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도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공식 리그로 출범한 '아프리카TV PUBG 리그(이하 APL)'과 'PUBG 서바이벌 시리즈(이하 PSS)'는 매 경기 선수들의 치열한 생존 본능을 담아내며 스토리를 탄생시키고 있죠. 프로 무대에서만 볼 수 있는 선수들의 엄청난 피지컬 싸움도 보는 재미를 충족시킵니다.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을 소개해드리는 릴레이 인터뷰. 이번 화의 주인공은 선수들도 인정하는 강팀 KSV 노타이틀(이하 NTT)입니다. NTT는 리그 초반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최강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죠. 독보적인 오더와 이를 실현하는 압도적인 피지컬은 NTT를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대회 도중 불가피하게 팀원이 교체되면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스쿼드 간의 호흡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성적도 주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APL 파이널을 앞두고 어렵게 NTT 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후 연습이 시작하기 전 점심시간을 쪼개 진행한 인터뷰였기에 숙소 근처 중국집에서 일명 '먹터뷰'를 진행했죠. 최근의 부진 때문이었을까요. 선수들은 인터뷰 내내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맛있는 요리와 함께한 NTT와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 왼쪽부터 '윤루트' 윤현우, '섹시피그' 한재현, '에스더' 고정완, '주원' 김주원

Q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분들께 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섹시피그' 한재현 : 안녕하세요. 저는 KSV 소속 '섹시피그' 한재현입니다. 제 포지션은... '제 마음대로' 하는 포지션입니다(웃음). 돌격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고. 마음대로 합니다.

'주원' 김주원 : 저는 KSV '주원'이고, 이름은 김주원입니다. 팀에서는 주로 백업을 맡고 있습니다.

'윤루트' 윤현우 : 팀장 '윤루트' 윤현우입니다. 나이가 많아서 팀장을 시키신 것 같아요. 리더쉽이 있다고 하시긴 하는데... 포지션은 저도 백업인데, 아직 팀원끼리 맞춰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에스더' 고정완 : 안녕하세요. 저는 NTT의 탱킹과 오더를 맡고있는 '에스더'고, 본명은 고정완입니다. 제일 앞에서 상대 공격을 받아주고 시선을 끌면 남은 팀원들이 다 잡아주는, 그런 역할입니다.


Q. NTT는 개개인의 피지컬이 모두 최상위급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뭉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윤루트' : 지금은 팀을 나간 '벤츠' 김태효와 제가 처음에 팀을 만들었어요. 올라운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에스더', 짐승 같은 피지컬의 '섹시피그'를 모아서 팀을 꾸렸죠. 당시 여러 팀이 동시에 해체되는 상황이었는데, 각 팀에서 에이스라 자부할 수 있는 선수들을 뽑아 만든 것 같아요.

해체를 한 번 경험한 선수들이 모이다 보니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적인 공감대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연습이나 피드백 과정이 좀 더 원활했어요. 감정적으로 한다거나 다투기보다 스스로가 더 고치려고 하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죠.


Q. KSV 입단 제의는 팀을 꾸리고 나서 들어온 건가요?

'윤루트' : 아니에요. 처음에는 저와 '벤츠'가 회사와 미팅을 했어요. 거기서 회사에서 생각하는 선수가 아닌 선수가 보기에 잘하는 선수를 뽑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저희가 '에스더'와 '섹시피그'를 데려온 거에요. 이 멤버로 처음에 중국 스크림을 참가했는데, 연습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성적이 좋았어요. 더 강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구단에 연락해서 멤버를 확정했죠.


Q. 팀 제의를 받았을 때, '에스더' 선수와 '섹시피그' 선수는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에스더' : 기분은 좋았죠. 이렇게 유명하고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과 함께하게 됐으니까요. 당시에는 아직 프로게임단이 많이 없던 시기라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이 멤버라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들더라고요. 팀에 오고 나서 코칭스태프분들의 지도를 받고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섹시피그' : 처음 팀에 들어올 때 잡음이 조금 있었어요. 그로 인해서 제 이미지를 안 좋게 보는 팬분들도 생겼고요. 근데, 사실 입단 과정에서 일일이 설명할 수 없는 오해가 좀 있었어요. 그래서 팀에 조금 서운한 면도 있었죠. 이제 지나간 일이지만요.


Q. APL 대회 도중에 멤버 교체라는 큰 변화가 있었어요.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윤루트' : 솔직히 처음에는 잘 안 믿겼어요. '1년 금방 가겠지', '1년 뒤에 뭉치자' 이런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갔죠. APL에서 이미 쌓아둔 점수도 있고, 3인 스쿼드로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스크림을 해보니까 한 명의 빈자리가 정말 크게 느껴지는 거에요. 우리가 그동안 많이 의지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스더' : 인원도 인원인데, 메인 오더가 빠졌다는 게 정말 타격이 컸죠. 오더뿐만 아니라 피지컬까지 갖춘 선수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Q. 그 빈 자리를 대체하게 된 선수가 바로 '주원' 선수였는데, 아무래도 부담감이 컸을 것 같아요.

'주원' : 처음에 '벤츠' 형이 스크림에 부르길래 아무것도 모르고 갔었어요. 스크림에서 썼던 'I want ksv' 라는 아이디도 시켜서 만든 거였고요. 그러다가 코치님께 연락이 와서 정식으로 테스트도 보고 팀에 들어오게 됐어요. 솔직히 부담감은 지금도 너무 커요.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안 좋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잖아요. 원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이런저런 글이나 악플을 다 봤었는데, 일주일 전부터는 안 보고 있어요.

'윤루트' : 주원이는 아무것도 보지 말라고 해놓은 상태에요. 저희도 악플을 찾아서 보지는 않는데, 굳이 찾지 않아도 보이잖아요. 경기 기사에 댓글만 봐도 그렇고. 주원이의 포지션은 솔직히 누가 와도 부담이 되는 자리예요. 조금만 성적이 떨어져도 화살이 다 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Q. 독이든 성배라는 표현이 떠오르네요. 멤버가 바뀌고 나서 팀 포지션에도 변화가 있었죠. 오더를 '에스더' 선수가 맡게 됐습니다.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에스더' : 3인 스쿼드가 되고 나서 제가 오더를 맡았어요. 그런데, 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흠도 많이 보이고 자신감도 떨어졌죠. 그때, '섹시피그' 선수가 해보겠다고 해서 오더를 넘겼어요. 그래서 3인 스쿼드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정작 '섹시피그' 선수가 자기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러기엔 아까운 피지컬이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다시 오더를 하고 있어요.

'섹시피그' : 저희가 오더를 하면서 원래 우리 팀의 스타일 대로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저희는 자기장 외곽부터 천천히 들어가면서 상대가 있으면 싸워서 뚫어내고, 후반에는 좋은 자리에 과감하게 들어가는 팀이었어요. 멤버가 바뀌어도 당연히 잘 될 줄 알았는데, 안되더라고요.

문제는 팀원 간의 합이 이전만큼 맞지 않다는 거였죠. 사실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포지션이 정해져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해요. 그 순간의 팀 호흡도 중요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모든 포지션을 다 이해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건 경험이 없으면 어려워요. 이런 것들이 지금 저희의 문제점인 것 같아요.


Q. 최근 대회 성적이 아쉬운 이유가 아무래도 아직 팀 호흡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리신 거네요.

'윤루트' : 대회 일정이 많다 보니까 팀 단위 연습을 할 시간이 많이 부족해요. 하루에 할 수 있는 스크림은 최대 여덟 라운드 밖에 안되거든요. 그런데다가 APL 파이널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더 부담되는 상태예요.


Q. 이런 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팀 자체적으로 어떤 피드백이나 연습을 하고 있나요?

'윤루트' : NTT만의 스타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잘 안 되니까 메타를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면서 최대한 많은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으니까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찾아서 이것저것 해보는 거죠. 지금은 딱 그 정도예요.


Q. NTT만의 스타일이라고 하면 강남(지오고폴 아래 지역) 파밍도 빼놓을 수 없잖아요.

'에스더' : 이것도 사실 그분의 영향이에요(웃음). '벤츠' 선수가 초창기부터 강남만 갔어요. 그래서 강남은 그의 땅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죠. 그게 우리 팀으로 이어진 거에요. 좋은 점도 많은데, 외곽에 있다 보니까 지금은 좀 외곽에 있다는 게 큰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윤루트' : 현 메타에서는 되게 힘들어요. 자기장 속도가 줄면서 외곽에서 천천히 들어가면 오히려 전투가 잦아져 죽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자기장 중심에 빨리 모이는 게 최근 메타에요. 저희도 그걸 해야 하는데, 맵 왼쪽에 치우쳐서 파밍을 하다 보니까 자기장이 반대로 뜨면 안으로 들어가기 더 힘든 거죠.

'에스더' : 저희가 갔을 땐, 이미 좋은 자리는 다른 팀들이 다 선점해놓고 있어요. 그렇다고 외곽을 따라 들어가자니 전투가 너무 많이 일어나니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Q. 확실히 프로 경기는 메타에 따른 변화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제 대회 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해요. 다들 개인 방송을 하고 있잖아요. 소위 말하는 텐션이 굉장히 높은 모습도 자주 보여주시는데요(웃음). 실제로도 그런가요?

'에스더' : 일단 '섹시피그' 선수는 똑같아요.

'섹시피그' : 저는 가끔 내가 봐도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스스로 들 때도 있어요. 분위기를 띄우는 걸 너무 좋아해서 이제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아요.

'에스더' : 저는 사실 개인 방송을 할 때는 '억지 텐션'일 때도 있었어요. 많았죠. 요즘은 그걸 버리고, 평소대로 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원래 차분한 성격이거든요.

'섹시피그' : '에스더' 선수가 저를 만나고 좀 이상해졌어요. 원래 조용했는데...

'에스더' : 전 차분한 사람이었는데, 내면에 숨겨진 뭔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섹시피그' : 내가 그걸 꺼내준 거지.


Q. 개인 방송과 선수 생활을 병행한다는 게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윤루트' : 그게 제가 방송 시간이 많이 줄어든 이유에요. 방송을 어떻게 보면 자기만족이고 본인에게 치중하는 건데, 저는 프로게임단에 들어왔으니까 성적으로 보여드려야 하잖아요. 책임이 있는 거죠. 방송을 켜지 않았을 때 더 게임에 집중하고 피드백을 훨씬 유연하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스크림 방송도 하지 않고 있는 거고요. 좋지 않은 상황이 노출됐을 때는 이제는 우리뿐만 아니라 팀과 회사에 피해가 될 수 있어서 최대한 그런 모습은 안 보이려고 노력해요.


Q. 형제 팀 KSV 아셀과는 숙소도 함께 사용하고 있어서 굉장히 친할 것 같아요. 서로의 존재가 게임 내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나요?

'에스더' : 사실 도움이 잘 안 되는 게 대회에서 마주치잖아요? 상대와 대치했는데, 킬 로그에 아셀 팀이 뜨면 서로 죽이기 바빠요. 티밍 의심을 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기는 한데, 그냥 뭔가 더 잡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윤루트' : 대치 싸움에서 이기고 놀리고 싶어요(웃음). 아셀 팀이랑은 실제로도 많이 친하고 서로 피드백도 해주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Q. PSS가 시작하면서 팬들의 직관이 가능해졌어요. 현장을 찾아주는 팬들이 많은데,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섹시피그' : 사실 그건 윤 선수 때문이에요. ('섹시피그' 선수는 지금 유니폼에 팬이 주신 이름표를 차고 계시는데요?) 이건 '윤루트' 선수에게 선물을 주는 김에 저한테도 겸사겸사...

'윤루트': '섹시피그' 선수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다들 아시니까 잘 못 다가가는 그런 게 있어요.

'섹시피그' : 저는 개인적으로 남성 팬이 많은 것도 좋아요. 가끔 쉴 때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는데, 게임 내에서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기분 좋았어요.


Q. 이제 인터뷰도 거의 마무리 되어 가네요. APL 결승이 바로 이번 주 토요일에 열립니다. 각오 한 말씀 부탁드려요.

'에스더' : 아자아자!

'윤루트' : 이런 게 '억지 텐션'이잖아(웃음). 저희가 3인 스쿼드였을 때는 분위기가 지금보다 더 안 좋았어요. 그래서 마지막 경기 때 다 내려놓고 즐기자고 했는데, 성적이 잘 나왔거든요. 저희는 텐션을 올려놓고 게임을 해야 긍정적인 성적이 나오는 것 같아요.

'에스더' : 파이널 전까지 꼭 분위기도 폼도 끌어올려서 좋은 성적 내도록 하겠습니다. 으쌰으쌰 해서 케빈 추 구단주님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웃음). 늘 감사합니다!


Q. 마지막으로 늘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면서 인터뷰 마치도록 할게요.

'섹시피그' : 솔직히 이번 시즌은 자신이 없는 게 사실이에요. 우리가 자신이 없는데, 팬들께 우리의 성적을 기대해 달라고 말하기도 좀 그렇고요. 그래도 저희는 무조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주원' : 좋은 성적이 나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윤루트' :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감사하고, 새로 들어온 주원이 많이 응원해주세요. 저희한테 늘 많이 혼나고 있어서 힘들 거에요. 저희는 대회가 코 앞이라 마냥 으쌰으쌰는 못 해주니까, 팬분들이라도 많이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에스더' : 예전에 비해 성적이 왔다 갔다 하는데, 조금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네 명 모두 응원해 주세요. 꼭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