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한껏 진지했던 2017 올스타에 대한 내용입니다.

드디어 2017 올스타가 막을 내렸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이벤트 대회이지만, 올해는 유독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언제나 웃고 떠들던 올스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이죠. 키보드와 마우스를 나눠 잡는 매치 등 이색적인 이벤트들이 생략되고, 1:1 매치를 제외하면 거의 국가 대항전의 형태로 올스타가 진행된 것입니다.

2017년 처음 진행되었던 리프트 라이벌스의 흥행에 만족해, 그 분위기와 영향력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라이엇의 의도일 것이라는 팬들의 추측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리프트 라이벌스의 느낌을 이어가기에는 상금도 없거니와, 결국 인기 투표로 뽑은 선수들로 실력 싸움을 벌이는 애매한 대회가 되었죠.

물론 진지한 올스타는 보다 긴장감을 주고, 롤드컵과 리프트 라이벌스 등에서 다 못 보여준 진지한 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데에는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수많은 팬들이 이에 열광하기도 했지만, 과연 이것이 팬들로 하여금 축제의 이벤트 장으로 알려진 '올스타'에 정말 바라던 이미지인지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지치도록 싸웠던 공식 대회들을 마치고, 대회에선 미처 보지 못했던 유쾌하고 이색적인 플레이를 보는 올스타의 느낌에 너무 익숙해졌던 것일까요? 프로들의 예능 픽과 상상을 초월하는 전략을 보는 것은 지금까지의 올스타를 보는 쏠쏠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적으로 싸웠던 선수들이 함께 웃고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이야말로 화합의 장인 올스타에서 가장 중요했던 볼거리였죠. 이번 올스타에서는 '프레이'와 '레클레스'의 가렌 승부에서 잠시나마 그 유쾌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의 국가 대항전과도 같은 팽팽한 승부도 물론 즐겁습니다. 지금까지의 웃고 떠들었던 올스타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많이 받아왔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결과에 따른 비난이 없는 그저 유쾌한 이벤트전'을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올스타마저 치열해지는 지금의 흐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장단점이 뚜렷한 두 스타일. 앞으로 올스타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까요? 1년의 기다림을 앞두고 있지만, 라이엇의 다음 발표가 벌써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