포격전을 해주자.

선체가 튼튼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그만큼 덩치가 크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상대의 탄을 모두 뒤집어 쓴다면 일격사 당할 확률도 있다. 거리를 벌리고 아웃복서식으로 싸우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엔진 가감속에 따른 심리전이다. 선회력이 비교적 느린편이라 다른 구축처럼 지그재그로 꺾으며 회피기동하는 방법을 썼다가는 바로 일제 사격에 옆구리가 뚫릴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상대의 포간격을 재서 엔진 가감속을 통한 심리전을 거는 것이 더욱 유효하다. 10km 밖이라면 어지간히 빠른 탄속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간단한 가감속만으로도 전탄 회피가 가능하며, 전함의 경우 포를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아군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엔진 변속의 팁을 주자면 전함을 예로 들어 상대의 포가 발사된 순간 속도를 줄이고, 다음 번에는 속도를 올리는 식으로 반복해주면 된다.

물론 어그로가 너무 과도하게 쏠리면 제아무리 빠른 기동을 펼치더라도 수십발의 포탄을 전부 피하기란 불가능하니, 적절한 어그로 관리는 필수다.


▲ 너무 빠른 엔진 변속은 오히려 의미가 없으니 센스껏 숙달되자!



◆ 이런 사람에게 어울린다! 소구축 추천

1. 어뢰는 믿을 수 없다! 주포의 실력만으로 승부한다.

소련은 티어를 불문하고 어뢰가 없는 수준에 가깝기에 강제로 주포 위주의 플레이가 요구될 수 밖에 없다. 반면 자신은 어뢰 위주의 플레이를 선호한다면 소구축은 어려운편이니 포기하자.


▲ 물론 2차 트리는 어느정도 어뢰를 활용가능하다



2. 다른 함종을 탈 때 구축이 너무 짜증났다! 구축을 잡기 쉬운 배를 타고자 한다.

구축함 중에서 독보적인 튼튼함과 속도, 그리고 주포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에 대 구축전에서도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다만 함장스킬의 변수와 사거리와 실력에 따라 기어링과 같이 압도적인 연사속도를 자랑하는 구축함과의 대결은 다소 부담스럽다는 것에 주의하자.

또한, 주포의 선회력이 빠른편은 아니므로 구축끼리의 초근접 상태에서의 도그파이팅은 피하도록 하자.


3. 난 나의 회피기동 능력을 믿는다! 순양과 전함에 악몽을 심어주는 구축

최대 사거리인 12~13km를 유지하며 포격을 하는 하바롭스크는 함종 불문하고 매우 까다로운 상대로 평가받는다. 상대 입장에서는 엄청난 속도 때문에 맞추기도 힘든데, 상대는 빠르고 저각으로 자신의 옆구리를 무자비하게 찌르게 때문이다. 다른 국가처럼 대미지가 낮은 것도 아니라서 어지간한 전함급이 아니라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불질러! 엔진 가감속만 잘해도 어지간한 배의 포격은 피한다
(출처 : 워쉽 무비 갤러리 'Everlong')



◆ 함장 스킬과 추천 강화 장치

함장 스킬은 2차 트리가 아니라면 대개 소구축 전부 공통된 스킬을 찍는 편이다. 핵심은 1스킬은 표적 경보, 2스킬은 비상 기동, 3스킬은 내구 증가, 4스킬은 탄정 확장이다. 이후 스킬은 개인의 취향에 달려있다.

강화 장치 역시 정석이 자리잡혀진 상태로 1슬롯은 주무장 강화 장치, 2슬롯은 조타 강화 장치, 3슬롯은 강화 조준 시스템, 4슬롯은 엔진 강화장치, 5슬롯은 위장 시스템 강화, 6슬롯은 주함포 강화장치가 쓰인다.


▲ 추천 함장 스킬 트리 소구축 대부분이 공용이라 할 수 있다
(출처 : http://wiki.wargami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