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구매할 때, 게임이 주목적이라면 VGA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CPU에 기본 장착된 내장 그래픽만으론 나날이 높아져가는 그래픽 품질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 10월, AMD에서 발표한 차세대 APU '레이븐릿지'는 기존의 내장 그래픽이 가지는 편견을 뒤바꿀 성능을 갖고 있다고 발표되었다.

APU란 AMD가 개발 및 판매 중인 가속 처리 장치로써, CPU와 GPU가 하나의 다이 안에 통합된 것이 큰 특징이다. 두 개의 다른 장치가 하나처럼 작동하게끔 되어 있으며, 인텔에서 만들어진 '인텔 HD 그래픽스'와 다르게 HSA(이기종 시스템 아키텍처)를 통한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레이븐릿지는 라이젠5 2400G와 라이젠3 2200G 두 가지 제품이 있으며, ZEN과 VEGA가 사용되었다. 발표 당시 놀라웠던 점은 GPU의 성능이었다. 라이젠5 2400G에 사용된 VEGA 11의 경우, 내장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외장 그래픽카드인 GT1030의 성능에 거의 근접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AMD에서 발표한 성능이 정말 사실이라면, 사무용 컴퓨터 정도의 가격대에서 최신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사양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중요한 것은 저가형 컴퓨터를 구매할 때 가장 값비싼 VGA를 APU만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되는 것. 정말 어마어마한 가성비가 아닐 수 없다.

18년 2월 12일부터 정식 출시된 레이븐릿지. 과연 발표한 대로 내장 그래픽만을 가지고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AMD의 차세대 APU '라이젠5 2400G'을 통해 인기게임 4종을 직접 플레이하며, '진짜'인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 이것이 내장그래픽의 힘이다!

라이젠5 2400G의 CPU 성능은 라이젠5 1500X보다 살짝 높은 편이며, GPU의 경우 GT103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발표된 제품의 성능만 보자면 최신 3D 게임도 어느정도 돌릴 수 있다.

본 테스트는 순수하게 "라이젠5 2400G으로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으며, 테스트에 사용된 시스템 구성은 다음과 같다.

테스트 시스템 구성

APU - AMD 라이젠5 2400G
메인보드 - MSI 토마호크 B350
메모리 - 16GB

레이븐릿지의 성능을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메모리를 16GB로 맞췄으며, 가장 중요한 메인보드는 MSI에서 출시한 토마호크 B350을 사용했다. 풀 사이즈 ATX 메인보드인 토마호크 B350은 기본에 가장 충실한 제품으로써, 7페이즈 전원부 구성과 안전성을 더해주는 밀리터리 클래스4가 적용된것이 큰 특징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엇 게임즈가 개발 및 서비스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AOS 게임으로써, 항상 국내 PC방 점유율 상위권에 머무를 만큼 인기가 좋다. LOL은 지속적인 그래픽 품질 상향이 이뤄졌지만, 2009년에 출시된 게임이다 보니 사양이 높진 않다.

즉, 앞으로의 테스트를 위해 준비한 4천왕 중 최약체인 LOL 최상옵 정도는 거뜬히 돌려줘야 한다는 것. 게임 테스트는 약 1시간가량 진행되었으며, 그래픽 품질은 당연히 최상옵으로 설정하였다. 맵은 대규모 교전이 자주 일어나는 칼바람맵에서 시작했다.

테스트 후 결과부터 말하자면, 평균 프레임 100 이상을 유지했다. 대규모 교전이 벌어질 때는 90에서 최대 70까지 떨어지곤 했지만, 버벅대는 현상은 일정 발생하지 않았다.

▲ 그래픽 옵션은 최상옵으로 진행하였다

▲ 먼저 연습게임에서 가볍게 테스트 후

▲ 칼바람으로 렛츠 고!

▲ 5인 한타 기준 70~80 프레임을 보여줬다

▲ 여러마리의 미니언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 렉 없이 깔끔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 게임 성능은 최약체인데 적팀의 솜씨는 최상이었다



오버워치

블리자드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오버워치(Overwatch)는 하이퍼 FPS 게임으로써,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빠른 교전 시스템으로 큰 인기를 구가하는 게임이다. 시스템 요구 사항은 LOL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풀 3D 게임인 데다 이펙트 역시 화려한 편이다.

오버워치에서 명시하는 그래픽카드의 최소 요구 사항은 내장 그래픽 기준 '인텔 HD 그래픽스 4400'이다. 즉, 적당한 사양 타협만 한다면 내장 그래픽으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만큼 게임의 최적화는 잘 이뤄진 편이다. 다만, 고사양으로 넘어가면 내장 그래픽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권장 사양에는 관련 내용이 빠져있다.

LOL과 마찬가지로 게임 테스트는 약 1시간가량 진행되었으며, 그래픽 품질 '높음'으로 설정하고 게임을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놀랍게도 잘된다. 높음으로 설정하면서도 반신반의했었는데, 게임에 지장이 갈 정도로 엄청 버벅거리진 않았다. 사실 매끄럽게 돌아가진 않았다. 대규모 교전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간혹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으며, 순간 끊기는 상황도 간혹 발생하였다.

하지만, 평균 50~60프레임을 유지했으며, 버벅대는 순간은 정말 간혹가다 발생할 정도였다. 만일 매끄러운 플레이를 원한다면 몇몇 설정을 낮추면 될 듯싶다.

▲ 그래픽 품질은 높음으로 설정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 연습장에서 가볍게 테스트를 시작했다

▲ 무난하게 60프레임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빠른 대전에서는 어떠할까?

▲ 60 프레임을 계속 유지하진 못했지만, 50 이하로 떨어지진 않았다

▲ 맵을 바꿔서 진행해보았다

▲ 비교전 시 60 프레임을 유지하고

▲ 대규모 교전 시 53~58 프레임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트나이트

에픽게임즈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포트나이트(FortNite)는 빌딩 액션 TPS로써, 무료인 배틀로얄 모드가 추가되면서 큰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게임 중 하나다. 배틀그라운드와 동알한 배틀로얄 모드지만, 포트나이트만의 특징인 건물 빌딩을 통해 전통 FPS와 다른 색다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시스템 최소 요구 사항은 오버워치보다 낮은 '인텔 HD 그래픽스 4000'이다. 권장사양도 GTX 660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오버워치 상옵도 돌린 라이젠5 2400G라면 포트나이트 역시 무리없이 돌릴 수 있을 것이다.

테스트는 앞서 한 것과 마찬가지로 1시간 가량 진행되었으며, 배틀로얄 모드를 플레이했다. 성능은 시스템에서 권장하는 중간옵션으로 설정하였다. 테스트 결과는 시작부터 끝까지 60 프레임을 유지하며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옵션을 중간 이상으로 해도 무리없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될 정도.

건물을 빌딩할때나 적과 교전 중에서도 프레임 드랍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당연히 버벅거리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내심 100명에 가까운 인원들과 드넓은 오픈필드에서 싸우는 것인만큼 어느정도 시스템 부하가 생길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단지 기우에 불과했단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 그래픽 품질은 중간에서 진행했다

▲ 버스를 타고 갈때도 60 프레임을 유지했으며,

▲ 낙하 부스트를 타고 갈때도 60 프레임을 유지했다

▲ 버벅거리는 현상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 심지어 죽을때 조차 말이다...



배틀그라운드

블루홀의 자회사인 PUBG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배틀그라운드(Battle Grounds)는 배틀로얄 FPS 게임으로써, 세계적으로 배틀로얄 장르의 흥행에 큰 기여를 담당한 인기 게임이다.

언리언엔진 4로 만들어진 배틀그라운드는 시스템의 요구 사양이 꽤 높은 편이다. 풀사양으로 돌리기 위해선 고성능 외장 그래픽카드가 필수로 사용되야하며, 덕분에 그래픽카드의 판매량에 큰 변화가 생겼을 정도다. 당연하겠지만, 기존의 내장 그래픽카드로는 최소 옵션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테스트의 4천왕 중 막보스격인 배틀그라운드. 그래픽 품질은 낮음으로 설정하였으며, 거리보기만 울트라로 진행하였다. 테스트 결과는 돌아가긴 하는데 아쉬운 수준을 보여줬다. 평균 프레임 20~30 사이를 유지했으며, 게임 내내 끊기는 현상과 프레임 드랍이 발생되었다.

특히 적과의 교전 중에는 프레임 드랍이 심해져서 마치 적이 매트릭스를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단, 멀리서 쏘기와 근접에서 나 혼자 쏠 때는 프레임 드랍이 발생하지 않았다. 사양을 모두 낮음으로 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었다. 결과적으로 라이젠5 2400G로 배틀그라운드를 원활히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 드디어 4천왕의 마지막 보스 '배틀그라운드'만 남았다

▲ 그래픽 품질은 낮음으로 설정하였다

▲ 보통 비행기를 탈 때와

▲ 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일 때는 프레임이 낮아진다고 하지만,

▲ 게임 중에도 20~30 프레임 사이를 오고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새로 추가된 사막맵은 어떠할까?

▲ 기존 맵보다 높은 30~40 정도의 프레임을 보여줬지만

▲ 여전히 매끄러운 게임 진행은 불가능했다

▲ 내가 치킨을 못 먹은건 어디까지나 프레임 문제였다



■ 단 하나의 칩셋으로 고성능 게임을 하게되는 그날까지

AMD의 차세대 APU '레이븐릿지'는 여러모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내장 그래픽카드만으로 인기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20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한번 놀랐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최고의 강점인데다 성능 역시 나쁘지 않은 수준. 레이븐릿지는 고성능 게임을 돌리기 위한 메인스트림급 제품은 아니지만, 간단한 게임 및 사무용 혹은 보조용으로썬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줄 수 있다.

레이븐릿지는 ZEN 아키텍처를 사용해 만들어진 첫번째 APU 제품이다. 아직 1세대기 때문에 추후 개량을 통해 더 뛰어난 기량을 발휘할 여지가 충분하다. 레이븐릿지에 내장된 VEGA 역시 마찬가지. 2세대, 3세대의 제품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앞으로는 칩셋 하나만으로 고성능의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을지 모른다.

과거 스마트폰 카메라의 발전으로 보급형 카메라가 사라졌듯이 AMD의 APU가 보급형 그래픽 시장을 대체하는 새로운 돌풍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