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두되고 있는 미국 내 교내 총기 사망 사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과 영화를 폭력적인 행동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백악관에서 열린 '학교 안전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제프 세션 법무 장관, 알렉스 아자르 복지부 장관 등 각 부 당국자들이 참석한 이번 대책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대 총기 규제 강화책과 함께 비디오게임과 영화의 유해성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소년들의 생각이 나쁜 방향으로 형성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인터넷을 주목해야 하며 그다음 단계는 비디오 게임"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많은 사람이 비디오게임의 폭력적인 모습이 아이들의 생각을 새롭게 형성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라고 밝혔고 "다음 단계는 영화다"라고 말을 이었다. 영화에 대해서는 "일부 아이들이 성적인 묘사가 없지만, 폭력적인 표현이 포함된 영화는 볼 수 있다"라며 등급 제도 개편을 이야기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되지 않은 돌발 발언들은 세부적인 대안 없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비디오게임 발언은 행정적인 규제책이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대책 회의에 앞서 공화당 로드 아일랜드 하원 의원인 로버트 나르돌릴로가 'M' 이상의 등급을 받은 비디오 게임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나르돌릴로 의원이 제안한 법안은 특정 등급 이상의 게임에 10%의 부가세를 매겨 로드 아일랜드 내 학교에서 정신 건강 및 상담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로드 아일랜드 내에서 게임을 판매할 시 'M'등급 이상의 게임에 부가세가 추가된다.

'M' 등급은 오락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에서 매기는 6개의 게임물 등급 중 2번째로 높은 것으로 17세 이상의 고객만이 구매할 수 있는 오락물이다. 그 이상의 등급은 18세 이상만 구매할 수 있는 'AO' 등급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게임물의 폭력성을 주장하는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무기 삼아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ESRB가 책정하는 등급 체계. RP 등급은 심사 예정 등급으로 판매 품목에 매겨지는 등급이 아니다.

한편 지난달 23일 켄터키주에서 15세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또래 학생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4일에는 플로리다 고교에서 19세 학생이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최소 1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총기 규제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날 트럼프는 ▲신원 조회 강화 ▲반자동소총 구매 나이 상향 ▲범퍼 스틱 판매 중단 등의 규제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지난 21일에 이어 교사의 총기 소지를 지지하는 주장을 다시금 펼쳐 피해자 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