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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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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패드로 즐겨본 '테라', 콘솔 버전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정필권 기자 (Pekke@inven.co.kr)

아마 첫 소식이 들렸던 것은 2016년 중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블루홀은 16년 5월 중 테라 콘솔 버전을 개발할 UI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를 모집하면서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애초 예정했던 시기보다는 오래 걸리긴 했지만, 블루홀은 드디어 '테라'의 콘솔 버전을 출시하기 위해서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테스트를 통해서 게임을 유저들에게 처음으로 공개했고, 이번 3월 9일부터 12일까지 테스트를 진행하며 게임을 다듬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테스트를 통해 더 많은 유저들에게 모습을 공개한 테라 콘솔 버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PC에서 콘솔로 플랫폼을 옮기면서 어떤 부분에서 달라졌을까.

이번 테스트는 콘솔로 이식되는 게임임을 고려하여 살펴보고자 했다. 첫 번째는 원작의 장점을 어떻게 살리려 했는가. 그리고 키보드+마우스라는 조작체계를 어떻게 패드로 옮기려 했는가. 마지막으로 최적화와 서버 안정성의 문제까지 포함한 세 가지 기준으로 말이다.



"원작의 장점은 고스란히 남아 있는가?"
논타겟 액션이라는 정체성

'테라'가 가지고 있던 정체성을 고민해보자면, '논타겟팅 액션'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오픈 베타를 시작한 2011년 1월부터, 테라하면 떠오르는 것은 논타겟팅 액션을 MMORPG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테라가 가지고 있는 이 독특한 정체성은 게임이 출시된 지 7년여가 지나는 지금에서도 빛나는 것이었으니까.

PS4 버전에서도 '논타겟 액션'이라는 장점은 그대로 이어졌다. 회피하고 공격하는 원작의 액션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패드에 맞춘 조작 방법으로 PC에서의 핵심적인 경험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게임 내 콘텐츠는 원작과 같고, 콘솔에 맞게 시스템에 약간의 수정이 가해진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즉, 본질적인 부분에서 콘솔 버전이 보여주는 모습은 PC의 경험과 같다.


▲ 캐릭터 생성 창도 PC처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원했던 사람이라면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적어도 원작 팬층에는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일 수 있다. 일단, 새로 만드는 것 보다는 원작의 경험을 콘솔에도 살리는 것이 목표였으므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PC의 것을 콘솔로 옮기는 데에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다.

그리고 결과물은 꽤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벨리카의 모습은 콘솔 버전에서도 여전히 웅장했고, 회피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싸우는 특유의 경험 또한 그대로 유지됐다. 선택할 수 있는 직업 비검사(Reaper), 권술사까지 추가된 10개의 직업군이 마련되어 있다. 적어도 'PC의 경험을 그대로 옮긴다'는 면에서는 합격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 캐릭터 생성부터 플레이 흐름 전부 PC 테라와 같다

▲ 직업도 마공사를 제외한 10개의 클래스가 마련되어 있다


"키보드+마우스와 패드는 다른 법"
수많은 스킬을 패드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마우스+키보드와 패드는 조작 체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반응 속도는 물론이고 UI의 배치까지 전부 PC를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PC에서 콘솔로의 이식은 조작과 관련한 요소들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일단 단축키의 수부터가 다르고, 각자 양손을 쓸 수 있는 키보드+마우스 조합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들이 요구된다. 키보드도 키가 모자라서 q,e,r,z도 쓰는 상황이니 말이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테라 콘솔 버전은 최적화된 UI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시도를 보여줬다. 수많은 단축키는 L1을 이용한 키조합으로 해결이 됐으며, 숏컷 기능을 도입해서 원하는 아이템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칫하다가는 매우 불편한 UI가 되기에 십상인 선택지 속에서 나름대로 쾌적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UI와 시스템을 통한 보완이 이루어졌다. 수정도 입맛 따라 할 수도 있으니, UI를 구성하면서 고민한 흔적들이 역력하게 드러난다.

▲ L1 버튼을 조합하는 조작 시스템, 아이템링 등은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스킬을 사용하는 전투의 복잡함은 원작에도 있던 연계기(Chained Skills)를 통해서 대체한다. 트리거가 되는 스킬을 사용하면 연속적으로 스킬을 입력할 수 있는 이 구조에서는 일일이 서로 다른 단축키를 누를 필요성이 사라진다. 즉, R1 버튼에 할당된 스킬을 사용했다면, 이후 시전할 수 있는 스킬들이 옆에 즉시 나오게 되고, 같은 R1으로도 시전이 가능해진다.

다만, 원작에서 스페이스바로 모든 연계기 발동이 이루어졌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액션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트리거 스킬마다 발동할 수 있는 연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아마 같은 버튼으로 연계기를 시전했다면 어딘가 살짝 모자란듯한 느낌이 있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는 아마도 콘솔 버전의 조작감을 늘리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 스킬 단축키는 어떻게 해결할까 싶었는데, 오히려 꽤 재미있어졌다.

연계기 시스템을 적절하게 손본 덕분에, 전투 자체의 재미는 PC 원작 못지않은 조작감을 자랑한다. 타겟에 시점을 고정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하면서, 시점 변환도 어느 정도는 자동으로 조절된다. 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액션 조작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콘솔 게이머들이 조작감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UI를 구성한 것은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나름 즐겁게 손이 바쁘면서도 불합리하게 불편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때문에 테라가 가지고 있던 논타겟 전투라는 장점은 더욱 강화된다. MMORPG임을 생각하면 꽤 괜찮은 조작과 액션을 챙겼고, 패드에서 모든 메뉴를 이식하기 위한 UI 개편 등은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고민한 흔적들이 엿보인다.

다만, 전투 외적인 일부 인터페이스에서는 갑작스레 O와 X버튼의 기능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 불편함이 있다. 일종의 캐시샵인 테라 스토어에서는 O버튼이 뒤로가기 기능이고 X버튼이 결정 버튼으로 작동하며, 캐릭터 이름을 정할 때도 글자 입력은 X버튼으로 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갑작스레 일반적인 버튼의 기능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수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전투 관련 조작은 적응되면 인던에서도 무리 없이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 서버, 괜찮은가?"
아직은 미흡한 그것. 다만, 개선될 여지는 있다

아쉽게도 서버 문제는 아직은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쩌면 프로가 아닌 PS4 슬림으로 테스트에 참여했던 개인의 문제거나, 멀리 떨어져 플레이하는 인터넷망의 문제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 외에도 많은 사람이 게임이 중간에 멈추는 증상을 겪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테스트는 약간 불안정한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레임 드랍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는 별 불편함 없이 플레이했다. 사람이 몰리지 않는 채널을 피해면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고, 많은 사람이 몰리지 않는 이상은 프레임 드랍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적어도 프레임 드랍이 발생한다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 몰렸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유독 게임이 멈추거나, 오류를 출력하는 문제는 출시 이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보인다. 전조가 없이 오류가 출력되거나, 게임이 멈추기 때문에 플레이의 흐름을 방해할 때가 많다. 또한, 초반 지역이 아닌 이후 지역에서도 프레임을 안정시키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 프레임 드랍을 줄이려는 시스템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콘솔 테라 어때요?"
액션이 좋은 게임인 만큼 본질은 잘 살렸다.

글쎄, 어디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이 정도면 준수한 이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PC 테라가 가진 본질을 잊지 않았고, 콘솔에 맞춘 UI와 전투 조작을 고민한 흔적들이 눈에 띈다. 서버와 일부 오류가 나오기는 했으나, 이 정도는 정식 출시 전까지 수정될 수 있는 사항들이다. 적어도 원작에서 살릴 것들, 수정해야 할 것들을 확실히 정하고 PC에서 콘솔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 콘솔 버전 테라는 출발선에 섰다. 이번 테스트에서 콘솔 버전 테라가 보여줄 수 있는 기본기는 확실하게 보여줬다. 패드로도 PC 못지않은 조작을 즐길 수 있고, 인스턴스 던전과 매칭, 논타겟 전투를 표현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제 출시까지 남은 것은 안정화 및 최적화 과정, 그리고 출시 이후의 운영에 달렸다. 국내에서의 오픈베타 이후 7년. 블루홀이 새로이 도전하는 콘솔 버전이라는 시도를 관심 있게 지켜볼 따름이다.

▲ 첫인상은 합격. 이후의 서비스와 안정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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