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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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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20주년 ②] 박상현-송병구가 말하는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

이시훈, 남기백 기자 (desk@inven.co.kr)

1998년 스타크래프트의 등장으로 e스포츠의 태동이 시작됐다. 황무지였던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게임 전문 방송국이 개국하고, 대기업 스폰서 팀이 생기면서 e스포츠는 점점 스포츠의 틀을 갖춰나갔다. 때마침 임요환, 홍진호 등 프렌차이즈 스타가 대거 등장하면서 스타크래프트는 전성기를 열었다.

2004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펼쳐진 프로리그 결승전에 10만 관중이 모이는 등 스타크래프트는 연이은 신화를 써 내려갔다. 세월이 흘러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등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이 물러나고 혜성처럼 등장한 '택뱅리쌍'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택뱅리쌍'과 함께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스타크래프트는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했다.

크고 작은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스타크래프트가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했다. 이제 e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이란 수식어를 내려놓게 됐지만, 여전히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가 활성화되고 있다. 매회 10만이 넘는 시청자가 이영호, 이제동, 송병구 등 최고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20주년을 맞이해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만났다. e스포츠의 산증인 박상현 캐스터와 프로토스의 총사령관 송병구가 그 주인공이다. 인생의 반 이상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한 두 사람은 뿌듯한 표정으로 스타크래프트의 스무 살 생일을 축하했다.


스타크래프트가 걸어온 20년
함께 성장한 우리들




Q. 스타크래프트가 20돌을 맞이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를 함께한 사람으로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박상현 : "인생의 절반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했다. 스타크래프트는 나에게 친구이자 가족이다. 하나의 게임이 2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수명이 영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유저 수도 늘고 있고, 리그가 꾸준히 열리는 것을 보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송병구 : "나도 인생의 반 이상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했고, 현재 31살인데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4~50대가 되어도 20대 선수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Q. 두 사람이 스타크래프트에 인생을 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송병구 : 스타크래프트가 너무 재밌어서 자연스럽게 빠지게 됐다. 특히 (임)성춘이 형의 프로토스를 보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로토스를 시작했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는데, 집안의 반대가 굉장히 심했다. 반대를 꺾고 힘들게 프로게이머가 됐다. 대회에서 유명한 선수들과 처음 대결했을 때, 굉장히 떨렸던 기억이 난다.

박상현 : 어릴 적부터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다. 당시 많은 게임을 했지만, 스타크래프트보다 재밌는 게임은 없었다. 내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지금의 게임 캐스터 박상현은 없었을 것이다. MBC게임 채널을 보다가 우연히 공개 오디션 기회를 얻게 돼서 MBC게임의 캐스터가 됐다. 지금은 게임 중계 말고 다른 일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Q. 스타크래프트의 성장과 함께 두 사람 모두 많은 성장을 겪었다. 박상현 캐스터는 어느덧 e스포츠 최고참 캐스터가 됐고, 송병구 선수는 최고령 게이머가 됐다.

박상현 : 경력이 쌓였다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중계는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향 소통이다. 피드백이 확실하고 빠르다. 그래서 항상 팬들의 피드백을 보며 자극을 받고 있다.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캐스터가 되고 싶고, 더 많은 사람이 e스포츠를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송병구 : 나는 정말 모든 면에서 성장했다. 외모도 처음과 비교해서 많이 발전했는데, 최근에 다시 풀어져서 팬들에게 욕을 먹고 있다(웃음). 그리고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익숙해져서 일상생활처럼 편하게 말도 잘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군 복무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현재 공익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개인 방송을 시작하기 전부터 영장이 빨리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체가 심해서 기다리는 중이다.


스타크래프트 제2의 전성기
'택뱅리쌍'의 시대




Q. 두 사람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제2의 전성기인 '택뱅리쌍' 시대의 산증인이다. 당시 '택뱅리쌍'의 인기가 대단했는데, 인기를 실감했나?

송병구 : 당시 프로게임단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은 경기장에서밖에 없었다. 팀에서 선수가 커뮤니티 반응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경기장에 가거나 결승전 야외무대에 가면, 관객석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인기를 많이 실감했다. 열심히 하다 보니 방송사에서 핸드 프린팅도 만들어줬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려줬다. 그때, 내가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박상현 : 당시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다. 게임 점유율도 항상 높았고, 게임 방송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방송만 내보냈다. 나는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선수들이 팬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간접적으로 인기를 체감했다. 선수가 잘 돼야 e스포츠가 발전하고 중계진도 함께 잘 된다고 생각했다.


Q. '택뱅리쌍'으로 불린 선수들끼리 라이벌 의식이 강했을 것 같다. 실제로는 어땠나?

송병구 : 나보다 코칭 스태프가 신경을 많이 썼다. 다른 팀에게 지면 그냥 진 건데, 김택용, 이영호, 이제동이 속한 팀에게 지면 팀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팀 간의 자존심 싸움이나 라이벌 의식이 있었다. 물론, 나도 티를 많이 내지는 않았지만, 지면 많이 분했다. 그래서 이기려고 더 열심히 연습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꿈만 같다. 가끔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박상현 : '택뱅리쌍'은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다. 많은 사람이 스타크래프트를 했기 때문에, 선수가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들었다. 그러한 경쟁을 뚫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 팬들의 반응 등 모두가 얽혀서 e스포츠가 전성기를 누렸다고 생각한다.



Q. '택뱅리쌍'의 인기는 지금도 이어지고있다. 현재, ASL을 비롯한 많은 스타크래프트1 대회의 관전 포인트가 '이영호를 이겨라'가 되어버렸는데?

송병구 : 그것을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 어차피 우승은 이영호라면서. 하지만, 축구를 보면 여전히 호날두와 메시가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여전히 재밌는 것처럼 스타크래프트도 이영호가 자주 우승하지만, 여전히 보는 재미가 있다. 사람들은 그냥 재밌는 게임을 보는 것을 원하는 것 같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의 발전을 위해 신인의 등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인이 이영호같은 최정상 선수들을 꺾기가 쉽지 않다. 신인에게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대부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한다. 그 과정을 견딜 수 있다면, 이영호를 꺾는 신인이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고 본다.

박상현 : 언제까지 이영호의 독주가 계속될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다. 이러다 누군가 등장해 이영호를 꺾는다면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그 선수에게 갈 것이다. 영원한 것은 없는데, 이렇게 잘 하는 것을 보면 이영호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영호의 플레이를 계속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스타크래프트 팬들에게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스타크래프트
전성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Q.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수많은 e스포츠 종목이 생겨났다. e스포츠 규모가 세계적인 규모로 커졌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박상현 :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것 같아 뿌듯하다. 많은 게임들이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송병구 : 나도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부심도 많이 느끼고 있다. 가끔 또래 선수들끼리 이런 얘기를 한다. 조금 더 늦게 태어나서 다른 게임을 했으면 어땠을까. 내가 활동했던 시절과 비교해서 시장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것 같다.


Q.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유독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박상현 : 사람들은 화끈한 것을 좋아한다. 스타크래프트는 남 탓을 할 것도 없고 승부가 확실하다. 1:1 승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플레이어마다 심리, 운영, 스타일이 담겨 있어서 스타가 탄생하기 쉽다.

송병구 : 블리자드가 게임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과거 많은 RTS 게임을 했지만, 스타크래프트만큼 한계가 없고 밸런스가 잘 맞는 게임이 없었다. 전략도 무궁무진하고 재밌다 보니 선수들이 게임을 발전시켰다고 생각한다. 기본 베이스가 워낙 좋았다.



Q. 어렵지만, 중요한 질문을 하겠다.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가 다시 올까?

박상현 : ASL 예선을 보면 참가자 수가 점차 늘고 있다. 무엇보다 개인 방송 시스템이 잘 갖춰졌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된다. 스타크래프트만 잘 해도 충분히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예전처럼 스타크래프트가 세상을 뒤덮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도 스타크래프트의 '준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계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송병구 : 전성기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지금보다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새로운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많은 게임이 인기에 영향을 받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그만큼 고정 팬층이 확실하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는 직접 플레이하지 않아도 보는 사람이 워낙 많은 국민 게임이기 때문에 관심이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두 사람에게 스타크래프트란 어떤 존재인가?

박상현 : 스타크래프트는 내 인생이다. 게임과 스타크래프트가 좋아서 일을 시작했고, 벌써 20년이 됐다. 좋아하지 않았으면 힘든 일이기 때문에 절대 오래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송병구 : 나도 스타크래프트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에게는 스타크래프트가 추억의 일부분일 것이다. 개인 방송을 하면 팬들이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추억의 일부분을 차지했고, 그 추억 속에 송병구 선수가 있어 줘서 고맙다고. 그 말을 듣고 너무 감사했다. 다른 사람의 추억 속에 내가 있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이 스타크래프트다.


Q.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수많은 팬들에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상현 : 선수들 모두 멋진 경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즐겁게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e스포츠와 함께 즐거운 추억을 계속 만들기 바란다.

송병구 :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끝까지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선수들 모두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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