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병법서인 손자병법에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와 같이 음양사에서도 최근 싸우지 않고 적을 제압하는 형식의 PvP 조합이 유행하고 있다.

핵심은 바로 '거울공주'인데, 불과 몇달전까지만 하더라도 조금 귀찮긴 하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거울공주가 최근에는 1~10위권을 다투는 최상위 랭커들도 사용하고 있을정도다.

실제 PvP를 하다보면 상대 식신중 2~3명이 거울공주로 도배되어 있는 것을 살필 수 있다. 거울공주를 끼지 않은 식신부터 제거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실제로는 거울공주를 장착한 식신이 해당 조합의 핵심이라 도저히 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 손안대고 이겨버리기? 최근 유행하고 있는 거울공주 메타!



상대의 힘으로 역전하라! - 거울메타 살피기
거울공주 메타란 무엇일까?

거울공주 메타는 말 그대로 거울공주 어혼을 다수 세팅한 식신을 기용하는 메타다. 특별히 공식으로 정해져 있는 조합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식신에 세팅만 거울공주로 바꿔놓으면 끝이다.

물론 어혼 특성상 일반적인 달리기 조합이나 딜러 조합이 아니라 버티기형 조합에 적합한 것은 사실이지만, 딜러 식신들도 거울공주로 바꿔놓고 옵션만 공격적으로 맞춰놔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는게 거울공주 메타다.

사용하는 식신 모두에게 거울공주를 달아놓는 극단적인 세팅법부터, 자신의 핵심 식신 2~3명에게만 맞춰놓는 등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모두 세팅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고 상대의 랭킹(스펙)이 높을수록 잘 통한다는 특징이 있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때리는 대미지보다 반사로 입는 대미지가 훨씬 크기 때문에 무엇을 때려야할지 갈팡지팡 하게 되고, 뛰어난 힐러가 있다 하더라도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공격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반사로 인한 자멸을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 거울공주의 원리다.

거울공주 입장에서는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 생각하고 단단하게 가드를 올린 후, 버티기에 성공만 하면 된다. 여기에 외눈동자 반사나 야오비쿠니의 점복의 인 등 반사 타입 스킬들은 서로 중첩이 되기 때문에 반사 피해 시너지마저 쌓을 수 있다.


▲ 상위권에서는 거울공주를 비롯하여 야오비쿠니가 많이 보인다



거울공주 메타의 등장 배경 살피기
카운터에는 카운터? 스펙 상향평준화에 따른 반사 피해 증가

거울공주는 알다시피 공격을 받으면 30% 확률로 받은 피해의 100% 피해를 반사하는 효과의 어혼이다. 30%의 확률이긴 하지만 상대의 효과저항이나 자신의 효과 적중과는 무관하게 30% 확률 그대로 상대 공격을 반사하는 효과다.

해당 메타가 등장하게 된 원인은 강력한 반격 식신인 이누가미, 상향 평준화된 어혼 스펙으로 인한 딜포터 싸움, 빠른 주기로 중첩되는 전체 공격력 상승, 최근 등장한 염주령으로 인한 어혼 봉인 예방 등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하자면 카운터에 대한 카운터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 가장 크다.


◆ 거울공주 메타 등장 배경

1. 이누가미의 강력한 반격 공격 봉쇄
2. 피안화 카운터
3. 빨라진 공격 버프 주기로 후반 갈수록 위력 증가
4. 아라카와 등 원턴킬 식신 카운터
5. 서브딜링형 딜포터 식신 카운터


▲ 메타를 주도한 이누가미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 첫 번째 이유. 이누가미 카운터

거울공주가 유행하게 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첫 번째는 역시 이누가미의 카운터다. 상향된 이누가미는 이미 지난 한 달동안 지긋지긋하게 겪어왔을 것이다.

일단 꽃조개에 연결되기만 하면 미칠듯한 존재감을 뽐내며 반격하는 이누가미는 공격하는쪽이 공격할수록 손해를 입게 만들어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봉쇄하느냐가 PvP 핵심이었다.

이누가미 카운터에 대한 카운터법은 크게 2가지 갈래로 나뉘는데, 아라카와와 같이 강력한 한 방 대미지를 주는 식신을 이용하여 아예 원턴킬을 내버리는 방법, 그리고 갑옷무사와 같은 디버프 식신을 이용하여 행동 봉쇄다.

하지만 이누가미를 사용하는 유저들도 아라카와 대책으로 공격력을 다소 희생하여 체력 어혼 세팅으로 커버하고, 디버프 문제는 효과 저항력을 높이거나, 최근 추가된 염주령을 통해 봉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 지난 한달간의 PvP는 이누가미를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의 싸움이었다



결국 이누가미를 상대하는 입장에서 상대의 어혼 스펙이 자신과 비슷해질수록 이누가미를 더욱 막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선회한 방향이 이누가미의 최대 강점이자 최대 단점인 '자동 반격'을 역으로 활용하여 이를 거울공주로 쳐내는 것이다.

알다시피 이누가미는 아군 절반에 대해 수호를 하게 되는데, 수호를 통한 반격이 자신의 의지대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조건반사(?)처럼 튀어나가는 것이므로 거울공주가 2번 터지면 그대로 이누가미는 자신의 대미지에 스스로가 자멸하게 된다.

30%의 운이 따라야하긴 하지만, 귀찮게 매번 도발이나 혼란을 걸고, 혹은 상대 어혼과의 스펙 싸움을 하는것보다 적당히 방어력과 체력을 올린 거울 공주를 이용하는 것이 난이도가 훨씬 낮고 효율적이다.


▲ 나는 7천 이누가미는 17000의 반사 피해! 이기적인 딜교환이 가능!



참고로 이누가미 메타가 오기 전 PvP를 호령했던 피안화 역시 최근에 거울공주를 다소 끼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이누가미나 만년청에 대한 카운터 세팅이다.

매요 피안화에 비해 유틸성은 낮지만, 반사 피해로 피안화를 카운터치기 위해 꺼낸 이누가미나 만년청을 완벽하게 카운터 칠 수 있고, 세팅을 잘만하면 대미지도 잘 뽑아내기 때문에 본래의 서브딜링도 그다지 밀리지 않는다.

특히 2200대 이상에서 1, 2픽때 피안화가 나온다면 이는 상대의 이누가미를 유도하는 카운터성 거울공주 피안화라 생각하는것이 좋다.


▲ 피안화를 저격하려는 이누가미를 저격하는 거울공주 피안화!



■ 두 번째 이유. 고스펙 딜러진 카운터

음양사 오픈 초부터 지갑전사들의 대표격인 2달리기 조합은 현재 아라카와 원턴킬 조합으로 발전되어 있다. 이들은 압도적인 어혼 스펙을 이용하여 '무조건' 1턴만에 상대를 원턴킬 내는 유형인데, 오픈한지 시간이 오래 흐르기도 해서 정말 말도 안되는 스펙을 갖춘 경우가 많다.

위의 이누가미 조합도 이들 앞에서는 결국에는 어혼 스펙 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며, 아예 여유 있게 효과저항 세팅까지 맞춰놓은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생각한 것이 거울공주다. 똑같이 어혼 스펙 싸움으로 가는 것은 시간 및 자원 문제로 비효율적이고, 차라리 상대가 강한 것을 이용하여 반사 피해로 파훼하는 것이다.

어차피 주요 딜러 1~2명이 서로 교환되고 나면 결국 남은 것은 서포터들간의 딜싸움이 되는데, 여기에서도 당연히 거울공주를 다수 장착한 쪽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 거울공주 끼고 버티면 결국 상대 딜러는 다 죽게 된다



■ 세 번째 이유. 빨라진 공격 버프 주기

1차 밸런스 패치로 많은 식신들의 스킬이 바뀌면서 메타도 바뀌었지만, PvP를 즐기는 유저들이 가장 많이 체감한 것은 공격 버프 주기의 변화일 것이다.

패치 전에는 공격 버프 주기가 5턴마다 한 번씩 왔기에 대전에서 아예 대놓고 드러눕는 조합을 사용하여 1시간 동안 대전을 펼친다거나 승부가 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공격 버프 주기를 대폭 줄인 후에는 그런 버티기성 조합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것은 딜러를 육성한 조합이 아니라 또다시 버티기성 조합이다.

처음에는 빨라진 공격버프 주기 때문에 공격적인 조합에 버티지 못하고 우후죽순으로 쓸려나갔으나, 곧 공격 버프가 중첩되는 속도가 빨라진만큼 거울공주로 인한 반사 피해의 효과가 올라간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이용하게 된 것이다.

공격 조합 역시 초반에는 거울공주로 인한 반사 피해를 입더라도 힐러 등을 이용하여 피해를 복구할 수 있으나, 5~6턴이 지난 후부터는 자신의 공격력이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오르기 때문에 결국 반사피해로 전멸하게 된다.


▲ 여기서 거울공주를 착용한 식신은 총 몇명일까요?



재미있는 점은 딜러들이 전부 죽고 나서 남은 서포터 식신들은 공격력이 높은쪽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거울 공주가 많은쪽이 이긴다는 점이다.

최근 서포터들의 스펙도 다소 상승하여 화조풍월같은 경우는 아예 딜러형 식신의 포스를 뽐내는데, 거울공주를 착용하고 있으면 이런 딜포터들도 쉽사리 녹여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자가 이긴다는 것을 PvP에서 톡톡히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다.


▲ 이쯤오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 네 번째 이유. 서포터들의 서브 딜러화

위에서 잠깐 언급한 딜포터들의 등장도 거울공주 메타의 원인 중 하나다. 본래 공격하라고 만든 식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 그리고 빨라진 공격 버프 중첩 주기로 인해 뛰어난 대미지를 뽐내게 됐다.

결국 후반 가면 몇 천씩 대미지를 뽐낸는 경우가 흔한데, 이 역시 거울공주로 인해 억제력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PvP에서 나오는 대다수의 화조풍월은 치명타 세팅 침녀지만, 점차 해외 서버를 따라 쟁 화조풍월로 바뀔 확률이 높다. 다른 딜포터들도 서브 딜링에서 본연의 체력 및 회복쪽에 주력하는 어혼 세팅으로 다시 돌아올 확률이 높다.


▲ 침녀 화조와 쟁 화조의 싸움은 결국 거울공주(?) 싸움이다



마땅한 카운터가 없다는 것이 최대 강점!
반야 하나로는 막기 힘든 거울부대 메타

그렇다면 어혼의 효과를 봉인하는 반야를 사용하면 되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최근 추가된 염주령의 존재로 희미하게 됐다.

염주령은 75%확률로 아군에 걸린 디버프를 2개까지 제거해주는 스킬을 지녔는데, 이에 갑옷무사나 반야 등 디버프 2개 조합으로도 상대를 막기가 어려워 진 것이다. 최근 나온 SSR 식신인 미케츠도 어혼 봉인 옵션이 있으나, 잘못하다가는 본인 역시 반사 피해로 숨지기 때문에 완벽한 봉인책은 아니다.

더군다나 거울 공주는 어혼 봉인을 제외한다면 결국 상대가 때리는것을 바라는(?) 세팅이므로 도발이나 혼란 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염주령덕에 반야 하나로는 카운터를 칠 수 없는 거울공주 조합



가장 이상적인 카운터 방법은 빠르게 어혼 봉인을 시키고, 그 사이에 아라카와로 한 명씩 제거하는 방법이지만, 실제로는 방어적인 세팅을 대다수 채용한 거울공주 조합이기에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나은 대응책을 찾자면 잊혀진 어혼 중 하나인 박귀요괴를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상위권의 아라카와들이 뜬금없이(?) 박쥐요괴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거울공주에 대한 파훼법으로 보인다.

박쥐요괴의 어혼 효과는 자신이 입힌 피해의 20%만큼 체력을 회복하는데, 거울 공주가 100%의 피해 반사를 입히므로 반사로 죽을 확률을 낮출 수 있지만, 결국 운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결국 서로 거울공주가 누가 더 잘터지느냐, 그리고 후반까지 누가 더 잘버티냐의 싸움이라 볼 수 있다. 물론 현재 한국서버에서는 아직 갑옷무사가 하향되기 전이므로 무한 도발과 더불은 어혼 봉인, 그리고 빠른 딜 누적으로 어렵지만 거울공주 메타를 이길 수 있다.

결국은 또다시 확률과 효과저항의 싸움인데, 해외에서도 현재 이런 다수의 거울공주를 기용한 조합을 어떤식으로 카운터치는지에 대해 확실한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 아니 화조까지 거울공주야? 5거울 공주에다 반야는 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