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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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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험난한 길을 걸어온 2017년의 오버워치, 2018년의 과제는?

정성모 기자 (Daram@inven.co.kr)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로 출시 2년 차를 맞은 오버워치는 리그의 출범과 함께 콘텐츠의 추가, 그리고 운영 측면에서의 이슈들로 인해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본래 수성(守成)이 창업(創業)보다 어려운 법이라 했던가. 2017년의 오버워치는 많은 것들을 해왔지만, 오버워치가 출시된 2016년보다는 화제성에서도, 그리고 유저들의 만족감이라는 부분에서도 다소 아쉬운 한 해가 되었다. 유저들은 아직도 부족한 영웅 숫자와 늦은 콘텐츠 업데이트에 실망감을 표하고 있으며, 갈수록 심해지는 악성 유저들의 활동으로 지쳐가고 있다.

여기에서는 2017년 오버워치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살펴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유저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가올 2018년에 어떤 부분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좋을 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만, 여기에서는 그동안 자주 다뤄왔던 리그의 출범과 e스포츠에 대한 부분은 제외하고, 실제 유저들이 접하게 되는 게임 내적인 부분으로 화제를 집중해보고자 한다.



■ 콘텐츠 업데이트 - 완성도는 높았지만, 만족하기엔 느렸다

2017년, 오버워치는 '대형 업데이트'라고 할만한 신규 영웅의 추가가 3번, 신규 전장의 추가가 3번 있었다.

신규 영웅으로는 3월 오리사, 7월 둠피스트, 11월 모이라가 추가되었으며, 신규 전장으로 1월에 오아시스, 6월에 호라이즌 달 기지, 9월에 쓰레기촌이 추가되었다. 현재 PTR에서 테스트 중인 블리자드 월드는 지난 오아시스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 2018년 초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 2017년에는 3종의 영웅과 3종의 전장이 추가되었다


중소 규모의 업데이트도 상당히 많았다.

이제 정기적인 이벤트 로테이션으로 굳어졌지만, 2017년 기준으로 1월에는 붉은 닭의 해 이벤트, 4월에는 옴닉의 반란, 5월 감사제, 8월 하계 스포츠 대회, 10월에는 공포의 할로윈, 그리고 12월에는 환상의 겨울나라 시즌 이벤트가 진행되었으며, 각 이벤트에는 각종 스킨은 물론 데스매치 같은 새로운 게임 모드나 아케이드 모드의 난투 등이 추가되어 적지 않은 규모의 패치가 함께 진행되었다.

또한, 바스티온, 루시우의 개편과 함께 수정 이후 아예 다른 캐릭터로 태어난 메르시의 재설계 등 단순한 밸런스 패치 이상의 영웅 변경도 진행되었다. 이런 재설계와 개편은 오히려 위에 언급한 패치보다도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특히 9월 재설계가 진행된 메르시는 지금까지도 경쟁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영웅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경쟁전도 4시즌(3월)부터 7시즌(11월)까지 총 4번의 경쟁전 시즌이 진행되었다. 각 경쟁전마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진행, 경쟁전의 소프트 리셋 정도나 쟁탈 전장의 승리 기준(5전 3선승->3전 2선승) 등에 변경을 주며 시즌을 즐기는 유저들의 편의성 개선에도 힘을 주었다.


▲ 2018년에는 아마도 '황금 개의 해'로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을까?


특히, 오버워치는 신규 영웅이나 전장을 제작할 때 그것의 설정이나 뒷 이야기, 효과 등 다양한 부분을 상당히 심도 있고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오버워치에서는 특정한 영웅을 제작하면 게임 내에서 그런 종류의 캐릭터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다른 영웅들과 조합적으로 녹아들 수 있는지를 면밀히 따지면서 설계된다.

그리고 그렇게 제작된 영웅이 오버워치의 세계관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부여받게 될지, 다른 영웅들과는 어떤 관계로 두게 될지도 고려된다. 종종 제작되는 상당한 퀄리티의 단편 애니메이션이나 코믹스는 영웅의 특성이나 성격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며,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오가는 성우의 연기까지 더해지면서 오버워치의 영웅은 그저 수치나 성능을 뛰어넘는 정체성과 개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것들로 인해 각 유저마다 특별히 애착을 갖는 영웅이 하나쯤 생기게 되고, 자신을 상징하는 영웅도 하나쯤 갖게되어 영웅과 게임 자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진다.

이런 영웅마다 정체성과 개성을 부여하는 작업은 게임 개발사로서의 블리자드가 가장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부분이며, 2017년 4월 단편 애니메이션 '마지막 바스티온'이 웨비 어워즈에서 "영화 및 비디오 최고의 각본 부문"을 수상한 것도 이런 블리자드의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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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워치는 그냥 '찍어내기'식 영웅이 아닌, 입체적이고 살아있는 영웅을 추구한다


전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올해 추가된 오아시스나 호라이즌 달 기지, 쓰레기촌 모두 단순한 전장이 아니라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는, 일종의 '역사적 장소'이다.

유저들은 전장을 누비면서 이 장소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으며, 이는 하나무라나 도라도, 아이헨발데처럼 단편 애니메이션에서 영웅의 일화와 함께 소개되는 곳이면 이런 효과는 배가된다.

또한, 블리자드 특유의 이스터에그들도 전장마다 하나씩은 찾아볼 수 있으며, 내년 초 출시할 블리자드 월드는 이런 이스터에그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공이 들어가 있다.

☞ 관련 기사: [기획] 하나의 공간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블리자드 월드 지역별 뒷이야기!
☞ 관련 기사: [기획] 안내 방송으로 우서와 데커드 케인의 목소리가? 블리자드 월드 속 이스터에그들




이렇게 심도있게 개발된 영웅과 전장이 추가되고 적지 않은 이벤트까지 진행하는데도 유저들이 콘텐츠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또 업데이트 속도가 느리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저 많은 업데이트 중에서 실제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경험에 유의미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신규 영웅의 추가' 하나 정도이기 때문이다.

사실, 전장의 추가는 이제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 뿐, 실제 게임상에서는 어떤 루트로 게릴라전이 가능한지, 그리고 어떤 루트로 화물을 밀어야 하는지 등의 의미만 가질 뿐이다. 따라서 경쟁전 초반에는 다소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겠지만, 해당 전장이 반복되면 유저들은 이제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묘리를 터득하는 것에 주력하게 되며, 신규 전장이라 해도 구조적으로 유사한 다른 전장의 경험을 끌어오면서 전장의 '새로움을 익숙하게' 만들어 간다.

가령, 현재 테스트 중인 블리자드 월드의 경우 A 거점은 볼스카야 인더스트리 A 거점과 지형의 구도나 공략 방식이 비슷하며, 화물 목적지인 트리스트럼 성당 안은 아이헨발데의 최종 목적지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약간의 구조적인 차이와 지형 스킨의 변화가 있을 뿐, 실제 공략하는 방식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장의 추가'라는 요소는 특정한 영웅으로 전장에 뛰어드는 유저 개인의 경험에는 이전과 비슷한 플레이 패턴이 있을 뿐, 아주 색다른 경험을 주기는 어렵다. 볼스카야 A 거점을 공략하는 트레이서와, 블리자드 월드의 A 거점을 공략하는 트레이서는 비슷한 동선을 갖게 될 확률이 높고, 그것이 반복되면 실제로 전장은 달라지지만 유저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런 부분에서 전장의 추가는 실제 유저의 경험을 미미하게 변경시킬 뿐, 게임이 몇 판만 거듭되도 그런 경험의 변화는 무뎌지게 된다.



▲ 신규 전장이라도 계속 공략하다보면 왠지 익숙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 유저들이 완전히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는 영웅의 추가나 영웅의 재설계에 치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인데, 이것은 앞서 언급했던 블리자드의 심혈을 기울이는 -그래서 다소 늦어질 수 밖에 없는- 영웅 제작 방식과 함께, 특정한 영웅이 줄 수 있는 경험이 한정적인 오버워치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빠르게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사실, MOBA 장르의 흥성과 함께 이제 유저가 1개의 영웅을 주로 다루는 형태의 게임은 오버워치 외에도 수없이 많다. 오버워치에서만 유독 영웅으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한정적이라는 느낌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오버워치는 영웅의 계통이 정해져 있으며, 조합 안에서 영웅이 갖는 역할이나 효과도 정해져 있다. 한조로는 탱커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으며(물론, 경쟁전에서는 비일비재하게 만나겠지만), 트레이서로는 지원가의 역할을 할 수 없다. 다른 역할을 하고 싶다면, 다른 영웅을 골라야만 한다.

다른 게임의 경우에는 이런 요소가 그렇게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MOBA 장르의 대표 격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예를 들면, 케넨의 경우 특성과 아이템 시스템으로 인해서 AD케넨, AP케넨으로 게임 내에서의 전술적인 역할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으며, 탑 케넨과 원딜 케넨, 그리고 서포터일 때 케넨에게 요구되는 아이템과 포지션이 완전히 다르다.

심지어는 애초에 챔피언 설계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 형태의 원딜 잔나, 원딜 룰루 같은 것도 가능한데, 이는 마치 오버워치의 루시우가 메인 딜러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되는 것과 같은 정도의 역할 변경이라 할 수 있다.


▲ 경기에서 루시우가 메인 딜러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그 게임은 산으로 가는 중이다


하지만 오버워치는 그렇지 않다. 하이퍼 FPS의 특성상 모두가 딜링을 하게 되어 있지만(실제로 D.Va나 젠야타로 피해량 금메달을 따는 정도는 우습게 일어나는 일이겠지만), 트레이서나 겐지를 골라서 원거리 포격 조합을 만든다거나, 바스티온이나 파라로 상대 후방을 교란하며 주요 지원 영웅을 암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고의 트롤링'에 가깝다.

곧, 지금 팀에 필요한 다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영웅의 픽이 '강제'되며, 해당 영웅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은 그 영웅에 특화된 어떤 역할로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언제든 영웅을 바꿀 수 있는 오버워치의 장점을 살려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는 영웅이라도 많아야 하는데, 지금 오버워치의 영웅은 상당히 부족하다. 전체 28명의 영웅도 많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와중에 부족한 능력치로 제외되는 영웅도 있다.

그런데도 각 유저들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에 조합을 보지 않고 나의 '최애' 영웅을 고르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은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있는 사안 중 하나인 '원챔 유저 논란'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이템이나 특성 등이 없기에 영웅 하나하나의 존재가 상당히 중요함에도 고를 영웅이 많지도 않고 영웅 업데이트는 4개월에 한 번이니,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의 유의미한 변화가 1년에 3번, 간혹 재설계되는 몇몇 영웅 정도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절대로 많지도, 빠르지도 않은 변화라고 밖에 볼 수 없다.


▲ 28명이면 많아보이지만, 계통별로 보면 전술적으로 바꿀 영웅은 한정되어있다


또한, 최근 '힐러 주력 유저 6인팀'으로 이슈가 되었던 팀 매칭의 개편과 같은 경쟁전의 시스템적인 문제도 꾸준히 유저들이 지적하는 사항 중 하나이다.

오버워치의 개발자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모든 영웅을 유저들이 고루 즐겨주기를 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경쟁전을 즐기는 유저들은 자신이 잘하는, 또 즐겨해서 익숙한 영웅을 사용해 점수를 올리기를 원한다.

오버워치 및 MMORPG 등 역할별로 팀을 이루어야 하는 게임에서 유저들은 보통 자신의 성향이나 흥미를 느끼는 것에 맞게 플레이할 역할 계통을 선택하며, 대게는 MMORPG처럼 탱커, 딜러, 힐러 중 한 계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 프로 게이머들조차 자신들의 주요 포지션이 결정되어 있으며, 딜러도 투사형 영웅을 주로 다루는 선수와 히트스캔형 영웅을 주로 다루는 선수로 나뉠 정도이다.

그런 상황에서 오버워치의 핵심 콘텐츠라 할 수 있는 경쟁전에 계통별 매칭 시스템이 없는, 혹은 유저의 플레이 성향을 기반으로 매칭이 되지 않는 지금의 경쟁전 시스템은 유저 입장에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라 할 수 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팀간의 원활한 '대화'로 풀길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앞서 언급한 사례인 '힐러 주력 유저 6인'이 모인 상황이라면, 오히려 대화를 통해서 분쟁만 커질 뿐이다.


▲ 프로조차 자신의 세부 역할을 정하는데, 왜 경쟁전을 즐기는 모든 유저는 'FLEX'여야 하는가
(출처: OGN APEX Season3 EnVyUs 팀 로스터)


이처럼 오버워치는 올해 겉보기엔 많은 콘텐츠 적인 추가와 변화가 있었지만 정작 경쟁전을 즐기는 실제 유저에게 와닿는 변화는 많지 않았던 것이 되어버렸으며, 새로움을 원하는 유저들은 4개월에 한 번 있는 신규 영웅의 추가나 비정기적인 대규모 밸런스 패치, 재설계를 기다리며 '콘텐츠 업데이트가 느리다'라고 느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경쟁전의 여러 시스템을 매 시즌 손보고 있음에도 정작 유저들이 가장 크게 요구하고 있는 직업군별 매칭 시스템이나 각 플레이어의 선호 계통을 반영하는 형태의 매칭으로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은 오버워치 경쟁전 도입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만약 신규 영웅이나 전장, 이벤트의 개발이 신규 영웅의 개발과 같은 정도의 비용/노고로 처리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내년에는 신규 전장이나 이벤트보다는 영웅들의 출시, 그리고 오버워치의 핵심 콘텐츠라 할 수 있는 경쟁전의 시스템적인 개편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분명한 것은,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패턴으로, 같은 속도로 업데이트가 유지된다면, 유저들의 만족도 또한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 소통과 운영 - 큰 불(핵)은 껐다. 그러나, 작은 불(트롤링&악성 유저)이 큰 불이 되었다

2017년으로 넘어올 당시, 오버워치의 운영상 가장 큰 이슈는 바로 핵이었다. 게임이 출시된 2016년 5월 이후, 오버워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핵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이런 문제는 한국에서 PC방 점유율 1위를 하는 소위 '인기 게임'들의 숙명과 같은 것으로 인식되었으며, 다른 블리자드 게임들보다 개발자가 제1선에서,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는 경우가 많았던 오버워치에서는 생각보다 이른 타이밍에 '주시'하고 있음을 밝히며 유저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했다.

☞ 관련 기사: [취재] "용서는 없다." 오버워치, 에임 핵 사용자 제재 안내 발표

그러나 이후 '주시'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유저들의 불만이 증폭되었고, 8월이 지나 11~12월이 되어서도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그동안 오버워치는 굳건해 보였던 PC방 점유율에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핵에 지친 유저들의 발길이 떠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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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1월 인벤 기획 기사. 코멘트가 섬뜩하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그리고 미미한 움직임만 보였던 블리자드가 2017년 1월 칼을 빼 들었다. 2016년 11월 2천개로 시작한 계정 대량 제재 웨이브는 1월까지 이어졌고, 1월 1일부터 11일까지 1만 개가 넘는 계정을 블럭하며 전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국의 '인기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는 점, 그리고 FPS라는 게임 장르의 특성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암'이 핵 문제라는 것을 고려하면, 핵에 대한 블리자드의 조치는 다소 늦긴 했으나 확실히 효과를 거두었다.

지금까지도 오버워치의 핵 프로그램 이용자는 상당히 짧은 간격으로 잡히고 있으며, 사실 원천 봉쇄가 불가능한 핵의 특성상 2017년도의 오버워치에서 핵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전보다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정도의 문제로 완화되었다.

핵 개발사와 소송까지 진행하는 등 핵 문제에 대한 다양한 대응을 동시에 진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2017년의 오버워치는 여전히 핵과 전투 중이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전투를 지속하겠지만- 오버워치 유저들의 관심 1선에서는 벗어난 주제가 되었다.

☞ 관련 기사: [뉴스] "핵들을 포착했다!" 오버워치,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 제재 가속화


▲ 2017년 1월 대량 블럭을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핵은 꾸준히 잡히는 중이다


사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 게임 중에서 가장 유저들과 질의 응답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게임이며, 특히 최고 책임자(제프 카플란)가 유저들의 질문에 직접 응답하는 것을 넘어 의견을 구하거나 논쟁을 벌이기까지하는 모습은 블리자드 게임 내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들은 대부분의 답변이 '주시'나 'Soon'에 치중하는 기존의 블리자드 팀과는 달리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편이며, 필요하다면 유저들에게 잘 공개하지 않는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보여주는 등 게임 내부적 분야의 소통에서는 유저의 말에 침묵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2017년 5월 감사제 때 있었던 전리품 상자 관련 이슈는 오버워치팀 특유의 적극적인 소통과 피드백이 만든 결과였다.

감사제 당시 전리품 획득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직접 피드백을 수용하기로 한 제프 카플란은 포럼을 통해서 유저의 의견을 받고, 이 의견을 수용하여 다음 달 진행된 패치를 통해서 전리품 상자의 보상 획득 방식을 수정, 유저들에게 '갓 패치'를 적용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 관련 기사: [이슈] 제프 카플란, 오버워치 전리품 상자 논란에 입을 열다
☞ 관련 기사: [패치] 하이라이트, 전리품 상자 개편! 유저 편의 위주의 1.13 패치 PTR 서버 적용


▲ 당시 북미 공식 포럼에 올라왔던 카플란의 피드백


그러나, 운영과 관련해서는 유저들에게 다소 '불통'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런 가장 큰 사례가 바로 최근 가장 큰 이슈라 할 수 있는 '고의 트롤링 및 (원챔 유저를 포함한) 소통거부, 욕설 등 악성 유저' 같은 것에 대한 처리 문제이다.

이 문제는 팀 게임인 오버워치에서 뻔히 예측할 수 있는 문제였으며, 오버워치 초창기부터 꾸준히 유저의 의견이 제기되어 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오버워치가 핵과 싸우고, 밸런스 문제에 시달리고,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사이 이 문제는 다소 뒷전이 되었으며, 비슷한 문제가 오버워치 외의 모든 팀 게임에서 나타났던 문제이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유저들과 적극적인 질의 응답을 지속하면서 하나, 둘 누적되는 것이 눈에 보였던 이 문제는, 운영적인 측면에서 핵과의 싸움이 사실상 종전 단계로 접어들며 이제 가장 큰 화두로 자리 잡았다.


▲ 지속적인 업데이트에도 쌓이는 불만이 더 커져가고 있는 신고 시스템


이 문제는 앞서 블리자드가 극복하거나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인 다른 문제들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팀의 합이 게임의 중추인 오버워치에 있어서 악성 유저의 처리에 대한 문제는 정상적인 게임 자체를 파괴하는 핵 이슈와 동일한 정도로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으로 이질적인 것을 찾아낼 수 있는 핵과는 달리 이 문제는 해당 유저의 채팅 로그, 영웅 픽 이력, 게임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 있어서 오버워치 팀이 -자신들이 그동안 보여왔던 '활발한 의사소통'이라는 스탠스에 맞지 않게- 다소 미온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2017년 4월과 7월에 신고 시스템이 업데이트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자, 제프 카플란은 다소 늦은 2017년 9월에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 신고 시스템의 추가 개편과 강화를 약속했다.

☞ 관련 기사: [뉴스] '매너있게, 공정하게 플레이합시다!' 제프 카플란, 신고 시스템 개편 및 강화 발표




그러나 이후에도 많은 유저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서 '신고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사례들을 밝혀왔고, 실제로 문의한 유저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그리고 어떤 강도로 처리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으면서 유저들은 '자신의 신고/문의에 대해 침묵한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이후 3개월이 지난 12월 13일, 환상의 겨울나라 이벤트 개시와 함께 새로운 플레이어 경고 시스템이 업데이트되어서 이제 신고를 받은 플레이어에게 경고 메세지가 가고, 해당 유저가 처벌될 경우 신고한 플레이어에게도 처벌되었다는 메세지가 가도록 변경이 진행되었다.

이 시스템의 업데이트 이후에도 유저들의 만족감은 크지 않았다. 실제로 수십 번의 신고에도 한 번의 처벌 메세지조차 받지 못했다는 유저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이번에도 실효성은 떨어지는것 같다'라는 반응이 이어졌을 뿐이다. 처벌되었다는 메세지에도 구체적으로 자신이 신고한 (수많은) 플레이어 중 누가, 얼마나 처벌을 받는지 표기되어있지 않아서 답답해하는 유저도 있었다.


▲ 13일 업데이트된 처벌 확인 메세지는 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으나,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월 16일에 있었던 한 유저와의 Q&A는, 질문이나 답변의 방향과 전혀 다른 쪽으로 놀라움을 주었다.

제재된 한 유저의 질문에 제프 카플란은 해당 유저가 여러 문제로 220번가량 신고가 접수되어 제재를 되었다는 답변을 주었는데, 이것에 일반 유저들은 '신고가 220번 정도가 되어야 처리가 되는 것이냐'라는 부분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현재의 신고 시스템 문제에 대한 불신감만 키우게 되었다.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유저들의 불신감마저 키우게된 현재의 악성 유저 처리 시스템. 과연 오버워치는 '유저가 싫어서 유저가 떠나는'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 제재된 악성 유저에 대한 카플란의 12월 16일 답변
이 글은 오히려 유저들에게 '220번이나 신고를 해야 제재가 되냐'는 놀라움을 주었다



■ 2018년 오버워치의 비상, 선결 과제는?

2018년 오버워치의 가장 큰 과제는 이런 악성 유저들에 대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서 언급한 것처럼, 이 문제는 그동안 다른 문제들로 인해서 가장 오랜 기간 누적된 문제이며, 유저 입장에서 볼 때 블리자드가 가장 신중하게 처리하는 문제이다. 빠르게 처리되지는 않으면서 누적은 계속해서 진행되는, 그러면서도 현재 오버워치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가장 고통을 주는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유저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가벼운 제재의 경우 즉각적으로 조치가 이루어진다거나, 유저들에게 언제 신고한 유저가 어떤 식으로 조치가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등 방안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그 해결 방안은 현재 유저들에게 쌓여있는 '불신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 다른 측면에서는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주면서, 이 부분의 문제에 대해서만 '불통'이라는 느낌을 준다는 것은 그동안 개발자들이 이 문제를 대하는 방향성이나 해결책을 찾는 방향성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현 상황에서는 당장 어떤 해결 방향을 내놓아도 이미 불신감이 쌓인 유저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서 핵 문제를 억제한 것처럼 꾸준히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향을 모색한다면 언젠가는 이 문제도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언젠가'는 반드시 빨라져야할 필요가 있다.


▲ 지난 9월 신고 처리 발표 기사의 베스트 코멘트
해결책의 제시와 함께, 유저들에게 쌓인 불신감을 해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던 보다 빠른 콘텐츠의 추가도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과제이다. 다만, 이 부분에서는 그동안 유저에게 쌓인 좋지 않은 인식을 걷어내고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충격적인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같은 지붕 아래에서 서비스 중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올해 '히어로즈 2.0'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 게임 내 콘텐츠뿐만 아니라 여러 시스템까지도 동시에 개편하면서 일시적으로나마 유저들의 인식 재고에 성공했었다.

지금의 오버워치도 이 정도의 '충격'을 줄 수 있는 패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유저들은 오버워치 외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LoL', 최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그리고 전혀 다른 플랫폼의 게임까지 즐길 게임이 너무나도 많다. 그런 상황에서 한 번 발길을 돌렸던 유저들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변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대규모 변화에 새로운 영웅의 추가는 물론이거니와, 앞서 언급했던 팀 매칭의 개편과 같은 경쟁전의 시스템적인 개편도 필요하다.

자신이 주력으로 다룰 영웅 계통을 정해놓고 매칭을 잡거나, 타 게임에서 운영되고 있는 '트롤촌', 통계-신고 시스템상으로 비정상적인 유저들끼리 매칭을 하는 등 고려해볼 수 있는 모든 변화를 검토하여 유저에게 다시 경쟁의 무대에 참여할 의욕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물론, 이런 경쟁전의 시스템적인 변경에 대한 의견은 그동안 많은 유저들이 의견을 남겼었고 그에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이 꼭 안되는 것이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 제프 카플란 본인이 말한 것처럼, '절대'라는 것은 없는데.


▲ 기자가 선정한 오버워치 올해의 말. 언젠가는 '짜잔!' 하고 다른 시스템도 개선해주길..


개인적으로 2017년의 오버워치 팀에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바로 오버워치 리그의 출범 준비였다고 생각하며, 2018년은 리그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또다시 리그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오버워치 리그의 흥행은 오버워치 리그의 구조나 마케팅, 리그 자체의 질을 떠나서 유저에게 오버워치라는 게임 자체의 '재미'와 게임에 참여할 '의욕'을 돌려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 생각한다.

e스포츠는 그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는 유저층이 기반이 되어야만 성립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와 축구 같은 기존의 대중 스포츠와는 조금 다르다. 기존 대중 스포츠는 이제 실제로 야구와 축구를 하는 사람보다 그저 그것을 보기만 하는 층이 상당히 두텁지만, e스포츠는 경험적으로 볼 때 아직 실제 그것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 곧, 실제 게임의 흥행이 e스포츠의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는 꽤 많지만, 게임의 흥행과 무관하게 e스포츠만 흥행하는 경우는 없었다.

따라서 지금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리그보다는 다시 게임 자체에 집중하여 '리그를 볼 가능성이 있는' 유저층의 확보에 더 주력하는 것이 게임 내적으로도, 그리고 리그의 성공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 게임의 굳건함이 없는 리그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일 뿐이다



■ 2016년의 뜨거웠던 여름을 2018년에도 볼 수 있길 기대하며..

앞서 말한 것처럼, 오버워치는 그동안 빠르지는 못했을지언정 깊이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어 왔고, 관점이 유저들과 다를지언정 유저들과 의사소통을 나눌 활발한 창구는 유지해왔다. 그런 점에서 조금 더 유저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운영적으로는 왜 유저들이 그렇게 느끼는지 관점의 변화가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의 오버워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선결 과제로 내세웠던 악성 유저와의 싸움은, 핵과 마찬가지로 정말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핵처럼 꾸준하고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조치를 이어 간다면, 유저들의 게임 환경은 개선될 것이다. 이후에 좋은 콘텐츠의 추가가 이어진다면, 규모 적으로는 이미 다른 어떤 e스포츠보다 잘 준비된 오버워치 리그와의 상승 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6년 화려한 데뷔 이후 2017년 다소 힘든 길을 걸어온 오버워치. 출시 3년째로 넘어가는 2018년은, 어쩌면 게임이 출시되었던 2016년보다 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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