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게임 중 상당수는 FPS 게임입니다. 1인칭 시점이란 특징 덕분에 VR을 체감하기 가장 적합한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서울VR/AR엑스포에 참가한 개발사 중 상당수가 FPS 게임을 들고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다릅니다. FPS 장르랄 수 있지만 총 대신 다른 무기를 들고 있습니다. 바로, 마법봉입니다.

'매직아레나 VR'은 사실적인 VR 게임들과는 좀 달랐습니다. 그래픽도 로우폴리곤에 가까워서 흔히 말하는 사실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는 VR과는 다른 느낌이었죠.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습니다.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 바로 재미만큼은 확실했다는 거죠.

게임은 2명이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텔레포트 시스템을 이용해 이동하며, 2개의 마법으로 제한시간 내에 상대의 체력을 더 많이 줄인 쪽이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마법은 MP를 이용하기에 무제한으로 쓸 수 없고 MP가 줄어들면 회복할 때까지 잠시 몸을 피해야 합니다. 여러모로 FPS에 충실하면서도 '매직아레나 VR'만의 요소가 느껴지는 시스템입니다.

▲ 텔레포트 방식으로 이동하거나

▲ 이렇게 나무 뒤로 숨을 수도 있습니다

▲ 화염구를 날리는 상대를 발견!

얼핏 캐주얼한 FPS 게임인 '매직아레나 VR'이었습니다만, 가장 큰 특징은 게임이 끝나고야 알 수 있었습니다. 전혀 멀미가 없었다는 사실이죠. 실제로 함께 체험한 기자에게 되묻자 자신도 전혀 멀미를 느끼지 않았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로우 폴리곤으로 배겨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기에 텔레포트 방식이면 으레 발생한 멀미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던 거죠.

이러한 멀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과 더불어 텔레포트로 순식간에 이동하고 다양한 마법을 쓸 수 있는 점 덕분에 '매직아레나 VR'은 예상외의 재미를 안겨줬습니다. 어지간히 그래픽이 좋은 VR FPS 게임 못지않을 정도였으니까요.

약 3분간 진행된 '매직아레나 VR'은 짧다면 짧지만, 시종일관 유쾌함을 느낄 수 있는 VR 게임이었습니다. 기존의 정립된 VR FPS의 틀을 살짝 비튼 덕분인지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결과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직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VR의 가장 큰 단점인 신기하다는 감정, 그 이상으로는 넘어가지 않았으니까요.

그럼에도 '매직아레나 VR'은 여러모로 고민할 거리를 던져준 FPS 게임이었습니다. 반드시 그래픽이 좋은 VR 게임이 능사는 아니란 걸 말이죠. 여전히 발전 중인 '매직아레나 VR'. 언젠가는 더 완벽해진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