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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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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018] 일본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취향을 꿰뚫는 성공적인 '컬쳐라이즈' 방법

박광석 기자 (Robiin@inven.co.kr)
▲ 넥슨 재팬 미즈노 다이스케 실장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발표자 소개] 미즈노 다이스케 실장은 도쿄 커뮤니케이션 아트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지난 2008년부터 디자이너로 넥슨 재팬에 입사했다. 2015년부터 제작부 프로덕트 디자인실 실장을 맡아 일본에서 운영하는 타이틀 전반의 인게임 디자인을 감수하고 있다.

전세계 TOP 3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어떤 디자인이 필요할까? 금일(25일) NDC에서는 일본 유저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디자인은 어떤 것이며, 일본 개발사와의 협업에서 꼭 유념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는 발표가 마련됐다.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넥슨 타이틀 전반의 인게임 디자인 감수를 담당하는 미즈노 다이스케 실장은 어떤 국가의 방식이 더 우월한가를 가르는 것이 아닌, 일본 개발자와 한국 개발자의 협업과 상호 이해 과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발표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유저의 취향을 저격하는 '컬쳐라이즈'란?
같은 캐릭터라도 각국의 문화에 따른 '감성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미즈노 실장은 강연에 앞서 '컬쳐라이즈(Culturize)'의 정의를 소개했다. '로컬라이즈'가 언어 번역 또는 그 지역 규범에 맞춰 사양을 변경하는 것이라면, 컬쳐라이즈는 지역의 '문화'에 맞춰 콘텐츠를 개편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캐릭터를 두고 보더라도 어떻게 느끼는가는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다르므로 컬쳐라이즈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다. 물론 '귀엽다'거나, '예쁘다'고 느끼는 기준은 그 문화에 따른 감성의 차이에 불과하며, 디자이너의 역량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컬쳐라이즈 작업에서 캐릭터의 경우, 캐릭터 자체의 목적을 변경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으로 대폭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유저에게 '귀엽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기획된 캐릭터라도 캐릭터 표현을 바꿔 유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판단되면 '예쁜' 캐릭터로 변경되는 방식이다.


컬쳐라이즈는 보통 '분석 - 시책 검토 - 제작 - 출시'의 흐름으로 진행된다. '분석' 단계에서 성공적인 현지화를 위해 어떤 점을 수정할지 미리 검토하고, 시책과 비용을 고려한 사양 확인과 가능한 작업 범위를 파악한 후 제작과 출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제작' 단계에서는 항상 미리 대비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한 철저한 분석과 시책 검토가 필요하다.


일본 유저들의 취향을 반영한 '컬쳐라이즈'의 실제 사례들
타겟 유저층은 더 넓게, 캐릭터의 매력은 더 크게 강조해라

미즈노 실장은 곧이어 실제 넥슨 게임 타이틀의 일본 서비스에 반영된 컬쳐라이즈 사례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첫 번째 타이틀은 역사 시뮬레이션 모바일 게임 '도미네이션즈'로, 오리지널 일러스트를 사용할 경우, 일본 모바일 시장에서 목표 KPI에 도달하기 어려우리라 판단했던 사례다. 역사 속 위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기존의 일러스트는 코어 유저만을 타겟으로 하므로 폭 넓은 유저층을 획득하기 위해 새로운 일러스트를 제작하게 됐다.

▲ (상) 오리지널 일러스트와 (하) 일본 서비스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일러스트

국내에서 '백발백중'이라는 타이틀로 서비스된 모바일 슈팅 게임 '하이드 앤드 파이어'에서는 아시아 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다소 어색한 기본 일러스트 대신, 일본의 최신 트렌드에 맞춘 밝은 이미지의 일러스트가 반영됐다. 캐릭터의 얼굴도 둥글게 깎고, 머리카락도 일본 유저들에게 익숙한 느낌으로 강조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그는 일러스트 변경 이외에도 일본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캐릭터를 정기적으로 추가하는 것으로 일본 유저들의 지속적인 호응을 이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일본 유저의 성향을 고려하여 사양 변경을 진행한 '하이드 앤드 파이어'

PC MORPG '마비노기 영웅전'에서는 신규 캐릭터 추가에 맞춘 컬쳐라이즈가 적용됐다. 마영전의 열한 번째 캐릭터 '델리아'의 일본 출시 당시, 신규 캐릭터로서의 외형적인 매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데뷔를 위해 더욱 유저 반응이 좋은 디자인을 모색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흑과 백' 컨셉의 아바타는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전개되는 프로모션에도 활용됐다.

▲ '마비노기 영웅전'의 일본 컬쳐라이즈


HIT의 컬쳐라이즈에서 고려한 것들
"일본 유저의 니즈에 맞춰 스토리, 캐릭터, 게임 시스템까지 전부 변경했다"

넷게임즈에서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HIT(이하 히트)'의 일본 서비스에서는 일본 운영팀이 분석한 내용을 기반으로 스토리, 캐릭터, 게임 시스템을 아우르는 대규모 변경이 적용됐다. 이때 운영팀을 통해 언급된 문제는 '코어 유저에 치우친 캐릭터 디자인', '대화 장면에 등장하지 않는 주인공', '일정하지 않은 캐릭터의 외모', '너무 다양한 스타일의 일러스트', '부족한 아바타'까지 총 다섯 가지다.

한국에서의 '히트'가 전반적으로 액션과 세계관을 위주로 구성됐다면, 일본에서는 장기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캐릭터'에 애착이 가게끔 컬쳐라이즈를 진행했다고 할 수 있다. 미즈노 실장은 이를 위해 일본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도가 높은 아바타를 보강하고, 유저가 캐릭터에 애정을 쏟을 수 있도록 더 일관적이고, 뚜렷한 정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 일본 시장에서는 캐릭터의 특징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우선시된 것은 전신 일러스트 터치 변경과 통일 작업으로, 여기에는 기존 일러스트를 수정할 것인지, 혹은 완전히 새롭게 제작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포함된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소재와 예산을 고려하면서 데포르메를 적용하고, 최신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참고한 의상과 성향으로 캐릭터의 특징을 부각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각 캐릭터를 상징하는 테마 컬러를 설정하는 것도 캐릭터 인지를 도와 캐릭터성을 강조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 새로운 캐릭터 일러스트는 기존 배경과 합쳐도 어색하지 않고, 일본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밸런스를 갖추게 됐다. 여기에 표정과 자세에도 바리에이션을 주어 모든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고, 캐릭터성도 더 견고해졌다는 것이 미즈노 실장의 설명이다.



▲ 여러 수정 단계를 거쳐 완성된 '히트'의 캐릭터 일러스트

▲ NPC와의 대화 중에도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넥슨 재팬은 gloops의 일러스트 작가가 참여한 벽지 일러스트를 배포하고, 로딩 중에 표시되는 해설 만화를 추가하여 '히트'가 코어 유저에 치우친 게임이 아닌,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또한,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아이템 과금보다 '아바타'의 중요도가 더 중시되는 일본 시장에 맞춰 다른 넥슨 게임 속에 등장하는 소재를 빌려 히트의 아바타를 제작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3D 제작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했다.

미즈노 실장은 이러한 모든 변경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컬쳐라이즈로 인해 개발사가 제작한 그래픽 소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컬쳐라이즈 작업을 진행하더라도 어디까지 비용을 들여 변경하면 좋을지, 서비스 동향이나 가성비를 고려하여 수시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일본 유저들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변화를 적용한 결과,

▲ '히트'는 일본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디자인, 어떻게 다를까?
가치관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면, 더욱 순조로운 협업이 가능해진다

미즈노 실장은 앞으로 일본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거나 일본 회사와 함께 일할 계획이 있는 개발자들을 위해 한국과 일본 양국의 시장 경향 차이, 그리고 디자인 진행 작업의 차이를 소개했다. 그가 현지화 작업을 진행할 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차이점은 디테일의 차이로, 이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문화로 인한 영향, 각국 유저의 북미·유럽 게임 친화도에서 비롯되는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컬쳐라이즈를 진행하기 전의 '히트'가 이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경우엔 일본 내에서의 타겟 유저층이 크게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차이는 각국 특유의 데포르메 표현에서 발생한다. 그는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체형은 5.5~7등신이지만, 한국에서는 8등신이 넘는 밸런스를 주로 사용하고 골반과 허벅지를 포함한 하반신의 볼륨이 크기 때문에 '히로인' 속성의 캐릭터가 '언니' 캐릭터로 보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액션이나 세련된 느낌을 강조할 때는 8등신이 넘는 밸런스가 꼭 필요하지만, 일본 유저들은 캐릭터를 볼 때 다른 무엇보다도 '얼굴'을 중시하기 때문에 시선이 분산되기 쉬운 장신의 체형은 상황을 고려해서 사용하면 좋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 일본 유저들이 선호하는 캐릭처 체형은 5~7등신이 보통

양국은 제작 경향과 가치관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그가 만나온 대부분의 한국 크리에이터는 먼저 작업을 실행하고 완성한 후, 문제점과 개선 사항을 수정하는 형태의 제작 방식을 선호했다. 이는 진행속도가 빠르고 내용의 폭도 넓어지지만, 일관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일본의 크리에이터는 초반 계획 부분에 집중한 후 목적에 기반을 둔 제작 방식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는 범위를 계속 좁혀나가는 형태로 초반의 목표를 달성하기 좋으나 속도가 느리고 방향 전환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는 이러한 경향의 차이 때문에 소통이 안 되고, 작업의 진행 속도가 더뎌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며, 협업을 진행하는 이상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발걸음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현재 일본에는 3D 모델러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므로,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좋아하는 모델러라면 꼭 넥슨 재팬에서 함께 일하고 싶으니 많은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하며 자신의 발표를 마무리했다.

▲ 서로에 대한 이해가 좋은 작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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