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땅 듀랑고는 혼자서 살아남기가 정말 힘든 게임입니다.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집을 짓고, 필요한 도구나 옷을 만드는 여러 과정을 플레이어가 직접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진행해야 하죠. 인간 사회가 그래왔듯, 듀랑고에서도 여러 사람이 모여 일거리를 나누고 정해진 일을 각자 처리하는 분업을 하면 그만큼 빠르고 효율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여러 사람과 부족을 구성해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혼자서 야생을 살아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인벤 닉네임 'Bitcoin', 게임 닉네임 '설아'님도 그런 솔로 플레이어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알파 서버 도시섬 '오렌지 베르겐'에서 자신만의 사유지를 알차게 꾸미고, 안락도 32의 집을 섬의 다른 주민들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공유하는 친절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었어요. 험난한 야생을 혼자서 헤쳐나가는 솔로 플레이어, 친절한 '설아'씨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알파 서버 '오렌지 베르겐'에서 만난 '설아'님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설아 : 안녕하세요. 알파 서버 도시섬 '오렌지 베르겐'에서 솔로 플레이를 하며 서식 중인 '설아텔' 주인 설아입니다. 반갑습니다!


Q. 소개 중에 말해주신 '설아텔'에 흥미가 생기네요. '설아텔'은 무엇인가요?

설아 : 원래 알파 서버에서 가장 먼저 생겼던 도시섬 '장미 볼티모어'에서 살다가, 지금 살고 있는 도시섬 '오렌지 베르겐'이 새로 생겼다는 소식에 이주를 하게 되었어요. 그 후 피로도를 낮추는 집을 짓고 '오렌지 베르겐' 섬 주민분들께 언제든 와서 쉬어도 된다고 했더니 쉬러 오신 분들 중 한 분이 지어주신 사유지 별명입니다. (웃음)


Q. 힘들게 지은 집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설아 : 도시섬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 땅 싸움이니까요. 제가 있는 지역에서는 조금이라도 '다 같이 잘 지냈으면'하는 마음에 피로도를 많이 낮출 수 있는 집을 공유하기로 마음먹었어요.

▲ 인터뷰도 '설아텔'에서 만나 진행했어요.



Q. 험난한 야생을 홀로 살아가는 솔로 플레이어인데, 어떤 방법으로 플레이하는지 궁금해요.

설아 : 제 생각엔 듀랑고의 큰 시스템은 재료를 구하는 것과 재료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뉘어 있다고 봐요. 재료를 구하는 것은 채집, 도축, 농사 등이 있고 재료를 소모하는 것은 다른 제작 분야겠죠. 보통 게임을 플레이할 때 이런 활동을 구분 지어서 하는 편이에요.

게임 플레이 자체는 여느 사람들과 비슷해요. 고기가 필요하면 사냥을 해서 공룡을 도축하고, 하는 김에 가죽이나 뼈도 모으고, 근처에 잎사귀나 열매, 나뭇가지, 줄기 같은 것들이 있으면 채집해서 전부 가져와요. 부족에 속해있다면 채집꾼이나 사냥꾼이 맡은 직책이죠. 솔로 플레이는 이런 식으로 채집만 하는 것도 버거운 편이에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모은 재료를 소모하는 과정도 즐거워서 힘들다고 느끼진 않았어요. 새로운 건물을 만들고, 밭을 갈아서 농작물을 심고, 요리도 해보고. 혼자서도 재료만 모아놓으면 레고 블록처럼 이것저것 만들어볼 수 있거든요. 그런 다양함이 원동력이 되어 혼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Q. 혼자서 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지 않나요?

설아 : 피로도는 집만 지어두면 해결할 수 있어요. 지금 앉아 있는 의자는 분당 피로도가 24 정도 빠지거든요. 약 20분 정도면 피로도는 금방 해결할 수 있어요. 물론, 피로도 이외에도 한계는 있죠. 스킬 시스템과 스킬 포인트의 제약 덕분에 혼자서 모든 것을 만들 수는 없어요.

지금 있는 저의 사유지는 총 3개의 계정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설아'가 본 계정이고, 특수 역할만 담당하는 2개의 부계정도 따로 육성하고 있어요. 하나는 요리와 옷 제작, 하나는 건축과 농사만 전문적으로 담당하죠. 이렇게 분담해서 SP를 분배하면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사실 스킬 포인트만 넉넉하더라도 부계정은 안 써도 될 것 같은데, 현재의 시스템상에선 부계정이 없으면 감당하기가 어려워요. 본 계정은 여러 스킬을 병행하고 있어요. 부계정도 모두 60레벨을 달성하면 다른 스킬에도 투자를 하고 싶은데, 아직 40레벨대라서 제대로 된 보조는 멀었거든요.

옷 제작을 제외한 나머지 핵심 스킬들은 본 계정이 담당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스킬 레벨이 높다 보니 부계정으로 다른 것들을 하기가 애매하더라구요. 본 계정의 스킬 숙련도가 평균적으로 높은 편인데,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필요해져서 계속 육성하고 있어요.

▲ 본 계정 '설아'의 스킬 숙련도 상황. 근접전은 발차기로만 40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Q. 솔로 플레이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설아 : 작년에 잠깐 해외 베타 테스트를 즐겨봤어요. 그때 소규모 5인 부족에도 속해봤고, 40인 이상 대규모 부족에도 들어가 봤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었는데요. 부족에 들어서 함께 게임을 하다 보면 서로의 플레이 시간이나 스타일이 달라서 이점보다 단점이 더 커 보이더라구요. '듀랑고를 좁게, 너무 세분화해서 하나만 즐기게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지금의 정식 서비스는 아직 해외 베타 테스트 때 즐길 수 있었던 무법섬이 오픈되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사실상 부족끼리 무언가 할 수 있는 것도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죠. 마지막 이유는 저의 플레이 스타일 때문이에요. 저는 게임이 시작되면 처음에 열심히, 하드하게 플레이를 하거든요. 부족에 들어가면 레벨 차이 때문에 오히려 자유로운 플레이를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솔로 플레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사유지는 몇 칸 정도 쓰고 있나요?

설아 : 본 계정 13칸, 부계정 6칸과 4칸, 그리고 솔로 부족 영토 1칸까지 총 24칸 사용하고 있어요. 물론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만요. 부족은 본 계정과 부계정만 들어가 있는 솔로 부족이에요.


Q. 유지비도 부담될 것 같은데, 티스톤 수급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설아 : 생각보다 유지비는 많이 들지 않은 것 같아요. 부계정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하루에 4천 티스톤 정도 나가는 것 같은데, 퀘스트 조금 하고 생활하면서 장터에 팔아도 되겠다 싶은 2차 가공품들만 팔아도 충분히 지낼 수 있는 수준입니다.

▲ 위쪽에 보이는 얼룩무늬 지붕이 '설아텔'입니다.

▲ 전용 갤러리도 있네요.

▲ 누에를 번식시키는 이번 설 이벤트를 위해 지어진 옷 제작장입니다.



Q. 솔로 플레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무엇인가요?

설아 : 앞서 말씀드렸던 '설아텔'과 관련된 일이에요. 처음에 집을 짓고 홍보를 할 때,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진 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렌지 베르겐' 섬 주민 50여 명과 친구를 맺게 되었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사람들이 '설아텔'을 오가면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아. 집 짓기 잘했다. 이렇게라도 뭔가 하나의 도시섬 내에서 오손도손 놀 수 있는 문화가 생겨서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 안에 있는 의자에 2명 이상 앉게 되면 캐릭터가 바닥에 앉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 정도로 '설아텔'에 사람이 와글와글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Q. 솔로 플레이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설아 : 무기/도구 제작을 할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좋은 무기나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축/채집부터, 가공, 건축, 무기/도구 제작까지 많은 스킬이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채집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재료를 다시 다듬고 가공하고, 가공에 쓰이는 재료가 다시 필요해 또 나가서 구하고, 어떤 재료는 스킬 레벨이 부족해서 장터에서 사기도 하고. 그렇게 재료를 구해서 만들다 보면 제작 시간도 오래 걸려요. 자연스럽게 많은 과정을 거치다 보니 그만큼 힘들었어요. 무기/도구 제작 이외에는 장터에서 구할 수 있으니까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네요.


Q. 솔로 플레이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설아 : 가장 큰 장점은,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듀랑고의 기획 의도는 '많은 걸 줄 테니 알아서 잘 해봐라~' 인 것 같은데, 솔로 플레이를 하면 마~음껏 하고 싶은 것들을 다 즐겨볼 수 있거든요.

단점은 시간, 노동, 제약의 삼박자가 아닐까 싶어요. 솔로 플레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시간을 엄청나게 소모하거든요. 같은 결과물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부족원 여럿이서 하는 것과 혼자서 만드는 것은 큰 차이가 있죠. 그러다 보면 노동량도 많아져요. 부족의 경우 한 사람은 채집만 하고, 제작자는 그걸 받아서 제조만 하면 되는데 솔로 플레이어는 혼자서 다 해야 하니까요. 마지막은 스킬 포인트라는 시스템상의 제약이에요. 계정을 1개만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솔로 플레이로는 못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요.

이외에도 자원을 수급할 때, 크레이터 공략이나 워프 유적 발견, 신규 불안정섬 추가 등의 정보를 얻는 것도 솔로는 어려운 편이에요. 그만큼 부족보다 뒤처지고, 고급 자원 경쟁은 힘들어지죠. 말하고서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이렇게 단점이 많은데도 왜 솔플을 하고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웃음)


Q. 그만큼 앞의 장점이 매력적이라서가 아닐까요?

설아 : 그렇죠. 아무래도 부족 단위의 마찰 같은 것들도 신경 쓸 필요 없고, 혼자서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게 크니까요.

▲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설아텔'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갔습니다.



Q. 다른 솔로 플레이어가 반드시 알면 좋겠다 싶은 팁이 있다면?

설아 : 솔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어떤 스킬을 찍을지,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할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우선 최대 레벨이 아닌 유저는 최대 레벨부터, 스킬은 뭐라도 좋으니 최대한 올려놓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양한 활동으로 스킬 레벨을 '연구 가능' 시점까지 올려두는 걸 추천합니다. 솔로는 결국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 하니까 '만능 캐릭터'처럼 육성해야 해요. 재미없는 활동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스킬 레벨을 올려두지 않으면 막상 필요한 재료가 생길 때 막대한 티스톤 지출이 생길 거에요.

부계정 육성은... 너무 인생을 갈아 넣는 듯한 느낌이지만, 그럴 여유가 있다면 부계정을 키우는 게 정말 좋아요. 사유지나 스킬 포인트, 퀘스트 보상이나 이벤트 등 다양한 면에서 단점을 많이 보완할 수 있어요.

돈을 버는 것은 진로 하나를 정해서 스킬 레벨을 59까지 끌어올린 뒤에 공략하는 편이 좋아요. 보통 다른 판매자들은 55레벨의 연구 시간 2일에 막혀 있는 편이 많을 거예요. 그래서 하나만 59레벨까지 뚫어도 재료나 가공 아이템의 레벨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거든요. 이건 장터에서 아이템을 사는 입장일 때 정말 뼈저리게 느껴요. '55레벨 스킬을 7개 만들지 말고 59레벨 스킬을 2개 만들걸...' 하고 종종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아! 마지막으로 집은 꼭 지어두는 걸 추천해요! 피로도 관리에 완전 필수! 보통 부족생활을 하면 건축가들이 집을 지어줄 텐데, 솔로 플레이어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집은 최소한 하나씩 짓고 피로도를 감소시키는 것에 신경 쓰면 큰 도움이 될 거에요.


Q. 솔로 플레이어 '설아'님이 느끼는 듀랑고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설아 : '다양함',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음'인 것 같아요. 여러 모바일 게임을 이것저것 해봤지만, 듀랑고는 손을 떼려야 뗄 수 없이 바쁘게 하면서도 계속 재미있고, 할 것도 많아요. 그리고 그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것도 많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반대로 아쉽거나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은?

설아 : 이 주제 하나만으로도 온종일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웃음)

간단하게 정리하면, 우선 거래소가 불편해요. 최근 패치로 그나마 최저가 검색이라도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부족한 점이 아직 많다고 생각합니다. 팔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은데 워낙 불편하다 보니 원하는 만큼 할 수가 없어요.

두 번째는 전투 시스템. 몬스터와 싸움을 시작하는 것부터 전투가 끝나고 도축하는 과정까지 버그가 한두 개가 아니에요. 지금은 PvP도 없고 PvE만 있는 상황인데도 불편해요. 전투를 하다가 갑작스레 전투상태가 해제되는 버그부터, 도축을 하려니 대상이 이동하거나 사라지는 버그도 겪었어요.

그리고 게임에 문제가 생기거나 질문할 거리가 있을 때, 연락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페이스북으로 공지사항을 올리고 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제보할 수 있는 루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설아 :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게임으로써 듀랑고 자체는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오픈까지 기다렸던 시간과 비교하면, 여러 부분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개발자분들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더 힘내주셔서 버그와 문제점들을 잘 잡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알파 서버 분들! 쌓인 피로도에 허덕이고 쉴 곳이 없으시다면 안락함 32, 피로도 분당 24씩 떨어지는 '오렌지 베르겐' 섬의 '설아텔'을 찾아주세요! 설아 #0264 친구 추가 주시고 언제든 놀러 오셔도 됩니다. 아이템 가져가기 기능은 언제나 꺼두니 서리할 생각은 마시구요!

▲ '설아텔'은 안락합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신 알파 서버 '설아'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인터뷰 당사자에 대한 무분별한 인신공격성 발언과 악플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