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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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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2018] 검은사막 오디오 리마스터, '소맥'처럼 만들었다

허재민 기자 (Litte@inven.co.kr)

강연자 소개: 펄어비스의 류휘만 음악감독은 2012년 펄어비스에 합류해 MMORPG ‘검은사막’의 사운드 및 음악을 담당했다. 닉네임인 ‘Croove’로 Ez2dj, DJ MAX까지 리듬 게임의 음악을 작업했으며, 또한 NHN게임스에서 제작한 C9의 사운드 디렉터로서도 참여한 바 있다.

"오케스트라와의 작업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직접 겪으면서 왜 할리우드 음악들이 뻔한 음악으로 제작되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지 않으면 비용의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검은사막' 오디오 리마스터. 작년 초 시작된 '검은사막' 오디오 리마스터는 210곡을 리마스터하고, 그중 3분 정도 분량의 40곡은 실제 오케스트라로 작업되었다. 작곡가이자 사운드 디렉터인 펄어비스의 류휘만 음악감독은 오케스트라와의 작업은 처음이라며, 자신이 경험했던 시행착오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금일 GDC2018에서는 류휘만 음악감독이 나와 ‘검은사막’ 속 음악의 리마스터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검은사막’ 속 음악을 리마스터하게 된 이유에서부터 제작과정에서 그가 겪었던 경험까지를 다뤘으며, 녹음 및 편집과정에서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가 해결해냈는지를 이야기했다. 특히, 오케스트라 음악 녹음 과정에서 주의할 점을 짚으며 음악 제작과정에 대해서 설명했다.

■ 검은사막 음악의 4가지 목표와 리마스터의 이유


류휘만 감독은 먼저 ‘검은사막’의 음악을 제작할 당시 목표로 했던 네 가지 요소를 설명했다. 먼저 ‘검은사막’은 오픈 월드 게임이기 때문에 오픈 월드 MMORPG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야 하며, 두 번째로 상호작용적인 음악, 세 번째로 흑과 백의 음악, 네 번째로 상업적인 음악에서 예술의 형태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4가지 방향성

하지만 1년 후 음악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았다. 먼저 전체적으로 음악이 지루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말을 탈 때 나오는 BGM이 너무 거슬린다는 점이 문제였다. 메인 타이틀 음악이나 각 도시의 BGM은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마저도 다른 게임의 음악과 비교했을 때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결국 류휘만 감독은 ‘검은사막’의 음악을 리마스터하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리마스터하는 데 있어서 그가 중요하게 꼽은 것은 두 가지였다. 먼저, ‘검은사막’의 정체성을 설명해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점이었다. 음악 자체가 ‘검은사막’을 나타내고 있어야 하며, 음악이 게임 속에 중요하게 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Xbox 버전의 ‘검은사막’에 맞게 최적화된 음악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럼, 이전 ‘검은사막’ 속 음악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류휘만 감독은 음악의 모양, 색깔이 맞지 않았으며, 액션성이 없었음을 꼽았다. “이중 하나만, 두 개만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 모두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감 있는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위험한 선택이었을까.” 전체적으로 대대적인 리마스터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210개의 곡을 리마스터하고, 아웃소싱은 최소화해 ‘우리만의 기술로 만들자’라고 리마스터의 방향성을 정했다고 전했다.

■ ‘검은사막’ 오디오 리마스터 - 테마 시드


그럼 ‘검은사막’의 오디오 리마스터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먼저 류휘만 감독은 리마스터의 방향성과 전략에 대해서 설명했다.

‘검은사막’ 속 일곱가지의 장소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다. 각 지역은 그 지역에 맞는 색을 가지고 있도록 구성되어있으며, 이는 음악 또한 그저 바꾸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계속 다른 음악들을 만나가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각각의 상황이나 상태에 따라서 다른 스타일의 음악이 필요하다.

이에 류휘만 감독은 ‘테마 시드’ 개념을 설명했다. 음악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씨앗과 같은 테마가 있고 이를 여러 가지 다른 음악을 자라나게 한다는 개념이다. 언뜻 들으면 하나의 주제 멜로디를 가지고 다른 음악을 만들어내는 편곡과 같은 개념으로 들리지만 ‘테마 시드’은 편곡과는 조금 다르다. 편곡은 원곡 전체의 구조를 그대로 두면서 바꾸는 것이지만 ‘테마의 씨앗’은 아예 음악의 구조를 바꾼다. 음악의 가장 기본만을 가져가는 것이다.

▲테마 시드의 예

‘테마 시드’에서 자라난 음악은 슬픈 음악이 될 수도, 무서운 음악이 될 수도, 평화로운 음악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테마 시드’는 음악에 다이나믹한 변화를 주면서 동시에 다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악을 작곡할 때 멜로디를 만드는 것은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하지만 ‘테마 시드’는 기본적으로 테마를 기본으로 하므로 이 부분을 단축할 수 있다.

‘테마 시드’는 비유하자면 음악 개발자의 이스터 에그와 같다고 보면 된다. 다른 음악이지만 그 음악 속에서 비슷한 테마를 찾을 수 있다. 류휘만 감독은 같은 씨앗에서 자라난 음악은 모두 다르지만, 각각 그 코어만을 가지고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초가 같으면서도 모두 다른 음악으로 자라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MMORPG 속에 쓰이는 음악 및 사운드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먼저 도입부 음악이다. 가장 먼저 유저가 마주하게 되는 트랙1로서, 메인타이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음악이다. 또한, 이 음악은 마케팅에도 사용된다는 특징이 있으며, ‘검은사막’에서는 오케스트라 콘서트 컨셉으로 기획됐다. 이는 각각의 지역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되는데, 예를 들어 세렌디아에서는 헐리우드 스타일의 오케스트라 음악이라면, 칼페온에서는 베토벤 음악 스타일의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구성되어있다.


배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배틀 음악은 4가지로 구분되며, 조금씩 다른 작곡방법으로 구성되어있다. 정복 전쟁이나 거대한 전투에서 사용되거나, PVP에 이용되는 배틀 음악, 필드보스에 이용되는 음악, 월드보스에 이용되는 음악으로 나누어진다.

또한, 사냥을 할 때 만나볼 수 있는 사운드가 있다. 퍼커션을 주로 사용하며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낮과 밤에 길을 가면서 만나는 음악, 각 진영의 음악 등으로 나누어진다. 한편, 이중 진영의 음악은 시드 없이 별개의 음악으로 제작되었다.





■ 살아남기 위한 ‘소맥’ 기법 - 음악의 블랜딩


오케스트라 녹음을 진행하면서 그럼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류휘만 감독은 모든 작업을 할 수 있고, 비용이 합리적이며, 좋은 퀄리티를 약속해줄 오케스트라 녹음 에이전시를 찾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몇몇 후보 중에서 그들이 고른 팀은 ‘다이나미디온(Dynamedion)’이었다. 그들은 한쪽에만 전문화되어 있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었고, 유럽 곳곳의 오케스트라와 작업한 경험이 있었다. 또한, 그들은 한국 게임사와 협업해본 적이 있으며, 작곡가와 편곡가로 구성된 팀이었다. 그들과 함께 류휘만 감독은 ‘검은사막’의 오디오 리마스터를 위한 오케스트라 녹음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성공적인 오케스트라 녹음 작업에는 여러 가지가 요구된다. 결국, 문제는 돈이었다.

오케스트라 음악을 제작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미디작업으로 음악을 구현해 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진짜 오케스트라를 방문해 녹음하는 것이다. 이중 미디작업은 헐리우드 CG에 자주 사용된다. 그리고 값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결국 그 차이를 알아보게 된다. 사람이 직접 플레이한 음과 전자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 녹음은 좋지만 작곡가에게 비용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오케스트라 녹음을 하겠다고 결정했지만, 여기서 류휘만 감독은 걱정을 하나 하게 된다. “이렇게 큰돈을 들였는데 대단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면 내가 어떻게 되겠나. 난 잘릴지도 모른다(웃음).”

그럼 그가 위험을 감수하고도 실제 오케스트라 녹음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먼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였다고 해도 실제 오케스트라 음악이 ‘리얼’하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이 인간적이라는 데에 있다. 인간이라면 로봇보다는 인간을 좋아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사람이 정성스럽게 연주한 만큼 예술적이고, 그러므로 하나의 작품으로써 생명력이 오래간다는 것이다.

“그래도 대책이 필요했다(웃음). 소맥를 알고 있나? 맛있고 빨리 취한다.”

▲'소맥' 기법

바로 실제 오케스트라 음악과 미디로 작업된 음악을 블랜딩하는 것이다. 류휘만 감독은 블랜딩을 소맥에 비유하며 설명했다. 미디는 결국 기계음이기 때문에 실제 오케스트라의 느낌을 따라갈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반대로 오케스트라 음악은 사람이 연주하기 때문에 실수가 종종 생긴다는 단점을 가진다. 류휘만 감독은 이 둘을 적당히 섞어 서로의 단점을 상호보완하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 오케스트라 작업, 겪은 실수들



‘검은사막’의 음악을 위한 오케스트라 녹음 작업은 모두 세 곳에서 이루어졌다. 프라하의 필름하모닉 오케스트라, 독일의 할레 국립 오케스트라, 그리고 부다페스트의 스코링 심포니 오케스트라까지. 어째서 세 곳에서 나누어 진행했느냐는 질문에 류휘만 감독은 “우리는 40곡을 연주해야 했고, 각각 곡은 3분 분량이었다. 이 분량은 한 번에 녹음할 수 없다. 악보 준비조차 불가능하다. 따라서 세 번에 나눠서 진행했고, 어차피 세 번에 나눠서 해야 한다면 여러 오케스트라와의 경험을 쌓고 싶었다. 어차피 비용은 똑같으니까.”라고 설명했다.

오케스트라 녹음 작업을 할때 주의해야할 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류휘만 감독은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와 해결방안을 소개하며 조언했다.

먼저 미디로 작업할 때는 가능했지만 실제로 연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펫이 고음을 내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미디로 작업할 때는 만들어진 음인 만큼 무엇이든 가능하다. 소리도 자연스럽다. 류휘만 감독은 “미디로 작업할 때 소리가 잘 나더라. 그래서 연주할 수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부분은 피콜로 트럼펫으로 바꿔 진행을 해야 했다. 류휘만 감독은 이에 고음을 추가할 때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플레이하지못하는 음역대도 있었다

독일에서는 각 파트별로 녹음이 진행된 것이 아니라, 한번에 다 같이 곡을 연주해 녹음하는 ‘뚜띠’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케스트라를 이루고 있는 누구 한 명이라도 실수하면 수정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류휘만 감독은 결국 큐베이스의 타임스크래치 방식을 이용해 수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 2주 전에 녹음을 했던 부다페스트에서는 피콜로에게 문제가 있었다. 플룻과 함께 연주를 해야 하는데 고음을 내다보니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큰 소리가 나서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목관악기는 세게 불어야 높은 옥타브의 소리를 낼 수 있다. 고로 높은 음을 내면서 작은 소리로 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류휘만 감독은 결국 이 부분은 피콜로의 음역대를 한 옥타브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류휘만 감독은 전체적으로 편곡의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먼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류휘만 감독은 “편곡이 너무 어려웠다. 곡을 화려하게 만들고 싶다 보니 욕심을 냈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용을 더 들여 1시간 오버해서 녹음을 연장했지만, 그럼에도 완성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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