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리그 스테이지3가 막을 열었다. 개막전의 결과는 이전과 확실히 달랐다. 그동안 오버워치 리그에 대해 말했던 '법칙'과 같았던 것들이 모두 '편견'으로 바뀔 정도였다. 한국인이 많은 팀이 이긴다는 말과 하위권 팀이 패배할 것이라는 말 역시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개막전 경기가 이를 확실히 말해주고 있다.

서울 다이너스티가 개막전에서 LA 발리언트에게 0:4로 패배했다. 스테이지 초반 만큼은 연승하던 서울의 개막전 패배는 낯선 장면이다. 반대로, 승리한 LA 발리언트와 샌프란시스코 쇼크는 스테이지2 때와 완벽히 달라진 경기력으로 돌아온 것이다. 자신들보다 높은 순위의 팀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스테이지3은 진짜 다를 것이라는 포부를 보여줬다.

이제 스테이지마다 변화하는 메타에 따라 기존 순위에 승리 구도는 확실할 수 없게 됐다. 이제부터는 새 메타에 빠르게 적응하는 팀만이 진짜 강팀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 출처 : 오버워치 리그 공식 페이스북


솜브라-트레이서가 대세로?
공간을 뛰어넘는 그녀들의 '스노우볼'


▲ 너프 후에도 등장하는 솜브라의 위력은?


앞선 스테이지에서 통하는 법칙 중 하나는 타이틀 매치에 진출한 팀 모두 딜러진이 강하다는 점이다. 스테이지1에서는 휴스턴 아웃로즈의 솔져 76-정크랫으로 악명을 떨쳤던 '제이크'와 위도우메이커의 '린저', 스테이지2 역시 '카르페-EQO-스닐로'(위도우메이커-겐지-트레이서)의 적절한 기용을 바탕으로 상위권으로 향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 메타에서 새롭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인 솜브라가 등장했다. 이전까지 볼스카야 인더스트리와 66번 국도 공격 정도에서 한정적으로 활용됐다면, 스테이지3부터는 반대로 거의 모든 맵에서 솜브라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반대로, 활용하지 않는 팀이라면 확실한 카운터 카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막전 경기는 솜브라 활용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솜브라-트레이서를 가장 잘 활용하며 주목받았던 팀은 샌프란시스코 쇼크였다. 리그 9위로 스테이지2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새로운 메타에서 확실히 달라진 듯한 모습이었다.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휘두를 줄 아는 팀이 된 것이다. 트레이서와 솜브라로 기습해 상대를 순식간에 잡아내고 합류하는 장면. '시나트라'의 트레이서가 홀로 상대 뒤를 노리는 사이에 '단테'의 솜브라가 탱커와 싸움에 힘을 주는 다양한 전략 변화를 주도했다. 솜브라-트레이서가 기습이 성공하는 순간, 지원가들부터 쓰러지면서 순식간에 전멸하고 말았다. 이전부터 솜브라를 꺼냈던 '단테'가 확실히 숙련도를 높이면서 팀에 힘을 실어주는 장면이었다.

▲ '애셔' 트레이서 역시 활약했지만, '시나트라'와 극명한 킬 차이를 보인다


반대로, LA 글래디에이터즈는 솜브라 활용에 있어서 아쉬웠다. '피셔'라는 탱커를 중심으로 단단한 플레이가 일품이었던 팀이 흔들리고 만 것이다. '애셔-피셔'의 트레이서-윈스턴이 각자 대거 킬을 내는 장면은 여럿 나왔다. 하지만 딜러 '슈어퍼'의 솜브라의 플레이가 아직 자리잡지 못하면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궁극기인 EMP의 불발과 함께 거점을 점령할 기회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

솜브라 앞에서는 위풍당당한 위력을 발휘했던 디바-윈스턴 역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해킹과 EMP에 기술이 봉쇄당하자 상대 총구의 목표물이 됐다. 큰 몸집이 야속해지는 상황일 정도로 탱커들이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궁극기가 없는 타이밍에는 그런 양상이 더욱 심해졌다.

▲ 솜브라 EMP와 함께 폭발하는 모이라, 트레이서 (출처 : official overwatch highlights)

딜러 싸움에서 일어난 스노우볼은 지원가 쪽에도 큰 영향을 줬다. '시나트라-단테'가 상대 지원가를 먼저 자르면 유지력과 궁극기 게이지 차이 역시 크게 벌어지고 말았다. 뒷라인이 무너지는 순간, 앞뒤로 상대 영웅들을 끊어내면서 순식간에 경기가 기울어진 것. 지원가 싸움을 주도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쪽에서는 모이라 카드를 꺼내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렸다. 강력한 궁극기를 활용해 일방적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면서 속도를 낸 것이다.

그만큼 솜브라와 트레이서의 활약 여부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말았다. 발 빠른 기동성을 바탕으로 모든 역할군에 영향을 주는 게 솜브라-트레이서가 돼 버렸다. 엄청난 몸값으로 기대를 모았던 '시나트라'는 이번 경기로 오버워치 리그 데뷔전의 패배를 깔끔하게 씻어냈다. '단테'의 솜브라와 함께 말이다. 상대 트레이서 '애셔' 역시 활약하긴 했지만, 킬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질 정도로 위력적인 힘을 발휘한 것이다.


'솜트' 활용 극명하게 엇갈린 두 팀의 대결
샌프란시스코 쇼크 vs 서울 다이너스티


▲ '단테' 솜브라 스테이지3서 꽃 피울 것인가

개막전에서 멋진 승리를 장식한 샌프란시스코와 정반대의 분위기를 낸 팀은 서울이다. LA 발리언트를 상대로 큰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4:0으로 밀리고 말았다. '제퍼-기도-겜블러'라는 새로운 카드를 기용했지만,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영웅 선택이었다. 트레이서로 스테이지2부터 거의 주전으로 활동하던 '먼치킨'이 솜브라를 꺼냈고, 별다른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반대로, 트레이서 외 다양한 영웅으로 빛났던 '플레타'가 이번에는 트레이서를 선택하는 모험수를 뒀다. 팀적인 합 역시 맞지 않으면서 새로운 메타에 적응하지 못한 듯한 모습이었다. 매 스테이지 초반 연승하던 서울이 아니었다.

서울의 라인업이 최신 메타에 맞는 최적의 선택이었을까. 스테이지2때 개막전 이후 경기가 실력 검증하는 무대였다면, 이제는 다시 시험대에 올라야 한다. 그것도 자신들과 반대로 개막전에서 가장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샌프란시스코와 말이다.

매번 타이틀 매치를 앞에두고 미끄러졌던 서울이 도약하기 위해서 새롭게 떠오르는 팀을 눌러야 한다. 7일 토요일까지 서울이 어떤 피드백과 함께 대처법을 들고나올지 역시 주목할 수밖에 없다.

개막전에서는 아직 모든 팀이 솜브라를 고집하지 않았다. 서울을 상대했던 LA 발리언트는 살아난 '어질리티'와 함께 겐지-정크랫을 주로 선택해 승리하기도 했다. 콩두 판테라 시절부터 솜브라로 유명했던 '라스칼' 역시 댈러스 퓨얼의 경기에 등장하지 않았다. 아직 메타에 대한 해석이 갈리는 상황. 5일부터는 스테이지2의 최상위권 팀들이 출전한다. 이들이 가져올 것은 대세인 솜브라가 될 것인가, 아니면 이를 넘어설 만한 그들만의 카드가 등장할까. 새로운 변화를 맞이해 최상위권 팀들이 그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그들의 메타 해석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