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팬들에게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한 2017 KeSPA Cup이 kt 롤스터의 우승으로 성황리에 종료됐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LCK 4대 천왕'의 강력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챌린저스 팀들의 놀라운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LCK 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다크호스' 그리핀의 활약을 보면서 많은 LoL 팬들이 챌린저스 리그 팀의 높은 수준을 알게 됐습니다.

아프리카 프릭스를 완파하고 세계 최고의 팀인 SKT T1을 상대로 저력을 보여준 그리핀 선수들에게 LoL 팬들은 아낌없는 격려와 찬사를 보냈는데요. 그리핀의 놀라운 성장의 중심에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합류한 'cvMax' 김대호 감독이 있었습니다.

개인 방송 bj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개인 방송을 그만두고 2017년에 지도자로서 인생 2막을 열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김대호 감독은 2018년의 목표를 롤드컵 우승으로 잡았습니다. 그의 확신에 가득찬 눈빛에서 강한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김대호 감독과 잠재력이 풍부한 그리핀 선수들이라면 결코 허황된 꿈을 꾸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인벤은 KeSPA 컵이 끝나고 김대호 감독과 만나서 진솔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지금부터 그와 나눈 대화를 전해드립니다.



Q.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즌2에 롤을 시작해서 챌린저를 달았던 올드 게이머 'cvMax' 김대호입니다. 지금은 그리핀의 감독으로서 선수 트레이닝 및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이번 KeSPA 컵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그리핀 팀이 화제가 됐습니다. KeSPA 컵을 끝마친 소감이 궁금하네요.

우승을 목표로 도전했는데, 패배해서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패배를 통해서 많이 배웠고 많은 것을 얻었어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강하고 좋은 경기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이번 대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얻었나요?

게임 내적으로 많이 배웠어요. SKT T1과의 3세트에서 상대가 '몰래 바론'을 성공시키는 것을 보고 우리 팀의 문제점을 알게 됐어요. 상대의 억제기를 파괴하거나 특정한 상황이 종료되고 정비 타이밍을 가질 때, 인원 배분에 있어서 실수가 잦았어요.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놓친 거죠. 문제점을 고쳐서 다음에는 더 완벽하고 화끈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비록 SKT T1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돌풍'을 일으켰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돌풍', 혹은 '이변'이라는 평가를 듣고 재밌었어요. 대중들에게는 우리 팀이 연습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비치지 않아서 이변으로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 팀이 얻은 데이터와 통계를 봤을 때, 오히려 우승하지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고 열심히 준비했어요. 준비했던 것을 전부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워요. 다음에는 잘 다듬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Q. 선수들을 지도할 때, 어떤 점을 중점으로 지도하나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희 팀의 기본 베이스는 삼성 갤럭시로 잡았어요. 그 베이스에 전투 스타일은 롱주 게이밍을 지향하고 있죠. 저희 팀에서 농담 식으로 "우리는 롱주 갤럭시다"라고 얘기를 해요(웃음). 삼성 갤럭시의 장점과 롱주 게이밍의 장점을 모아서 궁극의 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자세한 것은 전략 노출이 될 수 있어서 팀이 추구하는 방향성만 말씀드릴게요.


Q. 현재 그리핀의 선수들 대부분 솔로 랭크에서 엄청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끌어올렸나요?

저는 선수들이 스스로의 문제점을 깨달을 수 있도록 유도해요. 그리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많이 해줍니다. 그래서 때때로 선수들에게 거친 말을 할 때도 있어서 어떻게 보면 다소 '하드'할 수도 있어요. 물론, 상황에 따라서 선수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주고 있죠. 하지만, 무엇보다 모든 선수들의 의지가 대단히 강해서 잘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Q. 김대호 감독 개인에 대해서 질문드릴게요. 'cvMax'라는 유명 BJ에서 LoL 팀의 감독으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솔직하게 말해서 BJ 활동이 순탄하지 않았어요. 회사의 일에 관련되면서 손해를 보기도 했고요. 게다가 성격상 게으르기도 하고 변덕도 심해서 방송을 꾸준히 못 했어요. 심지어 실력도 줄어들면서 방송의 컨셉이 애매해졌어요. 방송으로 일어서기 어려워진 거죠. 그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해설자와 지도자의 길에서 고민했죠. 해설자의 자리는 이미 너무 확고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해설도 잘할 자신이 있냐고요? 물론이죠. 방송국에서 가끔 객원 해설로 불러준다면 재밌게 잘할 자신이 있어요.


Q. 그리핀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쏠전'을 우승한 뒤에 진지하게 코치에 도전했어요. 처음에는 진에어 그린윙스 코치에 지원했어요. 진에어의 경우에는 주관적으로 봤을 때, 멤버들 모두 기량이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선수들의 기량에 비해서 성적이 덜 나온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제 방식대로 지도하면 우승 전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원했어요. 아쉽게 떨어지게 됐고, 시간이 지난 뒤에 그리핀 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Q. BJ와 감독은 하는 일이 전혀 다르잖아요. 고충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생활적인 측면에서 감독으로서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요. 그런데, 단장님께서 제가 다른 것에 의식하지 않고 선수 지도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배려해주세요. 덕분에 분수에 맞지 않게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게임 내적인 트레이닝에는 자신이 있지만, 외적인 부분에서는 완전히 꽝이거든요. 예를 들면, 운전면허도 없고 제 주변 정리 정돈도 잘 못 해요. 게다가 잘 잊어버리고 잘 빼먹어요. 모든 면에서 최악이라서 고충이 많은 것이 정상인데, 단장님이 워낙 지원을 잘 해주시고 저에게 힘을 실어주셔서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항상 단장님께 감사드려요.


Q. 팀에서 특별하게 주목하고 있는 선수가 있나요?

솔직하게 말해서 다섯 명 모두 에이스입니다. 서포터는 공수 밸런스가 좋고 모든 챔피언을 잘 다루는 '만능형'이에요. 게다가 다른 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콜이 좋아요. 원딜은 피지컬이 최고예요. 본능적이고 감각적으로 플레이를 잘해요. 미드는 성격이 정말 좋아서 분위기 메이커에요. 서포터와 마찬가지로 공수 밸런스나 오더가 정말 좋은 선수입니다.

그리고 정글러는 제가 인정하는 가장 '완전체'에 가까운 선수에요. 롤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원탑입니다. 챌린저 아이디만 세 개가 있는데, 합계 점수가 2800점을 넘어요. 그 선수는 저에게 지적을 받을 때, 굉장히 즐거워해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선수예요. 끝으로 탑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잠재력은 정말 최고인 선수예요. 인간적인 매력도 넘치고 잠재력이 뛰어나서 언제든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Q.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LCK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가요?

저는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을 하지 않아요. 저는 졌으면 그냥 졌다고 생각해요.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당장은 2부 리그 팀이에요. 선수들에게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할 생각이고, 절대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을 겁니다. 내년에는 전력을 다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1부리그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김대호 감독님의 목표와 꿈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허황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진지하게 말해서 2018년 롤드컵 우승이 목표에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전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내년 스프링 시즌 이후에 열리는 승강전에서 이기고 1부 리그로 올라갈 거예요. 그 뒤에 LCK 섬머를 우승하고 롤드컵 시드를 확보, 2018 롤드컵에서 우승할 겁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먼저 저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지원자인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선수 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최선의 배려를 해주시는 단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그리핀 팀의 진정한 주인공인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