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출신 해설자'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 해설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현우 해설보다 훨씬 전부터 꾸준히 좋은 모습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또 다른 '선수 출신 해설자'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카트라이더 듀얼 레이스의 터줏대감 김대겸 해설입니다. 카트라이더는 그 역사가 오래된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던 리그였습니다.

리그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항상 옆에서 선수로, 그리고 또 해설자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김대겸 해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함께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Q. 카트라이더 리그 초대 우승자로 유명하세요.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군은 아직 조금 생소할 시기인데 그럼에도 프로게이머 데뷔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데뷔하게 된 계기가 조금 특이할 수도 있는데요, 그냥 게임 잘하니까 소규모 대회를 출전하게 됐어요. 당시 저의 시점에선 굉장히 어른...이었죠? 20대 중반쯤 되는 어른께서 저한테 '야, 너 눈빛이 맘에 든다. 프로게이머 하면 왠지 잘 될 것 같다.' 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 '한 번 프로게이머를 해볼까?' 하고 데뷔를 결심했던 것 같아요.


Q. 그렇게 데뷔하게 된 프로게이머. 사실 굉장히 성공적인 커리어였잖아요. 하지만 활동시기는 굉장히 짧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보다는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선수활동을 1년 조금 넘게 했어요. 많은 분께서 정말 오래 한 줄 알고 계시는데 사실 여러 사정이 있었어요. 회사와의 문제도 있었고 성적이 한 시즌 딱 안 나왔었는데 '아, 내가 이렇게 성적이 계속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에도 좀 빠져있던 시기에 여러 가지가 맞물리면서 그만 뒀었던 것 같고요. 사실 그때 그만뒀던 게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문호준이 나와버렸기 때문에...(웃음) 저는 정말 잘 그만뒀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선수 생활과 해설자의 생활.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할 것 같아요. 선수로 활동 할 때, 또 지금 해설로 활동 할 때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선수 시절의 장점은 즐기던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최고의 정점에서 선수로서 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런 게 장점 인 것 같고요. 물론 그만큼 몸도 고되고 앞으로 비전에 대한 생각, 미래에 대한 생각 때문에... 그 당시에는 굉장히 힘든 프로게이머들이 많았어요. 정말 고민이 많을 시기였지만 그래도 내가 잘하는 게임으로 뭔가를 보여줄 수 있구나 하는 뿌듯함도 있기 때문에 당시 활동했던 것을 절대 후회하진 않아요. 너무 즐거웠던 20대 초반이었죠.

반면 해설자는 게임을 즐기는 것은 힘든 것 같고요. 게임에 관한 공부를 통해 단순히 게임을 하기보다는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할지... 게임의 장점, 즐거움에 대해 함께 호흡해야 해서 이런 점들에 관한 연구가 힘들긴 하지만 또 잘 됐을 땐 그만큼의 뿌듯함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Q. 선수 출신 해설로는 굉장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계신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지금 다른 게임에서도 많은 프로선수들이 해설자로 데뷔를 하고 있고, 또 데뷔를 지망하고 있는데 선배로서 조언의 한마디를 하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말 평상시에도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말 그대로 메이저급 리그... 예를 들면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같은 리그에서 프로게이머들이 해설자가 되는 길은 쉬울 수도 있어요. 반면 어떻게 보면 비인기 종목 같은 경우엔 해설자가 나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말 하고 싶어하는 해설 지망이 많은 걸 알고 있어요. 평상시에 저한테 쪽지도 많이 오고요, 상담하는 후배들도 많은데...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경력이 쌓여야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단순히 게임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자기 계발을 하고 어떻게 하면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물론 저도 아직 고민 중입니다.


Q. 해설자 경력이 워낙 길다보니 그 동안 많은 어려움도 있었고 심지어 은퇴도 고민했던 적이 있던 걸로 알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기에 아직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자리를 빌어 그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면...?

정말 도움을 주신 분들이 너무나 많죠. 일일이 나열하자면 너무나 길어서 대표적으로 한 분만 말씀 드릴게요.저는 성승헌 캐스터님을 꼽고 싶어요. 평상시에도 '성캐느님' 하면서 따르는데 제가 힘들 때 한마디, 한마디 해주신 게 도움이 정말 많이 됐어요.

그 덕분에 버텼었고 제가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하는구나, 하는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기 때문에 여전히 제가 잘 버티게 만들어줬던 원동력이 되어주신 분이고요. 제가 가장 빛날 때가 성승헌 캐스터 옆에서 해설하고 있을 때 같아요. 이제는 그런 생각도 해요. 성승헌 캐스터가 없는 자리에서도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가르침을 주신 만큼 앞으로도 노력하는 김대겸 해설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Q. 이번 시즌 듀얼레이스의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어요.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작년 한 해도 게임업계에 다사다난한 일이 많았는데 2018년 무술년 올해에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개인적으로도 빌겠고요, e스포츠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들께서도 2018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