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7-12-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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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집#1] 누구도 예측할 수 없던, 드라마 같은 2017 LoL e스포츠

심영보 기자 (Roxyy@inven.co.kr)
◈ e스포츠 연말특집 모음

[연말특집#1] 누구도 예측할 수 없던, 드라마 같은 2017 LoL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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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딱 1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당신은 2017년 LoL e스포츠 판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른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2017년에 일어났던 수많은 일들을 정확히 예언한다면, 아마 '얼빠진 사람이네'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무슨 말인지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 2017년 LoL 판은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시스템이 바뀌었고, 믿기 싫은 사건들이 있었으며, 예상치 못한 강팀과 우승팀이 등장했다.

그래서 더욱 즐거웠다. 각본에 의해서 짜여진 대로 굴러가는 게 아닌, 정말 날 것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느낌. 늘 똑같기만 하다면, e스포츠를 즐길 이유 따위는 없을지도 모른다. 살아 숨 쉬며 태동했기 때문에, 희열과 환호가 있었고, 슬픔과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 LoL e스포츠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최근에 일어난 일들은 기억이 나도, 조금 지난 일들은 기억에서 가물가물하다. 굵직하게 올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 밴픽 시스템의 변화, 10밴 도입


'이게 올해 일어난 일이라고?' 지금 이 감정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이미 10밴 시스템에 익숙해져서 그렇다. 느낌상으로는 LoL 대회 처음부터 10밴 시스템을 사용한 듯하다. 하지만, 처음으로 10밴 시스템이 도입된 시즌은 기껏해야 올해 스프링이다.

기억에서 꺼내보자. LoL 대회는 올해 이전까지 6밴 시스템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6밴 시스템은 LoL 챔피언이 130개를 훌쩍 넘어가면서 한계를 맞았다. 130개가 넘는 선택지가 있는데, 고작 밴 6개로는 전략적인 밴픽을 구사하기 어려워졌던 게 이유였다. 결국 6밴 시스템은 종말했고, 10밴 시스템이 탄생했다.

새롭게 도입된 10밴 시스템은 대회에 무리 없이 스며들었다. 10밴 시스템은 단순히 밴 숫자만을 늘린 게 아니었다. 6밴 시스템과는 다르게, 밴 페이즈와 픽 페이즈가 두 차례로 나누어졌다. 상대의 픽에 따라 2번째 밴 페이즈에서 전략적인 밴을 구사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코치진의 수 싸움이 이전보다는 심화됐고, 특정 라인 및 선수 저격 밴픽도 조금 더 빈번하게 나왔다.

이후, 10밴 시스템은 대회를 거쳐 솔로 랭크에도 등장했다. 대회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10밴이었지만, 이 또한 편안하게 정착됐다.





■ 슈퍼팀 SKT T1-kt 롤스터, 피어난 명경기


2017년 초반 가장 큰 화두는 무엇보다도 슈퍼팀이었다. SKT T1은 당시 최고의 정글러 '피넛' 한왕호를 영입했고, 탑에는 '후니' 허승훈을 데려오며 더할 나위 없는 로스터를 구축했다. kt 롤스터는 '스코어' 고동빈을 제외한 모든 라인을 교체하며 슈퍼팀을 만들었다. 최고의 탑 라이너 '스멥' 송경호, 중국에서 돌아온 '폰' 허원석, '데프트' 김혁규, '마타' 조세형을 영입했다.

일찍부터 스프링 우승은 두 팀의 2파전으로 점쳐졌다. 그렇기 때문에, 두 팀의 대결은 언제나 큰 기대를 받았다. 양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은 기대 만큼이나 대단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수준 높은 경기들이 펼쳐졌다. 대부분 kt가 라인전을 바탕으로 초, 중반을 주도했고, SKT는 후반 한타 집중력과 운영에서 앞섰다.

결과적으로 언제나 승자는 SKT였다. SKT는 kt를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두 번 모두 잡았고, 결승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섬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KT가 kt를 매번 쓰러트렸다. 특히, 섬머 플레이오프에서는 kt가 먼저 2세트를 따내며 드디어 승리하는 듯했지만, SKT가 뒷심을 발휘해 패패승승승이라는 명경기를 제조했다.





■ 냉탕과 온탕을 넘나든 롱주 게이밍, 드라마 주인공


올해 가장 차가웠던 팀과 뜨거웠던 팀을 꼽으라면 단연 롱주 게이밍이었다. 우승과는 늘 거리가 멀었던 롱주 게이밍은 '프레이' 김종인과 '고릴라' 강범현을 영입하며 대차게 스프링 시즌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3위까지 오르는 등 기세가 매서웠지만, 2라운드부터는 순위가 수직 하락했다.

당시에는 이유 모를 하락이었지만, 이후에 이유가 드러났다. 임금 체불 문제였다. 스프링 시즌이 끝난 후, 오랫동안 지속됐던 임금 체불 문제가 고스란히 폭로됐다. 2월 말쯤에 선수단이 혼돈에 빠졌고 와해 직전까지 갔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다행히 2분기부터 체불된 임금이 지급됐고, 다시 팀이 정상화 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리고 섬머가 시작되면서 로스터가 다시 변동됐다. 탑에 '칸' 김동하가 투입됐고, 미드에는 후보에 머물던 '비디디' 곽보성이 주전 자리로 올라왔다. 이때부터 롱주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칸'과 '비디디'는 그야말로 롱주의 복덩이였다.

두 선수가 대활약을 펼치며 롱주를 강팀의 반열로 올려놨다. '프릴라'의 꾸준한 경기력도 밑바탕이었고, 새로운 정글러였던 '커즈' 문우찬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결국, 롱주 게이밍은 섬머 결승에서 SKT를 3:1로 꺾고 첫 롤챔스 우승을 차지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던 드라마였다.

롱주는 섬머 우승으로 당연히 롤드컵도 직행했지만, 8강에서 삼성에 3:0으로 완패를 당하며 롤드컵 우승에는 실패했다.





■ 충격의 완패, 아쉬웠던 리프트 라이벌스


올해부터 새로운 국제 대회가 하나 태어났다. 이름은 '리프트 라이벌스'. 대회 컨셉은 간단했다. 전 세계 13개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LoL e스포츠 리그를 5개 권역으로 구분해 지역 간 실력을 겨루는 대회였다. 한국은 중국, 대만과 한 권역으로 묶여 대결을 펼쳤다. 대회는 섬머 시즌 중간에 펼쳐졌다.

한국은 단연 우승 후보로 꼽혔다. 물론 섬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MVP가 불안 요소였지만,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SKT-kt-삼성, 3강 팀이 너무 강해 보였기 때문이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 듯했다.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6승 2패를 거둬 결승에 직행했다. MVP도 1승 1패로 제 몫은 해줬다.

그러나 한국은 결승전에서 쓴 패배의 잔을 들이켜야만 했다. 중국과의 결승전 결과는 한국의 3:1 완패였다. 대만을 꺾고 결승에 오른 중국이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반대로 한국의 경기력은 썩 좋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결승전 3:0 완승을 호언장담했던 한국 팀들은 팬들의 큰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전력에서 약세라고 평가받던 MVP의 결승전 선전은 찬사를 받기도 했다.





■ 또 다른 드라마의 주인공, 바닥에서 정상까지 '삼성 갤럭시'


삼성 갤럭시는 단일팀이 된 후에는 단 한 번도 롤챔스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다. 심지어, 한때는 최하위권에서 승강 싸움을 했을 만큼 경기력이 형편없는 팀 중 하나였다.

그랬던 삼성이 '앰비션' 강찬용을 영입하고, 2016년부터 서서히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다. 삼성의 롤챔스 순위는 점차 상승했고, 급기야 2016년 섬머에는 강팀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성과도 있었다. 2016년 롤드컵 준우승이라는 뚜렷하고 큰 결과물이었다.

그럼에도 삼성을 SKT나 kt만큼 강팀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삼성은 2017 롤챔스에서 매번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좌절했다. 결승에 오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삼성의 드라마는 롤드컵 선발전부터 써내려 졌다. 삼성은 롤드컵 선발전에서 kt를 3:0으로 압살했다. 이후, 롤드컵 조별리그에서는 저조한 경기력으로 침체기를 겪었지만, 8강에서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았던 롱주를 3:0으로 잡아내며 또 한 번의 이변을 연출했다.

기세를 탄 삼성은 4강에서 WE도 무난히 쓰러트리고 결승에 섰다. 결승에서 상대는 다시 만난 세계 최강 SKT. 하지만, SKT조차도 삼성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삼성은 SKT마저 3:0으로 꺾고, 대망의 롤드컵 우승을 따냈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바닥에서 출발했던 삼성이기에 더욱 감동적인 우승이었다.





■ LCK 전용 경기장 개장 발표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예고됐다. 라이엇 코리아는 2017년 11월 13일 LCK 전용 경기장 건립 및 운용에 대해 발표회를 열었다. 발표회의 중점 내용은 간단했다. LCK 전용 경기장이 생긴다는 이야기였다.

LCK 전용 경기장이 건립될 장소는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있는 그랑서울 3층이다. 총 1,600평의 규모를 자랑하고, 수용 인원은 400~450여 명이다. 1월경부터 공사를 진행해 2018년 9월경 개장된다. 2019년 롤챔스부터는 LCK 전용 경기장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지금까지 OGN과 스포티비가 제작하던 방송도 LCS NA와 EU처럼 라이엇 게임즈가 자체 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2019년부터는 완벽하게 달라진 롤챔스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 이적시장 - 재계약 물결과 대기업의 퇴장

▲ KSV 대표, 케빈 추

2016-2017 이적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이었다. 로스터가 폭파된 팀이 한두 팀이 아니었다. 또한, 해외로 진출했던 대형 선수들이 대거 국내로 복귀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판이 구축됐다. 그 와중에 태어난 단어가 '슈퍼팀' 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전만큼 큰 변화는 없다. 약간의 변화만 있었을 뿐, 대부분의 팀들이 주요 소속 선수들과 재계약을 맺었다. bbq 올리버스가 '트릭'과 '이그나'를 영입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했고, 롱주 게이밍이 '피넛'을 영입해 로스터를 강화한 사실 정도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올해 이적시장은 매우 조용한 편이다.

그러나 큰 사건도 있었다. e스포츠에 큰 축을 담당했던 몇 대기업 팀들이 퇴장했다. 가장 큰 이슈는 삼성이었다. 삼성 갤럭시는 올해 롤드컵에 우승해 큰 업적을 세웠다. 하지만, 삼성은 더이상 e스포츠 팀을 운영할 의지가 없었다. 결국, e스포츠계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른 케빈 추의 KSV가 삼성 갤럭시를 인수했다. 앞으로 삼성이라는 이름은 볼 수 없다.

또 하나의 대기업 팀도 LoL 판을 떠났다. 과거의 영광을 가지고 있던 CJ 엔투스는 LoL팀 소속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면서 팀을 해체했다. 당연히 다음 시즌 챌린저스 리그도 불참한다. 매번 승강전에서 탈락한 여파가 큰 스노우볼이 되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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