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9개국 800여 개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글로벌 게임잼 2018(GGJ 2018)'이 2일 차를 맞았습니다. 'GGJ 2018'은 지난 2009년 시작해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세계 최대의 게임잼입니다. 게임잼은 개발자들이 모여 팀을 결성하고, 48시간 이내에 게임을 만드는 행사로, 국내에서는 전국 6곳에서 'GGJ 2018'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GGJ 2018'은 유니티가 지난해에 이어 메인 후원사로 나섰습니다. 유니티는 본사 및 지사 6곳에서 사무실을 개방하고 각종 리소스와 하드웨어를 지원하고 있죠. 또한, 유니티는 에반젤리스트를 지원해 개발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성남 킨스타워에 위치한 '커넥트 21'에서도 'GGJ 2018'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직접 찾아가 본 게임잼 현장에서 경쟁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게임 개발 그 자체가 재밌어 보였습니다. 어려운 프로그래밍을 서로 고민해 해결하는 모습, 다른 팀에 놀러 가 게임을 테스트해주는 모습 등을 보았습니다. 게임잼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2일 차, 그 현장을 담았습니다.


게임잼 숏터뷰: "경쟁보다는 게임인의 축제" 강기윤

▲ 강기윤 개발자

이두현 기자(이하 이두현)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강기윤 개발자(이하 강기윤) : 원래는 잠깐 리뷰어를 했던 게임 유저에요. 본격적으로 게임업계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콘솔 QA를 맡으면서입니다. 이후, 게임 사운드 관련 일을 했고요. 용산에서 콘솔 게임 유통업도 했었습니다.

간단한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지난 2014년에 창업을 했고, 그때 유니티와 처음 만났습니다. 2015년에는 VR 게임 프로토타입도 만들어 전시 작품으로 내놓은 일도 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게임 사운드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어요.


이두현 : 게임잼에 운영진으로 참여하셨는데요. 게임잼은 어떤 행사인가요?

강기윤 : 꼭 인디게임만을 위한 행사는 아닌 거 같아요. 개발자의 축제가 맞는 거 같습니다. 상금을 두고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네트워킹을 하고, 게임을 만들고, 업로드해서 모두가 즐기는 행사 같아요. 과정 자체가 즐거운 게 게임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두현 : 'GGJ 2018' 외의 게임잼에도 참여해보셨나요?

강기윤 : VR 게임잼에 참가해봤어요. 간단한 미니게임 게임잼도 가봤고요. 개발자가 되어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운영진이 되어 도와주는 쪽으로 지원했었습니다.


이두현 : 개발자들은 어떤 지원을 좋아하던가요?

강기윤 : 게임잼에 참여하는 프로그래머나 아티스트는 능력이 되니 알아서 잘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 팀을 꾸리고 기획을 하라고 말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분들이 많아요. 그때 아이디어를 내고, 주제를 선별하고, 발표 등을 도와줍니다.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면,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줘 능동적으로 게임을 만들도록 지원하고요.


이두현 : 이번 'GGJ 2018'은 유니티가 후원하고 있는데요. 어떤 도움을 받으셨나요?

강기윤 : 우선 에반젤리스트 두 분이 조언을 주세요. 또 간식과 피자 등을 주시고요.(웃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장소 선정에 도움을 줬습니다. 저희가 게임잼을 진행하는 '커넥트 21'이 성남산업진흥재단과 유니티가 협약해서 제공하는 장소로 알고 있습니다. '글로벌 게임잼'은 장소가 마땅치 않으면 지원할 수 없어요. 유니티에서 좋은 장소를 마련해줘 다행이었습니다.


이두현 : 혹시 유니티가 후원한 행사니, 유니티 엔진만 써야 하는 조건이 있나요?

강기윤 : 아니에요.(웃음) 유니티는 후원만 합니다. 게임 엔진은 개발자가 원하는 걸 써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48시간 내 게임을 만드니, 짧은 시간 내 프로토타입을 내기 좋은 유니티를 많이 쓰네요.


이두현 : 본인이 생각하기에 게임잼의 매력은 어떤 건가요?

강기윤 : 일단 개발자 네트워킹 행사라는 게 가장 커요. 회사에서 일하거나 학교에서 공부하는 분들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습니다.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요. 새로운 사람과 협업하고 능동적으로 일하려고 일부러 게임잼에 오는 거 같아요. 또,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요.


이두현 : 이곳에는 총 몇 명의 개발자가 참여했나요?

강기윤 : 15명의 개발자가 참가했어요. 기획할 때 4팀 정도가 나오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래머가 많이 참여해서 어렵지 않게 4팀이 나왔습니다.


이두현 : 게임잼은 주제를 정해 개발하는 거로 아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주제인가요?

강기윤 : transmission이 주제에요. 변환 또는 전송이란 의미죠. 주제가 정해지자 어떤 게임을 만들지 논의가 많았어요. 소리를 이용한 게임을 만들거나, 전파를 주고받는 게임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죠. 소리를 이용해 힐링하는 게임이나, UFO가 쏜 전파로 사람이 감염된다는 아이디어 등이 나왔습니다.


이두현 : 게임잼 첫날 모습은 어땠나요?

강기윤 : 처음에는 자기 의견을 잘 내시지 못하더라고요. 우선 아이디어를 쉽게 내기 위해 주제를 먼저 정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조금씩 붙여 나가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죠. 기존 게임에 빗대어 붙여 나가니 조금은 쉬웠어요.

다음으로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때는 2가지를 강조했어요. 내 게임이 자신 있으면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하거나, 팀에 합류하고 싶으면 서로 칭찬하는 게 좋다고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입니다. 서로 칭찬하며 일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요소를 추가하면... 아이디어가 점점 게임으로 구체화합니다. 그때부터 디테일을 챙겨 나가는 거죠.


이두현 : 이제 하루가 지났는데, 분위기는 어떤가요?

강기윤 : 서로 경쟁하려고 모인 게 아니니 분위기는 좋아요. 서로 모르는 게 있다면 도움을 주고 있죠. 에반젤리스트도 와서 그래픽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해주고요. 혼자 개발하는 분이나 팀으로 움직이는데... 여기 모인 모두가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에요. 이런 분위기는 경쟁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상금이 걸려있으면 자기 꺼 하기 바쁘니까요.


글로벌 게임잼 2018 현장 포토: 코딩으로 바쁜 이틀째의 모습

▲ 피곤할 법도 하지만 서로의 작품을 봐주고 있었습니다

▲ 보드에는 날것의 아이디어가 빼곡했고요

▲ 각자의 방법으로 편하게 작업 중이었습니다

▲ 게임잼 현장에서 가장 귀한 '아트 디자이너'

▲ 막히는 부분은 조언을 구해보기도 하고요

▲ 프로그램, 시나리오, 기획, QA, 아트... 다양한 능력자들이 모였습니다

▲ 밤새 고민한 흔적이 보이네요

▲ 게임잼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 '카페인 음료'

▲ (왼쪽 두 명) 유니티 에반젤리스트가 직접 조언을 주기도 합니다

▲ 어떠한 환경이라도요!

▲ 다들...

▲ 모니터에...

▲ 들어갈 거 같습니다

▲ 게임잼에 피자가 빠질 수 없겠죠? 유니티에서 피자를 준비했습니다

▲ 간단하게 달래는 허기, 2일 차 저녁이 저물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