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트 서울 2018 발표자 소개] 겜브릿지의 도민석 대표는 2015년 네팔 지진을 다룬 모바일 어드벤처 게임 '애프터 데이즈'를 개발했으며, 기능성 게임 디자이너로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게임의 즐거움을 통해 게이머뿐만 아니라 세상 다른 누군가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증명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게임이 세상에 도움이 될까?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겜브릿지의 첫 프로젝트, ‘애프터 데이즈’는 이런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2015년 4월 25일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그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모바일게임 ‘애프터 데이즈’는 매출의 전액을 네팔 지진 피해 복구 사업을 위해 기부한 사회공헌 프로젝트 게임이다. 지진에서 살아남은 네팔 커피 농부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실제 당시 상황에서 생존자들이 겪었던 상황을 미션으로 경험해볼 수 있다.

유니티 MWU 코리아 어워즈에서 최다 득표로 플래티넘상을 수상한 ‘애프터 데이즈’. 겜브릿지의 도민석 대표는 게임이 주는 즐거움을 세상을 밝힐 힘으로 보았다. 금일 ‘유나이트 서울 2018’에서 그는 ‘애프터 데이즈’의 포스트모템 강연을 통해 제작 동기와 개발과정, 그리고 게임으로 어떻게 세상을 밝힐 수 있는지, 그가 생각하는 게임의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게임이 세상에 도움이 될까?" 애프터 데이즈의 개발 여정


모바일 2D 어드벤처 게임인 ‘애프터 데이즈’는 2015년 네팔 지진과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임이다. 2017년 4월에 출시되었으며, 2018년 5월 1일 기준 3,6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수익 300만 원은 네팔에 전액 기부되었으며, 2017년 7월 이달의 우수 게임을 수상하고, BIC 최고의 서사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올랐으며, MWU에서 플래티넘상을 수상했다.

도민석 대표는 “성적에 비해 많은 상을 받아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도민석 대표는 그가 사회적 의미가 있는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게임에 대해서 하나의 가설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증명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통해 사람의 이타심을 강화할 수 있을까?

그리고 2015년 4월 25일 네팔에서 지진 사태가 발생했다. 역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꼽히는 네팔지진은 네팔의 건물 70%를 파괴했으며, 전문가들은 완벽하게 재건하는 데까지 10년이 넘게 걸린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도민석 대표
“2014년 4월에는 한국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었죠. 당시 저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존재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여기서 내 재주인 기능성 게임 제작으로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고, 어려움을 겪은 분들을 게임으로 알리고 수익을 통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포부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통해서 비극적인 사건을 알리고 그 수익을 통해 생존자들을 돕겠다는 의도로 그는 네팔 지진을 소재로 한 ‘애프터 데이즈’를 구상하게 된다. ‘애프터 데이즈’ 프로젝트에 대해 주변에서는 많은 의문점을 표하기도 했다. 한국에도 어려움이 많은데 왜 네팔이냐, 어떻게 개발비를 모을 것이냐, 등. 이에 대해 ‘현실적인 질문이다’라고 표현한 도민석 대표는 게이머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개발자 마음이다!’라고 응원해준 게이머들을 믿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프터 데이즈'의 개발 여정

‘애프터 데이즈’가 2015년 8월 팀을 구성해 개발을 시작하고 2017년 4월 안드로이드 출시, 이어 2018년 2월 iOS에 출시하기까지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팀원들의 월급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막연히 네팔 지진을 다룬다는 콘셉트 외에 어떤 게임인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없었다. 팀원이 중간에 건강상의 문제로 하차하면서 도민석 대표가 직접 유니티를 배워가며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야 하기도 했다.

게임에 대한 뼈대가 만들어지면서 텀블벅 펀딩에 성공하고 2016년 한국 사회적 기업 육성 사업에 선정, Wadiz에서 펀딩에 성공하면서 제작비가 확보됐다. 도민석 대표는 제작비 3,400만 원을 확보할 수 있었고, 보다 게임의 가치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네팔 지진을 다루는 게임을 만들면서도 네팔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직접 답사를 다녀오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2016년 8월 겜브릿지가 네팔을 직접 방문했을 때는 1년 4개월이 지난 만큼 안정된 부분이 많았으며, 재건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도민석 대표는 직접 15명의 현지인을 인터뷰했고, 당시 피해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민석 대표
“네팔은 2천 미터 이상의 고지대로 이루어져 있어요. 산길이 막히면 차가 못 올라오기 때문에 당시 생존자들은 보름 동안의 기간을 노숙생활을 하면서 버텨야 했고, 사상자들을 직접 수습해야 했죠.”


지진 사태 당시 네팔의 상황과 생존자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은 ‘애프터 데이즈’ 속의 미션으로 구현됐다. 바구니에 가족을 이고 3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옮기거나 헬기를 통해 식량을 전달했던 사업가의 이야기 등이 게임 속에 녹아 들어가 있다. 또한, 게임 속의 스토리는 5차례 정도 네팔의 생존자들에게 검수를 받아 작업되었다.



출시 이후, 게임을 다듬고 기부를 하기까지

게임이 출시되고 유저의 반응에는 응원도 있었으나 이게 게임인가에 대한 의문점을 가진 리뷰도 많았다. 게임이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으며, 게임성이 부족하다는 평도 있었다. 도민석 대표는 개발 인력이 부족했던 만큼 출시 직후 유저의 불편함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하며,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좋은 취지인 만큼 기부한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구입했지만..." 정확한 평가였다고 도민석 대표는 이야기했다.

업데이트 이후에는 유입이 많이 늘어 좋은 리뷰들이 많이 달리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반응에서, 스토리와 그래픽에서 좋은 평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도민석 대표
“업데이트 전에는 게임이 지켜야 할 기본을 간과해 게임인지 다큐멘터리인지 애매하게 생각되는 지점이 많아 게임 자체를 평가하기 힘들었어요. 이를 개선하고 나니 스토리와 그래픽 부분에서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취지를 가진 게임이 있어야한다’는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SNS에서는 네팔 및 인접 국가의 긍정적인 반응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희망’이라는 뜻을 가진 주인공의 이름 ‘아샤’와 그 캐릭터 자체에 대한 호평이 많았고, 도민석 대표는 여기서 캐릭터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민석 대표는 유색인종 캐릭터가 많지 않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아샤는 다양성을 부여해주는 좋은 측면이 있었고, 이를 통해 네팔에 도움이 되는 또 다른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럼 ‘애프터 데이즈’의 기부금은 어디에 사용되었을까? 도민석 대표는 ‘애프터 데이즈’의 매출액 300만 원은 전부 네팔의 커피 농부들을 돕는 데에 사용되었으며, 국내 NGO ‘아름다운커피’를 통해 기부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프터 데이즈’의 기부금은 커피콩을 보관하는 펄핑 센터를 복구하는데 사용되었으며, 커피 가공의 첫 단계를 복구해 농부들이 다시 일을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한편, 겜브릿지의 회사 운영은 기능성 게임 프로젝트를 받아 개발하면서 이 자금으로 이루어졌다. 도민석 대표는 회사 운영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애프터 데이즈’의 매출액은 100% 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민석 대표
“예전에 겜브릿지의 비전을 설명하면서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실제 지역의 상황을 알리고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기부하며, NGO는 이 자금으로 지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애프터 데이즈’를 통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의 1%는 달성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즐기기만 해도 세상이 더 좋아지는 매커니즘을 위해" 겜브릿지의 계획은?

게임을 통해 사람의 이타심을 강화할 수 있을까?

도민석 대표는 그가 처음 가졌던 사명감을 다시 언급하며 오만하고 모호한 생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누군가를 가르치고자 하는 선생의 태도였고, 방향성또한 확실하지 않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새롭게 변화한 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도민석 대표는 게임이 주는 즐거움을 통해 세상을 밝히고, 그 일을 정말 잘하는 회사가 겜브릿지라는 것을 유저들이 알아주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즐기기만 해도 세상이 더 좋아지는 매커니즘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2018년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캐릭터 성이 돋보였던 ‘아샤’를 주인공으로 한 캐주얼 게임 아샤런을 6월 이후 출시할 예정이며, 수익의 20%가 네팔 재건 사업에 활용된다. 또한, 2018년 연말 공개 예정인 ‘The Shelter’은 SF VR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스팀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며, 그 수익은 헤비타트 한국 본부와 함께 도시슬럼화 재생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어 도민석 대표는 2019년에는 ‘애프터 데이즈 에피소드 2’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가 배경으로, 1편의 한 달 후를 다루게 된다. 아샤가 가족을 찾기 위해 겪는 일들을 다룰 예정이며,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얻는 갈등을 스토리로 표현할 예정이다. 또한, 도민석 대표는 모바일이 아닌 스팀 및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며, 플레이타임은 10시간 이상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