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텐센트 오로라스튜디오 브루스 펑(Bruce Fang) 글로벌 책임자

올해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천애명월도'는 텐센트 산하 오로라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무협 MMORPG로, 중국에서 먼저 출시되어 2년 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이다. 국내에서도 출시 이후 PC방 순위 상위권에도 진입하는 등 최근에 등장한 온라인 MMORPG로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NDC 2018의 둘째 날에는 '천애명월도'와 개발 초기부터 함께해 온 텐센트 오로라스튜디오의 브루스 펑(Bruce Fang)글로벌 책임자와 숀 후(Shawn Hu) 사업 PM이 연단에 섰다. 2010년부터 약 8년간 '천애명월도'를 개발해 오고 있는 입장에서 바라본 천애명월도의 개발 과정과, 중국 내에서 출시 이후에도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운영 방법은 무엇인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기민한 팀 조직이 핵심, '천애명월도'의 개발 과정


먼저 브루스 펑은 '천애명월도'를 개발하는 데는 약 900만 줄이 넘는 소스코드와 750만 시간의 노력, 151번이 넘는 내부 버전 패치와 400만 개의 렌더링, 180시간이 넘는 모션 캡처 작업이 이뤄졌다고 소개하며, 그럼에도 게임은 처음부터 철저한 기획에 따라 개발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처음 '천애명월도'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약 8년 전인 2010년으로, 매해 다른 목표를 가지고 개발이 진행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개발에 처음 착수한 2010년에는 2.5D 그래픽으로 무협을 배경으로 한 전투 데모를 제작했으며, 게임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확정하는 데 주력했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자체 엔진을 개발했으며, 3D 그래픽으로 게임을 표현하는 데 노력했다.

당시에 버전으로서는 원하는 모든 게임플레이를 구현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오로라스튜디오는 2012년부터 서버 구조를 바꾸고, 렌더링 방식에 변화를 주는 등의 개편을 괴했다. 그리고 2013년, 최종적으로 게임을 오픈월드로 채택했으며, 이를 개발하기 위한 툴 개발에 착수했다.

무협이라는 콘셉트는 오픈월드 형태의 게임에 맞아떨어지는 특징이었으나, 문제는 오로라스튜디오의 개발자들이 당시엔 오픈 월드 게임을 개발한 경험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브루스 펑은 때문에 2013년에 다양한 도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오픈월드 게임개발에 착수하였다고 전했다. 다음 해인 2014년에는 풀 프로덕션에 돌입해 전반적인 게임플레이를 개발했으며, '천애명월도'의 특징적 요소 중 하나인 대경공 시스템 등도 이때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2015년이 되어 게임은 중국 내 정식 출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시간순으로만 나열해 본다면 '천애명월도'의 개발 과정인 상당히 순조로워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브루스 펑은 시스템을 개발하던 2013년 당시에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전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환경 요소가 마치 현실처럼 작동하는 복잡한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천애명월도'를 개발하면서도 이러한 문제는 필수적으로 대두되었는데, 사실적인 풍경이나 2,000미터 바깥을 표현할 수 있는 시야 지형, 리얼한 날씨 시스템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엔진과 아트의 지원이 필요했다. 또한, 오픈월드 로직이나 충돌, 오픈월드를 지원하는 전투시스템 등 전반적인 게임플레이를 위해서는 서버와 콘텐츠 쪽에서의 지원도 필수적이었다.

브루스 펑은 '천애명월도'를 오픈월드 게임으로 구현하기로 한 순간부터 게임 세계를 오픈월드 구조 위에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그 위에 툴 파이프라인과 클라이언, 서버 등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더욱 복잡한 세부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보조 툴을 개발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보조 시스템들을 개발하는 것은 크게 네 가지 과정으로 이뤄졌다. 가장 먼저 콘셉트를 개발하는 프로토타입 단계에서는 기민한 작업이 가능한 소규모 팀을 꾸렸으며, 이후 사전제작단계에서는 여러 가지 프로토타입을 제작함으로써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어떤 방법론과 파이프라인이 필요한지 정의를 내렸다. 이후 시스템화 단계에서는 개발 효율을 재고하고, 다음으로 본격적인 제작 과정으로 들어가는 형태였다.

브루스 펑은 다시 한번 가장 첫 단계에서는 민처반 팀을 꾸려 신속하게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프로토타입을 반복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부분에서 소규모 팀에 요구되는 세 가지 능력으로는 주인의식과 크로스오버 개발, 그리고 신속한 반복 시스템 지원이다.

그는 "중국 게임업계에는 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 아트 중 어느 한 분야에서만 뛰어나서는 훌륭한 개발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각 분야의 협업을 강조하는 반면, 시스템적인 지원 또한 필요하다고 전했다. 개발자들은 탄탄한 기술적 지원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제작하고, 과감한 시행착오를 거쳐 최종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전 제작 단계에서는 개임과 시스템, 그리고 팀 이렇게 세 분야의 개발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개인의 개발 효율은 개발 경험이 누적되면서 성장하는 편으로, 이를 위해 프로토타입 사전 제작 및 시스템화 단계에서 누구나 2차 개발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다양한 시스템의 자동화를 통해 개인의 개발을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사용했다. 브루스 펑은 그밖에 개인에게 좋은 PC를 제공해 주거나, 독자적인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팀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크로스오버 개발을 독려하고, 각 분야 간 협력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작품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도 팀 효율 증대에 필요한 것 중 하낟.

또한 사전 제작 단계에서는 특히 대형 RPG를 개발하다 보면 복잡한 문제가 다양하게 발생한다. 브루스 펑은 이러한 문제들 중 70~80%는 평소에 자주 볼 수 있는 문제들로 분할해 보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것은 팀의 개발 효율을 증대시키는 데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모든 문제를 전부 끌어안고 갈 필요도 없다. 그는 사전 개발 과정에서 정량화된 점수 시스템을 사용해 프로젝트별 점수를 정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단순화할 수 있었으며, 이런 과정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얻어 점수가 0이 된 시스템에 대해서는 개발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문제를 단순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천애명월도'의 전반적인 제작과정을 설명한 브루스 펑은 본격적인 제작 단계는 앞서 진행한 과정을 효과적으로 혼합해 운영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게임 내에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해야 할 때에도 전체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으면 그 바로 직전 단계로 돌아가 신규 콘텐츠에 대한 개발에만 전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게임을 넘어, 주류 문화에 도전하는 '천애명월도'의 노력들

▲ 텐센트 오로라스튜디오 숀 후(Shawn Hu) 사업PM

다음으로는 텐센트 오로라스튜디오의 숀 후 사업PM이 강단에 올라 중국 '천애명월도'의 운영 현황 및 노하우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과거와 달라진 현대의 시장 마케팅과 관련하여, 콘텐츠 시대가 도래한 이후에는 유저가 더 많은 정보 커뮤니티나 인터넷 생방송 커뮤니티, 영상 플랫폼 등이 기존 매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유저 개인의 채널을 통해 전파되는 콘텐츠가 주류 매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많은 유저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거의 그의 설명이다.

숀 후는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구 층을 살펴보면, 게임 인지 그룹과 게임 유저 커뮤니티 사이에는 '게임문화권'이라고 불리는 층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게임'이라는 공통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티로,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지는 않지만 관심이 있으며, 서로 커뮤니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게임문화권'을 잘 공략할수만 있다면 내적으로는 게임 유저가 증가할 수도 있고, 외적으로는 게임의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문화권 커뮤니티를 수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실제로 게임을 즐기지는 않기 때문에 공통된 의식이 게임 유저에 비해 얕으며, 콘텐츠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숀 후는 이러한 분야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어 숀 후는 중국 게임업계가 최근 서비스하는 게임들을 더욱 산업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자발적으로 대량의 UGC를 제작을 도모한다든지, 드라마화를 통해 유저들의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이 밖에도 유저들이 콘텐츠를 스스로 제작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게임문화권'을 공략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러함 맥락에서 '천애명월도'는 게임문화권을 공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을까. 숀 후는 여성 유저 증가와 동인 문화 독려, 그리고 IP 확장이라는 세 가지 노력을 통해 게임문화층의 관심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02년부터 여성 게이머 수가 남성을 넘어섰다. 모바일게임의 발전 과정에 따라 진입 장벽이 낮아진 탓이기도 하지만, 여성 유저 대부분이 감각적 경험과 친밀한 교류를 중요시한다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여성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성공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등 여성 유저의 니즈가 중요해진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 숀 후의 설명이다.

'천애명월도' 또한 이러한 여성 유저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콘텐츠를 많이 준비하는 것으로 여성 유저 수 증가를 꾀했다. 귀여운 동물들을 활용한 애완동물 시스템이나 다양한 동작과 감정 표현, 의상의 색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요소들이 바로 그것으로, 그뿐만 아니라 게임에는 승마 시 말의 속도와 캐릭터의 성별에 따라 300여 가지의 다른 동작과 표정이 존재할 정도로 디테일을 중요시하기도 했다. 숀 후는 이러한 식으로 여성 유저의 감각에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도입한 결과 매년 여성 유저의 비중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숀 후는 동인 문화(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코스프레나 음악, 문학 등 다양한 콘텐츠 창작 활동을 하는 것)를 공략하는 것 또한 게임문화권을 확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꼽았다.

이러한 동인 유저들은 게임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에 따라 자체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보다 다양하고 개방적인 초기 설정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게임 내 임무나 음악 등에 있어서도 다양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가공하기 수월하게 하는 것이 좋다.

천애명월도의 경우 각각의 문파에 대하여 어떤 중요한 일이 있었는지 제공함으로써 유저들의 콘텐츠 제작을 돕고 있으며, 그뿐만 아니라 유저의 창작을 다각도로 지원하기 위해 그래픽 전문가를 기용해 창작 도구와 이를 전파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숀 후는 "이러한 동인 문화권이 형성되면 생산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고, 수익은 다시 창작자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UCC제작 가이드 등을 통해 좀더 많은 유저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는 IP를 더욱 확장하는 방법이 있다. '천애명월도'의 IP를 확장하기 위해서, 무협이라는 장르는 중국 내에서도 올드한 이미지라는 한계가 뚜렷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오로라스튜디오는 '천애명월도'를 무협이 아닌, 국풍(중국 문화) 장르로 정의하고 전세계에 중국 문화를 홍보하는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이렇게 국풍 장르로 이미지를 구축한 뒤에는 현실의 국풍과의 연계를 꾀했다. 서예나 자수, 경극 등의 요소를 추가할 수 있었으며, 파생상품으로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제작할 수도 있었다. 이를 통해 작은 게임에서 하나의 주류문화로서 자리하려는 노력을 꾀했다는 것이 숀 후의 설명이다.


끝으로 숀 후는 중국 '천애명월도'가 2015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하며 전체적인 운영 전략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구체적인 매출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운영전략에 대해 '정밀화'가 핵심이라고 전한 그는 유저 풀을 세분화해서 유저간 격차를 조절하는 방법이 효율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저들을 각각 복귀자와 현재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 이탈 유저 등으로 세분화해 추적했으며, 매월 어떤 흐름이 있는지 유저 유형별 변화 추이 또한 살펴보고 있다.

과금 모델에 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천애명월도'는 게임 초기에 점진적인 확대 방법을 취함과 동시에 첫 결제 장병을 허무는 데 주력했으며, 주로 가성비가 높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반복적인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프로모션에도 문화적인 요소를 가미, 결제의 거부감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이러한 정밀화 운영에 기반한 과금요소등의 수익성 체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루트를 따르고 있다고 설명하며, 원칙에 따른 것이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