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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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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VR/AR엑스포] SEGA가 보는 일본 VR 시장의 현황과 전망

윤서호 기자 (Ruudi@inven.co.kr)
▲ 세가 조이폴리스 하야미 카즈히코 부장

몇 년 전만 해도 VR은 공상소설 속 소재로만 여겨지고는 했다. 그러나 현재 VR은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술과 콘텐츠의 발전을 통해서 그 완성도를 더욱 더 높여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나날이 발전하는 VR의 모습을 보면서 향후 VR 산업의 전망을 낙관하는 이들도 있고, 현재 VR이 업계에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서 낙관적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과연 일본에서는 VR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세가 조이폴리스의 오가와 아키토시 책임프로듀서와 하야미 카즈히코 부장은 일본의 VR의 현황을 '로케이션 기반 위주'라고 압축해서 이야기했다.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 가정용으로 널리 퍼지기보다는, 대규모 VR 테마파크 등에서 더 호응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로케이션 기반 VR도 한계가 존재하고, 이를 돌파하지 못하면 정체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코엑스에서 진행된 이번 2018 서울 VR/AR 엑스포에서 오가와 프로듀서와 하야미 부장은 일본의 VR의 현황을 소개하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 세가가 취하고 있는 해결 방안에 대해서 소개했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하야미 부장은 세가 조이폴리스에 대해서 설명했다. 세가 조이폴리스는 세가 그룹에서 로케이션 관련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자회사다. 각국에서 세가 게임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세가의 VR 콘텐츠 및 로케이션 비즈니스를 맡고 있다. 대표적인 매장으로는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도쿄 조이폴리스가 있으며, 중국 및 해외 각지에 다양한 VR 테마파크, VR 어트랙션 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세가 조이폴리스에서 VR 로케이션 비즈니스를 맡고, VR 시장 현황을 분석해온 하야미 부장은 2016년을 일본 VR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2016년 3월 2일 오다이바 일본 미래과학관에서 PSVR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 온이라는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그때부터 일본의 VR 업계가 태동했다는 것이다. 5월 30일까지 진행된 행사에 15만 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그 중 약 5만 명 이상이 VR 기기를 직접 체험한 것으로 추정했다.


행사가 끝난 이후에 VR 시스템을 도쿄 조이폴리스에 옮겨서 한 달 가량 전시를 시작했으며, 하루 300명 한정으로 진행된 행사였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왔다고 하야미 부장은 회고했다. 반다이남코에서도 VR 존을 6월에 오다이바에서 한시적으로 오픈했고, 그곳에도 많은 이들이 호응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에 PSVR이 출시되면서 일반인 사이에도 VR이라는 개념이 널리 퍼지게 됐다.

당시 세가 조이폴리스에서는 새로운 VR 디바이스와 어트랙션 기기를 도입해 요코하마 조이폴리스에 시범적으로 설치했었다. 그러나 당시의 기술로는 VR 기기의 화질이 좋지 못했고, 멀미나 어지럼증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런 문제를 호소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개발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그 뒤로 조금 시일이 지난 2016년 여름에 도쿄 조이폴리스에 VR 게임을 다시 한 번 도입했다. 제로 레이턴시라는 플랫폼이었는데, 상당한 설치비용이 들었지만 기존의 문제를 해결한 플랫폼이었다. 해당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고객을 유치했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그 비용을 다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VR 호러 어트랙션까지 출시, 호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하야미 부장은 일본에 있는 VR의 형태를 세 가지로 분류했다. 하나는 로케이션 기반의 VR이다. 입장료나 패스포트권 등을 구매해서 입장한 뒤 그곳에 있는 다양한 VR 설비를 즐기는 형태다. 어도어즈가 운영하는 VR 파크 도쿄나, 반다이남코에서 운영하는 VR 존 등이 대표적이며, 일본에서 가장 크게 호응을 받고 있는 형태다. 다만 지속적인 관리와 넓은 장소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매장을 확대해나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 형태로는 게임센터 등에 VR 기기 몇 가지를 도입하는 형태다. 이런 형태는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야미 부장은 일본 유저의 성향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 유저들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게임하는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즉 오락실 한가운데에 기기가 놓이면 잘 이용을 하지 않는다. 특히나 동작이 크고, 규모가 커서 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가 쉬운 VR이라면 더욱 더 이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VR 기기에 내재된 콘텐츠들도 대형 로케이션 센터에 있는 본격적인 VR 기기의 콘텐츠에 비해 아직은 유인력이 약한 편이다.

또한 VR 기기를 운용할 때 보조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나, 주기적으로 정비하는 인력 비용도 문제로 꼽았다. 다만 최근 게임센터에서도 무인화를 진행하면서 이 부분을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마지막 형태로는 넷카페, 즉 우리나라의 PC방에 해당하는 곳에서 VR 기기를 두는 형태를 들었다. VR 시어터 등 큰 동작을 취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VR 기기나 콘텐츠를 두고, VR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100호 정도의 넷카페에 보급되고 있으며, 아직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아도 꾸준히 보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형태를 응용해서 식당과 VR을 혼합한 형태의 업체가 나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VR의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야미 부장은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본에서 가장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로케이션 기반의 테마파크형 VR이다. 일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다 보는 앞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남들이 보지 않는 폐쇄된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테마파크형 VR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고, 이익을 올리기가 어렵다. 회전율도 비교적 낮은 편이기 때문에 더더욱 수익을 올리기 힘든 구조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재는 단가를 높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투자와 비용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 일본에서는 로케이션 기반 테마파크형 VR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문제 외에도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들이 있다. VR 시설을 작동하기 위한 인력과, 탈착에 소요되는 시간, 그리고 구동할 때 소요되는 로딩 시간 등은 수익 모델에서 악영향을 미친다. 인력비가 들고, 회전율이 저하되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신체에 닿는 VR 기기의 위생 문제나, 현재까지는 VR 기기의 대부분이 유선 기기라는 점 때문에 자유로운 동작이 제한된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테마파크형 VR의 면적 효율이 매우 낮다는 것도 큰 문제다. 아케이드 게임기가 PC는 몇 미터의 면적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하지만 VR, 특히 대형 VR 기기는 그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땅값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그 면적을 확보할 때 상당히 높은 비용이 들고, 그만큼 효율이 나오질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비 등 사소한 문제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VR은 아직까지 개발이 되고 상용화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잘한 고장이나 오류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더 많은 VR 테마파크나 VR 존 등이 생기고, 유저들이 VR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야미 부장은 강조했다.

▲ 로케이션 기반 VR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오가와 프로듀서는 VR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부분은 콘텐츠라고 지적했다. 콘텐츠가 뒷받침이 되어야 VR에 대한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VR 콘텐츠는 상당히 제한되어있으며, 이런 점을 타파하기 위해서 세가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오가와 부장은 덧붙였다.

▲ 세가 조이폴리스 오가와 아키토시 프로듀서

우선 오가와 프로듀서는 현재 VR 콘텐츠가 반복성이 결여되었다고 지적했다. 한 번 신기한 체험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유저에게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한 번 플레이하고 끝이기 때문에 유저들은 다시 찾을 필요를 못 느끼고, 이는 회전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현재 VR 콘텐츠에 대해 업계가 취하는 스탠스는,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출시하는 방향으로 잡혀있다.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면서 VR 기기의 가치를 높이고, 혹은 VR 게임 산업의 양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하나의 VR 콘텐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콘텐츠에 부가가치를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가가치를 추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오가와 프로듀서는 구체적으로 멀티 엔딩이나 PVP, 멀티플레이 등 반복성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언급했다. 단순히 하나의 시나리오나 동선을 따르는 방식으로는 아무리 많은 콘텐츠가 주어져도, 한 번 끝이 났을 때 반복적으로 하려는 욕구가 사라진다. 그렇지만 다양한 경우의 수가 주어지는 PVP나 멀티플레이는 똑같은 게임도 여러 번 반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 유저가 VR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찾도록 하는 게 우선 과제다

이런 콘텐츠를 세가에서는 자체 개발하기도 하고, 혹은 타사와 협력하거나 타사의 게임을 받아서 유치하고 있다. 2월 9일부터 도쿄 조이폴리스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타워 태그'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의 스코넥과 협력해서 제작한 이 VR 게임은 세가 조이폴리스 내에서 사람들이 반복해서 찾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게임 중 하나다. 한국에서도 스코넥 엔터테인먼트가 홍대에 오픈한 VR 스퀘어에서 즐길 수 있다.


VR 타워 태그는 팀플레이 기반 멀티플레이 게임이기 때문에 함께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상황이 벌어진다. 또한 스포츠로서의 면모도 갖췄으며, 다른 VR 기기에 비해서 면적 효율이 좋은 편이다. 9제곱미터 가량의 공간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가는 플레이 데이터를 유저끼리 공유할 수 있게 하고, 레이팅 시스템을 도입해서 비슷한 수준의 유저끼리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인근에 타워 태그를 즐길 수 있는 센터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가는 소규모 대회부터 시작해서 VR e스포츠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본에 있던 세 개의 e스포츠 단체가 일본 e스포츠 협회로 단일화되었다. 세가는 일본 e스포츠협회와 협의를 통해서 '타워 태그'가 일본 e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등록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단순히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점포에 배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콘텐츠를 활용해 유저를 확보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과정을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 VR 콘텐츠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다방면에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가와 프로듀서는 세가와 스코넥 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도 이와 같은 방향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VR 콘텐츠를 현 단계보다 더욱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회사 간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고, 더 넓은 시장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년 무렵에 VR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오가와 프로듀서는, 그 대회가 실제로 열리고 VR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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