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의 경영진이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는 일반적으로 신뢰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을 때거나, 성과를 자랑하고 싶을 때다. 그리고 보통 간담회 형식을 택한다. 그런데 넥슨은 이번에 다르게 준비했다. 넥슨은 NDC 현장에서 이정헌 신임대표와 정상원, 강대헌 부사장을 모아 놓고 대담회를 진행했다.

덕분에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경직된 분위기와 거리를 둘 수 있었다. 시종일관 정해진 순에 맞춰 편안하게 진행됐으며 편안한 대답이 나왔다. 전임 박지원 대표 이후 4년만에 재개한 한 편의 미니토크쇼 같은 느낌이었다.




사회자: 언제 처음 넥슨코리아 대표를 맡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나.

이정헌: 보도자료는 1월 첫째 주에 나갔고 박지원 전임대표에게 들었던 건 12월 초였다. 처음 듣자마자 한 10초 정도는 굉장히 좋았다. 부모님도 생각나고 와이프도 생각나도 아이도 생각나고... 좋았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굉장히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두려움이라고 할까. 내 임기 중에 망하면 어쩌나, 잘 돌아가던 프로젝트에서 갑자기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사회자: 신임대표가 됐다고 말을 전하던 박지원 전임대표의 첫 마디는 뭐였나.

이정헌: ‘고생해’ 였다.

사회자: 이어서 면담도 진행했다고 들었다.

이정헌: 이야기를 듣고 휴가를 하루 써서 가족들과 제주도로 놀러 갔다. 그때 박 전임대표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김정주 회장이 전화할 거라고 하더라. 잠깐 보고 오라는 내용이었다. 그 후 2003년 입사 이래 처음으로 김정주 회장이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오며 가며 몇 번 보고 인사를 한 적은 있지만, 대화를 나눈 건 처음이었다.

사회자: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이정헌: 대단히 많은 주제가 있었다. ‘뭐하고 싶나’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처음 나누는 대화라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다. 하고 싶은 것도, 바꿔보고 싶은 것도 많다고 그랬다.

사회자: 일종의 압박 면접 같은 건가?

이정헌: 나 나름대로 준비해왔던, 정제한 답변을 했다. 2시간 정도 대화를 하다 보니 낱낱이 옷이 벗겨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현재 회사가 2조 원 정도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앞으로 뭘 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게임도 중요하고 뭐도 중요하고 뭐도 중요하다고 여러 가지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회사가 변화하려면 지금보다 매출이 1/100정도 덜 나와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충격이었다. 이틀이 지날 때까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모든 고정관념, 압박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생각해봐라’ 이런 의도였던 거 같다. 다시 김정주 회장을 보게 된다면 저 질문에 “책임지고 매출을 1/10로 만들겠다”고 편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자: 이러한 대화 방식, 정상원 부사장은 익숙할 거 같다.

정상원: 굳이 압박이라기보다 다른 점을 확인하는 거 아닐까 싶다. 들었던 말 중의 하나가 “내가 당신에게 권한을 넘긴 이유는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다르게 접근하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는 성공하지 않겠느냐”다. 즉, 당신 생각을 잘 펼쳐보고 우연히 잘되면 당신이 성공한 거고, 아니면 다른 사람 꺼 하면되고... 뭐 이런 철학이 있는 사람이라 그렇게 한거 아닐까 싶다.

사회자: 넥슨 CEO 중 2번째 신입사원 출신이다. 넥슨에서는 어떤 리더를 찾고 있나.

이정헌: 나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을 좋게 평가하는 넥슨 DNA가 있는 거 같다. 제일 사소한 부분에 질문을 던지고 다시 생각해보자고 말하고는 한다. 대표적으로 강대현 부사장이 그렇다.

강대현: 표면적 스펙을 보기보다는 정말 일을 잘하는가를 본질에서 깊이 보는 문화가 있다. 이런 부분이 다른 회사와 우리 회사의 다른 점이 아닐까 싶다. 난 병역특례로 들어와서 말뚝박은 사례인데, 나처럼 회사 내 네트워크가 없는 사람도, 일에 따라 인정해주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이정헌 대표도 사업분야에서 처음부터 주목받거나 특별한 사람이었다기보다는 여러 신입사원 중 한 명이었을 텐데 올라갔다. 사내에 객관적으로 업무역량을 봐주고, 잘하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있지 않나 싶다.

사회자: 그럼 이정헌은 어떤 사람인가?

강대현: 네오플 시절부터 같이 일했다. 아무래도 네오플은 넥슨코리아보다 인원이 적은 회사다 보니 좀 더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 쇼핑도 같이 다니고... 주로 쇼핑 조언해 주는 사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 한다. 나는 ‘공돌이’라 그런지 이 대표가 사람에 대해서 이해하는 걸 보면 ‘내 공감능력이 굉장히 무디구나’라고 느낀다. 유저의 숨은 니즈를 발견하는데 탁월한 거 같다.

사회자: 박지원 전임대표는 의사 결정할 때 사람이라는 변수를 배제하려고 많이 했다. 그래서 냉철하고 객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정헌: 박 전임대표가 2014년에 취임하고 2번 정도 크게 싸운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굉장히 냉정하고 판단한 것에 대해 많은 가르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같은 해에 입사했는데 나와 밟아온 과정이 달랐다. 나는 라이브 서비스를 오래 하다 보니까 게임을 만들고 런칭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서 한 사람 리더의 머리만으로는 안된다는 점을 체득했다. 모든 구성원이 정답을 찾았을 때 성과가 좋았던 것을 경험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집단 내에서 의사결정 했던 부분이 많았다. 나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 칭찬에 부끄러워 하는 이정헌 대표

사회자: 최근 넥슨 신규 게임 중 흥행작이 없다. 특히 모바일. 이런 지적에 동의하나?

정상원: 흥행작이 많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 “똘똘한 거 하나 만들어 1년 장사하면 좋은데 왜 여러 개를 개발하고, 또 그중에 제대로 성공한 게 없느냐”라는 소리를 듣곤 한다. 이건 회사 구조랑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넥슨은 김정주 회장이 일선에서 후퇴하면서 경영진이 자주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색도 달라졌고 경영진마다 하고자 하는 것도 달라지면서, 하나에 집중해서 회사의 사운을 걸고 도전하는 문화가 적어졌다. 4년 전, 각 개발팀이 이거저거 하겠다고 손들고 나섰을 때는 프로젝트가 크게 굴러가지 않는 시절이라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3년 사이에 대규모 투자와 대형 IP로 사활을 거는 게임이 많아지다 보니 우리의 재무적 성과가 부족해졌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서 잘할 조직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굳이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튜디오로 나누어서 자율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사회자: 지금 시장 성공방정식과 맞지 않은 거 아닌가. 무심한 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지 않나?

정상원: 내가 생물학 전공이다. 생명에는 암수가 있다. DNA를 섞으면서 개체를 유지하는 이유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서다. 하나에 ‘몰빵’하고 있으면 한 번에 ‘훅’ 가는 경우가 있다. 게임도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을 잘 따라가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시장은 변화하고 유저 입맛은 변화한다. 여러 개를 대응하고 있을 때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몰빵하면 재무적 성과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그래야 하나 싶다.

사회자: 이정헌 대표는 이 철학에 동의하나?

이정헌: 동의한다. 한 단어로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년 간 신규개발 조직이 다양성을 표방해서 조직구성 등을 했다. 내 임기 동안에는 다양한 가운데 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정상원 부사장이랑 오래 이야기해 스튜디오 체재로 개편하기로 했다.

사회자: 정상원 부사장이 신규개발에 대해 직접 보고받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인가?

정상원: 개인적으로 게임을 많이 하다 보니 나만의 입맛이라는 게 생긴다. 게임을 볼 때 좋은 게 있고 싫은 게 있다. 그래서 이런 점이 게임에 반영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요즘 트렌드를 쫓지 못하는 거 아니냐는 고민도 있었다. 또한 대부분 게임은 개발 초기, 나쁜 평가를 받고는 한다. 그래서 스튜디오 체재로 바꾸면서 허락받지 않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도록 했다. 게임을 공개해도 괜찮은 시점이 가까워지면 전반적으로 리뷰를 하는 식으로 바꿨다. 스튜디오 내부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자: 많은 스튜디오가 있는데 가장 말 안 듣는 데는 어딘가.

정상원: 말을 듣는 데가 없다. 스튜디오는 모든 과정을 마음대로 진행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보상이 있으니 생각을 현실화시켜달라고만 주문한다. 그 단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조언 정도다. 판단과 결정은 스튜디오가 하게 한다. 그래서 내 말은 거의 안 듣는다고 표현한다.

사회자: 그럼 기대에 못 미치거나 중간에 좌초되는 등 실패할 때는 어떻게 말해주나.

정상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위로를 많이 한다. 사실 자기 인생 2~3년을 바친 개발자들에게는 뭐라고 하든 좌절로 느껴지곤 한다. 성공이라는 게 마케팅, 시장 상황, 타이밍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건데... 어쨌든, 그래도 게임을 런칭하는데 성공했다면 다시 한 번 더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한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사회자: 네오플 매출이 1조 원을 넘겼다.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정헌: 한편으로는 기분 좋고, 한편으로는 두려운 숫자다. 개발을 잘해줘서, 특히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지속해서 내고 있어서 회사 및 개인 차원에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정상에 있다는 건 내려오는 길만 남았다는 이야기다. 이를 어떻게 대비하고 무엇을 해 나가야 하나 고민이 많다. 넥슨에게는 새로운 모멘텀, IP가 필요하다. 최대한 빨리 위대한 IP를 탄생시키는 게 필요하다. 그 최전선 개발 스튜디오가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좀 더 잘되려면 글로벌로 가야 한다. 글로벌에서 우리만의 무기가 뭘까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다. 넥슨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20년 동안 라이브서비스를 해온 회사다. 분명 우리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PC에만 한정되어 있지만, 기본적인 속성은 같다고 생각한다. 이를 콘솔이나 모바일 그리고 미래의 새 플랫폼에 이식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 보다 고도화된 프로세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자: ‘인텔리전스랩스’ 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나.

강대현: 박 전임대표다. 역량의 고도화, 다양성, 창의성이 동시에 공존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어떻게든 해보려고 만든 조직이 ‘인텔리전스랩스’다. 창의란 단어 자체에는 시행착오를 포함한다. 전에 없었으니까 시행착오를 겪는다. 신규게임을 창의적으로 만드는데 있어 시행착오를 겪는 데, 그동안 넥슨이 쌓아온 노하우를 적절히 조화하여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다. 넥슨은 오랜 시간 게임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해왔다는 강점이 있다. 덕분에 데이터와 노하우가 쌓여 있다. 분명 이를 재활용하고 고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의적으로 우리 엣지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연구조직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사회자: 그 과정에 새로 발견한 인사이트가 있나.

강대현: 늘 유저가 반응하는 것과 실제 행동은 다르다는 게 데이터에 보인다. 유저의 무의식이라고 해야 할까? 결국에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거고. 질문에 답을 할 때는 생각으로 답을 하잖나. 무의식 행동과의 여백을 공략하는 게 우리에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사회자: 5년 후 넥슨은 어떤 기업이며 어떤 개발사이기를 원하나

이정헌: 5년 후의 넥슨은 무난히 지금과 같았으면 좋겠다. 게임 쪽에 있어서는 늘 다양성, 세상에 없는 걸 탐구하고 만들어내려는 열정이 남아있는 회사였으면 한다. 그리고 글로벌 경쟁에서 좋은 성과와 실적을 거두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회자: 넥슨다운 게임이란 것은 무엇일까?

정상원: 넥슨다운 게임이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게임 게시판에 넥슨 게임이 나왔을 때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욕 말고.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고티 후보가 게임이 넥슨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질의 응답

스튜디오 장들에게 재량을 얼마나 주나

정상원: 새로운 트랜드나 내 취향이 있으니까 이를 배제하기 위해 폭넓게 재량권을 부여한다. 게임을 어느 정도 알릴 수준까지는 내부에서 만드는 구조다. 허락받지 않고 시작하는 구조다. 인력과 관련해서도 스튜디오에서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각 스튜디오 브랜드화를 강하게 진행하여 단순히 넥슨코리아라고 하는 것보다 스튜디오의 원하는 색, 원하는 방향을 나타낼 수 있게 하고 싶다.

2000년 초반부터 넥슨 대표는 사업과 개발 분야에서 번갈아 가며 배출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업 부분에서 전문 경영인이 나오고 있다. 대표의 출신에 따라 문화 차이가 나나?

이정헌: 큰 의사결정 아래서 번갈아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왔다갔다 하기는 했다. 그런데 나 사실 개발자로 입사한 사람이다. 중간에 사업으로 전환한 건데, 어찌 되었든 대표가 바뀌어도 기조가 바뀌거나 방향성이 바뀐 건 크게 없었던 것 같다. 게임 성과적인 측면은 달라진 거 같은데, 직군에 따라 회사 내부 방향이 바뀐 건 체감하지 못했다. 이번 대표 이사직을 맡게 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게 ‘신규 개발’ 이다. 물론 사업도 잘해야겠지만, 개발사로서 퍼블리셔로서 넥슨이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2014년, '돈슨'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애를 쓰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게임은 잘 만들었는데 사업적 성과는 못 냈다. ‘돈슨의 역습’ 이미지 개선 명분에 본인 스스로 추구해야 할 사업 부분에 발목 잡힌 거 아닌가? 약속 때문에 가챠라든지 사업을 진행하는데 주저하는 건 아닌지.

이정헌: ‘돈슨의 역습’은 유저들에게 선언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내부에 강한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게 컸다. 이후 내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듀랑고... 사실 매출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유저 트래픽은 상당하다. 우리는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출시부터 어떻게 서비스를 이어갈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듀랑고는 처음부터 10년 이상 서비스하겠다는 프로젝트였다. 개인적으로 천년만년 현재 BM으로 실적을 올리고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난 몇 년간 고민하고 있고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 게임사들도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투자 및 M&A에 대한 특정한 전략이 있나?

이정헌: 예전이나 지금이나 특정 플랫폼, 특정 게임이 잘 될 거 같다고 중점 투자 전략을 세우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거 같다. 세상에 없던 것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는 멤버라면 언제든 투자는 열려있다. 큰 규모의 투자도 당연히 진행한다. 요즘에는 조금 더 작은 회사, 소위 스타트업이나 인디게임을 만들고 있는 회사를 많이 보고 있다. 다만 전략 방향은 없다. 만들고 있는 사람의 철학과 신선함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다.

정상원: M&A의 장점 중 하나가 매출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회사의 현재 매출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앞으로 클 거 같거나 우리가 없는 재능을 가진 곳을 보고 있다.

IP에 대한 고민을 다각도로하고 있는 거 같다.

정상원: 우리 IP는 오래된 경향이 있어서 살리는 시도와 함께 해외 IP와 접촉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시장에서 IP가 ‘왕’이라는 생각이 강하지만, 너무 그쪽만 탐닉하면 우리가 새로 만는 것에 대해 소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IP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A 쪽에 글로벌 대응 스튜디오를 셋업해서 개발하고 있다.

AI를 적용하는 데 있어 RPG나 액션 등 장르가 다른데, 어떤 식으로 적용할 수 있나.

강대현: 정형화된 알고리즘으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아니라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으로 하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I를 통해 더 과금을 하게 하려는 거 아니냐는 유저 지적에는 어떻게 생각하나.

강대현: 당연히 사업적으로 성과를 내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 부서에는 BM 조직은 없다. 당장 돈을 벌기 위해 문제 접근하면 게임 수명이 짧아진다고 확신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 안타까운 게 유저가 게임에 유입됐다고 하면 최대한 과금을 시켜 실망으로 이탈하는 케이스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 이런 현상이 반복될수록 유저들이 게임에 흥미를 잃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저가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인력으로 치면 95% 정도 된다.

정상원: AI는 패턴을 보고 ‘어떤 점 때문에 게임을 안 하는구나’라는 데이터를 만든다. 한 사람의 대단한 사람이 직관으로 찍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게 하는 게 초점이다.

대표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 그 장점으로 어떻게 회사에 공헌할 수 있나.

이정헌: 내 입으로 내 장점을 말하라니 부끄럽다. 날 좋게 봐주고 나를 믿어주는 동료가 많다는 게 내 장점이다. 물론 나를 싫어하고 디스하는 사람도 많지만, 10년 넘게 라이브 서비스를 해오면서 같은 꿈을 꾸는 직원들을 만났다. 순수한 열정으로 프로젝트에 임했던 사람이 많았고 그런 이들을 곁에서 봤다는 게 내 장점이다. ‘나 혼자 생각을 재단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의사 결정 체제도 그렇게 만들자고 생각하면서 내 욕망을 제어하고는 한다. 임기 동안 검증된 사람과 토론하여 의사 결정해 나간다면, 앞으로 오래가는 회사가 될 것으로 본다. 임기 끝나고 넥슨의 매출이 1/10이 될지 2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10년 전 모든 아이가 배찌와 다오를 보면서 좋아하던 그 시절처럼 캐릭터, IP, 게임을 선보이고자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먹힐 수 있는 캐릭터, IP, 게임이 있었으면 한다.

비트스탬프 인수 계획이 궁금하다.

이정헌: 넥슨 게임과 암호화폐를 연계할 계획은 없다. 블록체인 원천 기술 자체는 게임에 사용할 여지가 많다고 보기에 블록체인 바운더리를 넓게 봐야 한다. 각 게임팀에서 연구는 진행하고 있다. 비트스탬프와 넥슨은 아무 관련이 없어서 나도 확인할만한 정보가 없다.

AI 연구 기관을 설립할 생각은 없나.

이정헌: AI는 응용분야가 많다. 인텔리전스랩스에서 게임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AI R&D를 하고 있다. 우리는 이 조직을 게임에 포커싱해서 투자할 생각이다.

노동법개정으로 52시간제를 시행해야 한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이정헌: 개정법에 맞춘 인사제도와 정책을 논희하고 있다. 조만간 준비된 내용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4년 전에 말한 다양성과 지금 말하는 다양성에 차이가 있나?

정상원: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양하게 해보자는 건 변동 없다. 다만 이전에는 각 팀이 알아서 소규모로 모바일에 대응하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빠르게 이것저것 해보는 게 방법이었는데 그동안 모바일 게임이 PC 게임 이상으로 커져버렸다. 팀 하나보다는 같은 방향성을 가진 여러 팀이 연합해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나름 방향성을 정하고. 이전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스튜디오 체제로 변화했다. 분사를 염두에 둔 건가?

정상원: 내부에서도 분사시킬 때 “뗏목에 먹을 거 넣어주고 떠나 보내는 거 아니냐”라는 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법인 사업은 유지되고 있기에 분사해서 책임을 떠넘길 생각은 전혀 없다. 게임을 만들 때 좀 더 결정라인을 단순화하기 위함이다. 다른 의도는 없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연구할 주제가 많을 것 같다.

강대현: 굉장히 민감한 주제다. 가챠 자체에 관한 확률의 연구도 있겠고 몬스터 리젠 확률 연구도 있을 수 있겠다. 전자는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상품 영역이다. 반면 몬스터 리젠 확률은 재미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연구 주제로 볼 수 있다. 가챠의 경우 확률을 건드려서 유저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이기에 다루지 않는다. 다만 1% 확률이라고 공지했을 때 정말로 1%냐고 증명하는 시스템 연구는 있을 수 있다. 단순히 유료 아이템 확률 연구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콘솔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정상원: 우리가 콘솔 시장에 진입하는 방법 중 최고는 PvP 베이스 경쟁 게임으로 들어가는 거다. ‘배틀그라운드’처럼. 이게 가장 쉬운 방법이기는 하다. 나는 궁극적으로는 스토리텔링이 기저에 깔려있고 엔딩이 있는 게임으로 콘솔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 스티브잡스가 죽음에 대해 말한 것처럼 엔딩이 있어야 감동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테스트해서 F2P가 아니더라도, PvP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진출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추진해보고 싶다. 현재로서는 PvP 베이스 게임을 몇 가지 만들고 있다.

AI 연구가 라이브 서비스에 치중된 것 같다. 개발 공정을 자동화하거나 보조할 수 있게 할 생각은 없나.

강대현: 일단은 둘 다 하고 있다. 신규개발 부문도 연구하고 있다. 우선순위는 물론 서비스다. 무형의 노하우를 유형의 시스템을 하고자 한다. 라이브 서비스의 노하우는 증발된다. 노하우 자체가 라이브 서비스하는 사람들에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늦으면 늦어질수록 수증기처럼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시스템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신규 개발과 관련한 AI 연구를 안 하는 건 아니다. 절차적 지형을 생성하는데 AI를 이용한다든지 AI 딥러닝 압축시스템을 사용한다든지 하고 있다. 최적화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